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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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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왕’으로 불렸던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재위 말년 돌연 낭트 칙령(16세기 말 위그노 교도에 조건부 종교 자유를 허락한 칙령)을 폐지하고 

가톨릭 이외의 교파를 무차별 탄압하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프로테스탄트(신교도)들은 종교 박해를 피해 스위스 서쪽으로 이주하기 시작했고, 

쥐라(Jura) 산맥 자락의 발레드주(Vallée de Joux) 인근에 주로 정착하게 됩니다. 하지만 농번기가 끝난 후 기나긴 겨울 동안 소일거리가 필요했던 이들은 집이나 

허름한 막사를 개조해 시계 수리 및 제조를 제2의 업으로 삼기 시작합니다. 18~19세기 스위스 시계산업의 융성은 종교 박해가 낳은 뜻밖의 산물이었던 셈이지요. 


지금은 세계적인 시계브랜드로 성장한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예거 르쿨트르, 그리고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블랑팡 역시 신교도의 후손들에 의해 설립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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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0년경에 촬영된 빌레레 마을 전경. 



1735년 예한-자끄 블랑팡에 의해 설립된 블랑팡(Blancpain)은 공식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로 기록돼 있습니다. 


발레드주의 한 작은 마을 빌레레(Villeret)에서 태동한 이들은 가족농장 내의 창고를 헐어 시계 공방을 열었고, 

1932년 7대손인 프레데릭-에밀 블랑팡 사망 전까지 무려 200여 년 동안 자손 대대로 시계 사업을 이어갔습니다. 


초기 블랑팡은 프랑스나 영국산 회중시계들을 주로 수리하고 복원하는 수준에 그쳤으나, 설립자 예한-자크의 아들 이삭과 

손자 다비드-루이 대에 이르면서 자체적으로 개발, 제작한 회중시계를 유럽 전역에 판매하면서 빠르게 명성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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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린더 형태의 이스케이프먼트를 장착한 초창기 블랑팡의 회중시계. 



이후 7대손인 프레드릭-에밀은 영국의 시계제작자 존 하우드(John Harwood)와 제휴해 

세계 최초의 셀프와인딩 손목시계를 발표, 손목시계 제조사로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지요. 

1930년에는 또한 세계 최초의 여성용 오토매틱 손목시계인 롤스(Rolls)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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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립자의 7대손이자 브랜드를 크게 융성시킨 프레드릭-에밀 블랑팡(Frédéric-Emile Blancpain)과 첫 여성용 오토매틱 시계, 롤스(Rolls). 



하지만 1932년 프레드릭-에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블랑팡은 200여 년간 이어져온 패밀리 비지니스의 맥이 끊기게 됩니다. 

그에겐 물론 넬리라는 딸이 있었지만, 그녀는 선대의 사업을 물려받기엔 아직 어렸고 워치메이킹 분야에 관심도 크지 않았습니다.  


이로서 당시 블랑팡의 세일즈 디렉터인 안드레 레알(André Léal)과 프레드릭-에밀의 비서 출신이자 해외 사업 분야를 담당하던 베티 피히터(Betty Fiechter)가 

브랜드를 인수해 라이빌-블랑팡(Rayville-Blancpain, 이후에는 라이빌 SA로 개명)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 사업을 재개합니다. 

하지만 마침 불어닥친 경제대공황의 여파로 사업 실적은 좋지 않았고, 베티 피히터의 제안으로 미국 진출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지요. 


그러나 동업자인 안드레 레알이 2차 세계대전 참전 이후 행방불명 되자 당시 대표였던 베티 피히터는 더는 혼자 사업을 꾸릴 수 없다고 판단했고, 

1950년 조카인 장-자크 피히터(Jean-Jacques Fiechter)를 영입합니다. 천성이 활달하고 사업 수단이 좋았던 장-자크가 회사 경영을 맡게 되면서 

그의 주도하에(그도 레크리에이션 다이빙 애호가였음) 1953년 최초의 모던 다이버 시계 중 하나인 피프티 패덤즈(Fifty Fathoms)가 탄생하기에 이릅니다. 


피프티 패덤즈는 프랑스 해군 소속 전투 다이버들과 그 유명한 자크 쿠스토(Jacques Cousteau)와 팀에 의해 사용되며 가히 다이버 역사의 전설로 남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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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3년에 발표한 오리지널 피프티 패덤즈. 



