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에스칼 아 아니에르 포켓 워치
루이 비통(Louis Vuitton)이 올해 론칭 10주년을 맞은 에스칼(Escale) 컬렉션을 통해 매우 특별한 포켓 워치 한 점을 공개했습니다.
- 루이 비통의 역사적인 아니에르 아뜰리에 전경
불어로 '기항' '착륙'을 뜻하는 에스칼은 루이 비통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여행의 DNA를 품고 있습니다. 에스칼 아 아니에르(Escale à Asnières) 포켓 워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859년 메종 설립 이래 다양한 스페셜 오더 트렁크를 제작해온 파리 근교의 아니에르 아뜰리에(공방)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어 선보인 타임피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에르는 오랜 세월 메종의 역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메인 빌딩은 비통 가문 대대로 1980년대 후반까지 실제 거주하는 집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이 역사적인 저택은 루이 비통의 유산과 정신을 상징하는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에스칼 아 아니에르 포켓 워치는 직경 50mm, 두께 16.7mm 크기의 핑크 골드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라운드 케이스 베젤부에는 총 60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약 3.85캐럿)를, 포켓 워치용 체인을 연결하는 서스펜션 링에는 20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약 0.27캐럿)를, 그리고 다이얼에는 1개의 LV 모노그램 스타 컷 다이아몬드(약 0.06캐럿)를 세팅해 화려함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백미는 메티에 다르(공예예술)풍의 다이얼입니다.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마스터 에나멜러 아니타 포쉐(Anita Porchet)가 참여해 직접 다이얼 플레이트에 35가지 다른 색조의 에나멜 층을 입히고 미니어처 에나멜 기법을 활용하여 각각의 디테일을 섬세하게 살렸습니다. 해당 다이얼의 모습은 1887년 루이 비통 광고 및 1888년 아니에르 앞에서 촬영된 가족 사진(루이, 조르주, 그리고 가스통-루이 비통 3대가 모두 등장하는 유명한 사진)을 참고해 생동감 있게 재현했습니다. 다른 컬러의 에나멜 층을 입힐 때마다 고온의 가마에서 빠르게 구워내는 과정을 반복한 후 최종 결과물을 다시 자연 건조한 다음 반투명의 에나멜 퐁당(Fondant, 일종의 코팅) 처리를 통해 마무리했습니다.
또한 루이 비통의 인하우스 메티에 다르 아뜰리에인 라 파브리크 데 자르(La Fabrique des Arts)의 마스터 인그레이버 딕 스틴맨(Dick Steenman)의 손길을 거쳐 다이얼 하단에 말과 마차의 형상을 골드 미니어처로 제작했습니다. 골드 바탕에 얕은 돋을새김(Bas-relief, 저부조)으로 세심하게 말(털의 텍스처까지!)과 마차의 모습을 조각하고, 루이 비통을 상징하는 여행용 트렁크에는 메종의 첫 번째 캔버스의 트리아농 패턴을 연상시키는 수직 브러시드 조각까지 새겨 디테일을 살렸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 움직이는 바퀴까지도 매우 사실적으로 제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각 골드 조각들은 인그레이빙 작업 후 고온에서 몇 분간의 가열 작업을 거쳐 특유의 그을린 듯한 어둡고 빈티지 느낌의 피니싱까지 부여했습니다. 이렇게 다이얼 위 골드 인그레이빙 작업만 완료하기까지 브랜드에 따르면 약 3주 가량이 꼬박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래저래 정성이 듬뿍 들어간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인그레이빙 작업은 핑크 골드 케이스백에도 어김없이 적용됐습니다. 다이얼의 마차와 말, 마부, 트렁크까지 고스란히 인그레이빙으로 재현하고 하단에는 출발지인 파리 아니에르 아뜰리에부터 도착지이자 런던 옥스포드 스트리트 289에 위치한 루이 비통의 또 다른 스토어의 주소가 상세하게 새겨졌습니다.
