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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쉐론 콘스탄틴 하이 워치메이킹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최종편은 ‘아스트로노미컬 워치(Astronomical Watces)’입니다. 메종의 풍부한 상상력을 표현하기에 지구론 부족합니다.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갑니다. 미지의 영역인 우주와 그를 형성하는 천체에 관해 연구하는 자연과학을 천문학(Astronomy)이라 합니다. 천문학은 인류문명의 발달과 궤를 함께한 만큼 가장 오래된 학문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천체를 다룬다 하여 다소 어렵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접근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육안으로 별을 관찰한 것에서 시작합니다. 관련 장비가 없던 고대 선조들도 그렇게 천문학에 입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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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노티에 셀레스티아 아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

워치메이킹 역시 천문학에서 비롯했습니다. 과거에는 천체의 움직임에 따라 시간과 공간을 가늠하곤 했는데요. 기계를 통해 이를 도식화 및 수치화하기 시작한 게 워치메이킹의 발단입니다. 워치메이킹 덕분에 인류가 경외의 대상인 우주를 좀더 수월하게 헤아릴 수 있게 된 것이죠. 인류는 시침과 분침으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개념의 시계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시간, 날짜, 요일, 월, 문페이즈, 황도대 등 각종 시간 정보를 첨탑의 천문시계 및 회중시계로 나타냈습니다. 분침과 초침이 나온 이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문페이즈나 캘린더를 결합한 일반적인 시계(시/분/초 표시)가 나왔습니다. 다만, 그 이상의 천문 기능을 추가하는 건 물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19세기가 되어서야 여러 천문 기능을 조합한, 흔히 알려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 등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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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노티에 셀레스티아 아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

워치메이킹에서 천문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건 역시나 시간의 흐름에 따른 달의 형태를 표시하는 ‘문페이즈’입니다. 일반적인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는 59개의 이(Tooth)로 이루어진 휠이 24시간마다 한 칸씩 이동하며 두 개의 달로 구성된 디스크를 구동합니다. 즉, 달 하나의 주기가 29.5일이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실제 달의 주기는 29.53일입니다. 일반적인 문페이즈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둘의 차이에 따라 오차가 발생해 2년 7개월마다 조정해줘야 합니다. 보다 정확한 문페이즈 시계는 이를 135개로 늘린 휠을 사용해 오차를 최소화합니다. 해당 휠을 사용하게 되면 오차가 122년에 단 하루로 줄어들게 됩니다. 바쉐론 콘스탄틴 같은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는 대부분 이처럼 정확한 문페이즈를 선보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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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노티에 레귤레이터 퍼페추얼 캘린더-문라이트 주얼리 사파이어의 문페이즈