피프티 패덤즈가 좋은 반응을 얻고 1956년에 발표한 여성용 주얼리 워치인 레이디 버드(Ladtbird)까지 북미시장서 호평을 얻는 가운데 

대표인 베티 피히터와 CEO 장-자크 피히터는 회사를 더욱 안정적인 경제 기반에서 운영하고자 당시 티쏘, 오메가, 레마니아가 연합한 

Société Suisse pour l’Industrie Horlogère(SSIH), 즉 현 스와치 그룹의 전신이 되는 스위스 시계 산업 연합에 1961년 합류하게 됩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서면서 불어닥친 쿼츠 위기와 오일 쇼크 등의 여파로 경영난을 겪자 장-자크는 회사를 떠나게 되지요. 이후 블랑팡 역시 몇년 간 동면기에 들어갑니다.


블랑팡은 그렇게 르 상티에의 하이엔드 무브먼트 매뉴팩처인 프레드릭 피게(Frédéric Piguet)에 팔리게 됩니다. 이로서 당시 피게를 이끌던 자크 피게(Jacques Piguet)와 

그의 친구이자 SSIH 출신의 사업가 장-클로드 비버(Jean-Claude Biver)가 블랑팡을 맡게 되고 두 사람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의 새 역사의 장이 열리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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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회사를 인수한 장-클로드 비버와 자크 피게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르 브라쉬스에 새 매뉴팩처(위 사진 참조)를 건립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과거 라이빌-블랑팡 시절에 사용된 각종 제조 장비와 무브먼트들을 옮겨와 새로운 시대에 맞게 개조해 사용하는 작업들이 뒤따랐지요. 


장-클로드 비버와 자크 피게 체제 하에서의 블랑팡은 뭐 구구절절 언급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급성장하게 됩니다. 

F. 피게의 뛰어난 설계의 무브먼트를 탑재한 특유의 고풍스럽고 절제된 디자인의 시계들은 블랑팡을 이내 하이엔드급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았고,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에 걸쳐 때마침 불어닥친 기계식 시계의 부활 열기와 함께 블랑팡 역시 자연스럽게 옛 사격을 회복하기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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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부터 블랑팡은 매년 한 두개씩 순백의 화이트 다이얼에 계단형 베젤 형태를 가진 그리고 러그간 길이가 짧은 매우 정제된 시계들을 발표합니다. 


케이스 두께가 5.5mm 정도에 불과했던 울트라-슬림 모델을 시작으로, 문페이즈를 포함한 풀 캘린더 모델, 퍼페추얼 캘린더(퀀템 컴플리트) 모델, 

스플릿-세컨즈 크로노그래프 모델, 세계 최초의 플라잉 투르비용 모델, 그리고 미닛 리피터에 이르기까지 컴플리케이션의 성찬을 보여주었지요. 


1980년대만 하더라도 투르비용이나 미닛 리피터 같은 하이 컴플리케이션의 영역에 손목시계 형태로 도전하는 메이커들은 의외로 많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쿼츠 위기의 여파로 오랜 침체기를 보낸 제조사들이 갑자기 고가의 컴플리케이션 손목시계를 내놓기가 선뜻 조심스러웠던 것입니다. 


물론 파텍 필립이나 바쉐론 콘스탄틴처럼 오랜 세월 컴플리케이션 시계들을 소비해온 역사와 단골층이 형성돼 있다면 소량 맞춤 제작식으로 제조 판매할 수 있었지만, 

그외 대다수의 브랜드들은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대의 기계식 시계나 기능은 단순하지만 외관 피니싱에 신경을 많이 쓴 시계, 혹은 주얼리 시계들에 집중하는 형국이었지요. 


이런 시대 상황에서 장-클로드 비버와 자크 피게의 활약이 돋보이는 건 바로 위 6개의 마스터피스를 선보인 것입니다.

 

당시 두 사람 다 30대 중후반의 비교적 젊은 연령대여서 그랬는지 아니면 무슨 특별한 시대적 소명감을 느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두 사람은 당장 팔릴 만한 시계 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 본 당시로서는 상당히 진보적인 고급 기계식 시계 제조 분야에 투신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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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급기야 1991년에는 앞서 순차적으로 발표한 6개의 마스터피스들을 하나의 시계에 응축한 'The 1735'라는 시계를 발표해 시계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1735는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 퍼페추얼 캘린더,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까지 

총 6가지 핵심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한 시계(무브먼트) 안에 망라하고 부품수만 740개에 달하며, 

르 브라쉬스 최고 수준의 장인 3명이 꼬박 달려 들어 수 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것이었습니다. 


