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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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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의 라인업은 필드 워치의 대명사로 불리는 카키와 재즈마스터로 잘 알려진 어메리칸 스피릿이 두 개의 축입니다. 그 중 카키는 심플한 필드 워치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이 점차 확장되어 오리지날 디자인에 근접한 카키 필드, 다이버 워치인 카키 네이비와 하늘을 테마로 하는 카키 에비에이션으로 나뉘면서 세분화가 이뤄집니다. 에비에이션의 경우 해밀턴이 아직 스위스로 이주하기 전 1919, 워싱턴과 뉴욕을 오가는 항공 우편 서비스에 해밀턴의 시계가 사용되면서부터 하늘과 강한 연결고리가 생겨납니다. 이후 1930년대부터는 미국의 TWA, 유나이티드, 노스웨스트 같은 항공사의 공식시계가 됩니다. 이 때 지금과 같은 손목시계의 형태였는지 회중시계였는지 혹은 대시보드 클락이었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지금 해밀턴이 파일럿 워치를 만들 수 있는 역사적 기반이 되어주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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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셀러 모델인 카키 에비에이션 크로스윈드 오토 크로노 Ref. H77616533

 

이번 리뷰는 카키 에비에이션 라인의 크로스윈드(X-Wind) 오토 크로노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레귤러 모델인 Ref. H77616533은 꽤 오래 생산이 되고 있는데요. 레귤러 모델이 구축한 크로스윈드의 컨셉과 기능을 유지하면서 디자인 면에서 볼륨감을 불어넣은 모델이라고 하겠습니다

 

우선 이름의 크로스윈드는 우리말로 하면 옆바람입니다. 이 모델의 특징은 비행(혹은 항해)시 옆바람에 의해 수평으로 기체가 움직여 항로를 벗어나는 편류를 수정해 올바른 항로로 갈 수 있도록 편류각 계산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용법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시면 되겠습니다.


http://lib.hamiltonwatch.com/pdf/customer_service/user_manuals/khaki_x-wind_manual_hamilton.pdf


