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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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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포럼은 지난달 말 서울 상암동 문화 비축 기지에서 열린 대규모 갈라 디너 이벤트를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태그호이어(TAG Heuer)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인 조지 시즈(George Ciz)를 만나 단독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지난 5년여 간 태그호이어의 주요 마케팅 플랜을 기획하고 총괄한 브랜드의 중추적인 인물의 육성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태그호이어의 현주소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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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시즈 약력: 

슬로바키아 태생의 조지 시즈는 18살에 미국 플로리다로 이주해 노스 플로리다 대학교(University of North Florida) 테니스 팀에서 활동하며 마케팅 학사 학위 및 MBA를 취득했다. 졸업 후 그는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광고 커뮤니케이션 그룹 DDB에서 경력을 시작, 브랜드 포지셔닝과 마케팅 전략 개발 전반에 걸쳐 역량을 쌓았다. 이후 돌연 모나코로 이주한 그는 2004년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인 ATP 투어(ATP Tour)로 이직해 커리어의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그 후 무려 16년간 ATP 투어에서 일하며 마케팅 전무(Senior Vice President Marketing) 등 주요 관리 위원직을 맡으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ATP 투어에서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바탕으로 2020년 3월 LVMH 그룹 산하의 럭셔리 워치메이킹 메종 태그호이어에 합류함으로써 다시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그는 크리에이티브 및 콘텐츠, 미디어, PR, 스폰서십 및 앰버서더, 이벤트, 헤리티지 등 마케팅의 모든 핵심 요소에서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을 책임지고 있다. 그의 리더십 아래 태그호이어는 까레라와 아쿠아레이서의 새로운 론칭을 위한 캠페인, 포르쉐와의 글로벌 파트너십,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고슬링과의 파트너십, 닌텐도와의 콜라보레이션, 모나코 그랑프리 및 워치스앤원더스와 같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또한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집행 위원회의 일원으로서, 세일즈, 디자인, 제품, 오퍼레이션, 재무 책임자들은 물론 각 지역의 총괄 매니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한편 그는 개인적으로 테니스, 사이클링, 스키를 즐기는 스포츠 애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한국 방문은 몇 번째인가? 이번 방문에 담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이번이 지난 5년 사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처음 두 해는 코로나 때문에 오지 못했다. 당시에는 여러모로 복잡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항공편이 재개되자마자 나는 가장 먼저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 아시아가 막 다시 열리던 시기였고 공항에서 검사도 받았지만 꼭 오고 싶었다. 나는 이곳이 정말 좋고, 한국 문화를 정말 좋아한다. 20년도 더 된 일이지만 과거 뉴욕에서 일할 때 절친한 한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녀는 늘 자신의 나라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하곤 했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기술에 밝고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줬고, 결국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래서 한국에 오는 것이 내게는 아주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태그호이어 뿐만 아니라 LVMH 그룹 전체를 봤을 때도 한국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서울의 백화점을 조금만 둘러봐도 우리 브랜드가 얼마나 깊이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럭셔리 시장 중 하나다. 한국 고객들은 단지 합리적인 소비를 넘어 럭셔리를 감정적으로 이해한다. 제품에 담긴 창의성과 마법, 그리고 품질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이해한다. 그래서 이달부터 태그호이어는 모든 전통적인 시계에 대해 5년 국제 품질 보증 혜택을 도입했다. 이건 굉장히 큰 변화다. 우리는 한국에서 제품의 품질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다. 그래서 이번 방문이 더욱 반갑다. 어제는 팀과 함께 정말 훌륭한 전통 한식을 즐겼고, 너무 멋진 경험이었다. 나는 한국에 올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어 항상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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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갈라 디너가 기대된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대규모 이벤트인데, 어떤 배경에서 열리게 되었고, 한국 고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2025년은 태그호이어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해다. 사실 이 변화는 작년부터 시작되었지만, 올해는 태그호이어가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직진출해 운영하는 첫 번째 해다. 오랜 시간 동안 수입 에이전시인 명보와 훌륭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고, 지금도 계속 협업하고 있지만 우리는 한국 시장의 전략적인 중요성을 고려해 자체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금 우리 브랜드는 한국에 아주 강력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 총 44개의 판매 지점을 운영 중이며, 그 중 24개는 태그호이어 코리아가 직접 운영하는(fully owned) 부티크다. 물론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할 여러 리테일 파트너들과도 계속 협력 중이다. 그래서 이번 갈라 디너는 태그호이어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뽐내게 된 중요한 순간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는 한국의 핵심 오피니언 리더, 셀러브리티, 주요 미디어, 리테일 파트너들, 그리고 포르쉐와 같은 브랜드 파트너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싶었다. 이들이 태그호이어가 어떤 브랜드인지 직접 느끼길 바랐다. 우리는 에너지, 열정, 아방가르드 정신, 혁신에 대한 집념으로 잘 알려져 있고, 오늘 이 자리에서 그 모든 것이 느껴지길 바랐다. 이번 행사는 규모 면에서 화려할 뿐 아니라, 동시에 따뜻하고 친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마치 친구들과 함께 있는 듯한, 잘 챙김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수도 있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 이게 우리가 오늘 제공하고자 했던 것이다. 브랜드의 정신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그런 행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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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는 브랜드에 대해 얼마든지 말로 설명할 수 있고 인터뷰도 할 수 있지만, 사실 브랜드는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진짜로 체험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꼭 인상 깊은 기억이 되길 바랬다. 한국은 매우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고, 초대받는 행사도 많기 때문에 돋보이기 위해서는 남다른 경험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행사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를 바란다. 다음에 당신이 태그호이어에 대해 글을 쓸 때, 브랜드의 본질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결국 중요한 건 경험인 것이다. 오늘 우리가 바로 그런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 정말 멋진 밤이 될 것이다. 장소 선정부터(참고로 아주 특별한 공간이고, 곧 알게 될 것이다), 준비한 모든 디테일까지 태그호이어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우리는 이 장소에서 이런 이벤트를 개최한 최초의 브랜드 중 하나다. 그게 바로 태그호이어만의 특별함이다.

