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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중독자의 일원으로써.. 커피 이야기를 언제 한번 써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뭔가를 아는척하고 쓸만큼 지식이 넓고 깊지 않다는 거죠. 하지만 그런 생각으로는 과연 무슨 글을 쓸 수 있겠는가?

하는 깡으로 커피 이야기를 좀 아는척하고 써볼까 합니다. 물론, 틀린 지식이나 엉뚱한 논리의 비약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게

보이시면.. 과감히 지적해 주세요. ^^


커피는 뭘까요?? 악마처럼 검고 뜨겁고 천사처럼 감미롭다.. 라는 말을 한 시인도 있습니다만 그건 그사람이 시인이니까 그런거고

보통의 우리들에게는 그냥 잠을 깨우는 혹은 오후의 나른함을 날려주는 음료 정도 일겁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아니면 이디야같은 

곳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고 좀 더 관심이 깊어지면 캡슐커피를 집에서 즐기기도 하죠.


그럼.. 과연 커피는 뭘까요?? ^^


커피는 커피열매에서 씨앗만을 얻어 그걸  볶아서 수용성의 향미 성분을 추출해낸 음료입니다. 이게 기본적인 커피의 정의죠.

그럼 커피는 언제 처음 발견되었고 누가 발견했는가??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에티오피아의 춤추는 염소설이 제일 대중적인 가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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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열매를 뜯어먹고 신이나서 테크노를 추고 있는 염소와 목동>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에서 어느날 염소들이 흥분해서 돌아다니는 걸 발견한 목동 칼디군(16세)이 염소들이 뜯어먹던 열매를 먹어보니

과연 흥이 나는지라 그 열매를 이용한 커피 발견의 선구자가 되었다..라는 내용입니다. 사실 그때로 돌아가보지 않으면 대부분의 역사적 사실은

증명할 길이 없죠. 그냥 그러려니.. 


아무튼.. 커피열매에서 과육을 분리하고 그 씨앗만을 볶아서 커피를 만드는건 꽤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커피의 전파 경로를 보면 아프리카에서 유럽을 거쳐 미국등의 신대륙으로 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커피의 전파경로를 따라가는 여행을

한 괴짜도 있는데요. 커피 견문록이라는 책을 읽어보시면 카페인에 미친 한 남자의 애정과 모험에 눈에서 땀이 날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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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커피에 미쳐서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개고생을 한다는 커피 견문록>


그럼 결국.. 커피는 커피 원두와 불과 물만 있으면 누구나 끓여 마실 수 있는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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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에 이런 열매가 열리면 따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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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벗기고 말려서 이렇게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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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인더로 갈아서... 아.. 이 그라인더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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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그라인더로 갈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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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멋지구리하게 내려 먹으면 되는겁니다. 쉽죠?? 그럴리가요..-_-;;


커피 열매가 열리는 동네도 아니고 커피 원두를 사야 하고 그라인더도 땅파면 나오는게 아닌데요. 더군다나 드립커피는 원두의

상태와 드립하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맛이 천방지축, 천양지차인 세계랍니다. 아무리 재료가 좋아도 요리사가 미각치면 요리가

개판인 거.. 다들 아시잖아요. 한잔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해야할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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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프렌치프레스가 등장하면 어떨까요??


원두를 갈아서 펄펄 끓는 물을 붓고 휘휘 저었다가.. 잠시후에 쭈욱하고 눌러주면 커피 완성. 이정도면 어렵지는 않겠지만

역시 원두 구입, 그라인딩등의 문제는 남습니다. 휴.. 역시 스타벅스나 커피빈이 진리인걸까요?? 하지만 너무 비쌉니다. 비싸요.

시계 살 돈도 없는데 피같은 돈이 모이기도전에 커피로 탕진하면 소는 누가 키우고 시계는 언제 산단 말입니까?? 


그래서 우리는 여친의 뽐뿌, 와이프의 묵시적 명령, 혹은 남들도 하나씩 다 있다는 이유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캡슐 머신을 사게 되는거죠.

이름하여 에스프레소를 집에서 뽑아준다는.. 그리고 청소도 간편하고.. 원숭이도 만들 수 있다는 궁극의 필살기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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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네스프레소 가문의 르 큐브군. 이 아이로 커피를 뽑는 건 정말 정말 쉬운 일입니다.

캡슐 넣고 단추 두번 누르면 아메리카노 한잔이 뚝딱 나오지요. 쓰고난 캡슐은 버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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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들도 참 얄딱구리하면서도 색상이 이뻐요. 여자들은 이런 사소한 것에 열광하기 때문에 네스프레소 판매량이 점점 더

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캡슐도 12가지.. 맛이 다양해서 취향대로 골라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제가 좋아하는 GQ의 강지영 에디터가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네스프레소로 커피 마시다가 예전에 마시던 테이스터스

초이스로 돌아가려고 한모금 마신 순간.."똥묻은 코끼리 발맛이 나더라.." 강지영씨의 다양한 경험에 찬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상상도 하기 힘든 맛이 인스턴트 커피의 맛으로 느껴질 정도로 네스프레소 커피는 향이나 맛이 괜찮습니다. 


단, 한캡슐로는 양이 차지 않고 두개를 내리자니 돈이 아깝다는 거. 그리고 좀 미지근한 느낌이라는 것 정도가 단점이겠습니다.

