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GMT_Korea

조회 2125·댓글 27
2020 ROLEX 
새로운 세대로 접어든 2020 롤렉스 신제품

구교철 KOO KYO CHUL

M124060-0001(5).jpg
서브마리너 Submariner Ref. 124060

9월 1일, 2020 롤렉스 신제품 공개
팬데믹의 영향으로 롤렉스 신제품 공개는 가을의 문턱인 9월 1일로 연기되었다. 늘 따뜻한 기운이 돌기 시작하는 봄에 새로운 시계를 봐왔던 터라 이례적으로 느껴진다. 이번 신제품 공개는 생소한(혹은 익숙해지기 시작한) 화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참석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발표 내용을 요약하면 롤렉스 프로페셔널 라인에서는 서브마리너, 클래식 라인에서는 스카이-드웰러,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트 저스트 31에서는 모델 체인지와 베리에이션을 소개했고, 타임 온리 기능의 자동 무브먼트 칼리버3230을 새로 선보였다. 1953년 탄생해 다이버 워치의 역사를 써 내려온 서브마리너는 툴 워치에 서 럭셔리 스포츠 워치로 포지션을 재확립했다. 기능이 디자인을 결정하는 툴워치 특유의 간결하고 직관적인 외관, 깊은 물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확성과 방수 성능으로 사랑받아왔다면, 기계식 시계의 실제적 효용성이 사라진 1980년대 이후에는 럭셔리 포지션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단행해왔다. 이 관점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는 세라믹 베젤 인서트를 사용한 Ref. 116610으로 막 구형이 된 이 모델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일어났다. 매트한 알루미늄 인서트 대신 광택을 머금은 세라믹 인서트와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는 블랙 외에 그린 컬러 다이얼을 도입해, 앞으로 서브마리너의 무대는 물속뿐 아니라 오페라하우스나 연회장이 될 수도 있다고 선언했다. 이번에 새로운 리퍼런스 넘버 126610을 부여받은 서브마리너는 전작의 특징인 세라믹 베젤 인서트를 계승하고, 전전 세대인 Ref. 16610의 날렵한 러그 디자인에 가까워졌다.m126610lv-0002_PK13_001.jpg
오이스터 퍼페츄얼 서브마리너 데이트 Oyster Perpetual Submariner Date Ref. 126610LV

005.jpg
서브마리너 데이트 Submariner Date / 41mm, 오이스터 스틸과 옐로우 골드 Ref. 126613LB

movt3230_b_2003jdm_001r.jpg
칼리버 3230

nouvel-echappement-chronergy-3255.jpg
크로너지 이스케이프먼트

서브마리너 케이스 사이즈 1mm의 결정적 변화
가장 큰 변화는 지름 1mm가 늘어나 41mm가 된 것과 칼리버 3235의 탑재다. 보수적인 롤렉스의 디자인에서 1mm의 변화는 생각 이상으로 크다. 특히 디자인의 기본 원칙을 수십 년간 이어온 브랜드에는 더욱 그렇다. 새 서브마리너는 41mm로 비율을 미세하게 재조정한 케이스와 디테일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는 한편,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은 그린 다이얼과 이별을 고했다. 블랙 베젤과 다이얼의 기본 모델과 블랙 다이얼에 베젤에만 그린 세라믹을 사용해 전전 세대로 회귀한 디자인은 칼리버 3235를 엔진으로 사용한다. 2015년 등장한 칼리버 3235는 14건의 특허를 취득했다고 알려지며, 이것은 1988년 발표해 30년 가까이 활약해온 칼리버 3135와 완전히 다른 무브먼트임을 의미한다. 기존 기술을 계승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을 투입한 칼리버 3235는 특히 사용자 측면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많다. 내자성능의 블루파라크롬 헤어 스프링, 니켈, 인 합금을 LIGA 성형으로 경량화해 15%의 동력효율 향상을 이룬 크로너지 이스케이프먼트, 제한된 면적을 최대한 사용하기위해 배럴 벽의 두께를 줄여 보다 큰 용량의 메인 스프링을 장착해 파워 리저브를 70시간으로 향상시키는 등의 변화로 사용성에서 만족도가 크다. 서브마리너 타임 온리 모델의 교체로 데이트 기능이 없는 칼리버 3230을 새롭게 개발해 Ref. 124060에 탑재했다. 이 같은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 이외에 스테인리스 스틸과 골드의 투톤 모델, 화이트와 옐로 골드 모델도 함께 새로운 세대로 돌입했다.

