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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 or Fate? Highend

mdoc 980  공감:18 2021.09.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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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8년 마리 퀴리에 의해 최초로 발견된 방사성 물질 라듐에 의해, 인류는 최초로 방사성 물질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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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계업계에서는 인광물질과 반응하여 인광현상을 일으키는 이 물질의 특성을 이용해서 야광시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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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까지는 라듐이 시계의 인덱스나 핸즈의 야광에 활발하게 이용되었고,


라듐의 강려크한 방사능 때문에 프로메튬, 트리튬 등의 반감기가 짧거나 방사능이 약한 대체 방사성 물질들도 사용 되었지만,


이들은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핸즈와 인덱스에 칠해진 인광물질의 변색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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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오래되어 변색된 야광칠을 우리는 올드 라듐 칼라(Old Radium colour) 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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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계업계 에서는 복고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밀레니엄을 전후해서 시장을 지배했던 자사무브먼트 트랜드가 좀 가라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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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복고, 즉 과거에 나왔던 시계들의 '복각' 트랜드가 시계업계 전반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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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복각' 시계들의 가장 두드러진 디자인적 특징이 바로 올드 라듐 칼라의 인덱스와 핸즈 야광입니다. 


그때 그시절, 방사성 물질을 사용한 야광을 가지고 있던 빈티지들을 그대로 복각하면서, 


그 분위기와 향수를 강조하기 위해 마치 방사성 물질들에 의해 변색된 것처럼 인덱스와 핸즈의 색깔을 야릇한 살구빛으로 칠하기 시작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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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물질, 그리고 오랜 시간에 의한 자연스러운 변색이 아닌 그때 그시절의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이런 야광을,


일부 냉소적인 사람들은 Faux-Patina, 혹은 Fake-Patina 라고 부릅니다. 


명백히 '가짜' 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은연중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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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본의아니게' 복고 트랜드에 휘말려 이런 Old-Radium 칼라, 혹은 Fake-Patina 칼라의 야광색을 가지고 있는 시계들이 몇개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만들어진, 인공적인 Fake-Patin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계는 '감성' 이라지만, 이 감성 조차 상술에 의해 만들어지고 조작되어진 것으로 느껴야만 하는 것인가?


시간에 의해 삭고 변색되어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파티나를 가진 썩은 시계를 가지고 감성을 느끼느니 현대적인 섬세한 터치로 깔끔하게 살구빛 야광이 칠해진 새시계를 즐기는게 나은 것인가... 

 

여러분이 Fake-Patina에 대한 가치판단을 내리기 전,


여러분은 우선 현대, 즉 지금 여러분의 시계에 사용되는 야광의 운명, 즉 'Fate'에 대해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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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일본인 Kenzo Nemoto에 의해 LumiNova 라는 비방사성 형광물질이 개발된 이래, 


이제 시계는 영원히 늙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유명한 상품명 'Super-LumiNova' 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는 LumiNova는...


스트론튬(Strontium)이란 비방사성 인광물질을 주 원료로 하며,


방사성 물질을 첨가하지 않기 때문에 인광현상, 즉 발광을 하는데 외부의 에너지, 즉 '빛' 이 필요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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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트론튬의 인광현상은 뭔가를 소모하며 일어나는 화학반응이 아니라 물질의 '특성'을 이용한 반응이기 때문에...


풍화에 의해 이 물질이 소실되지 않는 이상 이 Super-LumiNova 의 발광은 세월에 의해 약해지지 않으며 영원히 재현되며 지속됩니다.


즉, Super-LumiNova를 재료로 사용한 시계의 야광은 여러분과 함께 나이를 먹어도 '영원히' Patina가 생성되지 않을 '운명(Fate)' 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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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을 전후하여 만들어진 두 시계입니다. 


트리튬 야광과 Super-LumiNova 야광이 동시에 사용되던 과도기적인 시대에 만들어진 시계들로, 비슷한 나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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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리튬 야광을 사용한 시계는 Patina가 생성되며 세월의 변화를 보이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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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LumiNova가 사용된 시계는 변함없이 새것같은 인덱스의 색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 다시한번 질문을 던져봅니다. 


여러분이 새로 사는 시계의 야광은 앞으로 영원히 Patina 현상을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Fake? or Fate?


여러분은 'Fake' 를 받아 들이시겠습니까 아님 그냥 영원히 변하지 않는 'Fate'에 순응하실 건가요?


판단은 지극히 여러분 개인적인 몫이 되겠지만...


이런 점에 대해 시계업계도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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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에라 모르겠다, 이왕 마실 독약, 깨끗히 그릇을 비우겠다는 비장한 각오? 로 Fake-Patina 야광을 넘어서 Fake-Patina Dial을 만드는 등 복고 감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야광이 늙지 않는다면, 케이스라도 에이징(Aging) 시키자' 라는 생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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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나가 생기는 브론즈를 케이스 소재로 삼는것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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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사라진지 오래된 실버 케이스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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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사서 즐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ㅋㅋ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군요.


PS) 이 글은 '알쓸신시<5> About 야광' 과 함께 읽으시면 좋습니다.

 

알쓸신시<5> About 야광(夜光) - Highend/Independent - TIMEFORUM


추석 명절, 모두 무탈하게 푹 쉬고 즐기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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