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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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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Rolex)는 슈퍼스타입니다.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됩니다. 인정하기 싫을 수 있지만, 현 시계업계의 실정이 그렇습니다. 매년 워치스앤원더스가 다가오면, 여기저기서 예상 신제품의 합성 이미지가 일종의 밈처럼 나돕니다. 롤렉스 입장에서는 너무도 큰 관심 때문에 신제품 출시에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신작에 소극적인 것도, 안전하게 기존 모델의 베리에이션을 신제품으로 선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롤렉스의 지난 몇년은 그렇게 소재 및 컬러 베리에이션의 연속이었습니다. 올해는 다릅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컬렉션이 메인으로 첫선을 보였습니다. ‘여러’ 의미로 큰 화제를 낳은 그 이름은 랜드-드웰러(Land-Dwell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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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하면 ‘땅의 거주자’. 바다에 사는 ‘씨-드웰러’, 하늘에 거주하는 ‘스카이-드웰러’와 삼총사를 이룹니다. 이로써 롤렉스의 육해공 시리즈가 완성된 셈입니다. 랜드-드웰러는 요즘 유행하는 배럴형 케이스에 일체형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시계입니다. 그래서 말이 더 많습니다. 누군가는 유행을 선도해야 할 롤렉스가 오히려 트렌드를 따라간다고 비난하지만, 또 누군가는 비슷한 스포츠 워치가 판을 치는 와중에 롤렉스가 전쟁을 끝내러 왔다고 옹호하기도 합니다. 첨예한 대립 속에서 한가지 분명한 사실 하나는 근본없는 디자인은 아니라는 겁니다. 1969년 롤렉스 쿼츠가 먼저 일체형 브레이슬릿을 장착한 디자인으로 먼저 나왔고, 1975년 데이트저스트 Ref. 1530과 오이스터 쿼츠가 지금과 비슷한 외모로 한 시대를 풍미한 바 있습니다. 랜드-드웰러는 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계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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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을 좌우하는 얼굴은 벌집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레이저 인그레이빙으로 정교하게 가공했다고 합니다. 초침에서 무게 중심을 잡는 뒷부분도 깨알같이 같은 모양입니다. 다이얼 옵션은 화이트 또는 선레이 가공을 곁들인 아이스 블루 컬러로 나뉩니다. 잘 알려진대로 롤렉스의 아이스 블루는 플래티넘 모델에만 쓰입니다. 공통적으로는 두 다이얼 모두 핸즈 및 아워 마커 표면에 롤렉스의 독자적인 야광물질인 크로마라이트(Chromalight)를 꼼꼼히 도포했습니다. 각 야광은 어둠이 내리면 푸른색으로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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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형 케이스는 40mm와 36mm 두가지 사이즈로 선보입니다. 소재 베리에이션은 플루티드 베젤과 미들 케이스의 조합에 따라 다양하게 나뉩니다. 가령, 오이스터 스틸 케이스는 정석대로 화이트 골드 플루티드 베젤과 짝을 이루고, 에버로즈 골드나 플래티넘 케이스는 같은 소재의 베젤이나 다이아몬드와 합을 맞추는 식입니다. 공통적으로는 100m 방수가 가능합니다. 결정적인 킥은 또 따로 있습니다. 전 제품 1908이나 데이토나 플래티넘 모델처럼 뒤를 오픈했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 너머로는 신형 엔진(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7135)이 쉴새없이 박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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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관련 논란도 무브먼트에서 이내 잠잠해집니다. 새로운 칼리버 7135가 롤렉스의 역사에서 또 다른 챕터를 여는 혁신적인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5Hz(36,000vph). 롤렉스에서 기계식 하이비트는 과거 엘 프리메로를 사용했던 데이토나 이후 처음입니다. 브랜드가 자체 개발한 무브먼트 중에서는 최초라 할 수 있습니다. 롤렉스는 나아가 하이비트에서 생길 수 있는 마찰 문제와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다이나펄스(Dynapulse) 이스케이프먼트를 개발했습니다. 다이나펄스 이스케이프먼트는 업계 표준인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보다 30% 가량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칼리버 7135는 덕분에 하이비트 무브먼트임에도 기존과 비슷한 약 66시간 파워리저브를 유지합니다. 일오차는 케이징을 완료한 완제품 기준으로 단 -2/+2초. 