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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란듯이 3574  공감:2  비공감:-3 2018.04.27 16:35

빌라타라고 하기도 하는데 판매처에서는 노먼 빌랄타(Norman Vilralta)라고 하더군요.  아르헨티나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구두가 좋아 이태리에서 장인에게 배운 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정착해서 자신의 이름으로 비스포크 구두를 선보인 신생 구두 장인입니다.  비스포크 구두가 호평을 받으면서 유명해지자 이번에 기성화도 선보였습니다. 돈 욕심인가?ㅋ

이 구두는 노먼 빌랄타의 첫번째 기성화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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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은 초콜릿색에 앞코는 조금 밝은 색으로 그라데이션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구두의 디자인상 특징은 힐컵(카운터)과 까래입니다. 확대해보면 까래가 앰보싱 처리된 녹색 가죽입니다. 기분좋은 쿠션감에 미끄럽지 않아 좋습니다. 그리고 힐컵은 옆에서 보면 타제품보다 수직에 가깝습니다. 여러번 망치질해서 만든 공이 많이 들어간 힐컵입니다. 카운터가 수직이면 피로도가 덜하다합니다. 물론 빌랄타씨의 생각이지요. 아직은 피로할 만큼 오래 신어보지 못해 효과는 검증 못했습니다만, 뒷꿈치를 단단히 붙든다는 느낌보단 내 걸음걸이에 맞춰 살랑거리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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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입니다. 보라색에 목재같은 디테일이 아름답습니다. 피들백은 있는 듯 없는 듯 합니다. 

가죽은 질이 좋습니다. 탄력이 느껴지고 주름이 깊게 생기지 않고 슈트리를 껴놓으면 매끈하게 펴집니다 (아직은 새구두니까). 그리고 내피와 겉가죽 사이에 보강재가 삽입된 3겹이라 잡고 흔들어보면 흐물거리지 않고 짱짱한 느낌입니다. 

오래 신어도 형태가 주저않거나 망가지진 않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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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판매처에서 파온거...)

검은 색은 딱 봐도 결혼식용 구두같은 느낌이 강하죠. 그래서 초콜릿 색으로 정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생이 포멀합니다. ㅋ

앞코에 치즐드 토가 수줍게 들어가 있네요. 그리고 세로 바느질 자국이 없는 힐컵 역시 근사합니다. 굿이어 웰트 제법으로 만들어 처음 신고 바닥에 딛어보니 발바닥에 두툼한 느낌이 전해졌습니다. 이태리보단 영국 구두에 가까운 견고한 느낌이 드는 구두랄까요. 근데 디자인은 이태리에 가깝죠. 두 나라의 장점이 결합된 구두 같습니다. 

비스포크화가 아닌 기성화기 때문에 피들백이나 배밸드 웨이스트, 젠틀맨 커브 등은 생략되었습니다. 아마도 가격이 너무 높아지는 문제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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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상자에는 노먼 빌랄타의 친필 사인과 모델명과 크기를 적은 손글씨가 써있습니다. 자신감이 느껴지는 달필이네요. ㅎㅎ

사실.... 라스트는 제발과 딱 맞지는 않습니다. 앞코가 길고 좁아지는 스타일이라 곰발인 제게 마냥 편하진 않거든요. 근데도 딱 보고서 한 켤레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만큼 정성이 많이 들어간 잘 만든 구두였습니다. 

좋은 구두는 늘 행복한 하루를 선사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