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G26] 튜더 블랙 베이 세라믹 외
튜더(Tudor)가 올해로 100살이 됐습니다. 워치스앤원더스 2026에서 성대한 100주년 잔치가 열릴 줄 알았지만, 정작 튜더 부스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100주년을 크게 언급하지도 않았습니다. 뭔가를 숨기고 파티를 뒤로 미루는 분위기였습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랐지만, 튜더는 그럼에도 묵묵히 본분에 충실하며 블랙 베이 풀-세라믹, 블랙 베이 54 '블루' 등 애호가들이 입맛을 다실 신제품을 여럿 선보였습니다.
Black Bay Ceramic
블랙 베이 세라믹
튜더는 지난 2013년 ‘패스트라이더 블랙 실드’를 통해 세라믹 케이스를 처음 선보였습니다. 이후 온리 워치 2019에서 단 한 점만 제작한 ‘블랙 베이 세라믹 원’이 나왔고, 이 시계를 발판으로 2021년 정규 라인으로 공식 데뷔한 모델이 지금의 블랙 베이 세라믹입니다. 올해는 블랙 베이 세라믹이 한 발 더 나아갑니다. 브랜드 최초로 세라믹 브레이슬릿을 도입했습니다.


올-블랙 콘셉트를 위해 다이얼도 살짝 달리했습니다. 특유의 스노우 플레이크 핸즈와 아워 마커의 표면에 도포한 슈퍼루미노바 야광물질의 색깔이 옅은 베이지색에서 연한 회색으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튜더’표 다크나이트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올-블랙을 지향하는 시계는 역시나 이렇게 시인성을 어느정도 희생하더라도 콘셉트에 더 충실해야 제 멋입니다.

지름 41mm 세라믹 케이스는 두께 13.6mm로 이전 모델보다 0.8mm 가량 더 얇아졌습니다. 무브먼트를 케이스 안쪽으로 보다 바짝 붙여서 배치하고 돔형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평평한 솔리드백으로 대체하는 등 남는 공간을 최소한 덕분입니다. 동일한 200m 방수의 블랙 베이 58 & 54와 같은 보다 작은 사이즈의 시계를 만들며 축적한 공간 활용 노하우도 분명 도움이 됐을 터입니다. 미들 케이스의 표면은 마이크로 블라스트 가공을 통해 매트하게 마감했고, 러그의 모서리는 또 한 번 깎아서 폴리시드 가공으로 마감하며 전체적인 입체감을 살렸습니다. 케이스는 물론 단방향 회전 베젤의 인서트도 동일한 세라믹 소재입니다. 선-레이 가공으로 마감한 표면에는 다이빙에 필요한 눈금을 음각으로 각인했습니다. 단, 크라운은 블랙 PVD 코팅 스틸입니다. 참고로, 세라믹은 소재 특성상 고온/고압의 소결 과정에서 부피가 줄어들기에 사전에 크기를 치밀하게 계산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양이 복잡한 크라운 같은 경우 세라믹으로 제작하는 게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크라운까지 세라믹으로 만드는 시계제조사가 몇 안 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솔리드백에 가려진 무브먼트는 튜더 산하의 케네시 매뉴팩처에서 설계 및 제작한 자동 칼리버 MT5602-U입니다. 약 70시간 파워리저브를 지원하는 이 무브먼트는 요즘 튜더의 정책대로 스위스 계측학 연방학회(METAS)가 주관하는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METAS의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은 잘 알려진 대로 기존의 크로노미터(COSC) 인증을 넘어서는 보다 포괄적인 인증 제도입니다.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은 일단 METAS에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무브먼트를 장착한 '시계'를 테스트합니다. 즉, 크로노미터 인증이 반드시 선행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테스트 기준도 보다 엄격합니다. 하루 오차가 0~+5초(COSC가 -4~+6초) 이내여야 하며 15000 가우스의 자기장에서도 시계가 문제없이 작동해야 합니다. 물론, 국제표준 ISO 22810:2010에 부합하는 방수 성능이나 파워리저브 테스트도 통과해야 합니다.


새로운 블랙 세라믹 브레이슬릿은 케이스와 같은 톤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링크 하나하나의 표면도 케이스와 동일하게 마이크로 블라스트 가공으로 무광 처리했습니다. 듀얼 폴딩 클라스프에서 안쪽 블레이드 부분은 크라운과 동일하게 블랙 PVD 코팅 스틸로 제작됩니다. 상대적으로 얇은 해당 부분이 세라믹이면 접히고 닫히는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깨질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클라스프의 안쪽 블레이드까지 세라믹으로 만드는 시계제조사는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새로운 블랙 베이 세라믹(Ref. M7941A1ACNU-0001)의 가격은 1066만원입니다.