에스칼 아 아니에르 포켓 워치에는 총 480개의 부품과 46개의 주얼로 구성된 새로운 수동 칼리버 LFT AU14.01가 힘차게 박동하고 있습니다(진동수 3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100시간). 스위스 제네바주 메이랑에 위치한 루이 비통의 인하우스 매뉴팩처, 라 파브리크 뒤 떵(La Fabrique du Temps Louis Vuitton)에서 두 마스터 워치메이커인 미셸 나바스(Michel Navas)와 엔리코 바바시니(Enrico Barbasini)의 진두지휘 하에 수개월 간의 연구 개발 끝에 완성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입니다. 온-디맨드 방식으로 7가지 조각의 미니어처가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자크마르(Jacquemart) 메커니즘- 과 시간을 차임으로 알려주는 미닛 리피터 기능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6시 방향의 요철 처리된 테두리의 슬라이드 레버를 움직이면 시, 쿼터(15분), 분을 각기 다른 노트의 차임으로 들려주는 미닛 리피터와 함께 자크마르 메커니즘을 활성화해 3D 형태로 제작한 골드 말의 다리와 발굽이 좌우로 움직이고, 마차 바퀴가 회전합니다. 이어 마부가 팔을 들어올리고 루이 비통 트렁크들(상단 3개)이 일제히 열리면서 각각 모노그램 플라워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또한 12시 방향에 방사형의 하늘색 패턴을 배경으로 가장 작은 사이즈의 LV 모노그램 스타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태양이 천천히 회전하며 생동감을 더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미닛 리피터 및 자크마르 기능 관련해서 작동 영상을 따로 보여드리지 못해 매우 아쉽게 생각합니다. 추후 브랜드에서 꼭 공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루이 비통 하이 워치메이킹 역사상 유례 없이 시적이면서도 다양한 기술적 조합을 이뤄낸 에스칼 아 아니에르 포켓 워치의 칼리버 LFT AU14.01의 개발에는 2011년 선보인 땅부르 카르페 디엠(Tambour Carpe Diem)과 같은 파격적인 전작들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와 자신감이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관련 타임포럼 뉴스 바로 가기). 기계식 오토마통(오토마타)의 변형인 자크마르와 오뜨 오롤로제리(하이 워치메이킹)의 꽃인 차이밍 메커니즘의 독창적인 결합은 앞으로도 계속 다채로운 방식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에스칼 아 아니에르 포켓 워치는 유니크 피스나 수량이 미리 엄격하게 제한된 리미티드 에디션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 매우 한정된 수량만 제작될 것으로 보이며, 주문 단계에서 고객의 요청에 의해 일부 디테일을 변형할 수 있는 비스포크 제작까지 가능할 전망입니다. 또한 제품 구매시 루이 비통의 역사적인 아니에르 워크샵에서 만들어진 하이 워치메이킹 전용 스페셜 트렁크에 시계를 담아 제공합니다. 루이 비통 애호가들에겐 그 자체로 소장 가치가 충분한 패키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루이 비통 컬렉션에서 보기 드문 매우 특별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및 메티에 다르 피스 특성상 리테일가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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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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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zenta
2024.09.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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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k9900000
2024.09.08 01:29
루이비통에 의미도 있고 디자인도 예술적이고 너무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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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뚜기
2024.09.08 16:51
와 예술이네요.
루이비통 좋아하면 하나 갖고 싶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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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컬
2024.09.08 22:01
아름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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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츠
2024.09.09 16:34
루이비통 요즘 폼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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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2024.09.10 11:36
회중시계 엔진에 LV 마크가 신기하면서도 유니크하군요 ㅎㅎ
시계에 점점 진심이 되어가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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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울러
2024.09.10 12:17
아름다운 디자인의 포켓워치네요~ 무브먼트도 고급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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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환이
2024.09.11 08:05
루이비통 이제야 이름값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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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k9900000
2024.09.20 01:18
이런 예술 작품 너무 좋습니다. 루이비통 열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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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옆자리
2024.09.20 09:40
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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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만범
2024.09.23 00:58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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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ya092
2024.09.28 15:59
이쁜 포켓워치 중년신사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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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장
2024.09.30 20:17
와 예술 그 자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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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갑부
2024.10.03 23:29
오... 이건 뭔가 괜찮은 느낌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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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 광고 사진도 보고 왔는데 루이비통에 있어선 의미있는 다이얼이겠군요 미닛리피터작동 모습이 글로만 읽어도 참 생동감 넘치는데 나중에 공개 되면 꼭 찾아 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