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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1651  공감:27  비공감:-1 2021.03.2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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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Blancpain Tribute to Fifty Fathoms No Rad' 500개 한정판이 발표되면서 블랑팡의 40mm FF 한정판 발매 주기가 확실해 졌습니다.

2017년 Mil-Spec 발표 후 2년 뒤인 2019년 Barakuda, 그리고 다시 2년 뒤인 올해 2021년에 No Rad 가 발매되면서 블랑팡이 앞으로 2년을 주기로 40mm 한정판을 발매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된 것이죠.

현대적인 다이버 와치의 시조격인 블랑팡의 피프티 패덤즈(Fifty Fathoms; 이하 FF)는 대략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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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 사장님 시대에 만든 Trilogy FF는 거의 서자 취급을 받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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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가 장 자크 피슈테르(Jean-Jacques Fiechter) 시절의 블랑팡에서 만든 오리지날 빈티지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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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가 스와치그룹의 블랑팡에서 마크 하이엨(Marc Hayek) 이 부활시킨 FF 정규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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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세번째가 한정판으로만 발매하고 있는 40mm FF 들이죠.


첫번째 그룹에 속하는 오리지날 빈티지 FF에 대해서는 제 지난 포스팅을 보면 되실꺼고...


세번째 그룹에 속하는 한정판 40mm FF에 대한 블랑팡의 정책이 이제 확실시 되었으니,


이쯤에서 현대에 되살아난 두번째와 세번째 그룹의 FF들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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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그룹에 속하는 현대적인 FF 정규 모델의 시작은 2007년 이었습니다.

2003년 최초의 현대적 FF 모델인 150개의 40mm FF 50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FF의 가능성을 타진한 스와치그룹의 블랑팡은,

2007년 완벽하게 현대적으로 변모한 45mm FF를 데뷔시켰습니다.

1953년 첫 등장시 그 당시로서는 오버싸이즈에 속하는 41mm의 크기였던 것을 고려하여 현대에 되살아난 FF 또한 45mm의 큼지막한 크기를 가지게 되었고,

오리지날 FF의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두툼한 베젤을 연상케 하는 사파이어 베젤,

거기에 오직 FF만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5일 파워리접을 가진 Cal.1315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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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의 아버지인 장 자크 피슈테르와 동일하게 열정적인 다이버였던 마크 하이엨이 진두지휘한 덕분으로(런칭 행사도 당시 프리다이빙 챔피언이었던 지안루카 제노니 손목에 다이빙 상태에서 마크 하이엨이 FF를 채워주는걸로 했다죠...)

현대에 다시 부활한 FF는 다이버로서의 완벽한 기능성에 더해 이제는 하이앤드 브랜드로서의 위치를 가지고 있는 블랑팡의 럭셔리함까지 더해져,

기존 시계 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위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이앤드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툴 와치의 포지션과, 롤렉스의 서브마리너나 오메가의 씨마스터와 같은 메가메뉴펙처를 지향하는 브랜드들과는 차별되는 럭셔리함과 희소성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시계가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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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FF 60주년 기념으로 블랑팡은 정규 라인업에 바티스카프(Bathyscaphe)를 포함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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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날 빈티지 FF에서 바티스카프가 맡은 포지션이 싸이즈를 좀 줄이는 타협을 통해 데일리 와치로의 사용이나 여성 다이버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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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바티스카프의 싸이즈도 43mm로 줄고, 여성용 38mm도 발매되었습니다.

아울러 가격도 45mm FF 보다는 낮춰 조금 더 접근도를 높였죠.

그래서 현대 블랑팡의 FF 정규 라인업은 45mm FF - 43mm 바티스카프 - 38mm 바티스카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블랑팡은 세번째 그룹에 속하는 40mm FF를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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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mm FF는 2003년 발매된 최초의 현대적인 FF인 50주년 기념 150개 한정판부터 시작됩니다.

45mm FF를 40mm로 축소시켜 놓은듯한 이 최초의 현대적인 FF는 그 이전에 섣부르게 등장했던 Trilogy FF와는 다르게 오리지날 빈티지 FF의 외형과 기능을 완벽하게 이어받은 동시에 45mm FF의 모든 기반을 닦아놓은 시계입니다.

2003년 FF 50주년으로 처음 등장한 이래, FF 60주년이었던 2013년에 또 한번의 40mm 한정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하게 바티스카프가 발표됨으로서 40mm FF의 재등장 가능성이 기약없던 와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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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드디어 두 번째 40mm FF가 FF Mil-Spec 60주년 기념으로 정말 예고도 없이 500개 한정판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아직도 그때당시 기억이 생생하군요.

이제는 없어진 바젤에서 발표된 당일, 바로 부띡에 전화걸고 국내 1호로 예약한게 바로 접니다...^^;

제 이름으로 Mil-Spec 국내 리테일가 문의가 스위스 본사에 최초로 접수됬었죠...엣헴!

2017년 당시만 해도 블랑팡은 40mm Mil-Spec 한정판을 복각의 느낌보다는 FF 50주년 150개 한정판 처럼 현대적인(Contemporary) FF의 느낌으로 내놓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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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블랑팡은 해양탐사를 지원하는 Ocean Commitment 프로젝트의 3번째 원정 지원을 위해 250개의 BOC(Blancpain Ocean Commit) 3 한정판을 40mm로 발매했는데, 이때도 오리지날 빈티지 FF와는 연관이 없는 현대적인 청판으로 내놓았었죠.

