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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의 울트라 슬림 투르비용 무브먼트

시계의 무브먼트는 납작합니다. 회전과 진동을 통해 기능하는 무브먼트의 부품 배치에 맞춰 지금의 형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죠. 이것은 수백 년을 걸쳐 유지되어 왔고, 현재도 그러합니다. 가장 효율적인 구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었을 테죠. 하지만 누군가는 왜 모두가 똑같은 틀 안에서 무브먼트를 만드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했을 겁니다. 허나 의문은 누구나 가질 수 있었지만, 의문을 제기하고 해답을 내놓은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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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미지아니 타입 370 미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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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PDK 트랜스미션

파르미지아니의 부가티 타입 370은 인류 최초의 수직배치형 (손목시계용) 무브먼트를 탑재했습니다. 원통형 무브먼트에는 원형 부품이 수직으로 연결되어 있었죠. 자동차 변속기에서 힌트를 얻은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이미지 상으로는 비슷한 구석이 많습니다. 더욱이 수퍼카 메이커 부가티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모델이기에 변속기를 닮았다고 하면 테마의 측면에서도 일체감이 높으니까요. 다이얼은 무브먼트를 수납한 원통형 사파이어 크리스탈의 끝 단에 위치했고, 이런 형태는 평소에는 시간을 읽기에 불편했지만 스티어링 휠을 쥐고 있을 때에는 오히려 편했습니다. 과거 드라이버스 워치가 무브먼트를 45도쯤 돌려 삐딱한 다이얼로 만들었던 이유와 비슷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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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배치 무브먼트의 진화형, 위블로 MP05 라 페라리

부가티 타입 370을 시작으로 수직배치 무브먼트는 봇물 터지듯 등장합니다. 강력한 파워를 이미지하기 위해 자동차 메이커와의 협업 시계에 훌륭한 구성이었고, 아이디어가 중요한 마이크로 하이엔드에게도 매력적인 대상이 되어 다양하게 응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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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무브먼트의 기본적인 틀을 흔드는 시도는 도미니크 르노가 내놓은 DR01 트웰브 퍼스트 컨셉트가 등장하면서 또 한번 시작됩니다. 도미니크 르노는 개발집단인 오데마 피게 르노 에 파피의 전신인 르노 에 파피의 공동 설립자입니다. 지우리오 파피와 함께 오데마 피게의 컴플리케이션 공방에서 동료로 만나 개발을 전담하는 르노 에 파피를 1992년 세웁니다. 사실 둘은 워치메이커였지 엔지니어는 아니었는데, 르노 에 파피를 설립하기 이전 오데마 피게를 그만두고 몇 년간의 독학으로 시계 설계를 가능케 했습니다. 재능이 있었던 덕분에 회사 설립 이후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 했으나, 둘은 경영에서는 초보였습니다. 자금난에 처하자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던 오데마 피게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지분을 넘기는 대가로 투자금을 받습니다. 이 때 르노는 은퇴를 선언하고 프랑스 남부에서 모델을 경영하게 되죠. 파피야 잘 아시듯 탁월한 개발능력을 바탕으로 업계의 굵직굵직한 컴플리케이션의 설계를 내놓고 이름을 알리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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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거의 15년이 지난 시점, 르노가 자신의 이름을 건 시계로 복귀했는데요. 해외의 기사를 보면 HYT의 테크니컬 컨설턴트로 이미 몇 년 전부터 조용히 업계로 돌아왔다고 하죠. 아무튼 그가 내놓은 내놓은 DR01 트웰브 퍼스트는 수평, 수직으로 발전한 무브먼트의 배치가 복합형태로 진화했음을 보여줍니다. 무브먼트의 각 면은 다이얼, 기어트레인과 베럴, 팔렛 포크 역할을 대체하는 부품 등이 배치됩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드럼 형태의 블레이드식 밸런스 덕분이 아닐까 하는데요. 전통적인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의 형태를 찾아볼 수 없는 이것은, 300도 가량의 진폭이 나와야 미덕인 전통형과 달리 그네가 앞뒤로 왕복하는 정도로 제한된 진폭을 지닙니다. 원통형 사파이어 크리스탈에 수납된 무브먼트는 크리스탈을 돌려 여섯 개의 고정시점으로 즐길 수 있으며, 다이얼을 비롯 커스텀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컨셉트만 공개된 시점인 탓에, 프로토 타입의 언제쯤 등장하여 실제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시계가 언제쯤 등장할지 현재로서는 미정입니다만 컨셉트 만으로도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시계 트렌드의 측면에서 볼 때, 전에 없었던 구조의 무브먼트가 등장하며 수직 배치의 짧지만 폭발적이었던 붐처럼 복합 배치를 띄는 새로운 형태의 기폭제 역할을 DR01 트웰브 퍼스트가 맡지 않을까 싶군요. 그리고 이런 새로운 컨셉트의 시계는 시계 발전의 한계를 타파하며, 끊임없는 발전에 기여해 왔기에 설렘과 함께 기대를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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