1735란 아시다시피 블랑팡의 설립 연도를 뜻했고, 비버와 피게가 이 시계를 기획한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바로 역사의 뒤안길로 잊혀질 뻔한 브랜드를 완벽하게 재건해냈다는 이들의 자신감의 표현이자 브랜드의 새 이정표로 삼고자 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이듬해인 1992년 블랑팡은 니콜라스 하이예크(Nicolas G. Hayek, 1928~2010) 회장에 의해 스와치 그룹에 다시 합류하게 됩니다. 

그 이후의 스토리야 뭐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블랑팡은 브레게와 함께 스와치 그룹의 두 장자로서 하이예크 회장의 남다른 총애를 받으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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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 브라쉬스 매뉴팩처 내 컴플리케이션 조립 아뜰리에 모습.  



장-클로드 비버와 자크 피게가 또한 잘한 일이 있다면, 브랜드의 고향인 빌레레에서 이름을 딴 동명의 컬렉션 빌레레(Villeret)를 탄생시킨 것입니다. 


빌레레를 별도의 컬렉션으로 조성해 새삼 강조한 이유는 브랜드의 뿌리를 잊지 말자는 모종의 함의가 담겨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사진으로 보신 6가지의 마스터피스 시리즈처럼 단아한 드레스 워치 라인에 빌레레라는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브랜드의 새 시그너처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블랑팡의 아카이브에는 무수한 종류의 시계들이 존재하고, 

피프티 패덤즈처럼 아이코닉한 모델도 있습니다만 그조차도 한동안 명맥이 끊긴지라, 블랑팡으로서는 새로운 시그너처 라인이 필요한 터였습니다. 


그렇게 1980년대 중후반에 걸쳐 빌레레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기능의 시계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높았던 시계는 다이얼 하단에 문페이즈를 표시한 컴플리트 캘린더 내지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들이었습니다. 


블랑팡이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지 몇 해 되지 않았음에도, 다수의 시계애호가들이 블랑팡하면 빌레레를 먼저 떠올리고, 빌레레하면 사이즈가 크지 않은 단순한 케이스에

더블 스텝 베젤, 정갈한 다이얼, 로만 인덱스, 그리고 의인화된 귀여운 달의 표정을 지닌 문페이즈를 연상하게 된 것도 다 블랑팡이 그간 쌓아올린 이미지의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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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신모델인 빌레레 8-데이즈 퍼페추얼 캘린더(Ref. 6659-3631-55B). 

   1980년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빌레레만의 디자인적 요소들을 여전히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롤렉스의 서브마리너나 데이토나,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나 씨마스터,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 로열 오크 오프쇼어 라인처럼 

시계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도 일정 수준의 개성을 표출하기 좋은 스포츠 워치들은 유독 아이콘으로 기억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드레스 워치 디자인은 브랜드 로고나 프린트를 지우고 나면 사실 어느 브랜드 시계인지 알아보기 힘든 예가 많지요.  

파텍 필립의 칼라트라바나 바쉐론 콘스탄틴의 패트리모니, 까르띠에의 탱크나 발롱블루, 프랑수아 폴 주른의 옥토 같은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말입니다. 


고로 하이엔드 메이커의 클래식 드레스 워치 디자인은 훨씬 더 미묘해야만 하고 또한 전체적인 밸런스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런 점에서 블랑팡의 빌레레는 섬세하게 계산된 특유의 디테일로 한눈에 봐도 '이 시계는 블랑팡이네'라는 수식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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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신모델이자 오늘 리뷰할 시계인 빌레레 8 데이즈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Ref. 6630-3631-55B). 



타임포럼은 그간 공식 리뷰를 통해 블랑팡의 다양한 시계를 소개했고, 그중에는 빌레레 컬렉션의 컴플리케이션 모델들을 자세히 다룬바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시간에는 빌레레 컬렉션의 최신 모델 중에서도 가장 단순하면서 클래식한 형태의 모델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늘 리뷰의 주인공은 빌레레 8 데이즈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Villeret 8-Days Grand Feu Enamel Dial) 모델들 중 18K 레드 골드 케이스 버전입니다. 