 

태그호이어는 아방가르드 브랜드다. 우리는 이전에 없던 걸 시도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 우리는 그걸 위해 존재한다. 작년과 똑같은 걸 반복하는 건 너무 쉽다. 하지만 그건 우리 스타일이 아니다. 우리는 새로운 것, 신선한 것, 창의적인 것을 하고 싶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밀어붙이고 도전하고자 한다. 그게 바로 아방가르드의 정신이다. 관습을 깨고, 나만의 길을 가고, 대담하게 행동하는 것. 우리는 매일매일 이 정신으로 움직인다. 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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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태그호이어 코리아가 공식 출범했고 많은 변화가 시작됐다. 한국 시장의 매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나는 한국 시장의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브랜드의 목적과 신념이 한국 소비자들이 지닌 가치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태그호이어는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육체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직업적으로든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모든 경쟁, 레이스, 경기, 비즈니스 협상, 인터뷰, 삶의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어떤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 무언가가 전환되는 순간, 방향이 바뀌는 순간. 우리는 바로 그 순간을 위해 존재한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그런 순간을 ‘카이로스(Kairos)’라고 불렀다. 혼돈의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 그리고 무언가가 일어나는 그 순간 말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그런 순간을 맞이할 때, 손목 위의 태그호이어 시계를 보며 이렇게 느끼기를 바란다. “나는 해낼 수 있다.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이 경계를 넘을 수 있다. 나는 아방가르드하다. 나는 승리를 위해 존재한다(Designed to Win).” 이것이 바로 태그호이어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그리고 나는 이런 철학이 한국 시장과 깊이 맞닿아 있다고 본다. 물론 나는 아직도 한국에 대해 배우는 중이고 일반화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한국 사람들은 정말 동기부여가 강하고, 열심히 일하며, 열정적이고, 창의적이고, 맡은 일에 깊이 헌신한다. 그리고 그들은 ‘승리에는 반드시 노력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 탄생한 기술과 혁신의 수준을 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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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라 디너 행사장을 찾은 태그호이어 프렌즈 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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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의 가능성은 단순히 규모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한국은 글로벌 톱5 안에 드는 럭셔리 마켓이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정신적인 연결이다. 태그호이어가 가진 가치와 한국 고객이 공감하는 가치 사이에 진정한 일치점이 있다는 것. 그게 진짜인 것이다. 또한 이건 우리가 태그호이어라는 브랜드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자 하는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진다. 과거에는 우리를 럭셔리 입문자를 위한 시계로 보는 시선도 있었고, 우리는 물론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첫 럭셔리 시계로 태그호이어를 선택한 것,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고객이 두 번째, 세 번째, 다섯 번째, 일곱 번째, 열한 번째 시계로도 태그호이어를 선택하게 만들고 싶다. 고객이 럭셔리의 여정을 걸어가는 동안, 태그호이어가 그 여정에 함께하길 바란다. 

