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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조이미미님의 에지지아노가 드디어 등장합니다!
60mm의 거대한 사이즈는 왠만한 거구가 아닌 이상
정상적인 인간의 일반적인 손목에 맞을 수는 없습니다
시계가 탄생한 50년대에 오버사이즈가 유행한건 더더욱 아니구요
에지지아노를 일반 시계처럼 소화하는 아놀드 당신은 도덕책...
대부분의 사람들은 존 코너를 죽이기 위해 미래에서 보내지지도 않았고,
기관총을 난사하거나 베트남전의 후유증에 고통받지도 않았으며,
유명 프로레슬러나 다이빙선수 출신의 대머리 할리우드 배우도 아닙니다.
하지만 일반인의 손목을 가지고도 큰 시계를 찬 멋쟁이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아메리칸 패션을 정립한 랄프 로렌 옹이지요
프레피 스타일을 완성한 디자이너이자 유명한 시계수집가인
그의 소장품 속에서도 에지지아노는 특별하게 빛이 납니다
호딩키의 2015년 인터뷰에서 랄프 로렌은
‘원래 파일럿과 다이버들이 그랬던 것처럼’ 항상 필드자켓 위에
빈티지 파네라이와 파일럿 시계를 착용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랄프로렌의 개인 소장품
패션쇼의 무대인사에서 필드자켓 위에 찬 파네라이를 보고 사람들이 보여준
폭발적인 반응에 시계가 가진 힘을 처음으로 깨달았다는 일화도 덧붙였구요
(랄프로렌의 시계에 대한 철학은 나중에 다른 글에서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키가 170을 넘지 않는 그의 스웨터 위에 올라간
47mm의 피디가 너무 크다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분은 없을 겁니다
(베이스 피디같은데 6152인가요?)
시계를 사랑해서 직접 시계 라인을 만들어낸 랄프 로렌의 이 스타일링은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거나 귀족손목에게도 큰 시계의 당위를 제공함은 물론
어쩌면 작금의 파네라이가 놓인 상황의 타계책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은 시계의 트렌드에 맞춘 작고 얇은 시계를 만들것이 아니라
“시계는 원래 옷 위에 차는 것이다!” 라고 패러다임을 바꾸는거죠
랄프로렌 광고사진의 하나입니다
가죽자켓 위의 에지지아노 스타일링이 인상적이군요
기계식 시계 산업을 사장시킬뻔한 쿼츠사태에서 스위스 시계를 구한건
수많은 브랜드가 시도한 쿼츠무브 시계가 아니라 로얄오크를 위시한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딩이었습니다.
타임온리 스틸 스포츠가 골드 컴플리케이션보다 더 비쌀 수 있다는건
토마스 쿤이 말한 ‘패러다임의 전환’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지만
로얄오크는 그걸 단신으로 해냈을 뿐 아니라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한 상식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제가 제일 애정하는 미드 매드맨에선 이 대사가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매드맨과 시계에 대해서도 정말 할말이 많습니다만 역시 다른 포스팅에...)
큰 시계가 유행이 지났다는 말에 집착한다면 파네라이는 수렁에 빠질겁니다.
나오는 말들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유리한 쪽으로 대화 자체를 바꿔야 하는거죠
금보다 비싼 스테인리스 스틸의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옷 위에 시계를 찬다는 컨셉은 별로 이상하지도 않습니다
오고가는 트렌드보다 아이덴티티와 역사에 집중한 파텍과 롤렉스가
지금 다른 어떤 브랜드 보다 높은 위치에서 군림하는걸 보면
파네라이가 이 길을 가지 않는 이유가 궁금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이게 또 지극히 파네라이다운 것이
파네라이는 언제나 팬심이 일구어낸 브랜드였거든요
브랜드를 살리는건 결국 우리 파네리스티의 몫인 겁니다
그래서!
조이미미님의 포스팅에 댓글로 남기려고 했던 한마디를
리스티 여러분들께도 한번 제안해 봅니다
“가을이고 하니 긴팔 자켓 위에 코디해보는건 어떨까요?”
휴~ 이 한마디를 하기 위해 정말 긴 시간이 걸렸네요...
혹시 압니까?
