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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째 프랑스 오픈 우승컵을 안은 라파엘 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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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중반부터 10년이 훨씬 넘도록 남자 테니스계를 석권중인 3인방,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합니다. 한국나이로 40에 접어든 페더러가 이제서야 에이징 커브를 맞이한 듯하지만, 아직 30대 중반인 나달과 조코비치는 여전히 메이저 대회(혹은 그랜드 슬램)를 휩쓸며 에이징 커브라는 말을 무색케 합니다. 지난 9월 말 개막한 프랑스 오픈을 앞두고 리차드 밀과 나달은 파트너십 10주년을 기념해 RM 27-04를 발표했습니다. 10월 10일 유력한 우승후보의 한 명이었던 조코비치와 결승전을 예상외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끝낸 후, 감격한 나달의 얼굴 아래에 보이는 시계는 RM 27-04 였습니다. 2005년 프랑스 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나달은 2008년까지 연속 4회 우승,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회 연속 우승,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회 연속 우승으로 프랑스 오픈 통산 13회 우승을 거두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프랑스 오픈의 클레이 코트와 상성이 좋아 킹 오브 클레이(King of Clay), 흙신이라고 불리는 나달이라지만 지금까지 13회의 우승을 거둔 플레이어는 아무도 없었고, 앞으로도 깨기 힘든 기록으로 보입니다. 이번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통산 우승도 20회로 늘리면서 페더러와 동률을 이뤘습니다. 이로써 역대 최다 승 반열에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되었죠. 이번 대회 결승전을 봐서는 적어도 클레이 코트인 프랑스 오픈에서는 몇 차례 더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 것 같은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준터라 더욱 고무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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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전 리차드 밀과 나달은 파트너십을 시작하며 그를 위한 첫 모델인 RM 027을 선보입니다. 세계 최고의 테니스 플레이어에게 경기중에 시계를 착용시킬 대담한 계획을 세운 리차드 밀은 나달의 자택에 찾아가 플래티넘으로 만든 시계를 먼저 채웁니다.  귀금속 소재 중 가장 무거운 플래티넘 시계를 찬 나달은 할말을 잃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그제서야 꺼낸 RM 027을 착용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스트랩을 포함한 케이스 전체의 무게가 20그램에도 미치지 않는 시계를 플래티넘 시계 바로 다음에 착용했으니 무게감은 거의 느끼지 못했겠죠. 손목에 매달린 시계가 플레이어의 경기력에 어떠한 지장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시킨 리차드 밀은 초경량을 내세운 수동 투르비용인 RM 027을 내놓으며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이후 테니스의 격한 플레이를 견딜 수 있도록 내충격성을 보강한 RM 27-01과 카본 TPT 유니바디 미들 케이스의 RM 27-02, 테니스와 나달이라는 플레이어를 이미지한 RM 27-03으로 시리즈(관련 뉴스)를 이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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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 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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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라켓 스트링 형태의 마이크로 케이블에 고정한 무브먼트와 주요 축에 배치한 완충장치

RM 27-04는 지난 10년간 RM 027 시리즈의 여정을 집약했습니다. RM 027에서 선택한 수동 투르비용은 투르비용 같은 컴플리케이션이 스포츠 장면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기계식 시계의 고정관념이라며 이를 타파하려는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자동이 아닌 수동을 택한 이유는 아마도 로터의 회전과 무게가 플레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RM 027을 시작으로 탑재한 수동 투르비용 무브먼트는 시리즈 전반에 걸쳐 활약 중입니다. 지난 10년간 나달과 함께하며 좌절과 우승의 영광을 함께 맛봤고, 새로운 RM 27-04에도 탑재했습니다. RM 027의 초경량, RM 27-01의 마이크로 케이블을 이용한 내충격성, RM 27-03을 통한 테니스의 이미지화와 디테일 묘사는 RM 27-04로 한데 모아집니다. RM 027의 초경량화는 이번에 새롭게 사용한 비위(Biwi)의 티타카브(TitaCarb®)소재의 케이스가 이어받았습니다. 폴리아미드를 카본 나노튜브로 강화한 소재로 알려진 티타카브는 스틸에 필적하는 인장강도를 지니면서 무게는 훨씬 가볍습니다. 덕분에 RM 27-04의 무게는 스트랩을 포함해 30그램에 불과합니다. RM 27-01의 마이크로 케이블로 무브먼트를 고정하는 방식은 테니스 라켓의 스트링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지름 0.27mm의 마이크로 케이블을 길이 560mm에 걸쳐 라켓 스트링 형태로 꾀어 무게 3.4그램의 무브먼트를 매단 것이죠. 마이크로 케이블에 비스듬한 사선으로 고정한 무브먼트는 더욱 강한 충격에 대비할 수 있게 됩니다. 뿐만아니라 무브먼트 자체적으로도 주요 축, 즉 투르비용 케이지, 배럴, 분침의 축에 사용한 주얼은 골드 샤톤으로 감싸고 일종의 완충장치를 더해 대비책을 세웠습니다. 빨간색 기타 피크 모양의 삼각형이 그것으로 디자인적인 포인트도 겸합니다.  시리즈 최초로 시스루 백을 사용한 덕분에 다이얼, 케이스 백 어떠한 면에서도 무브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케이스 백에서 본 무브먼트는 마이크로 케이블을 고정하는 턴버클과 텐셔너를 레드 골드 PVD 골드로 처리하고 플레이트 일부를 기하학적인 요소로 성형해 감상의 재미를 배가합니다. RM 27-03에서 시작한 테니스의 이미지화를 위한 디테일은 라켓 스트링 형태로 만든 마이크로 케이블 구조가 충족시킵니다. 즉 기능적인 면과 미학적인 측면을 동시에 충족하는 구조로 누가 봐도 라켓이구나 라고 알 수 있는 다이얼을 갖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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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브라운 혹은 건메탈 색상을 띠는 티타카브 케이스는 전형적인 리차드 밀의 토노 케이스지만 약간의 변형을 거쳤습니다. 베젤 혹은 어퍼 플레이트로 칭하는 케이스 가장 상단은 스크류가 위치하는 부분만 솟아 보이도록 나머지 부분을 잘라내 미들 케이스 상단의 일부가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여느 리차드 밀 토노 케이스의 매끈한 라인과 달리 울룩불룩한 디테일은 근육질이나 강인함을 표현합니다. 케이스 측면에는 나달의 애칭인 ‘RAFA’가 크게 음각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스폰서사인 나이키의 테니스화를 신은 나달의 발 뒤꿈치를 비출 때 마다 선명하게 보이던 RAFA 만큼은 아니지만 시계를 착용한다면 분명히 그의 애칭을 인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달의 컬러인 라이트 블루와 오렌지는 RM 27-04의 스트랩과 크라운 러버에 사용해 산뜻한 컬러를 만들어냈습니다. RM 027 시리즈와 새로운 RM 27-04는 나달의 프랑스 오픈 13승과 메이저 대회 20승, 리차드 밀 스폰서 10주년이라는 위업의 여정을 함께 했습니다. 여느 시계처럼 이뤄 놓은 업적에 이름만 올리는게 아닌 코트 위에서 치열한 플레이를 경험한 동반자로서 말입니다. 이렇듯 기념비적인 가치를 누릴 RM27-04는 시리즈의 전통대로 50개를 한정 생산할 예정입니다. 10억이 넘는 금액을 시계 하나에 기꺼이 지불할 의지가 있더라도 구입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이 RM 27-04에 있어 유일한 단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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