 

나도 개인적으로 그 여정을 걸었다. 내 첫 태그호이어 시계는 아쿠아레이서였다. 두 번째도 아쿠아레이서였고, 세 번째는 당시 여자친구(지금의 아내)에게 선물한 아쿠아레이서였다. 그리고 나서 까레라, 그 다음에는 모나코로 넘어갔다. 나는 브랜드에 합류하기 전까지 태그호이어 시계를 네 개나 샀다. 나는 정말 오래된 고객이자, 진정한 팬이자, 태그호이어의 앰버서더다. 그리고 이 브랜드를 정말로 사랑한다. 이렇듯 우리가 지금 하려는 일은 태그호이어가 고객의 인생과 함께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 가능성은 한국에서 특히 크다. 우리는 한국 고객들의 삶의 여정에 함께하고 싶다. 그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언제나 그 옆에서 함께하고 싶다. 지금 한국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성장과 진보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을 것이다. 분명히 많은 시도와 실패, 재도전이 있었고, 결국 그것들을 이겨낸 결과일 것이다. 바로 그 정신이 태그호이어가 말하는 바다. 그래서 나는 확신한다. 우리는 반드시 한국에서 성공해야 하고, 반드시 성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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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라이언 고슬링과 함께 한 캠페인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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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태그호이어의 CMO로서 지난 5년간 포르쉐와의 글로벌 파트너십, 닌텐도와의 협업 등 굵직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2개, 아니 어쩌면 3개의 정말 특별한 순간이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첫 번째는 단연코 라이언 고슬링과의 파트너십이다. 우리가 함께 만든 ‘까레라를 위한 추격(The Chase for Carrera)’ 캠페인은 (좋은 의미로) 정말 미쳤다. 너무 야심 찬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호주로 촬영을 떠나기 이틀 전, 우리 팀이 내 사무실로 찾아와서 캠페인을 취소하자고까지 했다. 너무 무모하고 위험하다는 거였다. 준비도 덜 되어 있었고,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우리는 이걸 하러 가는 거예요. 무조건 갑니다.” 그리고 정말 떠났고, 해냈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상징적인 제품의 60주년을 기념하면서 코미디 영화로 접근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했다. 대담했고, 예상 밖이었으며, 그게 바로 태그호이어다운 방식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캠페인은 여러 상을 휩쓸었고, 나에게도 정말 특별한 프로젝트로 남아 있다.


