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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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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Leica)가 지난 12월 7일 서울 강남 라이카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라이카 워치 론칭을 기념하는 프레젠테이션을 개최했습니다. 사실, 라이카 워치 L1과 L2는 지난 2019년 베일을 벗었습니다. 이후 내부 사정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출시가 미뤄진 탓에 이제서야 공식적으로 데뷔하게 된 것이죠. 올해 초 전 세계 몇몇 라이카 스토어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고, 12월부터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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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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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시계 총괄 책임자 다니엘 블룬쉬(Daniel Blunschi)

 

라이카하면 역시나 카메라입니다. 라이카는 1869년 독일의 현미경 제작자 에른스트 라이츠(Ernst Leitz)가 광학 회사 옵티컬 인스티튜트(Optical Institute)를 인수하면서 역사를 시작했습니다. 카메라를 본격적으로 제조하기 시작한 건 1900년대 초반. 이때부터 라이츠(Leitz)와 카메라(Camera)의 앞 글자를 따서 라이카(Leica)라는 역사적인 이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라이카는 이후 전설적인 M 시리즈를 시작으로 카메라 명가로서의 입지를 차근차근 다지게 됩니다. 지금은 당시의 영광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마니아 층을 거느릴 만큼 브랜드 파워가 대단합니다. 특유의 빨간 딱지 로고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맹신하는 팬들이 차고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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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서 이름 높은 라이카가 돌연 기계식 시계를 선보이는 게 다소 이례적일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전혀 뜬금없는 건 아닙니다. 과거 예거 르쿨트르와 같은 시계제조사에서 반대로 기계식 카메라를 제작한 선례도 있기 때문입니다. 라이카는 기계식 카메라와 시계가 같은 장인정신을 공유한다는 명목 아래 2010년대 중후반 마침내 기계식 시계 제작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시계에 역사가 전무한 터라 조력자를 찾게 되는데요. 이때 독일의 검은 숲에서 구원자가 나타납니다. 시계제조사 레만(Lehmann Präzision GmbH)입니다. 지난 2011년부터 시계를 선보인 레만은 원래 롤렉스와 같은 굴지의 워치메이커에 시계 제작 장비를 납품하는 회사였습니다. 지금은 자신의 우수한 장비를 바탕으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인하우스 무브먼트까지 제작하는 등 만만치 않은 내공을 자랑하는 시계제조사로 성장했습니다. 라이카는 레만의 활약상을 가까이서 지켜봤고, 결국 이들에게 무브먼트 제작이라는 중책을 맡기게 됩니다. 시계 디자인은 그간 라이카의 수많은 카메라를 디자인한 에킴 하인(Achim Heine) 교수가 담당하고, 주요 부품 생산 및 조립은 라이카 매뉴팩처에서 직접 진행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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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만과 에킴 하인, 그리고 라이카가 똘똘 뭉쳐 완성한 라이카 워치 L1과 L2의 첫인상은 심플합니다. 두 제품 공통적으로 다이얼 12시 방향에 라이카 로고가 정직하게 위치하고, 맞은편 6시 방향에 스몰세컨드가 자리합니다. 붉은색 초침은 역시나 라이카의 시그니처 컬러에서 유래했습니다. 다이얼 왼쪽의 기다란 창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입니다. 카메라 조리개가 열고 닫히는 것에서 모티프를 얻어 검은색 블레이드가 비스듬하게 흰색을 가리는 형태로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흰색이 남은 동력을 가리킵니다. 다이얼 오른쪽의 동그란 창은 일종의 기능 셀렉터입니다. 크라운에 삽입된 푸시 버튼을 누르면 창의 색깔이 빨간색으로 바뀜과 동시에 초침이 원점으로 재빠르게 돌아가고 시계는 멈춥니다. 와인딩 모드에서 시간 조작 모드로 변경되는 것이죠. 세팅이 끝나고 다시 버튼을 누르면 창의 색깔이 흰색으로 바뀌면서 시계가 다시 작동합니다. 즉, 일반적인 시계처럼 크라운을 뽑을 필요가 없는 셈입니다. 라이카는 이와 관련해 카메라의 슈팅 버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버튼 중앙에 라이카 카메라처럼 빨간색 표식을 더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날짜 조작은 2시 방향 푸시 버튼을 통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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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L1(왼쪽)과 L2(오른쪽)

 

L2는 케이스 4시 방향에 크라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카메라 조작 다이얼을 닮은 이 크라운을 뽑아서 돌리면 (L1에는 없는) 이너 베젤이 한시간 간격으로 회전합니다. 이때 기능 셀렉터 아래쪽의 인디케이터도 함께 돌아가는데요. 1~12까지 표기한 이너 베젤의 회전 주기에 따라 흰색과 검은색을 오가며 낮밤을 구분합니다. 즉, 이너 베젤과 이 인디케이터를 활용해 GMT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12시 방향을 기준으로 이너 베젤을 현재 시간에 맞추고 나머지 시간대를 대략적으로 파악하는 방식입니다. 해당 베젤이 월드타이머의 24시간 회전 디스크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동했다면 좋았을 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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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1과 L2의 각 케이스는 직경 41.5mm, 두께 14.5mm의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합니다. 방수 사양은 50m입니다. 표면 마감은 업계의 정석대로 시선이 닿는 정면은 폴리시드, 측면은 브러시드 처리했습니다. 다이얼을 덮는 글라스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돔 형태입니다. 카메라 렌즈의 글라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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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으로 드러나는 무브먼트는 제품명과 동일한 수동 칼리버 L1과 L2입니다. 각각 독창적인 브릿지 분할과 입체적인 구조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기능의 차이가 없기에 무브먼트 디자인은 서로 동일합니다. 스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약 60시간입니다. 일오차는 ±6초. 크로노미터 인증(-4~+6초)에 살짝 못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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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의 L1은 송아지 가죽 스트랩, L2는 악어 가죽 스트랩으로 선보입니다. 공통적으로는 스트랩 양쪽에 비대칭으로 라이카의 레드 스티치 장식을 더했습니다. 안감 역시 둘 다 붉은색입니다. 각 제품은 국내 기준으로 라이카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가격은 각각 1500만원대, 1900만원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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