M326238-0009(3).jpg
M326238-0009_2001ac_008.jpg
스카이-드웰러 Sky-dweller / 42mm, 옐로우 골드 Ref. 326238

클래식 라인업에서는 스카이-드웰러가 요트–마스터와 데이토나에 장착한 오이스터플렉스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모델을 선보였다. 스카이-드웰러는 롤렉스에서 가장 복잡한 기능인 애뉴얼 캘린더와 GMT의 복합 기능을 베젤과 크라운을 함께 사용해 직관적인 조작계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롤렉스에서는 오이스터플렉스를 브레이슬릿이라고 칭하는데, 외관은 러버 밴드로 보이므로 의아할 수도 있다. 이는 메탈 블레이드를 뼈대로 엘라스토머를 살처럼 씌운 형태이므로 구조를 이해한다면 브레이슬릿이라 부르는 것이 합당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인 러버 밴드의 약점인 강성에서 강점으로 보이며, 이는 대체로 케이스가 두껍고 무거운 편에 속하는 롤렉스의 시계를 지지하기 위해 최적화된 구조다. 또 물에 가장 강한 소재이므로 여름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스카이-드웰러에 오이스터플렉스 브레이슬릿을 장착함으로써상대적으로 가벼운 시계를 찾거나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원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M126000-0006_PK13_001.jpg
M126000-0008_PK13_001.jpg
M126000-0005_PK13_001.jpg
오이스터 퍼페츄얼 36 Oyster-perpetual 36 Ref. 126000


006.jpg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트저스트 Oyster-perpetual Datejust Ref. 278384RBR

타임 온리 기능과 새틴 피니시 위주의 외관에서 심플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오이스터 퍼페츄얼은 케이스 지름 28·31·34·36·41mm로 재편했다. 여성용 26mm 케이스가 28mm로, 남성용 39mm 케이스가 41mm로 2mm씩 커졌고 나머지는 변화가 없다. 남성용인 36mm와 41mm에는 서브마리너 Ref. 124060과 같은 칼리버 3230을 탑재했다. 칼리버 3230과 3235의 차이는 데이트 기능의 유무로 칼리버 3235와 설계, 성능을 공유한다. 덕분에 정확성, 70시간 파워 리저브의 편의성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다이얼은 기본 컬러인 실버와 블랙에 선레이 패턴을 가미했고 1970년대 컬러풀한 빈티지 워치를 연상시키는 다섯 가지 래커 다이얼을 새로 선보였다. 매트한 질감의 터쿼이즈블루, 캔디 핑크, 코럴 레드, 옐로, 그린의 래커 다이얼은 2000년대 초반에 발매했던 밝은 파스텔컬러의 데이토나 비치 에디션의 대채로운 색채감을 떠올리게 하지만, 좀 더 차분하다. 이번 모델 체인지와 함께 다이얼 인덱스 구성에서 통일성을 꾀해 28·31·34mm는 싱글 바 인덱스, 36·41mm는 6·9시 방향에더블 바 인덱스를 사용해 오이스터 퍼페츄얼 라인 전체의 통일성과 케이스 지름별 차이를 동시에 꾀했다. 이번 새 모델의 등장으로 더욱 강한 패션성을 지녀 보다 대중적인 활약이 예상된다. 여성용 데이트저스트 31에서는 기존 모델에 없던 다이얼과 케이스(다이아몬드 세팅)의 새로운 조합을 더해 선택지를 늘렸다. 롤렉스의 신제품 발표는 비교적 예측이 가능하다. 어떤 모델이 달라질지는 공개 이전에 알 수 없지만 변화나 변경 내용은 일정한 패턴을 지니기 때문이다. 서브마리너와 오이스터 퍼페츄얼의 새 무브먼트 탑재는 예정된 수순이었기에 예상을 빗나가기 어려웠지만 1mm의 지름 변화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롤렉스가 신제품에서 보수적인 경향을 띠는 데다 서브마리너의 지름은 꽤 오랜 기간 변화가 없었고, 대신 서브마리너 패밀리의 씨-드웰러 시리즈에서케이스 지름 변화의 실험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오이스터 퍼페츄얼은 애프터 다이얼에서나 가능했던 색다른 컬러감과 래커 다이얼 특유의 질감을 공식적으로 선보여 2020년 롤렉스의 신제품 중 예상 이상의 활약이 기대된다. 또 무브먼트가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현 시점에서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렇게 진화하는 롤렉스와 달리구매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상품성이 더 뛰어난 신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수요 증가는 당연하겠지만, 수요와 공급 중 한쪽으로만 기울어진 상황의 지속은 롤렉스의 오랜 시계 애호가와 새로운 수요 모두에게 달갑지 않은 일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롤렉스의 매력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때가 다시 오기를 바란다. 

문의 02-310 5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