두 번째는 포르쉐와의 파트너십이다. 2021년에 해당 파트너십을 론칭했을 때 그것은 브랜드에 있어 하나의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이 협업은 지금까지도 매우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태그호이어 브랜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특별한 점은 진정성에 있다. 태그호이어와 포르쉐는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단순히 제품 라인업에 ‘까레라’라는 공통의 이름이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두 브랜드는 사고방식, 정신, 엔지니어링에 대한 접근법에서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이 공통점들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독일의 포르쉐 팀과 함께 작업하는 과정도 큰 즐거움이었다. 우리는 포르쉐와 함께 수많은 인상적인 순간들을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서울에서 열렸던 행사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포르쉐와 함께 최초로 개발한 커넥티드 워치를 공개했고 해당 프로젝트는 매우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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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서울에서 열린 포르쉐 파트너십 관련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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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물론 포뮬러 1이다. 올해 우리는 포뮬러 1의 공식 타임키퍼로 다시 복귀했다. 그 시작을 알리는 캠페인 '우리가 돌아왔다(We are back)'는 정말이지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캠페인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모터스포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메시지는 동시에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시각적 은유였다. 'We are back'이 단순하고 대담하며 직설적인 문장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캠페인은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었고 하나의 연료처럼 작용했다.

 

마케팅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는 소셜미디어에서의 참여도, 특히 인스타그램에서의 반응이다. 2022년 기준 태그호이어는 시계 브랜드 중 인게이지먼트 순위 7위였다. 하지만 2023년에는 'The Chase for Carrera' 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3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그 해는 올림픽이 있었던 해였는데 우리는 오메가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물론 롤렉스는 여전히 1위였다. 하지만 올해 포뮬러 1 캠페인과 전반적인 브랜드 강화 덕분에 우리는 드디어 1위에 올랐다. 현재 태그호이어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높은 인게이지먼트를 기록하는 시계 브랜드다. 이건 단지 팔로워 수 때문만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 팔로워 수는 경쟁사들보다 적다. 그런데도 반응률(좋아요, 댓글, 리액션 등) 같은 실제 참여도에서 우리는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왜일까? 그건 우리가 만들어내는 컨텐츠의 퀄리티, 그리고 브랜드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 때문일 것이다. 'Designed to Win', 포뮬러 1, 신제품, 핵심 컬렉션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우리는 브랜드가 표방하는 스토리텔링을 사람들의 가슴에 닿게 전달할 줄 안다. 그래서 나는 태그호이어의 한국에서의 미래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진짜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다. 만들어낸 것도, 과장된 것도 없다. 지금 우리는 정말 좋은 위치에 와 있다.

 

[보도자료] 태그호이어 레이싱 팝업스토어_대표이미지_세로형.jpg

-  2025년 새롭게 선보인 'We are back' 캠페인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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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태그호이어 글로벌 앰버서더인 라이언 고슬링과 함께한 까레라 60주년 캠페인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케팅 도구로서 '영화'라는 포맷을 활용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오늘날 같은 디지털 환경에서 5분짜리 영상을 활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의 집중력이 점점 짧아지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15초, 심지어 10초 안에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쓴다. 하지만 때로 ‘아방가르드하다’는 건 모두가 가는 길의 정반대로 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게 바로 태그호이어의 특별함이다. 우리 브랜드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용기와 역량을 가진 브랜드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하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그것을 해낼 수 있는 힘이 있다. 일례로 작년에는 패션 브랜드 키스(Kith)와 협업하면서 아예 로고를 바꿨다. 'TAG' 대신 'Kith'라는 글자를 집어넣은 것이다. 그걸 본 사람들 중에는 “이건 브랜드에 대한 신성 모독이야. 어떻게 브랜드 마크를 바꿀 수 있어?”라며 깜짝 놀란 반응도 많았다. 수많은 인터뷰에서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나요?”라는 질문을 받기까지 했다. 그때 내가 늘 했던 대답은 단순했다. “우리는 할 수 있으니까요.” 많은 브랜드가 그걸 할 수 없다. 그런 깊이와 강함을 가진 브랜드는 드물다. 하지만 태그호이어는 그럴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있고, 사람들도 그 이유를 이해한다. 결과적으로 그 캠페인은 엄청나게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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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큰 화제를 모은 키스와의 콜라보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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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Chase for Carrera' 캠페인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대담하고,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고, 그게 바로 디스럽션(Disruption)의 진짜 의미다. 사람들은 늘 “우리는 좀 더 분열적(Disruptive)이어야 해요”라고 말하지만, 내가 항상 되묻는 건 이거다. “진짜 그걸 감당할 수 있어요?” 진정한 디스럽션은 불편한 감정을 동반한다. 익숙하지 않고, 때로는 이상하게 느껴져야 한다. 너무 안전하다면 그건 디스럽션이 아니다. 예를 들어 향이 들어간 물을 마신다고 생각해보자. 그냥 물맛만 나면 특별할 게 없다. 하지만 생강과 바닐라 향이 동시에 느껴진다면, 그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다. 그게 내가 좋아하는 감각이다. 나는 지금껏 아무도 해보지 않은 프로젝트를 할 때 큰 즐거움을 느낀다. 한 걸음을 내디뎠을 때, 그 땅이 단단한지 아니면 그저 블랙홀인지도 모를 때, 그게 바로 내게 진짜 재미다.