홈페이지에는 빌레레 8 데이즈 혹은 프랑스어로 8 주흐(Jours)로만 짧게 표기돼 있지만, 그랑 푀 에나멜 자체가 타 모델들과는 차별점이 되는지라 함께 병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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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라인에 다른 베리에이션으로는,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화이트 골드 케이스 버전(Ref. 6630-1531-55B)이 있습니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화이트 골드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버전(Ref. 6630-1531-MMB)도 함께 선보이고 있고요. 

18K 레드 골드 케이스에 역시나 레드 골드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버전(Ref. 6630-3631-MMB)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빌레레 8 데이즈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라인에는 총 4가지 베리에이션의 모델들이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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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부터 리뷰 모델인 레드 골드 케이스의 빌레레 8 데이즈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시계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올해 바젤월드에서 첫 선을 보인 블랑팡의 노벨티 중에는 총 5점의 모델이 전부 그랑 푀 에나멜 처리된 순백의 다이얼을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데이트 기능이 추가된 가장 단순한 빌레레 8 데이즈 모델서부터, 하이비트 크로노그래프 모델,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 최초로 선보인 까루셀 문페이즈 모델, 그리고 

8일간 파워리저브가 가능한 최초의 오토매틱 투르비용 모델까지 이렇게 총 5점에 에나멜 다이얼이 도입되었고 또한 전모델이 빌레레 컬렉션이라는 점도 특기할 만 합니다.


그리고 올해 빌레레 신모델들의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사이즈의 확대입니다. 

기존 모델 중에도 42mm 베리에이션이 있긴 하지만 주요 모델은 38에서 40mm 선이 많았다면, 올해 빌레레 노벨티는 케이스 직경 42mm가 대세입니다.  


빌레레가 태동한 1980년대 초반에는 35mm대가 주였다면(울트라-슬림은 그 이하 사이즈도 있었음),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는 38~40mm가 주류를 이뤘던 것을 상기할 때, 블랑팡은 사이즈를 늘리는 면에 있어 여느 하이엔드 브랜드들 못지 않게 보수적이었던 셈입니다. 

올해 42mm를 확대한 것은 이러한 흐름에서 볼 때 제법 드라마틱한 변화이며, 한편으로는 트렌드와 어느 정도 타협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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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은 이 시계를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어쩌면 가장 심미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랑 푀(Grand feu) 에나멜, 사실 불어 발음을 제대로 따르자면 그랑 퓨나 푸가 더 가깝습니다만,

타임포럼은 블랑팡 코리아서 고수하는 공식 명칭인 그랑 푀로 용어를 일단 통일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랑 푀 에나멜은 스위스 전통 다이얼 제조 기법 중 하나로 점토를 함유한 특수한 도료를 여러번 덧바른 뒤 

1000°C 온도의 가마에서 또한 여러 차례 구워내야만 완성할 수 있는 그 설명만 들어도 손이 매우 많이 가는 다이얼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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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세기의 고급 회중시계에서도 곧잘 볼 수 있는 이러한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은 이토록 제작이 까다로운데도 왜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앞서 저는 쇼파드 뮤지엄과 파텍 필립 뮤지엄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 직접 눈으로 확인한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시계들에서 그 해답을 자연스레 얻을 수 있었습니다. 


수 세기 전의 시계인지라 기계로서의 기능은 정상 작동할 지 어쩔지 모르나 적어도 다이얼 만큼은 그랑 푀 에나멜로 제작한 시계는 눈에 띄는 오염 없이 깨끗하더군요. 

이렇듯 세월에 의한 오염이나 자외선 내지 습기에 의한 변색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기 때문에 대를 물려 사용할 귀한 시계에는 그랑 푀 에나멜이 많이 선호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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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팡은 2000년대 들어서 꽤 여러 시계에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을 적용했습니다. 


위 첨부 사진 속의 그것처럼, 2011년에 출시된 45mm 지름의 커다란 타임온리 모델에도, 

이듬해 공개한 그 옆의 하프 헌터 케이스의 포켓 워치 다이얼에도 사용한 바 있습니다. 