물론.. 캡슐값이 비싸서 강지영 에디터처럼 하루에 열개씩 까먹으면 위장병 치료비와 캡슐값 결제로 가계가 풍지박산 난다는

이중고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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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쓰는 네스프레소 따위는 쓰기 싫다는 사람들을 위해.. 요즘 슬슬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일리의 캡슐머신입니다.


이름도 멋지구리한 X7인데요. 디자인은 압승입니다만.. 더 비싸구요. 기능도 30만원 싼 네스프레소 머신이랑 별반 다를바가

없습니다. 간지가 중요한거죠. 네스프레소와 일리의 차이점이라면.. 캡슐에 들어가 있는 원두량이 일리가 더 많구요.

(네스프레소는 5그램, 일리는 7그램..) 그래서 맛이 더 진합니다. 


원두는 일리 원두를 쓰니까.. 기본적으로 일리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당연히 좋아하실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캡슐이 네종류밖에 안된다는 것은 단점에 가깝고.. 그 캡슐 값이 네스프레소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죠.


맛은 더 진하고 풍부하다고들 하는데.. 커피빈 아메리카노 맛이랑 비슷합니다. 제 입에는..



자 그럼.. 어떤 커피를 어떻게 즐겨야 가난한 지갑과 영혼에 도움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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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진리의 커피믹스가 있지 않나요?? 


물론 좋습니다. 가격도 싸고 만들기도 쉽고.. 하지만 이미 에스프레소까지 먹어본 입맛에 커피믹스는 가벼운 대체재

잠깐의 외도 상대지.. 진지한 연애상대는 아닙니다. (이나영을 끼워 준다면 평생 사귈수도..있겠습니다만.. )


원두가 훌륭하지 않으면 진가를 알기 힘든 드립커피도 마셔봤고(아라비카니 로부스타니 품종 공부부터 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캡슐커피도 이것 저것 기웃거리면서 먹어봤고. 스타벅스나 커피빈도 일수 도장 찍듯 드나들었던 분들은 비단 저혼자 만은

아닐 겁니다. 그런 분에게 요즘 추천해 드리고 싶은 건 이겁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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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건너온 비장의 무기 모카포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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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로는 고양이 똥에서 건져낸 커피라는 코피루왁을 쓰고 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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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고 저런 커피를 먹고 싶어하는 사람은.. 사실 좀 이해가 안가구요.(무엇보다 돈이 없구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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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에서 15,900원에 파는 원두가 제일 만만합니다. 스타벅스에서 로스팅해서 공급하는 제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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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을 갈아서 모카포트에 채웁니다. 불을 올립니다. 기다렸다가 취향에 따라 에스프레소 혹은.. 아메리카노로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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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모카포트에서 뽑은 에스프레소, 브리카라는 압력추가 달린 제품은 크레마가 더 곱습니다>


마시고 난 다음이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맛도 양도 훌륭하네요. 비알레띠의 브리카라는 모카포트로는 크레마도 제법 나옵니다.

약간의 나무, 다크 초콜렛, 계피향이 느껴지고 입안에 꽉차는 바디감도 좋네요. 요즘은 이 커피가 저희 집의 주력입니다.

귀찮다 싶을때, 바쁠때에는 네스프레소를 마시구요. 


네스프레소 얘기가 나왔으니 이런 것도 한번 소개해 드리죠. 네스프레소 노예들의 불만은 이런 겁니다.


1. 캡슐값이 비싸요.

2. 먹다 보면 맨날 마시는 커피만 마셔요. 병아리 오줌만큼 나오는 한정판은 사기도 전에 매진되요.


그래서 머리 좋은 어떤 사람들이 이런 것도 만들었지요. 이름하여 재활용 캡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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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를 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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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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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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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도 맛도 그럴듯 하네요. 다만.. 치우기가 귀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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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을 치우면서 인간의 실존을 고민하고 있는 모습, 돈 몇푼과 바꿔버린 우아함>


캡슐은 버리면 되는데.. 재활용 캡슐은 씻어서 고이 말렸다가

다시 쓰는 거니까요. 그래도 가계부에는 엄청 도움이 됩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 원두를 바꾸면 다양한 맛도 즐길 수가 있겠지요.

(재활용 캡슐은 시티즈 모델 이후에는 적용이 안됩니다. 미리 알아두세요. 나중에 저보고 뭐라하지 마시고..^^;;)


시계 사이트에 시계 이야기는 안쓰고 커피 이야기만 아침부터 잔뜩 쓰고 나가네요. 타포는 각분야의 고수가 많은 분야니까..

저의 허접한 글에 비웃음, 헛웃음을 날리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아침부터 웃음을 드렸다는 걸로 만족하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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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언제쯤 졸업할 수 있을 것이며 카페인 중독은 언제쯤 고칠 수 있을까요??? 


저의 장래 희망이 조그만 북카페 사장인만큼 그 꿈을 이루기전에는 못고치지 싶습니다. 그래도 카페인을 남용하면

부작용도 많은만큼 지금보다는 좀 줄여야 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꿈을 이루기전에 뒷목 잡고 쓰러지면 곤란하니까요. 


점심 맛있게들 드시고.. 맛있는 커피 한잔 하세요. 저는 아침에 벌써 두잔이나 마셨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