그런데 2019년도부터 40mm FF 한정판에 복각 컨셉이 붙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이때부터 시계업계에 강렬하게 불기 시작한 복각 열풍에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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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블랑팡이 내놓은 또 하나의 40mm 500개 한정판 FF Barakuda는 Old Radium 칼라의 야광까지 사용한 그야말로 복각 컨셉의 한정판 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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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0년에 250개 발매된 호딩키 Mil-Spec 한정판 또한 2017년 발표된 Mil-Spec의 복각 컨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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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안하게 야광은 Old Radium 칼라가 아니긴 하지만 2020년과 2017년의 Mil-Spec을 비교해 보면 블랑팡의 현대적인 FF와 복각 컨셉 FF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한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2017년 Mil-Spec은 복각이라기 보다 2003년 FF 50주년 한정판 같은 Contemporary 컨셉이였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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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1년, 다시 500개 한정 40mm FF가 No Rad 복각 컨셉으로 발표됨으로서 이제 블랑팡의 40mm FF 정책이 확실해 졌습니다.

2년 주기의 복각 컨셉 500개 한정판 발매, 그 사이사이 부정기적인 250개의 한정판...

블랑팡의 40mm FF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한정판 마켓팅 전략으로 발매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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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교복같은 시계 보다는...한정된 수량으로 나만이 갖고 있다는 희소성에 어필하는, 마치 나이키의 한정판 마켓팅 처럼 말입니다.

이런 블랑팡의 40mm 한정판 정책에 대한 제 개인적인 감상은

2017년 Mil-Spec 구입 후 2019년 Barakuda, 2020년 호딩키 Mil-Spec, 2021년 No Rad의 발매를 지켜 보면서,

처음에는 제가 가진 Mil-Spec이 2003년 최초 발매된 FF 50주년 기념 한정판처럼 오랜 기간동안 독보적인 위치를 가졌으면...하는 마음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꽤 괜찮은 정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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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팡은 어마어마한 종류의 FF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발매되는 40mm FF는 모두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FF 팬들의 개인적인 취향도 모두 다를 것이기 때문에...

2년마다 있을 40mm FF의 발매는 FF 팬들에게는 큰 이벤트와 같을 것입니다.

매번 40mm FF의 새로운 한정판이 발매될 때 마다 구매자들은 서로의 40mm FF를 비교하고, 부러워하고, 우쭐대면서 다음엔 어떤 한정판이 나올것인가를 즐겁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이번 한정판을 구매하지 못했거나 새로 FF 팬으로 유입된 뉴비들은 고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FF 한정판보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FF 한정판을 잡을 기회가 2년마다 한번씩 생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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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오메가의 문워치 한정판 정책의 축소판처럼, FF 한정판에 대한 기대와 화제가 FF 정규 라인업에 대한 판매 촉진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구요.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갑작스러운 스와치 코리아의 40mm FF 판매정책 변화입니다.

3천만원 이상의 금통 구입 고객에게만 40mm FF 구입 자격을 준다는군요

그동안 만들기만 잘 만들어 놓고 세일즈에는 조선의 선비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던 블랑팡 본사의 괴멸적인 비지니스 능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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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딩키샵에서는 정상적?으로 선착순 판매를 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 스와치 코리아만의 독자적이고 독창적인 판매정책 같아 보입니다.

비버 전 사장님의 무지에서 비롯된 Trilogy FF 괴작에서 현재의 족보있는 FF로 환골탈태할 수 있었던데에는 열정적인 FF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지원이 큰 몫을 차지했으며, 이를 블랑팡에서도 잘 알고 2010년, FF 팬들을 초청하여 블랑팡 설립 275주년 행사로 FF 특별 전시회를 열어 팬들에게 크게 보답하였음을 잘 알고 있을 블랑팡 메니저분들이 저런 판매정책을 건의했을리는 없고

스와치 코리아에서 어떤 높으신 분들이 어떤 논의과정으로 저런 정책을 결정했는지 궁금하군요.

아마도 블랑팡의 헤리티지에 대해 그리 큰 이해가 없는 분들의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40mm FF는 블랑팡에서도 큰 의의를 가지는 시계입니다.

현재 중고시장의 가격이 이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이런 소중한 시계가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는 현재 시계판에 리셀러들의 먹이감으로 그냥 던져지는 것은 저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3천 금통 우선권은 너무나도 단순하게 속내를 드러내 버리는 1차원적인 정책이라,

그 결정 과정에 대한 사유(思惟)의 깊이가 얼마나 즉흥적이고 얕았는지 익히 짐작할 수 있겠네요.

좀 더 고민해서 잘 포장할 수는 없었는지...오랜 팬 입장에서는 헛웃음만 나옵니다.

강호의 도의는 다 어디로 갔는지

작금의 저금리와 유동성의 홍수 앞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 귀족적 취향과 고고함, 장인정신을 앞세우며 포장하던 스위스 시계 회사들이 결국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요즈음,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만은 고고하게 남아 있었으면 하는 유아기적인 아쉬움에 씁쓸합니다.

소오강호(笑傲江湖), 부디 제가 언젠가는 이 형편없는 취미를 졸업하여 남아있는 이들을 마음껏 비웃을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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