날짜, 월 등을 표시하는 컴플리트 캘린더 또한 천문학과 관련이 있습니다. 한달, 일년이라는 개념이 천문학에서 비롯했기 때문입니다. 캘린더 중의 캘린더는 역시나 윤년을 계산해 날짜를 표시하는 퍼페추얼 캘린더입니다. 천문학에 따르면, 1년은 365일인데 실제 지구가 태양을 한번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65.2422일입니다. 둘의 차이에 따라 4년이 지나면 0.9688일, 약 1일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4년에 한번은 평년(365일)이 아니라 2월에 하루를 추가한 윤년(366일)이 됩니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그에 해당하는 4년을 모두 ‘기억’해야 합니다. 매월의 길이를 계산해 넣은 캠을 비롯 각종 휠이 맞물려 있으니 구조가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퍼페추얼 캘린더를 본격 컴플리케이션으로 여기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퍼페추얼 캘린더는 편의상 4년간의 연평균 일수를 365.25일로 맞춥니다. 실제 우리가 쓰는 건 365.2422일의 그레고리력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일수가 쌓이고 쌓여 4년에 한번 윤년이라는 규칙이 또 깨지게 됩니다. 보다 정밀한 이 달력을 제정한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이를 고려해 네 가지 규칙을 정했습니다. 넷 중 하나가 ‘연도가 100의 배수이면서 400의 배수가 아닐 때, 그 해는 평년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에 따르면 2100년은 평년이 됩니다. 일반적인 퍼페추얼 캘린더 상으로는 윤년인데 말이죠. 대부분의 퍼페추얼 캘린더들이 언젠간 날짜를 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는 시점이 2100년 2월인 것도 그래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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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시즈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오늘날 문페이즈나 퍼페추얼 캘린더는 여느 브랜드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둘을 넘어 균시차, 항성시, 스카이 차트와 같은 심화 단계는 바쉐론 콘스탄틴처럼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을 능란하게 다룰 능력을 갖춘 브랜드가 아니면 쉽게 볼 수 없습니다. 균시차는 타원으로 회전하는 지구의 공전궤도에 따라 발생하는 평균 태양시(전통적인 24시간)와 시태양시의 차이를 말합니다. 보통 -16분~+14분 정도 차이가 납니다. 근래 워치메이커들은 이 차이를 표시하기 위해 비대칭 형태의 특수 캠을 활용해 시태양시에 대응하는 별도의 핸드를 하나 더 두곤 합니다. 분침과 해당 핸드의 차이를 보고 균시차를 확인하는 것이죠. 항성시는 태양이 아니라 항성(스스로 빛을 내며 지구에서 볼 때 위치가 변하지 않는 별)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 체계를 말합니다. 지구는 하루에 한번 자전함과 동시에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기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태양시와 항성시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천문학에서 항성시는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3시간 56분 4초(항성일)입니다. 시계에서 항성시를 구현할 때는 별도의 기어트레인을 하나 더 두고 이 주기를 23시간 56시간 4초로 설정해 해당 기능을 표시합니다. 항성시와도 관련이 있는 스카이 차트는 균시차나 항성시와는 장르가 좀 다릅니다. 별자리를 나타낸 디스크가 1년에 한번 회전하는 주기로 특정 시기에 볼 수 있는 밤하늘을 나타내거나, 항성일당 한번 회전하며 실시간으로 바뀌는 하늘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기능적 역할보다는 시계에 서정을 더하는 미학적인 용도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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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Ref. 57260의 스카이 차트 

흔히 아스트로노미컬 워치는 앞서 설명한 기능을 하나 이상 포함한 컴플리케이션을 말합니다만, 문페이즈와 컴플리트 캘린더가 상대적으로 흔해진 요즘 기준으로는 퍼페추얼 캘린더를 비롯 균시차, 항성시, 스카이 차트, 월식/일식, 일출/일몰 등 그 이상의 컴플리케이션을 요하긴 합니다. 26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은 18세기에 데뷔한 몇 안 되는 워치메이커답게 상대적으로 이른 1770년대부터 아스트로노미컬 워치를 제조했습니다. 브랜드 측에 따르면, 당시 창립자 장-마크 바쉐론(Jean-Marc Vacheron)의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전수받은 아들 아브라함 바쉐론(Abraham Vacheron)이 관련 컴플리케이션 제작을 주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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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리트 캘린더 회중시계 Ref. 10870(1785년)

아브라함의 진두지휘아래 개발된 다양한 컴플리케이션 중 대표작으로는 그가 공방을 물려받은 1785년에 나온 컴플리트 캘린더 Ref. 10870을 꼽을 수 있습니다. 메종의 유구한 역사에 새겨진 이 회중시계는 최초의 컴플리트 캘린더 중 하나로서 기능도 기능이지만 브라스 다이얼에 장식한 화려한 플로럴 모티프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후 아카이브를 살펴보면, 1829년 날짜 기능에 문페이즈를 조합한 제품이 나오고, 1853년에는 천문 관측 용도의 시계와 관련된 한 서신이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편지는 파리의 사르디니아 공사관 비서인 히폴리트 살리노(Hyppolite Salino) 백작이 바쉐론 콘스탄틴에 보낸 주문서로 “저는 이 시계를 천문 관측에 사용하고자 합니다. 귀하의 워크숍에서 선보이는 시계들이 완벽함을 넘어서는 진정한 크로노미터가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바쉐론 콘스탄틴은 천문대 주최의 다양한 크로노메트리(Chronometry, 정밀한 시간 측정) 대회에서 수많은 상을 휩쓸고 있던 터이니, 백작이 서신에 남긴 말은 그에 대한 신뢰와 바람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이 제조한 천문 관련 시계의 우수성은 1884년 등장한 퍼페추얼 캘린더 회중시계 Ref. 10155에서도 드러납니다. 옐로골드 소재에 양면 디스플레이로 설계한 이 포켓 워치는 48개월 디스플레이의 편의성과 정확성을 바탕으로 제네바 천문대에서 주최한 대회의 크로노메트리 부문에서 1등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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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나멜 다이얼의 퍼페추얼 캘리더 회중시계 Ref. 10155(1884년)