오늘밤과 같은 대규모 이벤트도 마찬가지다. 비가 올지 안 올지, 미디어 공간을 실내로 옮길지 말지, 이러한 모든 결정은 항상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바로 그게 흥미로운 부분이다. 조명이 잘 작동할까? 관객이 이 공연을 좋아할까? 오늘 내리는 결정들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 수많은 작은 결정들이 쌓여 캠페인을 완성한다. 5분짜리 영화를 만들면서도 우리는 스스로에게 계속 묻는다. “사람들이 이걸 이해할까? 글로벌하게 통할까? 아니면 우리만의 만족일까?” 이러한 질문들과 마주하며 우리는 모험을 감수한다. 위험이 클수록 보상도 크다고 하지 않나. 우리 브랜드는 위험을 감수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물론 신중하게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겠지만, 분명 위험은 감수한다. 그게 태그호이어만의 특별함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캠페인은 정말 멋지게 완성됐다. 하지만 절대 보장된 성공이 아니었다. 일단 우리는 라이언 고슬링과 함께 할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는 단 하루만 함께했고, 전체 촬영은 4일이나 걸렸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부재 중에 다양한 앵글과 연출로 장면들을 촬영해야 했다. 하지만 그게 바로 영화 제작의 아름다움이다. 단 하루 동안 스타와 함께 촬영했더라도, 제대로 된 연출과 구성을 통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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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워치스앤원더스 태그호이어 부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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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타임키퍼로서 포뮬러 1(Formula 1®)에 복귀한 것은 브랜드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다. ‘승리를 위해 설계됨(Designed to Win)’이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포뮬러 1과 관련한 다이내믹한 캠페인은 매우 인상 깊었고, 올해 초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스앤원더스의 부스 컨셉 역시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관련해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함에 있어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가? 

 