랜드-드웰러는 그를 바탕으로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은 물론  보다 엄격한 롤렉스의 자체 테스트까지 통과하며 최상급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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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펄스 이스케이프먼트는 벌써부터 가장 진보한 이스케이프먼트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는 이스케이프 휠과 팰릿 포크가 진동수에 맞춰 쉼없이 작동할 때 발생하는 충격 및 마찰로 인해 에너지가 손실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이나펄스 이스케이프먼트는 그에 대한 대안으로 2개의 이스케이프 휠에 임펄스 로커(Impulse Rocker)라는 새로운 부품을 도입했습니다. 각 부품은 모두 마찰계수가 극도로 적은 실리콘으로 제작됩니다. 심지어 이스케이프 휠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기어트레인의 마지막 휠마저도 같은 소재입니다. 이스케이프 휠 중 하나가 기어트레인으로부터 동력을 받고, 다른 하나는 앞선 휠에 의해 작동합니다. 에너지를 분산하는 각 휠은 서로 맞물릴 때 발생하는 마찰을 또 한번 최소화하기 위해 최적의 구조로 제작됩니다. 휠 모양이 기하학적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두 휠은 덕분에 서로가 맞물릴 때 미는 방식이 아니라 롤링 방식으로 접촉면을 최소화합니다. 롤렉스는 두 휠을 완벽하게 동일한 한쌍으로 만들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서 쓰이는 DRIE(Deep reactive ion etching) 에칭 공법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두 이스케이프 휠은 서로 맞물려 회전함과 동시에 번갈아가며 일종의 앵커 역할을 하는 임펄스 로커에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길쭉한 이 부품 역시 이스케이프 휠과 같은 이유로 기하학적인 형태로 제작됩니다. 임펄스 로커를 거친 동력은 곧장 밸런스에 다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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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펄스 이스케이프먼트는 이스케이프 휠이 두개라는 측면에서 과거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고안한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와 비교됩니다. 하지만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는 두 이스케이프 휠이 밸런스에 거의 직접적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반면, 다이나펄스 이스케이프먼트는 동력이 임펄스 로커를 한번 거쳐 밸런스에 간접적으로 전달됩니다. 밸런스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겁니다. 비슷한 사례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앞선 시도는 안타깝게도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롤렉스는 그에 보란듯이 성공했고 앞으로 다이너펄스 이스케이프먼트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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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는 익숙한 듯 새롭습니다. 먼저, 기하학적인 밸런스 스프링은 실리콘으로 제작된 롤렉스 고유의 실록시 헤어스프링입니다. 프리스프렁 타입의 밸런스 휠 역시 형태는 익숙하지만 기존에 없던 특수한 황동으로 제작됩니다. 새로운 이 소재는 기존 글루시듀어(베릴륨, 구리, 철 합금)보다 항자성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밸런스 스태프라 일컫는 회전축도 하이비트 무브먼트에 맞춰 레이저로 가공한 하이테크 세라믹으로 형태를 달리했습니다. 롤렉스는 이를 포함해 칼리버 7135에서만 무려 16개의 특허를 받았거나 출원중이라 합니다. 시계로 범위를 넓히면 특허 수는 32개로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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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형 케이스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일체형 브레이슬릿은 흔히 알려진 쥬빌리 스타일입니다. 디자인은 랜드-드웰러의 모호한 러그에 맞춰 플랫한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표면 마감 역시 약간 다릅니다. 3열의 중앙 링크는 정석대로 폴리시드 가공하지만, 양쪽 사이드 링크는 새틴 브러시드 가공을 중심으로 러그에 맞춰 한번 깎아낸 모서리를 폴리시드 가공으로 마감하며 입체감을 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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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 혁신으로 무장한 랜드-드웰러는 일단 일체형 쥬빌리 브레이슬릿 버전으로만 출시합니다.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엔트리에 해당하는 36mm 오이스터 스틸 & 화이트 골드 콤비가 2075만원, 최고봉은 베젤에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40mm 플래티넘 모델로 1억 7016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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