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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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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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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SIHH는 이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드라마틱하고 혁신적인 성과가 크게 눈에 띄지 않긴 했지만, 그 안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도전을 하며 승부수를 띄운 브랜드들도 물론 있었습니다. 리차드 밀은 전에 없던 극도로 가벼운 시계를 소개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파네라이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긴 보증 기간을 제안하며 주목을 모았습니다. 결과물은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모두 '소재' 덕분에 이룩할 수 있었던 성과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RICHARD MILLE - Split Seconds Tourbillon Chronograph RM 50-03- Mclaren F1


소재에 있어 일가견을 지닌 리차드 밀은 F1 머신 제조사 맥라렌과 협업을 통해 올해 새로운 시계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계의 '무게'로 이 모델만을 위해 개발한 일명 '컴포트(Comfort)' 스트랩을 포함해도 시계의 총 무게가 40g이 넘지 않습니다! 현존하는 기계식 무브먼트 중 단연 최경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티타늄, 카본 TPTTM와 더불어 그라핀(Graphene)이라고 알려진 그라프 TPTTM를 적용하며 시계 업계에 또 한번 혁신적인 신소재를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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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라핀과 그라핀을 주입한 탄소 TPTTM


이 신소재는 2015년 맨체스터 대학에 설립한 국립 그라핀 연구소(National Graphene Institute) 연구 과정에서 등장했습니다. 참고로 이 연구소에서 2004년 안드레 젬(Andre Geim) 교수가 최초로 그라핀을 분리시키는 데 성공했고 그로부터 6년 후 공동 연구자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와 함께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멘체스터 대학, 맥라렌 계열사 맥라렌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McLaren Applied Technologies), 리차드 밀의 파트너이자 신소재 기업인 노스 씬 플라이 테크놀로지(NTPT®)사는 함께 머리를 모아 발전된 형태의 카본 TPTTM 소재를 완성했습니다. 스틸보다 6배 가볍고 200배 견고한 혁신적인 나노 소재인 그라핀을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탄소 TPTTM에 주입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입니다. 덕분에 탄소의 물리적 특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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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에 독특한 무늬가 생기는 카본 TPTTM는 600개 층에 달하는 병렬 필라멘트로 구성됩니다(각 층의 최대 두께가 30 마이크론). 이를 그라핀을 포함 각 층의 방향을 45°씩 회전시켜 쌓아 올려 6기압의 압력으로 120도 온도에서 가열해 단단하게 만듭니다. 이는 리차드 밀에서 독점적으로 만날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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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트와 브리지에는 티타늄과 카본 TPTTM를 적용하고 부품들을 스켈레톤 작업해 7g의 가벼운 무브먼트를 완성했습니다. 특히 그 안에서 새틴 피니싱, 소프트 폴리싱, 앙글라주 등 정교하고 섬세한 데커레이션이 돋보입니다. 맥라렌-혼다 포뮬러 1 머신의 위시본 서스펜션(wishbone suspension)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카본 TPTTM 소재의 트랜스버스 케이지를 케이스 밴드에 부착해 칼리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케이스 링이 따로 필요 없는 이러한 구조 덕분에 5kg에 달하는 충격에도 케이스가 끄덕 없을 정도입니다. 또한 이렇게 가벼운 무게를 구현했음에도 불구하고 투르비용과 스플릿 세컨즈이라는 두 개의 컴플리케이션을 결합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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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밀은 스트랩 파트너 회사인 BIWI S.A와 함께 별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러버 스트랩에 그라핀을 주입하는데도 성공했습니다(결과적으로 탄성과 저항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75개 한정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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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NE PANERAI - Panerai LAB-IDTM


올해 파네라이는 매우 획기적이게도 50년 간의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시계를 선보이며 주목을 모았습니다. 주인공은 파네라이 랩-IDTM인데요. 파네라이 개발팀은 이번에 카본을 주요 테마(!)로 삼아 상상력과 기술력을 총동원 했습니다. 랩-ID의 모든 부품들은 카본, 탄소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케이스는 탄소 섬유에 기반을 둔 합성 물질인 카보테크(Carbotech)로, 다이얼은 탄소 나노튜브(carbon nanotubes)로 제작했고, 무브먼트 역시 탄소를 기반으로 한 합성 물질을 사용해 윤활이  따로 필요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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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mm 사이즈의 루미노르 1950 케이스는 파네라이가 시계 업계에 처음 소개한 카보테크로 제작했습니다. 카보테크는 잘라낼 때마다 매우 치밀하고 불규칙한 블랙 컬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이는 50피스 각각이 유니크 피스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케이스와 와인딩 크라운을 보호하는 락킹 레버를 갖춘 브리지에 사용한 카보테크의 구조가 성능 자체에도 영향을 미쳐 방수 기능도 10bar(100m)로 개선되었습니다. 카보테크는 매우 얇은 탄소 섬유 단층(sheet)을 고온에서 피크(PEEK, Polyether Ether Ketone)와 압축해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제작합니다. 이 같은 제작 방식에서 얻게 되는 구조 덕분에 세라믹이나 티타늄 등의 소재와 비교해 카보테크의 물리적 특성이 더욱 개선되어 실제로 카보테크는 매우 가볍고 견고하며, 또 자극도 적고 부식에도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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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파네라이 고유의 샌드위치 구조를 하고 있으며, 블루 컬러 슈퍼-루미노바가 뿜어내는 푸른 빛이 아워 마커와 스몰 세컨드 다이얼에서 빛을 발합니다. 뭔가 신비로운 느낌은 다이얼에 사용한 카본 나노튜브 코팅 덕분에 더욱 부각됩니다(특히 다이얼에는 처음 적용된 것이기도 합니다). 카본 나노튜브 코팅으로 빛을 흡수하고 반사는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말 그대로 칠흑처럼 어두운 모습을 연출하며 블루 컬러와 선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이 다이얼 위에는 프린트나 스탬핑 작업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중 반사방지 코팅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털에 로고 등을 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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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탑재한 3일 파워 리저브 가능한 수동 칼리버 P3001/C는 세미 스켈레톤 스타일로 디자인했습니다. 오일링이 필요하지 않으며, 4개의 주얼(표면을 DLC 코팅 처리)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브리지나 플레이트는 탄탈룸 베이스 세라믹을 결합한 합성 물질(높은 카본 함량으로 마찰을 줄여줍니다)을 적용하고, 이스케이프먼트의 주요 부품을 실리콘으로 제작하고 DLC 코팅 처리했습니다. 50개 한정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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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40g(무브먼트는 7g)이라는 기록적으로 가벼운 무게를 선보이는데 성공한 리차드 밀 VS 다양한 소재들의 결합으로 50년이라는 다소 파격적이고 판타지(!)에 가까운 보증기간을 제안한 파네라이. 브랜드들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도전이 단연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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