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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p Lines 
스트랩과 브레이슬릿 세계에 대한 여정

세르주 판추크 SERGE PANCZ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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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더 전통적인 패브릭 스트랩 매뉴팩처

1915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 포병 장교들은 포탄의 궤적을 파악하기 위해 시계를 필요로 했다. 또 보병들은 참호에서 나가 돌격하기 위해 반드시 초 단위까지 체크해야 했다. 이런 이유로 얼마 지나지 않아 군인들의 손목에 새로운 아이템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바로 스트랩이 있는 시계다. 이 심플한 아이템은 대중적인 회중시계를 군대 장비로 변형한 결과다. 이후 시계 스트랩의 역사는 먼 길을 걸어왔다. 스트랩의 긴 역사 가운데서도 2000~2020년이 전성기라고 여겨진다. 오늘날 시계 컬렉터들은 자신들의 시계에 1917년, 1947년, 1963년 혹은 밀레니엄 시대에 발명된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을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다. 그들은 1970년대 나토 스트랩 혹은 1943년 분트 스트랩을 통해 단번에 군용 시계를 재현한다. 이런 선택은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인 만큼 더 가까이, 그리고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스트랩과 브레이슬릿 르네상스는 2000년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요성을 이해하려면 2000년 이전 시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1993년은 파네라이가 재탄생한 해로, 오버사이즈인 파네라이 시계에 매치한 놀라운 상어 가죽 스트랩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파네라이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주요 워치메이킹 브랜드로 떠올랐다. 피렌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파네라이의 팬들은 2000년대 초반 스스로 모여 최초의 온라인 시계 그룹 ‘파네리스티’를 결성했다. 이 그룹은 무척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파네라이의 마케팅 전략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파네라이의 팬들은 브랜드의 역사를 꼼꼼히 조사하면서 점점 더 많은 자료와 사진, 유물을 발견했다. 특히 그들은 한 가지에 사로잡혔는데, 바로 최초 다이빙 워치의 스트랩이다. 물에서 널리 사용되던 이 스트랩에 녹이 슬거나 흠집이 나거나 찢어지거나 하는 등의 손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랩을 더 매력적으로 변모시켰다. 파네리스티들은 파네라이의 루미노르에서도 지난 세월의 매력을 찾아냈다. 그들이 자신들의 시계와 커스터마이즈된 스트랩의 사진을 찍어 온라인 포스팅을 하면서 스트랩 문화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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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에 운트 죄네 오디세우스(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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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샤프하우젠 빅 파일럿(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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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 까레라 호이어 02 프래그먼트 후지사와 히로시(2018)

“오늘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시계를 바꾸는 것보다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을 바꾸는 것이 더 쉽고 합리적인 방법이다. 스트랩을 위한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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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더 전통적인 패브릭 스트랩 매뉴팩처

스트랩, 새로운 산업이 되다
세계 곳곳의 신예 장인들이 스트랩 작업을 했다. 열정으로 뭉친 그들은 최초의 파네라이 시계의 스트랩을 재창조하고 새로운 것을 개발했다. 그들의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새로운 산업의 포문이 열렸는데, 이는 워치메이킹 산업이 몇몇 근본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발전되었다.

·개인주의 많은 무리 속에서 돋보이려는 욕구는 2000년대의 주요 트렌드였다. 그에 따라 시계 애호가들은 ‘유니크’한 시계를 원했다.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은 이 욕구를 해소해주었다.

·인터넷 스트랩을 제작하는 작은 기업체가 파네라이의 팬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이 더 쉬워졌다. 파네리스티가 할 일은 우후죽순 생겨나는 웹사이트와 미디어에 접속해 사진을 올리는 것이었다.

·빈티지 및 네오 빈티지 시계 1980년대와 1990년대를 풍미한 이 시계들이 다시 돌아왔다. 워치메이킹에 숨겨진 깊은 의미를 찾아내려 한 이 시계들은 무역 황금기에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에 대한 신선한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이런 성공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들은 과거 카탈로그를 훑어보았다. 그 결과 새로운 ‘올드’ 시계는 현대적인 스트랩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 팬들은 과거의 매력을 지닌 시계의 귀환을 요구했다.