쉬운 부분도 있었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쉬운 점은 우리가 가고자 했던 방향이 명확했다는 거다.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는 정신력, 내면의 힘’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이전 캠페인들, 예를 들면 ‘Don’t Crack Under Pressure’나 ‘Success. It’s a Mind Game’ 같은 슬로건도 다 이 정신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그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캠페인을 구축하고자 했다. 어려웠던 점은 바로 기존의 상징적인 캠페인들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까였다. 사람들은 여전히 ‘Don’t Crack Under Pressure’를 이야기하고, 그 캠페인의 이미지와 메시지를 기억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브랜드를 발전시키면서도, 동시에 태그호이어 특유의 도전정신과 과감함을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해야 했다. 우리는 새로운 캠페인을 진정성 있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인위적인 촬영 대신 실제 경기에서 나온 이미지와 영상만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콘텐츠를 과거의 캠페인들과 연결 짓기 위해 흑백 톤을 선택했다. 이전 캠페인들 대부분이 흑백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Designed to Win'이라는 슬로건 자체도 아일톤 세나(Ayrton Senna)의 어록에서 따온 것이다. 그가 예전에 했던 말이 있다. “나는 3등이나 2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승리를 위해 존재한다.” 이 말이 바로 캠페인의 출발점이 되었다. 고로 이 캠페인엔 진정성과 역사성, 예술성이 모두 담겨 있다. 게다가 지금 세상은 온통 컬러풀하고 복잡한 이미지로 가득한 시대다. 우리는 그 속에서 오히려 단순하고 강렬하게 눈에 띄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래서 흑백의 순수한 미학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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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톤 세나가 등장한 포뮬러 1 관련 캠페인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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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영상 컨텐츠의 저작권 문제였다. 이미지보다 영상은 훨씬 더 복잡하다. 경기 중의 한 장면을 쓰려면, 선수 본인뿐 아니라 그 경기의 주최 측과도 협의해야 한다. 이런 복잡한 작업이 꽤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번 캠페인은 앞으로 몇 년간 이어질 수 있는 브랜드의 플랫폼이 될 것이며, 매년 새롭고 신선한 방식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 슬로건이 갖는 이중적 의미다. 'Designed to Win'은 고객 개인에게는 ‘당신은 승리를 위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선사하고, 제품 자체에도 ‘이 시계는 승리를 위해 설계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 감성적인, 제품적인 양면에서 의미가 통하는 캠페인은 흔치 않다. 무엇보다 전 세계 어디서든 쉽게 이해되는 간결한 언어다. '디자인'은 거의 모든 언어에서 그대로 통용되고, '승리'라는 개념도 전 인류가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신한다. 이번 캠페인 역시 한국 시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당신은 ATP 투어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이 태그호이어가 추진하는 각종 스포츠 파트너십에 분명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시아에서는 스포츠가 종종 젊음이나 캐주얼한 이미지로 소비되며 럭셔리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 시장에서 스포츠의 정신과 럭셔리를 연결하는 전략은 무엇인가?


그렇다. 내 배경은 스포츠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동시에 창의성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 ATP 이전에는 광고 대행사 DDB에서 일했고, 그곳에서 나는 진정한 크리에이티브의 근본을 배웠다. 하지만 나는 본질적으로 스포츠맨이다. 평생 스포츠를 하며 살아왔고, 결국 그 세계에서 살고 일하고 싶다는 결정을 내렸다. ATP 투어에서 일한 건 내게 있어 꿈의 실현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16년간 일했는데, 거의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의 커리어 대부분을 함께했다. 그들과 함께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스포츠와 비즈니스 사이에 깊은 유사성이 있다고 믿는다. 어떤 성공도 준비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승리는 열정과 헌신,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 세상을 바꾸는 일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전조차 하지 않는다. 소수만이 그 고통과 어려움을 감내할 의지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통 속에서조차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거기서 진짜 성공이 나온다. 나는 스포츠에서 그런 마인드셋을 배웠고, 비즈니스에도 적용해왔다. 럭셔리 업계도 마찬가지다. 경쟁이 극심하다. 누구나 아름답고 비싼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데는 수년간의 헌신이 필요하다. 무브먼트를 개발하고, 디테일 하나하나를 완성하며, 수없이 실패하고 다시 도전해야 한다. 그 모든 과정에는 회복탄력성과 끈질긴 의지가 필요하다. 이런 ‘스포츠 마인드셋’은 실로 강력하다. 내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나는 여섯 살 때 테니스를 시작했다. 친구들보다 1년 늦게 시작한 셈이었다. 그래서 첫 4년 동안은 거의 모든 경기를 졌다. 하지만 그때 나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내일 이기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다음 주의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4년 후, 5년 후를 내다보며 경기에 임했다. 그 정신이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


