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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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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포럼은 지난 달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Watches and Wonders 2026) 개최 기간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의 워치메이킹 및 아트 메카닉 개발 디렉터(Director Development Watcmaking & Art Mechanics)인 윌리엄 파우라(William Faura)를 만나 단독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메이킹 컨셉 구상부터 완성에 이르는 개발 과정을 총괄하는 그의 육성을 통해 주얼리 뿐만 아니라 시계 제작에도 누구 보다 진심인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메이킹 현주소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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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파우라 약력:

프랑스 국립 메카닉 및 마이크로테크놀로지 공과대학(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 Mécanique et des Microtechniques, ENSMM)에서 공학 학위를 받은 윌리엄 파우라는 1999년 졸업 후 정밀 기계 부문 생산 관리자로서 커리어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7년 리치몬트 그룹에 합류한 그는 제네바 플랑레와트에 위치한 피아제 매뉴팩처에서 공정 및 산업화 매니저(Methods and Industrialization Manager)로서 활약하고, 이후 2016년까지 시계와 무브먼트 개발 관련 기술 및 산업화를 총괄하는 직책을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시계 업계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이후 2016년 10월 마침내 반클리프 아펠에 합류한 그는 시계 개발 그룹 수석 및 디렉터를 거쳐 2024년 1월부로 워치메이킹 및 아트 메카닉 개발 디렉터로 승진해 현재까지 메종의 다양한 시계 개발 과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워치스앤원더스에서 반클리프 아펠의 테마는 '천상의 시(Poetry of the Heavens)'라고 들었다. 하이라이트 신제품인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 워치(Midnight Jour Nuit Phase de Lune watch)는 이번 테마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시계처럼 보인다. 이 모델에서 2가지 컴플리케이션을 결합하기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반클리프 아펠에서 새로운 컴플리케이션을 구상하는 방식은 언제나 같다. 자연, 러브스토리, 행운, 그리고 포에틱 아스트로노미(Poetic Astronomy)와 같은 메종의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세기 메종은 이미 문페이즈 워치를 선보인 바 있으며, 근래에는 어벤츄린 소재를 활용한 레이디 아펠 데이 앤 나잇 워치(Lady Arpels Jour Nuit Watch)도 소개했다. 오랫동안 반클리프 아펠만의 방식으로 달을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해왔고, 그 결과 2년 전 블루 어벤츄린을 활용한 레이디 데이 앤 나잇 워치(Lady Jour Nuit Watch)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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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 워치의 어벤츄린 글라스 낮/밤 디스크 

 

이번에 선보이는 블랙 어벤츄린 컬러는 메종의 이노베이션 팀과 이탈리아 무라노(Murano)의 파트너가 함께 개발한 것으로 1,200°C까지 가열하는 글라스 제작 과정에서 구리 입자를 더해 은은한 빛을 구현했다. 우리에게 있어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는 것을 위해 존재한다. 다시 말해 기술은 메종의 스토리텔링과 미학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기계적인 구조는 드러나지 않지만, 착용자의 손목을 통해 감동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메종의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결합하여 기술적인 설계를 고민하고 서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워치의 다이얼을 살펴보면, 24시간 회전하는 낮/밤 디스크가 적용되어 있으며 낮/밤 풍경과 달의 움직임을 함께 보여준다. 게다가 낮 시간에도 온-디맨드 애니메이션 버튼을 누르면 별들이 수 놓인 장식 속 드러나는 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달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이자 매우 서정적인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앞면에서는 지구에서 태양과 달을 바라보는 느낌을, 뒷면에서는 달에 앉아 지구를 바라보는 듯한 감각을 전달하고자 했다. 오실레이팅 웨이트(로터) 위로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이어간 것이다. 자세히 보면 달의 표면까지 매우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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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밤 디스크와 문페이즈 디스크를 제어하는 디퍼런셜 기어 세트

 

이 모든 구조를 소형화하고 두 개의 디스크를 결합하는 과정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특히 에너지 효율 관리가 핵심 과제였다. 푸시 버튼을 여러 번 눌러도 약 10초 이내 정확한 시간 위치로 복귀해야 했기 때문에 디퍼런셜 기어(Differential gear, 차동 기어) 시스템을 활용해 시간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동시에 버튼을 눌렀을 때는 달의 움직임이 멈춰 있어야 했기 때문에 또 다른 디퍼런셜을 추가해 두 메커니즘의 움직임을 제어했다.