·인스타그램 중간 사이즈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 컬렉터들이 넘쳐나는 오늘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시계를 바꾸는 것보다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을 바꾸는 것이 더 쉽고 합리적인 방법이다. 스트랩을 위한 시간이 왔다.

독일 공군)는 손목에 워치 케이스가 닿지 않게 하는 스트랩을 발명했다. 고도가 높은 곳에서 스틸 시계는 온도가 낮아지고 손목에 상처를 내기 때문이다.”


스트랩 문화를 이끈 주인공들
커스터마이징, 가격의 적당함, 소셜 미디어, 훌륭한 비주얼은 강력한 콤비네이션을 이룬다는 것을 입증했다. 팬들의 관심으로 과거 훌륭한 시계업계 스타들이 활기를 되찾았다. 이처럼 커다란 잠재력을 갖춘 아이템을 살펴보도록 하자.

· 럭셔리 러버 1980년대 위블로는 러버 스트랩을 매치한 최초의 럭셔리 시계를 론칭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 리차드 밀은 혁신적인 소재의 스트랩과 함께 울트라 럭셔리 시계를 제작하면서 2000년대 초 트렌드를 이끌어갔다.

· 리벳 파일럿 스트랩 IWC가 빅 파일럿을 론칭했을 때 사이즈가 거대한 시계에 맞는 스트랩을 제공했다. 이 스트랩은 1940년대 리벳 스트랩이었고, IWC의 클래식이 되었다.

· 분트 스트랩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루프트바페(Luftwaffe, 독일 공군)는 손목에 워치 케이스가 닿지 않게 하는 스트랩을 발명했다. 고도가 높은 곳에서 스틸 시계는 온도가 낮아지고 손목에 상처를 내기 때문이다. 추후 이 스트랩은 연방공화국(Bundesrepublik)에서 따온 전설적인 분트(Bund) 스트랩이 된다. 2017년 폴 뉴먼이 경매로 1,700만 달러(한화 약 190억)에 롤렉스 데이토나를 낙찰받으면서 이 시계는 전설이 된다. 폴 뉴먼은 이 시계를 검은색 분트 스트랩과 같이 착용했는데, 이것이 수요를 더욱 자극했다. 2018년 태그호이어는 특허 받은 가죽 분트 스트랩으로 까레라 프래그먼트 한정판을 제작했다.

· 나토 최신 스트랩이다. 심플하고 저렴하고 흥미롭고 역사적인 소재로 모든 것을 갖추었다. 이 스트랩은 1970년대 처음 탄생했다. 단순하면서도 합리적 가격에 단단한 스트랩을 찾고 있던 영국 국방부는 흔히 ‘나토’라고 알려져 있던 1945년 A. F. 0210 스트랩 기반의 모델 G10에 대해 입찰했다. 나토가 언제 재탄생했는지 알고 싶다면 롤렉스 빈티지 팬들의 세계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2000년대 후반에 컬렉터들은 롤렉스에 흠뻑 빠졌다. 모두 빈티지 서브마리너를 원했지만 몇몇은 오리지널 스트랩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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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엑스트라 씬(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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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틀링 슈퍼오션 헤리티지 57 리미티드 에디션(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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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라이 루미노르 1950 3데이 티타니오 DLC(2015)

“컬렉터들은 영화 〈007 골드핑거〉에서 숀 코네리(Sean Connery)가 컬러풀한 나토 스트랩과 서브마리너를 착용한 것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갑자기 모두 그 스트랩을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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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M 007 에디션(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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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 서브 200T 그래프 프로페셔널(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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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오이스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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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브레이슬릿 클래스프 조정 시스템

나토 스트랩 이후 주목받은 스트랩
컬렉터들은 영화 <007 골드핑거>에서 숀 코네리(Sean Connery)가 컬러풀한 나토 스트랩과 서브마리너를 착용한 것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갑자기 모두 그 스트랩을 원했다. 장인들은 다시 나토 스트랩이 우리 곁으로 돌아오도록 했고, 수천 가지 컬러와 소재의 콤비네이션을 만들었다. 007 영화는 1964년에 상영되었지만 나토 스트랩은 1973년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사실 007은 나토 스트랩이 아닌 검소한 나일론 스트랩을 착용했다. 하지만 근거 없는 믿음이 현실이 되면서 나토 스트랩은 지금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었다. 2014년에 오메가가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11 탄생 45주년 시계에 나토 스트랩을 사용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는 메이저 브랜드에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 우븐 스트랩 본드가 착용한 스트랩은 심플하고 짜임새가 있다. 2012년 튜더는 브랜드의 유명한 아쿠아 역사에 영감을 받아 현재는 전설이 된 다이빙 시계 블랙 베이를 론칭했다. 블랙 베이 모델은 2개의 스트랩을 제공했는데, 그중 하나는 스틸 루프가 특징인 새로운 우븐 스트랩이었다. 이는 즉각적인 성공으로이어졌다. 프랑스 장인이 만든 이 스트랩은 튜더 컬렉션을 더 견고하게 했다.