1900년 초, 바쉐론 콘스탄틴은 전 세기의 영광을 뒤로 하고 20세기에는 더 박차를 가하고자 컴플리케이션 전담 워크숍을 설립하기에 이릅니다. 이듬해 바로 나온 게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 Ref. 10536입니다. 문페이즈와 퍼페추얼 캘린더는 물론 크로노그래프, 미닛 리피터를 조합하며 메종의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겼습니다. 해당 워크숍은 포문을 활짝 연 이후로는 거칠 게 없었습니다. 1919년 문페이즈, 일출/일몰, 레트로그레이드 균시차 기능을 더한 퍼페추얼 캘린더 무브먼트를 개발했고, 1929년에는 이집트의 푸아드 왕 1세에 헌정하는 의미로 문페이즈와 퍼페추얼 캘린더에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미닛 리피터, 그랑 소네리 및 프티 소네리를 결합한 회중시계 Ref. 11294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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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 Ref. 10536(19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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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아드 왕 1세에 헌정하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 Ref. 11294(1929년)

1930년대 손목시계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에도 천문학 베이스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에 대한 수요는 꾸준했습니다. 손목시계로 그와 같이 복잡한 메커니즘을 구현하는 게 당시로서는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를 중심으로 굵직굵직한 회중시계가 이때 많이 나온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에서는 옐로골드 소재의 Ref. 10951(1931년)과 이집트 파루크 왕을 위해 제작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1934년)가 대표적입니다. 전자는 문페이즈와 퍼페추얼 캘린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을 지원하는 시계로 1934년 제네바 천문대가 주최한 대회에서 1등을 수상했고, 후자는 문페이즈와 퍼페추얼 캘린더,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미닛 리피터, 그랑 소네리 및 프티 소네리(공과 해머가 각각 3개씩), 알람 등 그보다 더 복잡한 기능을 겸비하며 당시 가장 복잡한 시계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1930년대 듀오 중에서도 1934년 작품은 각 기능을 위해 사용한 핸즈만 13개, 14가지 기능을 표시하는 무브먼트의 부품은 820개에 달했습니다. 완성하는 데도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만큼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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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회중시계 Ref. 10951(193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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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파루크 왕을 위에 제작한 옐로골드 회중시계(1934년)  

1950년대 이후로는 메종의 손목시계에도 천문학 베이스의 컴플리케이션이 점차 스며들었습니다. 대표적인 모델이 1950년대 초반을 수놓은 ‘톨레도 트리플 캘린더 문페이즈’입니다. 기능을 떠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정사각형 베젤, 층을 내고 모서리를 둥글린 사각형 케이스 등 톨레도 라인 특유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메종의 역사에도 기록된 ‘쵸콜라토네(Cioccolatone, 이탈리아어로 초콜릿을 뜻하는 Cioccolato에서 유래)’라는 닉네임이 독특한 그 실루엣에서 유래했습니다. 문페이즈에 트리플 캘린더를 조합한 손목시계는 이처럼 톨레도 컬레션과 함께 이른 시기에 등장했지만, 그 진화형인 퍼페추얼 캘린더는 상대적으로 늦은 1980년대 초반에 나왔습니다. 늦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197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쿼츠 파동이라는 외부 변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메종의 장기인 울트라-씬을 활용한 퍼페추얼 캘린더를 선보이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당시 바쉐론 콘스탄틴에는 두께 2.45mm에 불과한 믿음직스러운 울트라-씬 자동 칼리버 1120(1967년)이 있었고, 1983년 매뉴팩처의 워치메이커들은 이를 베이스로 문페이즈와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을 최대한 얇게 설계해 두께 4.05mm의 자동 퍼페추얼 캘린더 칼리버 1120 QP를 완성해냈습니다. 울트라-씬 명가의 저력을 드러낸 칼리버 1120 QP는 얇은 두께에도 우수한 안정성을 바탕으로 30년 가량이 흐른 지금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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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콜라토네’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톨레도 트리플 캘린더 Ref. 1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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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케이스에 자동 칼리버 1120 QP를 탑재한 퍼페추얼 캘린더 손목시계 Ref. 10736(1988년) 