아시아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 스포츠는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차원에서 보면, 아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야말로 진정한 럭셔리’라는 걸 이해하고 있다. 테니스를 예로 들면, 아시아에는 지금 수많은 투어 대회가 있다. 상하이, 베이징, 홍콩, 싱가포르, 도쿄, 멜버른까지. 포뮬러 1도 마찬가지다. 상하이, 싱가포르, 스즈카(일본) 등에서 열리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스포츠 연맹들도 이러한 흐름을 감지하고 있고, 스포츠는 지금 아시아에서 확실히 움직이고 있다. 동시에 럭셔리 브랜드들은 고객과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단순한 TV, 잡지 광고만으로는 연결되기 어렵다. 스포츠는 이럴 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왜냐하면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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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 팀의 막스 베르스타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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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4년 전 아부다비 그랑프리의 마지막 랩에서 우리의 파트너인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 팀의 막스 베르스타펜(Max Verstappen)이 루이스 해밀턴을 추월해 우승했을 때처럼 스포츠는 아무도 결말을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포츠를 본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런 순간들이 브랜드를 경험하게 할 수 있는 기회다. 포뮬러 1 같은 경기를 보러 가면 단순히 두 시간짜리 이벤트가 아니라 하루 종일의 경험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고객과 연결되고, 브랜드를 체험하게 할 수 있다. 사실 초반엔 내 백그라운드가 태그호이어와 어울릴지 확신이 없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태그호이어는 시계 브랜드 중에서 가장 스포티한 브랜드다. 우리의 타임피스를 보면 알 수 있다. 스포츠는 태그호이어의 모든 것 속에 흐르고 있다. 때문에 이 브랜드에 내가 가진 마인드셋을 더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모터스포츠, 테니스, 골프, 육상, 수영 등 다양한 분야의 선수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 그 모두가 공유하는 정신은 하나다. 바로 'Designed to Win', 승리를 위해 설계된 마인드셋이다.

 