1980~90년대에는 주로 순백의 화이트 래커 다이얼 혹은 살짝 우윳빛이 도는 실버-화이트 계열 오펄린 다이얼이 주로 선호됐다면, 

2000년대 들어서는 또 빌레레 라인에 현란한 방사형 기요셰 패턴에 양각 로만 인덱스를 부착한 다이얼이 주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모델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네요. 색상 또한 화이트 뿐만 아니라 블랙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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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처리 방식의 변화로 인해 로만 인덱스의 제작 방식 또한 변화했습니다. 

기존 모델들에는 주로 양각 인덱스가 선호됐다면, 양각 인덱스 처리가 불가한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에는 얇은 페인티드 인덱스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로만 인덱스 각 테두리 선만 블랙으로 처리하고 그 속은 색상을 채우지 않은 점입니다. 

그리고 이 블랙 색상 또한 일반적인 유약이 아니라 역시나 에나멜 페인트라는 사실입니다. 

에나멜 도료를 일정한 틀에 대고 찍어낸 뒤 전속 에나멜러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에나멜 다이얼 시계들과도 격을 달리하는 부분입니다.


한편, 빌레레 라인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인 얇게 말린 잎사귀 모양의 리프(leaf-shaped) 핸즈 역시 에나멜 다이얼과 클래식한 로만 인덱스와도 조화를 이룹니다. 

핸즈 소재 자체도 스틸 바탕에 골드 도금이 아니라 케이스와 동일한 18K 레드 골드로 제작되었습니다. 블랑팡 정도의 시계에선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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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이얼에는 마음씨가 착한(?) 분에게만 보이는 JB 로고도 숨어 있습니다. ㅋ 


인덱스 IIII(4시)와 V(5시) 사이와 인덱스 VII(7시)과 VIII(8시) 사이에 위 사진에 테두리로 마킹한 것처럼 

거의 보일듯 말듯 한  'JB' 로고를 다이얼과 동일한 톤으로 인그레이빙해 넣었습니다. 

JB는 아시다시피 블랑팡의 창립자인 예한 자크 블랑팡(Jehan-Jaqus Blancpain)의 이니셜이지요. 


이게 실제로 시계를 접하면 보통의 육안상으로는 잘 안 보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가까이 들여다 보면, 혹은 루페를 활용하면 그 부분만 제법 도드라지지요. 

빛의 각도, 음영에 따라 은은하게 이 로고가 드러나도록 처리한 것입니다. 좀 엉뚱하게도 보이지만 블랑팡이 왜 하이엔드 시계인지를 드러내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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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보신 것과 같이 이렇듯 순백의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은 어느 하나 부자연스러운 부분 없이 깔끔하고 또한 매우 정제(sophisticated)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랑 푀 에나멜링 처리 과정에서 두께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다보니 측면에서 데이트 윈도우(날짜 창) 부분을 바라보면 그 심도가 어느 정도 확연히 느껴집니다. 


육안으로 보나 루페로 보나 고성능 현미경으로 보았다고 할 지라도 아마 흠을 찾기 힘들 정도로 

이 시계의 다이얼은 미니멀한 아름다움 그 자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왜 그랑 푀 에나멜 처리한 다이얼의 시계가 일반 래커 다이얼 시계보다 가격대가 비싸질 수 밖에 없는지...  

그 미묘한(subtle) 차이는 사진 몇 장으로가 아닌 실제 시계를 들여다 봤을 때 더욱 확연하게 드러날 부분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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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측면부는 이렇습니다. 

자세히 보심 아시겠지만 빌레레 라인의 특징적 요소 중 하나인 계단 형태의 베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케이스 바디 중앙부의 컨투어(contour) 즉 윤곽에도 자연스레 시선이 갑니다. 전체적으로 매우 부드럽게,  

밑으로 갈수록(케이스백 쪽으로) 둥글게 끝이 빠지면서 더 윤곽이 살아납니다. 미묘하지만 선이 고운 느낌을 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18K 레드 골드 케이스는 전체 미려하게 폴리시드 처리되었으며, 크라운 중앙에도 역시나 창립자의 이니셜인 'JB'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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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케이스백을 보시겠습니다. 


역시나 폴리시드 처리된 케이스백에는 브랜드명과 제품 넘버 정도만 심플하게 인그레이빙돼 있습니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케이스백에도 자잘한 스펙들을 나열하는 경향이 있는데, 블랑팡은 오래 전부터 이를 배제해 왔습니다. 

