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암역을 중심으로 동네는 가운데로 흐르는 (지금은 말라 버린 개천)을 기준으로 석탄을 채굴하는 광산 과 건너편 산 위 마을로 나눠진다.
점심때가 되자 배고파서 조그마한 "기사식당" 이라고 써있는 테이블이 두개인 식당 들어갔다
우리 어머님 처럼 연세가 지긋하신 주인 아주머니가 말씀 해주셨다.
이제 철암동은 4차선 도로로 확장 되기에 빈 건물들이 많다고...
점심을 먹고 동네를 둘러 보기 시작했다.
거짓말이 아니라 1시간 넘도록 토요일 한낮 동네를 다니면서 할아버지 한분만 길거리에서 봤다.
그리고 개천 주변에 조성되어 있는 공원 한가운데 거대한 손을 보며 뭘 받치고 있는걸까 혼자 상상을 하며
석탄을 운반하는 기차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철암역사는 폐쇄가 되어 잠겨져 있었다.
이리저리 창문을 빼꼼히 바라 보다 역 울타리를 따라 걸었다.
우연히 철암역 관계자 아저씨를 만났다.
역 안에 화물기차를 찍고 싶다고 말하니 무심히 " 그러슈~ 담배는 피지말고 .화기주의 물건들이 많아서..."
라는 말씀을 듣고 열차와 광산의 모습이 보이는 정말 영화 세트장에서 볼만한 그곳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는 동안 모든 시간이 정지 되어있는것 같다.
아무도 없는 철길을 걸으면서 혼자서 물감을 뒤집어 쓴 가을 산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쉬어본다.
그렇게 철길을 따라 20분 쯤 걸었을까? 예전 광부들이 살았다고 느껴지는 조그마한 광산 동네 어귀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거의 폐허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철길 옆 낮은 언덕위에 자리 잡고 있는 동네가 보였다.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평상아래 펼쳐진 고단한 광부의 숨결까지 느낄수 있는 사물들 역시 괜스레 마음까지 울쩍하게 만들었다.
동네 어귀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정말로 탄광촌 입구가 보였다.
그리고 붉은 물감을 뒤집어쓴 산과 그 아래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모든게 흑백 사진처럼 보이기만 하는 석탄 산을 보며 낯설고 어색한 나의 탄광채굴 방문은 그렇게 끝났다.
그리면서 내려오던 길 영화 "트랜스포머" 에서 나올만한 엄청나게 큰 장비를 보며 강렬한 노란색의 이끌림에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한나절을 보낸 탄광촌 철암동을 산책하며 내려 오던 중 자그마한 성당안에 들어가 그들을 위해 잠시 묵상 했다.
그저 행복하게 해달라고..
무엇이던 간에....
[ 2009년 10.31일 태백에서 어느날....]
[ 한국에서의 마지막 혼자 여행 이었습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나 남편이 되고 , 이제는 아빠가 되었네요
시계 지식을 항상 얻는것 만 같아서. 여행기 올려봅니다. 할줄 아는게 이것 밖에 없어서요...^^ ]
그리고 10,31일 경포대에서 찍은 이 사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비가 오는 바다를 보고 있는 남자의 모습에 괜히 울컥해서 질질~눈물을 흘렸던...그날
아마도 멀리 떠난 다는 생각에 그랬는지...
몇년이 흘렀어도 이 사진만 보면 아련해 지네요...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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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9240
2013.02.0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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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2013.02.04 16:58
저 어렸을때의 사진 같네요.
흑백사진에 옛날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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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100
2013.02.04 17:24
왠지 그냥 울컥해 지는 기운이 감도는 군요~
정성스런 사진과 포스팅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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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봉리
2013.02.04 19:15
사진 너무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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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흥이
2013.02.04 20:01
비가오는 바다의 모습. 저도 괜시리 울컥하게 되네요.
아직 살아있네요. 좋은 글 좋은 사진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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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O
2013.02.04 20:09
사진 잘봤습니다.
중간중간 글도 보고싶은데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네요 ㅜㅜ 저만그런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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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2013.02.05 02:42
저도 안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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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 조
2013.02.04 20:53
예전 영화에서 한 장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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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odamo
2013.02.04 22:39
사진도 멋지고 글도 멋지네요...
저도 훌쩍 여행떠나고 싶네요! -
세븐메
2013.02.04 22:46
우리 아버지 세대때만 하더라도 탄광은 낯설지 않은 단어인데,, 세월에 서서히 묻혀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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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랑
2013.02.05 00:02
요즘 저 노이즈가 좋아서 필름카메라에 입문했는데요... 첫번째 사진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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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이
2013.02.05 00:49
사진에는 찍은 사람의정서가 드러나는 법인데....
감수성이 많이 풍부하신듯하내요~
혼자있기좋아하고 생각이 많고 예민한분인듯합니다~
느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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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man
2013.02.05 02:29
사진에서 예전느낌이 많이 나는게 참 좋습니다. 작가하셔도 될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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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ze
2013.02.05 08:28
누군가 그러더군요 사진을 잘 찍기 위해 필요한건 기술이 아니라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탄광촌과 공간차이님의 정서가 맞닿아 있는 느낌이네요, 좋은 사진 잘 봤습니다. -
람보르미니
2013.02.05 09:18
마인드가 느껴지는 사진들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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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차이
2013.02.05 10:11
출근하고 보니 좋은 댓글들이 너무 많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꾸벅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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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3.02.05 10:18
멋진 사진과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마지막 사진은 정말 울컥하게 만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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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리안
2013.02.05 12:45
아...추천드립니다..말로는 형용할수없는 벅참이 사진에 담겨있네요..좋은사진 감사드립니다. 공간차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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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2013.02.05 14:32
마지막 사진 너무 좋습니다. -
뚜루비용
2013.02.06 10:12
수년전 사진반 공부할때 도계리 탄광촌 사진출사가려다가 실패한 경험이 생각납니다.
이제 카메라 셔터도 녹슬고, 필름현상기기도 녹슬고,.......... 필름 가격이 2배이상 올라 ...필름가격에 헉헉거리고....
이글을 보며 잠시나나 사진에 미쳤던 옛 시절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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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la
2013.02.07 02:03
사진들이 예술입니다 ^^ 이런 사진 보면 정말 여행가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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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
2013.02.08 14:47
아름다운사진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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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런골드
2013.02.08 15:13
시각디자이너 카메라관련학과분들이 좋아할듯한 느낌의 사진들이군요 느낌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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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sc
2013.02.09 21:39
사진이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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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dom
2013.02.09 23:15
마지막 사진 느낌이 살아있네요. -
소고
2013.02.11 16:18
이렇게 멋진 글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모바일이라는 한 뼘 남짓한 공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다 갑니다.. -
브로슨리
2013.06.14 00:15
꼭 한번 가보고싶은 생각이 드네요!!
사진이 정말 멋있네요 잘 구경하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