리전별 마케팅 플랜이 다르겠지만, 한국 시장만의 특수성이 분명히 있다. 한국은 팝업 스토어와 같은 인터렉티브한 체험 중심의 이벤트를 선호하고, 고도로 발달한 이커머스(E-Commerce) 플랫폼 덕분에 디지털 구매 경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태그호이어가 더 확고히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맞는 말이다. 한국은 정말로 체험 중심의 시장이다. 그건 분명히 우리가 존재감을 가져야 할 영역이기도 하고 실제로 지금까지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는 올해 초에도 아주 멋진 팝업 스토어(**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태그호이어 레이싱 팝업 스토어)를 열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종류의 팝업을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는 마케팅이란 게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지렛대만 가지고 작동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경제를 단순히 금리를 올려서 해결할 수 없고,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듯이,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팝업 하나만으로 브랜드를 구축할 수는 없다. 대단한 앰버서더 한 명을 데려왔다고 해도 그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포뮬러 1 같은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중요한 건 통합이다. 브랜드가 표현되는 모든 접점에서의 일관성과 창의성,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작동해야만 한다. 어떤 방식으로 유료 미디어를 쓰는가, 어떤 스토리텔링을 하는가, 디지털과 소셜에서 어떻게 기술을 활용하는가, 부티크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험이 어떤지, 그 모든 터치포인트에서 경험이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 왜냐하면, 결국 럭셔리는 욕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욕망은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형성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이러한 요소들의 최적 조합을 찾고, 거기에 맞게 계속해서 밀어붙인다. 물론 이건 쉬운 일이 아니다. 리소스도 한정돼 있고, 예산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본질은 하모니에 있다. 모든 요소가 하나의 심포니처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바이올린이 따로 놀고, 피아노가 엇나가고, 기타가 다른 박자를 치면, 음악이 망가진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모든 요소들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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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봄에 열린 태그호이어 레이싱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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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우리는 한국에 아주 강력한 팀을 갖고 있다. 이 팀은 브랜드의 글로벌 DNA를 유지하면서도 현지 사정에 맞는 로컬 터치를 가미할 줄 안다. 바로 그게 우리가 추구하는 바다. '글로벌하게 사고하고, 로컬하게 실행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 브랜드의 철학이다. 물론 팝업은 중요하다. 하지만 팝업만으로 브랜드를 구축할 수는 없다. 우리는 그 이상의 것을 해야만 한다. 대담해야 하고, 임팩트를 만들어야 하고, 소음을 뚫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서울 시내를 운전해보면 알 거다. 수많은 디지털 스크린들이 있다. 엄청나게 많은 브랜드들이 시선을 끌기 위해 싸우고 있다. 매거진에서도 마찬가지고,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스크롤을 내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그 스크롤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어? 이거 멋진데?'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을까? '링크 눌러봐야겠다'는 실질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려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만 할까? 바로 그게 우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과제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히 그걸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태그호이어의 CMO로서 한국 시장에서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되는 건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진짜로 이해하는 것이다. 인지도는 이미 충분하다. 문제는 인지가 아니라 이해다. 태그호이어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철학과 신념을 갖고 있는지를 사람들이 알게 하는 것. 그걸 알게 되면, 나는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야기가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달돼야만 한다. 그렇게 사람들이 브랜드를 느끼고 공감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선택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임팩트’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든, 먼저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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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밤처럼 강렬한 이벤트가 중요한 거다. 나는 이 행사가 앞으로 며칠 동안 많은 매체에서 다뤄질 거라고 확신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다. 이야기는 계속되야만 한다. 부티크에서도, 미디어에서도, 그리고 여러분 같은 기자분들을 통해서도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론의 도움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3자를 통해 전달되는 이야기가 훨씬 더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길거리에서 아무리 “태그호이어 멋지다!” 외쳐도 그건 광고처럼 들릴 뿐이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전달한다면, 그건 훨씬 더 신뢰를 갖게 된다. 그게 바로 미디어의 힘이다. 기술도 굉장히 중요해진다. 우리는 지금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나는 AI의 등장이 인터넷보다 훨씬 더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AI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 중이고 이 분야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현지화’다. 한국에서 브랜드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현지 인물들, 오피니언 리더들이 아주 중요하다. 이런 인물들과 함께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하고,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험이 중요하다. 동시에 미디어 투자도 무척 중요하다. 한국은 굉장히 전략적인 시장이고 그래서 미디어 단가도 높다. 하지만 우리는 그만큼 투자할 의지가 있고, 한국 팀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충분한 리소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전략적 우선순위에 속해 있다. 결국 하나의 전략만으로는 곤란하다. 모든 전선에서 이겨야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마진 게인(Marginal gains)의 철학’을 따르는 편이다. 여러 요소를 조금씩 개선하면 그 모든 ‘작은 개선들’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걸 오랜 시간 꾸준히 지속하면 ‘큰 차이’는 ‘엄청난 성과’로 이어진다. 그런 점에서 오늘밤의 갈라 디너 이벤트는 일종의 점화 버튼이다. 우리가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그 불씨를 당기는 순간이다. 이건 ‘Designed to Win’ 캠페인과도 완벽하게 연결된다. 우리가 한국에 운영 중인 44개 모든 판매처가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고, 140명에 가까운 한국 팀 구성원들이 매일매일 열정과 헌신으로 브랜드를 밀어올리고 있다. 그리고 훌륭한 유통 파트너들도 오늘밤 함께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LVMH 그룹의 일원으로서 그룹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 정말 좋은 타이밍이고, 우리는 정말이지 제대로 준비돼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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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셀러브리티 마케팅의 파급력이 여전히 크다. 위하준 이후 새로운 한국 앰배서더를 선정함에 있어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렇다. 한국에서는 셀러브리티 마케팅이 굉장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지금도 아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어쩌면 단 하나다. 브랜드와 진정으로 어울리는 인물인가? 그 사람이 태그호이어를 대표하게 됐을 때 사람들이 ‘아, 저 사람 정말 브랜드를 사랑하는구나’ ‘저 사람, 태그호이어에 진심이네’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그 인물은 태그호이어가 추구하는 ‘Designed to Win’ 정신을 체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건 절대적인 기준이다. 물론 태그호이어는 글로벌 브랜드고, 임팩트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 있고, 브랜드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할 수 있는 사람. 우리는 그런 인물을 찾고 있다. 지금은 ‘워킹 프로그레스’ 상태라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만,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정말 기대해도 좋다. 우리는 이미 한국에 좋은 브랜드 프렌즈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모나코 그랑프리 때 함께한 이정재를 들 수 있는데 그의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브랜드로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진행 중인 여정의 일부다. 그리고 앞으로 정말 흥미로운 소식들이 있을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