고급 시계 특히 골드 케이스의 시계에 인그레이빙을 많이 넣는 것 또한 우아하지 못하다는 듯이 말이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블랑팡과 잘 어울리는 선택이라 봅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처리된 케이스백으로는 인하우스 자동 무브먼트인 1335 칼리버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진 몇 장 더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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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부분은 로터입니다. 

흔히 코트 드 제네브 패턴을 많이 넣고 간단하게 브랜드명이나 칼리버명을 새기는데, 

블랑팡은 허니콤(honeycomb) 즉 벌집 모양의 기요셰 패턴을 화려하게 추가했습니다. 


물론 로터 자체도 골드 재질이며, 축이 되는 부분과 브랜드명이 음각된 부분 등은 NAC 기술로 연그레이톤으로 도금 처리된 후 브러시드 가공 마감했습니다. 

로터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살짝 살짝 보이는 1335 칼리버 역시 그 외관은 조금 단순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역시 고급 무브먼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메인 플레이트는 전체 다크 그레이톤으로 로듐 도금 & PVD 코팅 마감되었으며, 각 스크류 헤드는 폴리시드 처리되었습니다. 

또한 도드라지는 모서리 부분들은 베벨링 즉 엥글라주 처리되었으며, 얕게 미러 폴리시드 처리돼 역시나 수작업으로 마감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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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밸런스 브릿지 부분이 너무 허전한 거 아니냐고 하는데, 이는 밸런스의 종류를 간과한 발언입니다. 

일반적인 스무스 밸런스나 스크류 밸런스가 아닌, 프리스프렁(free sprung) 형태의 밸런스이기 때문에 스완넥이나 기타 별도의 레귤레이터가 사실 필요 없습니다. 


밸런스 소재 자체는 글루시듀르(Glucydur)이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골드 스크류가 추가돼 있습니다. 


밸런스는 또한 블랙 DLC 코팅 처리했습니다. 글루시듀르 소재가 온도 변화나 자성 등에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별도의 DLC 코팅 처리로 보다 우수한 내구성을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그룹내 오메가와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네요.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사용한 점 역시 브레게와 오메가가 선보인 근자의 인하우스 무브먼트들과 궤를 같이 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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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에 첫 선을 보인 1315 칼리버(사진 좌측)와 신형 1335 칼리버(사진 우측 참조). 



무브먼트에 관해서는 공식적으로 따로 추가된 부분이 없지만, 한눈에도 1335의 베이스는 인하우스 1315 칼리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07년부터 도입된 1315 칼리버는 2006년 개발된 자사 수동 13R0를 베이스로 한 오토매틱 버전격으로 피프티 패덤즈 컬렉션을 통해 우선적으로 선보였으며, 

활동적인 컬렉션 성격에도 불구하고 그간 별다른 이슈가 제기된 적이 없어 어느 정도 그 내구성 및 작동 안정성을 인정받은 블랑팡의 대표적인 워크호스입니다.  


1315와 1335 두 칼리버의 직경 역시 30.6mm로 동일하며, 두께 역시 5.65mm로 같습니다. 주얼수(35개)도 같고요. 

트리플 배럴인 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1315가 120시간 즉 5일 정도의 파워리저브를 가졌다면, 1335는 192시간 즉 모델명처럼 8일간의 파워리저브가 가능해졌습니다.


1315나 1335의 원형이 되는 수동 13R0이 애초 8일 파워리저브 칼리버였던 점을 떠올릴 때, 

이를 오토매틱 버전으로 수정하는 단계서 에너지 효율상 파워리저브를 포기해야했던 1315와 달리 

1335 버전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근본적으로 개선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해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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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배럴 설계에다 기존 1315보다 롱 파워리저브를 구현하기 위해 좀 더 긴 메인스프링을 사용한 결과 핸드 와인딩시 느낌이 제법 묵직합니다. 

단 몇 번의 와인딩 만으로도 즉각적으로 밸런스가 움직이는 점은 동력 전달이 좋다는 반증. 또한 그만큼 와인딩 회를 거듭할 수록 텐션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크라운을 끝까지(2단) 빼었을 때 스톱 세컨즈(핵) 기능 역시 갖추어 보다 정확한 시간을 세팅할 수 있고요. 조작은 여타 ETA 시계들처럼 단순 명료해 사용이 편리합니다. 