· MN(Marine Nationale) 스트랩 프랑스 사람들은 왜 다이버들이 튜더 시계를 착용하지 못하게 했을까? 해군 잠수부들은 핀을 통해 연결되어 있던 낙하산 스트랩을 사용했다. 2017년 에리카는 컬렉터이던 그녀의 남편을 위해 MN 스트랩을 제작했다. 2018년에 그녀의 스트랩 중 하나는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에서 찍힌 사진에서 돋보였다. 더 최근에 벨 & 로스는 MN 스트랩을 몇몇 빈티지 모델에 제공했다.

· KOMFIT 2019년은 최초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이한 해다. 이를 기념한 것은 대표적으로 오메가와 오메가의 스피드 컬렉션이었다. 그러나 포스트너 (Forstner)와 JB 챔피온(JB Champion)이 제작한 콤핏(Komfit) 스트랩을 잊지 말아야 한다. 품질은 ‘보통’이며 외관은 이상하다는 우주 비행사들의 불평에도 NASA는 크로노그래프를 위해 이 스트랩을 선택했다. 안전을 위해서다. 다른 브레이슬릿처럼 단단하지 않고, 패브릭처럼 유동적이며 밀착감이 뛰어나다.

· BONKLIP 소규모 프랑스 회사 조셉 보니(Joseph Bonnie)가 메탈 브레이슬릿을 재론칭했다. 이 스트랩은 1970년대 느낌이 들지만, 실제는 192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많은 사람들은 이 스트랩을 롤렉스 같은 명성 있는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최초의 스틸 워치 브레이슬릿 중 하나로 여겼다.

· 일체형 브레이슬릿 롤렉스가 최초로 발명한 ‘일체형’ 브레이슬릿(교체할 수 없는)의 시계는 로열 오크, 노틸러스와 함께 클래식한 이미지를 얻으면서 최근에는 완전히 스타가 되었다. 제랄드 젠타와 같은 훌륭한 디자이너가 제작한 이런 시계는 1970년에 최초로 출시되었다. 2020년까지는 버려진 황무지에서 몇 년을 보낸 이후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많은 컬렉터들이 이 시계를 착용해 보고 싶어 한다. 이 스토리에서 컬렉터들의 역할은 독특하다. 그들은 그 시계와 인터체인저블한 액세서리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든다. 그들에게 브레이슬릿은 곧 시계이고 시계가 곧 브레이슬릿이다.

더 말할 것이 있다면 오메가가 새로운 2020 씨마스터 본드를 위해 재해석한 메시 스트랩에 관한 것이다. 브라이틀링의 1980년대 ‘롤러’ 브레이슬릿은 지난해 재론칭됐다. 최초 오메가 플로프로프의 트로픽, 이소프렌과 독사의 쌀알 브레이슬릿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최근에 패션으로 돌아왔다. 시계 역사상 처음으로 워치 마니아들은 언제 어떤 곳에서도 이 모든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을 접할 수 있다. 완벽한 리스트를 제공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우리가 짧게 경험한 화려한 스트랩과 브레이슬릿 세계에 대한 여정은 거의 끝에 가까워진다. 마지막 일화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이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1970년대 말에 스위스 워치메이킹은 위기를 맞았다. 일체형 스트랩의 작은 플라스틱 시계가 희망과 생존을 가져왔다. 이는 현재 스와치라고 알려진 심플워치다. 2014년에는 애플이 워치메이킹 전체를 흔들어놓은 시계를 론칭했다. 바로 애플 워치다. 2020년에는 세계의 베스트셀러였다. 스틸, 패브릭, 레더로 쉽게 교체 가능한 밴드가 애플 워치의 성공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