물론 반클리프 아펠에서 디퍼런셜 기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보유하고 있는 여러 특허 중 하나다. 레이디 아펠 롱 드 데 빠삐옹 워치(Lady Arpels Ronde des Papillons Watch)에도 적용된 기술이지만, 이번에는 두 개의 디퍼런셜을 결합해 두 개의 디스크를 동시에 제어하는 새로운 구조를 구현한 것이다. 또 다른 도전은 디스크의 무게 관리였다. 어벤츄린, 골드, 마더오브펄(자개) 등 소재의 성질상 다소 무거운 소재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를 견딜 수 있는 특수 알루미늄 플레이트를 적용했다. 티타늄보다 가벼운 소재이고 비대칭 구조로 인한 무게 균형을 맞추기 위해 플레이트 내부에 의도적으로 홀을 배치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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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회전 디스크와 함께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결합하고 온-디맨드 애니메이션까지 더한 시계는 처음 접하는 것 같다. 메종의 시그니처 컴플리케이션을 의식적으로 결합한 것을 알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힘든 과제는 무엇이었는가?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단계는 개발 초기부터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와 함께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우리 메종은 언제나 스토리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우리는 그것이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한지부터 확인한다. 예를 들어 작품에 따라 특수 메커니즘을 개발하고, 강력한 아이디어가 나오면 기술을 그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다. 스토리를 표현하기 위해 기술을 조정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변함 없는 도전 과제이며, '보이지 않는 것(기술)은 보이는 것(아름다움)을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이는 또한 워치메이커, 엔지니어, 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의 모든 팀과 진행한 협업의 결과물이다. 각각의 노하우들이 하나의 작품을 위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우리의 목적은 타임피스를 통해 고객에게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다. 마치 오페라 무대 뒤에서 작품의 탁월함을 위해 힘쓰는 것처럼 우리의 노력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VCARPESA00 - Midnight Jour Nuit Phase de Lune 22H10 - Close Up © Van Cleef & Arpels - Clément Rousset.jpg

- 미드나잇 데이 앤 나잇 페이즈 드 룬 워치
관련 보다 자세한 사항은 타임포럼 기사 참조 >>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2개의 회전 디스크를 통합하는데 있어서도 인체공학적인 설계가 돋보인다. 이전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타임피스들처럼 발플러리에(ValFleurier) 베이스의 셀프와인딩 무브먼트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하우스 모듈을 결합한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까? 컴팩트한 사이즈로 선보일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하다.

 

현재 모든 컴플리케이션은 인하우스 개발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체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와 함께 자유롭게 새로운 제안을 구현할 수 있다. 우선 좋은 스토리를 찾고, 그 다음 단계에서 이를 얼마나 소형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에나멜링 작업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강력한 노하우를 갖춘 워크샵을 통해 창의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또한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무브먼트와 다양한 애니메이션 모듈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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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 워치 다이얼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 워치(Midnight Heure d’ici & Heure d’ailleurs Watch)가 2018년 이후로 모처럼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최초로 38mm 사이즈로 출시되었는데, 다운사이징을 결정한 이유와 에나멜 다이얼을 적용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의 결정이었다.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메이킹에는 레이디 아펠과 미드나잇이라는 두 가지 상징적인 케이스 라인이 있다. 2018년 모델은 42mm 사이즈의 미드나잇 케이스를 적용했으며, 당시 미드나잇 퐁 데 자모르 워치(Midnight Pont des Amoureux Watch)도 함께 선보였다. 이번에는 미드나잇 컬렉션을 38mm 사이즈로 새롭게 재해석하고자 했다. 이 사이즈는 다이얼의 개방감을 높여 메종의 예술적 표현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착용할 수 있는 균형감 있는 비율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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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 워치를 위해 특수 배합·염색된 에나멜 파우더 