더불어 5 포지션 조정을 가해 크로노미터 기준에 준하는 자체적인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했음을 배럴 브릿지 윗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급 칼리버다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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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스플릿-세컨즈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와 오토매틱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 등을 보유했던 블랑팡이므로 

사실 이들이야말로 예거 르쿨트르나 피아제의 뒤를 이어 울트라-씬의 영역에 본격적으로 도전해 볼 법도 한데,

최근 몇년 간 개발된 신형 무브먼트에서는 이같은 기대는 무용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블랑팡은 섬세한 울트라-씬 보다는 차라리 내구성을 강조하고 파워리저브를 비약적으로 개선시키는 쪽으로 신형 칼리버 제조의 방향성을 확립한 셈입니다.  


물론 1315나 1335는 트리플 배럴 설계상 두께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렇다 보니 두께를 무리해서 상쇄하려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쪽을 택했지요. 


이로서 케이스 총 두께는 11.25mm. 살짝 커진 케이스 지름 만큼이나 전체적으로 시계 자체의 양감이 예전 모델들보다 증가한 셈입니다. 

이렇다 보니 착용감 면에서는 오히려 이전 쓰리 핸즈 모델들보다는 떨어지게 느껴질 만합니다. 하지만 무브먼트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100시간 정도의

파워리저브를 갖는 기존 모델들(38 or 40mm 베리에이션의 1150 칼리버) 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늘어난 월등한 파워리저브 성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뭐든지 선택에는 일장일단이 있게 마련 아니겠습니까?!...


늘어난 파워리저브와 그 덕분에 보강된 실용성은 시계를 여럿 소장하는 분들이나 귀차니즘이 심한 남성들에겐 실상 매우 유혹적인 부분이며, 

또한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로 미적인 부분을 더하고 풍성한 양감이 느껴지는 새로운 케이스 형태로 변화를 줌으로써 

오히려 한층 세련되고 존재감 있는 드레스 워치로 거듭났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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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딩 버클 부분 역시 케이스와 동일한 레드 골드 소재로 제작되었습니다. 

새로 바뀐(정확히 언제부터 바뀌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형태이며, 위 사진 보시다시피 디테일이 예전 디버클 보다 훨씬 더 고급스럽게 변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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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버클이 접히는 부분 안쪽에는 탄성이 있는 독특한 질감의 메탈 소재가 덧대어졌는데요. 


이 활처럼 휜 메탈 부품 덕분에 시계를 탈착할 때 상당히 손쉽게 되었습니다. 

살짝만 당겨도 스무스하게 풀어지며 또 반대로 잠길 때는 견고하게 착 결탁되는 느낌입니다. 


빌레레처럼 고상하기 이를 데 없는 드레스 워치 컬렉션에서는 잘 보기 힘든 인상적인 폴딩 클라스프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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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와 마찬가지로 버클부 역시 전체 유광 폴리시드 처리되었으며, 

고정 헤드 부분이나 그 안쪽의 접히는 부분에 추가된 JB 로고 역시 섬세하게 가공되었습니다. 


참고로 체결된 스트랩은 초콜릿 브라운톤의 무광 미시시피산 엘리게이터 스트랩입니다. 

패턴이 두툼하고 마감 처리도 고급 시계의 그것답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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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샷은 이렇습니다. 

태생적으로 드레스 워치이고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을 사용해 무척 정갈한 이미지를 주는 시계임엔 틀림없지만 

현대적인 사이즈와 두께를 포함한 특유의 존재감 덕분에 의외로 일상적인 복장에도 잘 어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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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레는 한때 잠시 잊혀질 뻔한 블랑팡을 1980년대 들어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로 완벽하게 부활시킨 일등 공신이자 피프티 패덤즈와 더불어 브랜드의 시그너처입니다. 


특유의 섬세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은 시대를 거듭할 수록 파워풀한 무브먼트와 만나 한층 더 오랜 세월 그 가치를 보전할 수 있도록 거듭나고 있지요.

 

빌레레 컬렉션 중에서도 매해 놀라움을 선사하는 컴플리케이션 라인들은 블랑팡의 기술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시계들이라면,

타임온리나 날짜 정도만 표시하는 단순한 기능의 시계들은 입문용이자 그 자체로도 순수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하겠습니다. 


리뷰 협조:

블랑팡 코리아


촬영 협조:

2nd Round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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