만약 이 트렌드가 자리잡는다면 파네라이는 그야말로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고
파네라이를 옷 위에 차기 시작한 한국의 파네리스티들이
브랜드를 살리고 패러다임을 바꾼 선지자로 추앙받을지도 모릅니다
(파네라이에서 감사의 의미로 한정판 내주면 좋겠습니다... 보고있나 리치몬드?)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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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사준돌핀
2019.10.18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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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09:54
얼마전 GTG에 못간게 그렇게 아쉽더라구요ㅜㅜ 다음엔 꼭 인사드리겠습니다 어여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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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김쌤
2019.10.18 04:19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 겨울에 니트위에 차볼까 생각중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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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09:55
#파네라이 프라이데이로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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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ONG
2019.10.18 08:31
좋은 정보 다양한 시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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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09:55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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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라이짱
2019.10.18 09:37
와~
정말 그럴우도있겠는데요~
시도해보구서 사진올릴께요~
긴글정독으로 잘읽었습니다 추천꾸욱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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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09:56
#파네라이 프라이데이 에
동참해주세요!! 저에게 한정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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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ioKim
2019.10.18 09:54
상중하 다 잘 읽고 마지막 글에 댓글 답니다ㅎ
새로운 시각이네요ㅎ
쟈켓위에 파네~ 혹 기회되면 시도해봐야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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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09:58
저는 줄이 스탠다드라 자켓 위에는 짧더라구요ㅜㅜ
얇은 니트 위에는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파네라이 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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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장군
2019.10.18 10:55
애정 뚝뚝 좋은글 잘봤습니다.
요런 매니악한 글이 타포를 살찌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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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09:59
시계에 관심같기 시작한게 얼마 되지않아 애정은 많지만 지식이 짧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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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ds
2019.10.18 12:15
바로 옷위에 차봤습니다 ㅎㅎ 난민손목이라 차라리 이게 더 나은것 같기도 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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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10:00
사진 공유해주시죠!!
#파네라이 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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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지미
2019.10.18 17:35
저도 조만간 니트 위에 372를 도전해봐야겠습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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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10:01
저는 422로 골랐지만 372와 마지막까지 고민했고 지금도 사실 고민중입니다
#파네라이 프라이데이 에 동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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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볼
2019.10.18 18:05
롱슬리브 옷에 잘어울리겠군요! 집에서 시도는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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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10:02
사진도 같이 올려주세요ㅋㅋㅋ
#파네라이 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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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GoesOn
2019.10.18 21:07
https://www.timeforum.co.kr/index.php?mid=brand_Panerai&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LifeGoesOn&page=35&document_srl=9441959ㅎㅎ 저또한 이런 시도를 예전에 해보았다죠. 수년간 글로벌 파네리스티들과의 만남을 가져보면서 한번도 누가 어떤 시계를 차느냐 어떻게 차느냐에 대한 선입견과 부정적 의견을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그저 소통하고 즐길뿐이죠. 한 싱가포르 파네리스티는 15센티 손목에 에지지아노를 퍼플 타조 스트랩에 매칭해서 차기도 합니다. 물론 손목시계가 다시 작아지는 추세가 있는건 사실이나 파네라이는 그들만의 리그를 갈거라고 생각하구요. 수년간 저자신도 파네라이에 다소 우려의 시각을 가지기도 했지만 장마크 신임 사장이 뭔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그부분을 엿볼수 있었구요. -
일생호쾌
2019.10.22 10:12
시계는 궁극적으로 자기만족이란 말씀에 동의합니다. 파네라이가 ‘그들만의 리그‘에서 흥하고 있다는것도 다행스러운 일이구요. 얇은 손목에 큰 시계는 faux pas라는 주장이 아니라 이런 스타일링도 가능하다는 제안을 하고싶었습니다. 올려주신 339 착샷은 예술이네요!! 저는 스타일 고자지만 엘죠님이라면 옷 위 스타일링도 구체적으로 제안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연말 GTG 하게되면 꼭 찾아뵙고 인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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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2019.10.19 11:07
잘 읽었습니다. 재밌는 글이네요 ^^ 좋은 주말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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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10:14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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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isaint
2019.10.19 19:39
인식 때문인지 디자인때문인지 파네라이는 작으면 안 이쁘더라구요. 작은 시계가 유행이 된다고 파네라이에는 영향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실제로 파네에서 작은 라인이 나오기는 했으나 거의 여성 타겟인 것 같고요.
얼마전에 시계 거래하는데(파네라이는 아니었지만) 마침 파네라이에서 일 하시는 분을 만났는데. 요새 파네 어때요? 그랬더니 요새 잘 팔린다고. 그러더라구요.
물론 국내에서 인지도가 더 올라간 이유도 있겠지만 이쁜 모델들이 많이 출시되기도 하였죠.
아무튼 글 재밌게 잘 보았고 옷 위에 걸치는건 진짜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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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호쾌
2019.10.22 10:17
저도 더 작고 더 얇은 시계를 찾다가 47mm 파네로 입당했습니다
부틱에서는 요즘 섭머지블이 잘 팔린다 하던데 저도 다 갖고싶기만 하더군요
#파네라이 프라이데이에 동참해주세요!!
신박한 시각의 글 잘읽었습니다... ^^
하고싶은 말은 너무 많은데.. 귀찮아서 생략해야겠습니다..
기회되실때 파네라이 모임에서 꼭 뵙고 싶은 분이네요.. 흐흐흐...
긋밤되세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