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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루미늄 워치를 홍보하는 알이탈리아 항공사 소속 보잉 747기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시계 케이스의 소재는 스테인리스스틸입니다. 최근에는 스포츠 워치를 중심으로 가볍고 단단한 성질을 앞세운 티타늄이나 카본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고급 시계 브랜드는 오래 전부터 골드와 플래티넘을 선호해왔습니다. 그에 반해 알루미늄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미합니다. 알루미늄은 음료수 캔을 만들 정도로 흔하고 가볍지만 합금으로 제련하면 비행기 동체나 장갑차의 장갑으로 사용될 만큼 매우 강한 금속으로 거듭납니다. 알루미늄의 쓰임새는 무척 다양한데 반해 시계 업계에서만큼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루미늄의 가능성을 주목한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불가리(Bvlgari)입니다. 불가리는 예전부터 소재의 다양한 활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1993년에 발표한 불가리 불가리 리미티드 에디션은 케이스를 블랙 플라스틱으로 만들었고, 2005년에는 카본 케이스에 크라운이나 푸시 버튼을 골드로 가공한 시계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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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불가리는 알루미늄과 러버라는 당시에는 보기 힘든 조합으로 이루어진 알루미늄 워치를 발표합니다. 불가리의 메가 히트작이자 제랄트 젠타의 유산인 불가리 불가리 컬렉션을 통해 나온 이 시계는 출시와 동시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국내에서도 패션 피플과 연예인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불러모았습니다. 그렇게 불가리 알루미늄 워치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아이템으로 등극했습니다. 그로부터 12년 뒤인 2020년 불가리는 알루미늄 워치의 부활을 선언합니다. 예전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디테일을 가다듬으면서 달라진 소비자들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게끔 손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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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지름은 40mm로 38mm였던 과거 모델보다 2mm 늘려 현재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와는 다른 알루미늄 케이스만의 독특한 광택과 질감이 눈에 띕니다. 양극산화 처리한 알루미늄으로 케이스를 제작해 내부식성과 내구성을 향상시킨 것도 특기할만합니다. 시계를 착용하고 스포츠나 레저 활동을 즐기는데 부담이 줄어든 셈입니다. 크라운과 푸시 버튼 그리고 케이스백은 블랙 PVD 코팅 처리한 티타늄으로 만들었습니다. 경량이라는 알루미늄 워치의 콘셉트를 해치지 않으면서 내구성까지 고려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피부 트러블에 대한 걱정도 말끔하게 제거했습니다. 불가리 글자를 중복해서 음각한 베젤의 소재는 블랙 러버입니다. 케이스 위에 놓인다기 보다는 안쪽으로 살짝 매몰된 형태인데 모난 부분 없이 꼭 들어맞습니다. 방수는 100m로 스포티한 성향의 시계에 훌륭히 부합합니다. 30m에 불과했던 과거 모델과 비교하면 대폭 상향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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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와 러버 브레이슬릿을 연결하는 부분의 디자인은 보통의 시계와는 사뭇 다릅니다. 힌지처럼 작동하여 가동 범위가 넓습니다. 덕분에 손목 두께에 관계 없이 뛰어난 착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작은 링크와 긴 부분을 알루미늄 부품으로 연결하는 방식은 과거 모델에서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브레이슬릿이 관절처럼 꺾이기 때문에 손목에 잘 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불가리 로고를 새긴 핀 버클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통일성을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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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다이얼은 여러 요소들이 꽉 들어차 빈틈을 찾기 어렵습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과도 잘 어울리는 볼드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12시 방향의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바 형태의 인덱스를 채택했습니다. 인덱스 끝에는 어둠 속에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슈퍼루미노바를 칠했습니다. 불가리 로고 아래로 3, 6, 9시에 크로노그래프 카운터와 스몰 세컨즈가 자리합니다. 크로노그래프 초침은 끝을 빨간색으로 처리해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4시와 5시 사이에는 날짜창을 배치에 실용성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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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B130은 ETA 2894를 기반으로 제작한 무브먼트입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42시간으로 범용 무브먼트 특유의 무난한 성능을 갖췄습니다. 스크루 다운 크라운이 아니어서 크라운을 뽑지 않고 돌리면 와인딩을 할 수 있습니다. 한 칸 뽑은 상태에서는 날짜를, 두 칸 뽑으면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 푸시 버튼의 조작감은 제법 단단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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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 알루미늄 워치 크로노그래프 모델의 가격은 590만원, 시간과 날짜 기능만 가진 기본 모델은 385만원입니다. 동사의 4번타자로 맹활약중인 옥토와 비교하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불가리 알루미늄 워치는 불가리 워치메이킹에 대한 호기심과 아이코닉 컬렉션에 대한 동경을 충족하는 첫 단추로 손색이 없습니다.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는 고급스러움은 90그램이 조금 넘는 가벼운 무게, 알루미늄과 러버의 강렬한 대비, 패션 아이템과 스포츠 워치를 아우르는 디자인이 훌륭하게 상쇄합니다. 스테인리스스틸 위주의 스포츠 워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요즘 자신만의 개성으로 무장한 불가리 알루미늄 워치의 존재가 반갑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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