 

무브먼트 역시 완전히 새롭게 인하우스에서 개발되었으며 65시간 파워리저브를 자랑한다. 다이얼 작업 역시 쉽지 않았다. 에나멜 컬러는 자체 워크샵에서 직접 개발했으며, 메종의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보여주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었다. 첫 번째는 메종의 시그니처를 연상시키는 피케(Piqué) 모티프로, 유리 공예 기술을 다이얼 형태에 적용했다. 또한 기요셰 장식도 함께 사용되었다. 브라운 컬러 에나멜 다이얼은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색조를 띄는데, 에나멜 아래 폴리싱된 골드 플레이트 덕분에 깊이 있고 투명한 컬러감을 보여준다. 

 

듀얼 타임을 표시하는 매우 실용적인 워치이기도 한데, 첫 번째 크라운 포지션에서 시간 조정, 두 번째 포지션에서 분 조정이 가능하며, 더블 점핑 아워 및 레트로그레이즈 미닛 메커니즘이 적용되었다. 스토리는 시계 뒷면과 1970년대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스트랩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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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 워치 무브먼트 조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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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나잇 에르 디씨 앤 에르 다이에 워치 케이스백 조립 모습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으로 무브먼트를 노출한 이전 42mm 버전과 달리 이번 38mm 신제품은 왜 골드 케이스백을 선택했는가? 단지 심미적인 이유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앞서 밝혔듯이 메종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와 개발팀은 이번 38mm 케이스에 맞춰 무브먼트를 새롭게 조정했다. 더 작고 실용적인 케이스와 더 정교한 비율을 원했기 때문이다. 폴리싱과 새틴 마감 등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메이킹의 노하우를 보여주기 위해 수많은 디테일이 새롭게 설계되었고, 케이스에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무브먼트 모듈 역시 새롭게 개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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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디 렁콩트르 셀레스트 & 레이디 르트루바이 셀레스트 워치 다이얼 제작 모습 

 

올해 새롭게 선보인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Extraordinary Dials) 노벨티인 레이디 렁콩트르 셀레스트 워치(Lady Rencontre Céleste Watch)와 레이디 르트루바이 셀레스트 워치(Lady Retrouvailles Célestes Watch)에 관해 개발자로서의 의견을 듣고 싶다. 

 

반클리프 아펠의 예술적 기교와 노하우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직경 약 33mm 정도에 불과한 다이얼에 레이디 렁콩트르 셀레스트 워치는 10개의 에나멜링 레이어를, 레이디 르트루바이 셀레스트 워치는 13개의 에나멜링 레이어를 적용했다. 약 2.5mm 두께의 다이얼 안에 플리크-아-주르 에나멜(Plique-à-jour), 샹르베 에나멜(Champlevé enamel), 그리고 에나멜 위 다이아몬드 세팅 등 메종의 다채로운 예술적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각 디테일을 정교하게 구현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작은 케이스 안에 메종의 장인정신을 응축한 예술 작품과도 같다. 이러한 예술적 기교는 메종의 워크샵에서 수작업으로 완성한 인그레이빙 작업을 통해 케이스백에서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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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출시한 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 워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메종의 타임피스는 무엇이며 그 이유가 궁금하다. 아울러 반클리프 아펠에서 앞으로 제작해보고 싶은 특정한 타입의 타임피스나 이에 대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함께 듣고 싶다.

 

내게 가장 특별한 작품은 10여 년전 개발에 참여했던 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 워치(Lady Arpels Papillon Automate Watch)이다. 당시에는 기계적인 부품만으로 불규칙한 움직임을 구현할 방법을 찾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처음 프로토타입을 접했을 때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며 매우 놀랐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래서 지금도 가장 애정하는 작품으로 남아있다. 메종의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타임피스들은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 내겐 마치 자식과도 같은 존재이다. 개발 과정이 늘 순탄치만은 않았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 종종 워치메이킹 개발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에 비유한다. 모든 과정은 팀워크를 통해 이루어지며 우리는 매번 작품 안에 감정과 열정을 담아내고자 한다. 때문에 우리의 삶과도 무척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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