Black Bay 54
블랙 베이 54
언젠간 나올 모델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예상 밖의 컬러 톤으로 블랙 베이 54 ‘블루’가 나왔습니다. 기존 블랙 베이 58처럼 매트한 색감이 아닙니다. 보다 쨍한 푸른색입니다. 튜더는 사파이어 블루로 부르는 이 색깔을 ‘튜더 블루’로 정의합니다. 튜더 블루 다이얼은 또 선-브러시드 가공까지 곁들입니다. 덕분에 빛 반사에 따라 표면의 음영이 달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방향 회전 베젤의 인서트도 튜더 블루 컬러입니다. 블랙 베이 54 특유의 컴팩트한 스틸 케이스는 사이즈가 지름 37mm, 두께 11.2mm입니다. 방수 사양은 200m. 시계를 구동하는 무브먼트는 자동 칼리버 MT5400입니다. METAS의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무브먼트는 아닙니다. 크로노미터 인증(COSC)만 획득한 이 무브먼트의 파워리저브는 약 70시간입니다. 참고로, 튜더에서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무브먼트는 이름에 ‘U’가 포함됩니다.



스트랩은 스틸 브레이슬릿 또는 러버 밴드 옵션으로 나뉩니다. 공통적으로는 튜더가 자랑하는 T-핏(Fit) 클라스프를 통해 편리한 미세 조정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블랙 베이 54 ‘블루’의 가격은 스틸 브레이슬릿 버전(Ref. M7900B-0001)이 651만원, 러버 스트랩 버전(Ref. M7900B-0002)이 618만원입니다.

Black Bay 58
블랙 베이 58
얼핏 봐서는 기존 모델과 뭐가 바뀌었나 싶습니다. 찬찬히 뜯어보면 세부가 조금씩 다릅니다. 마름모꼴 팁이 흔히 ‘롤리팝’으로 불리는 둥근 형태로 바뀌었고, 다이얼 6시 방향 레터링이 3줄에서 2줄로 바뀌었습니다. 결정적인 차이의 단서가 바뀐 레터링에 있습니다. 전작은 크로노미터 인증(COSC)을 받았다는 내용이지만, 신작은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획득했다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즉, 무브먼트가 바뀌었습니다.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 무브먼트로 바뀐 블랙 베이 58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버건디 컬러 모델이 자동 칼리버 MT5400-U(약 70시간 파워리저브)를 통해 먼저 세대 교체를 거친 바 있습니다. 올해 신제품 역시 같은 무브먼트를 사용합니다. 지름 39mm 스틸 케이스 또한 차세대입니다. 전 세대보다 두께가 0.2mm 가량 줄었고, 크라운은 튜브가 짧아지면서 케이스에 좀 더 밀착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스트랩은 5열 링크로 이루어진 일명 ‘쥬빌리 브레이슬릿’, 링크 양옆에 리벳 디테일 더한 3열 브레이슬릿, 러버 밴드까지 총 세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각 스트랩에는 블랙 베이 54와 마찬가지로 T-핏(Fit) 클라스프가 포함됩니다.

블랙 베이 58 신제품의 가격은 5열 브레이슬릿 버전(Ref. M7939A1A0NU-0001)이 736만원, 3열 브레이슬릿 버전(Ref. M7939A1A0NU-0002)이 719만원, 러버 스트랩 버전(Ref. M7939A1A0NU-0003)이 686만원입니다.

-블랙 베이 58 GMT
한편, 블랙 베이 58 GMT은 올해 베리에이션으로 5열 쥬빌리 브레이슬릿을 새롭게 도입했습니다. 지름 39mm, 두께 12.8mm 스틸 케이스,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자동 칼리버 MT5450-U(약 65시간 파워리저브) 등 주요 부품 및 스펙은 변함 없습니다. 가격은 778만원입니다.

Tudor Monarch
튜더 모나크
올해 가장 많은 오해를 받은 시계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컬렉션으로 튜더 100주년 에디션이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지만, 정작 튜더는 해당 모델이 100년의 유산을 계승했다고만 설명할 뿐입니다. ‘100주년 기념’이라는 말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많은 화제를 낳은 튜더 모나크는 다이얼부터 케이스, 브레이슬릿까지 현행 모델과는 다른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세계관을 확장합니다.

