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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내가 처음 사진책을 접한건 '조세희님의 침묵의 뿌리" 라는 책을 산 거 였을 것이다.]

그랬을꺼다.
   
" 사북 " 지역 과 "사진" 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머리속에 남아 있는건 1990년대 초반에 구입한 책이었다. 

가을접어 들면서 탄광촌을 가고 싶어 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탄광촌의 고즈넉함 과 그 속에서의 치열함을 스스로 느끼고 싶어 했을지도... 
 
그래서 떠났다..10월에 마지막날 그냥 떠났다. " 철암역" 이라는 단어를 네비게이션에 찍고서, 무작정 4시간을 달려 도착했다.
 
   
1940년대 생겨났다는 철암역은 60~80년대 최대의 석탄생산 도시였다고 한다. 
 
하지만 도착한 철암역에는 황폐화된 건물과 풍경이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흡사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1960년대 온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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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를 둘러 보기 시작했다. 항상 사진이라는건 그러한것 같다.
 
 
 이쁘고 화사한 건 "더 화사하고 이쁘게 " 어둡고 음침한 건 " 더 어둡고 더 음침하게 "
 
 사진을 찍는 나의 마음은 실제 그대로의 사진을 찍고 싶어하면서 
 
결국에는 자극적이고 내 눈 맛(?) 에  맞게  그렇게 찍어 버린다.
 
 
그래서 아마추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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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그마한 철암동을 둘러보던중 철암역 벽면에 여러가지 예술적인 낙서들이 있다. 
 
그 낙서 중 하나가 아래 사진이다. 동네가 동네인지라 다시금 읽고 또 읽어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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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암역을 중심으로 동네는 가운데로 흐르는 (지금은 말라 버린 개천)을 기준으로  석탄을 채굴하는 광산 과 건너편 산 위 마을로 나눠진다.

 

 

점심때가 되자 배고파서  조그마한 "기사식당" 이라고 써있는 테이블이 두개인 식당 들어갔다

 

우리 어머님 처럼 연세가 지긋하신 주인 아주머니가  말씀 해주셨다. 

 

이제 철암동은 4차선 도로로 확장 되기에 빈 건물들이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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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동네를 둘러 보기 시작했다. 

 

 

거짓말이 아니라 1시간 넘도록 토요일 한낮 동네를 다니면서 할아버지 한분만 길거리에서 봤다.

 

 

 그리고 개천 주변에 조성되어 있는 공원 한가운데  거대한 손을 보며 뭘 받치고 있는걸까 혼자 상상을 하며 

 

 

 

석탄을 운반하는 기차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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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암역사는 폐쇄가 되어 잠겨져 있었다. 

 

이리저리 창문을 빼꼼히 바라 보다 역 울타리를 따라 걸었다. 

 

우연히 철암역 관계자 아저씨를 만났다.

 

역 안에 화물기차를 찍고 싶다고 말하니 무심히 " 그러슈~ 담배는 피지말고 .화기주의 물건들이 많아서..." 

 

라는 말씀을 듣고 열차와 광산의 모습이 보이는 정말 영화 세트장에서 볼만한 그곳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는 동안 모든 시간이 정지 되어있는것 같다. 

 

아무도 없는 철길을 걸으면서 혼자서 물감을 뒤집어 쓴 가을 산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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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철길을 따라 20분 쯤 걸었을까? 예전 광부들이 살았다고 느껴지는 조그마한 광산 동네 어귀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거의 폐허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철길 옆 낮은 언덕위에 자리 잡고 있는 동네가 보였다.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평상아래 펼쳐진 고단한 광부의 숨결까지 느낄수 있는 사물들 역시 괜스레 마음까지 울쩍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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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귀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정말로 탄광촌 입구가 보였다. 

 

그리고 붉은 물감을 뒤집어쓴 산과 그 아래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모든게 흑백 사진처럼 보이기만 하는 석탄 산을 보며 낯설고 어색한 나의 탄광채굴 방문은 그렇게 끝났다.

 

그리면서 내려오던 길 영화 "트랜스포머" 에서 나올만한 엄청나게 큰 장비를 보며 강렬한 노란색의 이끌림에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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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나절을 보낸 탄광촌 철암동을 산책하며 내려 오던 중  자그마한 성당안에 들어가 그들을 위해 잠시 묵상 했다.

 

   그저 행복하게 해달라고..

 

 

무엇이던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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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0.31일 태백에서 어느날....]

               

[ 한국에서의 마지막 혼자 여행 이었습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나 남편이 되고 , 이제는 아빠가 되었네요

시계 지식을  항상 얻는것 만 같아서. 여행기 올려봅니다. 할줄 아는게 이것 밖에 없어서요...^^ ] 


 

그리고 10,31일 경포대에서 찍은 이 사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비가 오는 바다를 보고 있는 남자의 모습에 괜히 울컥해서 질질~눈물을 흘렸던...그날


아마도 멀리 떠난 다는 생각에 그랬는지...

몇년이 흘렀어도 이 사진만 보면 아련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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