제가 올바르게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기능의 궁극적인 목적은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브라이틀링 네비타이머의 플라이트 컴퓨터를 일체화 한 슬라이드 룰 과 유사한 역할을 하지 싶습니다. 물론 GPS, 항법장치의 발전으로 요즘의 파일럿 워치는 기능의 실제적인 사용보다는 디자인적 요소가 더 크지만, 이처럼 색다른 비행관련 기능의 추가로 다른 파일럿 워치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개성을 부여할 수 있지 않나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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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외관을 보면 꽤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IWC의 마크 같은 가시성을 중요시한 심플한 다이얼의 파일럿 워치가 있다면 이 모델은 네비타이머 같은 복잡한 과에 속합니다. 물론 크로노그래프라는 점도 작용하긴 했을 텐데요. 크라운과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이 왼쪽에 배치되어 있고, 오른쪽에 두 개의 크라운이 있습니다. 이것은 편류각을 계산하기 위해 글라스 안쪽, 다이얼 바깥쪽(네 시 방향 크라운)에 있는 눈금과 그 안에 있는 또 다른 눈금(두 시 방향 크라운)을 돌리기 위한 것입니다. 이 둘, 베젤의 눈금 그리고 솔리드이자 시스루 백의 솔리드 부분에 새겨진 자를 이용해 편류각을 얻어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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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과 푸시 버튼을 왼쪽에 배치하기 위해 무브먼트는 180도 회전을 했습니다. 그로 인해 스타트/스톱 버튼은 8, 리셋 버튼이 10시가 되면서 조작 시 둘을 서로 혼동하기 쉬운데요. 크로노그래프 작동 시는 그나마 낫지만, 시간 조정을 할 때는 불편한데 이때는 아예 시계를 180도 돌려 보통의 크로노그래프처럼 조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물론 날짜와 요일을 조정할 때는 다시 시계를 180도 돌리는 것이 낫고요. 탑재된 무브먼트는 ETA의 칼리버 7750을 베이스로 해밀턴을 필두로 스와치 그룹 소속 메이커에만 공급되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H21입니다. ETA 칼리버 7750의 설계를 기반으로 하나 레귤레이터의 형태, 로터 브릿지의 H패턴 가공(이것은 해밀턴 전용 사양), 결정적으로 파워리저브가 60시간으로 늘어나는 차이를 보입니다. 같은 값이면 ETA 칼리버 7750보다 칼리버 H21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되는데요. 해밀턴에서도 칼리버 7750을 칼리버 H21로 점진적으로 교체해 탑재하는 있는 상황이라 7750 탑재인지 H21 탑재인지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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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저브가 다르지만 베이스가 같다 보니 조작 면에서는 그 둘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스크류 다운 크라운을 푼 상태인 포지션 0에서 와인딩, 한 칸 당긴 포지션 1에서 날짜와 요일 조정, 한 칸 더 당기면 시간을 조정합니다. 와인딩이나 각종 기능 조정 시 크게 인상적이거나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고, 예상보다 부드러운 와인딩 시의 감촉이 기억에 남는군요. 크로노그래프 작동은 8시 방향 푸시 버튼을 눌러서 시작하는데 캠 방식 특유의 딱딱함이 있으나 나쁘지 않습니다. 푸시 버튼이 왼쪽에 있다보니 착용한 상태에서는 180도 시계를 돌릴 수 없이 다소 조작이 어색한데요. 푸시 버튼의 단면이 사각형에 다소 면적이 넓다 보니 끝 부분을 누르면 원하는 대로 즉각 조작이 안되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의식적으로 푸시 버튼 중앙을 누른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스톱 시에는 역시 캠방식에 의한 비어있는 느낌이 나는 스트로크가 있으나 크게 드러나는 정도는 아니고, 리셋시의 푸시 버튼 압력도 괜찮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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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 홍보대사인 곡예비행사이자 교관인 니콜라스 이바노프가 탑승하는 비행기 콕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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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mm의 케이스 지름에 폭이 얇은 베젤을 지니고 있지만, 다이얼 안쪽의 눈금이 차지하는 면적이 적지 않은 이유에서인지 수치보다는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측면을 보면 두께가 있어 착시(?)에 의해 작게 느껴지던 지름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긴 하는데요. 전체적으로 우람한 케이스 입니다. 또한 무게도 보이는 것만큼 묵직합니다. 이 모델은 다이얼에 상당한 공을 들였는데, 레이어 기법을 이용해 입체감을 부여했습니다. 회색이며 헤어라인을 넣어 다이얼과 쉽게 구분되는 레이어는 크로노그래프 카운터는 비행기의 계기반을 형상화했고 바늘의 형태도 파일럿 워치의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일조합니다. 날짜와 요일에도 레이어와 같은 색깔, 같은 가공을 한 조각을 채운 것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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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전반은 헤어라인 가공을 했는데 다소 얕게 가공된 느낌입니다. 가격을 고려한다면 흠이 될 요소는 아니라고 보며, 푸시 버튼, 크라운, 베젤 측면에는 고무 부품을 덧대어 다소의 조작성 향상 및 멋내기가 이뤄졌습니다. 브레이슬릿 클라스프는 원터치 방식으로 기능적으로는 훌륭하나 구조상 조금 허전해 보이는 인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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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본다면 이 모델은 중저가 가격대에서 개성적인 파일럿 워치를 찾는 분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해밀턴이라는 메이커가 추구하는 핵심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데요. 가격을 고려했을 때 좋은 무브먼트와 해밀턴만의 디자인은 다른 메이커에서 찾아보기 힘든 부분입니다. 공평하게(?) 범용 무브먼트를 탑재했을 때도 그러했지만 해밀턴을 중심으로 투입되고 있는 칼리버 H21은 동급의 시계들과 차별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실제 사용과 생활에서 도드라지는 파워리저브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겠군요. 모노톤의 다이얼이지만 조금 화려한 점이 결정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겠으나, 보다 차분한 다이얼의 레귤러 에디션이라는 선택으로 이를 해소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사진 : 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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