다소 어두운 샴페인 컬러 다이얼은 로마 숫자와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가 반반 나누어 들어가는 흔히 ‘캘리포니아 다이얼’로 불리는 구성입니다. 12시 방향 기준점에는 또 튜더의 방패 로고가 자리합니다. 로고를 비롯한 각 인덱스는 아플리케 타입으로 제작해 입체감을 살렸습니다. 아워 마커 외곽으로는 고전적인 레일로드 미니트 트랙이 둘러져 있습니다. 마름모꼴 팁을 오픈워크 처리한 핸즈, 6시 방향 스몰 세컨드 역시 현재 튜더에서 보기 드문 요소입니다. 세로로 결을 살린 표면 마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케이스도 새롭습니다. 배럴형에 러그 부분은 몇 번 깎아서 각지게 디자인했습니다. 모서리는 또 주변과 다르게 폴리시드 가공으로 마감했습니다. 덕분에 각진 케이스의 입체감이 더욱 부각됩니다. 사이즈는 지름 39mm, 두께 11.9mm, 러그 투 러그 46.2mm입니다. 방수 사양은 100m. 케이스백에는 특별히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를 삽입했습니다. 뒤가 막힌 솔리드백 위주의 기존 모델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무브먼트는 자동 칼리버 MT5662-2U입니다. COSC에 METAS 인증까지 받은 기존 MT56XX 시리즈를 베이스로 센터 세컨드를 스몰 세컨드로 바꾸는 등 세세한 수정을 거친 것으로 보입니다. 파워리저브는 약 65시간. 뒷면을 꽉 채우는 무브먼트가 여과 없이 드러나기에 마감에 좀 더 신경을 쓴 건 물론입니다. 메인 플레인트의 페를라주, 브릿지의 제네바 스트라이프는 기본으로 로터의 오픈워크 처리된 부분을 따라 골드 인레이 장식까지 곁들였습니다.

배럴형 케이스를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스틸 브레이슬릿은 흡사 일체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엔드 링크를 각진 러그에 맞춰 한번 깎아서 가공한 덕분입니다. 나머지 링크는 H형과 직사각형이 교차하는 형태로 T-핏(Fit) 클라스프까지 연결됩니다.

튜더 모나크의 가격은 812만원입니다.

Tudor Royal
튜더 로열
튜더를 대표하는 올라운더는 올해 대대적인 세대 교체를 거쳤습니다. 28/34/38/41로 나뉘었던 사이즈 베리에이션을 30/36/40으로 압축하고, 각 모델에는 모두 케네시 매뉴팩처에서 개발한 자체 무브먼트를 탑재했습니다. 다이얼 옵션은 대폭 늘었습니다. 기존 로마 숫자 외 바 인덱스로 구성된 보다 심플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고, 컬러는 블랙, 블루, 실버, 그린, 아이보리, 살몬, 버건디, 브라운, 마더 오브 펄 등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하게 있습니다.

배럴형 케이스 위에 놓이는 특유의 노치 베젤은 조금 더 날렵하게 가다듬었습니다. 베젤의 소재는 스틸 또는 옐로우 골드로 나뉘고, 36mm와 30mm 라인에서는 노치 베젤 대신 다이아몬드를 빼곡히 세팅한 또 다른 옵션도 있습니다. 무브먼트는 사이즈에 따라 달라집니다. 40mm는 시간 및 날짜에 요일 기능까지 지원하는 자동 칼리버 MT5633(약 70시간 파워리저브), 36mm는 자동 칼리버 MT5412(약 70시간 파워리저브), 30mm는 자동 칼리버 MT5201(약 50시간 파워리저브)을 탑재합니다. 세 무브먼트는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각각의 정확성은 그에 준합니다. MT5633과 MT5412는 -2/+4초, MT5201은 -3/+5초로 오차 범위를 세팅합니다.


경계가 모호한 러그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일체형 브레이슬릿은 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5열 링크로 구성됩니다. 각 링크는 넓적한 부분은 새틴 브러시드, 얇은 부분은 폴리시드 가공으로 표면을 마감합니다. 베젤 소재에 맞춰 얇은 링크를 옐로우 골드로 달리한 콤비 버전도 있습니다. 전 브레이슬릿 모두 T-핏(Fit) 클라스프를 지원합니다.



차세대 튜더 로열은 사이즈와 옵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각 라인의 시작가는 30mm는 448만, 36mm는 473만, 40mm는 507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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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블루는 구형58 블루의 단정하고 톤다운된 파란색에 비하면 너무 자극적이고 반사가 심해서 '인빅타 블루'는 멸칭까지 나오더군요..... 호불호가 너무 갈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