현재 바쉐론 콘스탄틴은 칼리버 1120 QP에서 비롯한 가지각색의 퍼페추얼 캘린더와 함께 다양한 컴플리트 캘린더도 선보입니다.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답게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에 준하는 아스트로미컬 워치도 한둘이 아닙니다. 관련 제품은 새천년을 맞은 2000년대 초부터 화려한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첫 스타트는 2005년 브랜드 창립 250주년을 맞아 출시한 ‘뚜르 드 릴(Tour de l'Ile)’이 끊었습니다. 18~19세기 메종의 역사가 서린 명소의 이름을 그대로 인용한 이 시계는 문페이즈, 퍼페추얼 캘린더, 셀레스티얼 애뉴얼 캘린더, 일출/일몰, 균시차, 스카이 차트로 구성된 천문 기능에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 등 총 16개에 달하는 기능을 손목시계로 구현했습니다. 당시 손에 꼽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으로 명성을 얻으며 브랜드의 위상을 높인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브랜드 창립 260주년에는 시계사가 바뀝니다. 잘 알려진 대로, 8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탄생한 Ref. 57260이 57개의 기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로 등극하게 됩니다. 역작의 기능 중 문페이즈, 퍼페추얼 캘린더, 스카이 차트, 항성시, 일몰/일출, 균시차 등 20개가 넘는 기능이 천문학에서 비롯한 것 역시 특기할만 합니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보편적인 문페이즈와 퍼페추얼 캘린더는 여느 제품과 차원을 달리합니다. 문페이즈는 1027년에 단 한번 조정하면 되는 정확성을 자랑하며, 퍼페추얼 캘린더는 보다 정밀한 그레고리안 퍼페추얼 캘린더를 비롯해 히브리력(유대인이 사용하는 태음태양력의 역법)에 근거한 히브리 퍼페추얼 캘린더까지 지원합니다. 워치메이킹에 전례 없던 달력까지 끌어온 걸 보면, Ref. 57260은 기계식으로 구현하는 아스트로노미컬 워치에서 가히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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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쉐론 콘스탄틴 창립 250주년 기념 에디션 ‘뚜르 드 릴’(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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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쉐론 콘스탄틴 창립 26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 Ref. 57260(2015년)      

고지를 정복한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후 혁신적인 측면으로도 시선을 돌렸습니다. 이때 나온 게 트래디셔널 트윈 비트 퍼페추얼 캘린더(2019년)입니다. 이름처럼 진동수가 두 개인 시계, 즉 두 개의 밸런스가 서로 다른 속도로 진동합니다. 두 밸런스의 진동수는 각각 5Hz(36,000vph), 1.2Hz(8,640vph). 진동수의 차이는 역시나 파워리저브로 이어집니다. 5Hz의 하이비트일 때도 약 4일의 넉넉한 롱 파워리저브를 보장하지만, 극도의 로우비트 1.5Hz 상태에서는 파워리저브가 무려 65일으로 늘어납니다. 각 모드는 케이스 왼쪽 푸시버튼을 통해 손쉽게 전환할 수 있습니다. 시계를 착용할 때는 포지션 변화에 따른 안정성 및 정확성을 고려해 하이비트, 착용하지 않을 때는 퍼페추얼 캘린더가 멈추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다 넉넉한 파워리저브의 로우비트를 선택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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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디셔널 트윈 비트 퍼페추얼 캘린더 Ref. 3200T/002P-B578

메종의 한 쪽에서 그렇게 퍼페추얼 캘린더의 독창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계속해서 궁극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을 갈고 닦았습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라 하면, 역시나 주문 제작으로 이루어지는 캐비노티에(Les Cabinotiers) 컬렉션이 빠지지 않습니다. 캐비노티에를 대표하는 장르가 또 아스트로노미컬 워치이기도 하고요. 지난 5년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캐비노티에 셀레스티아 아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2017년)’이 먼저 나타납니다. 5년의 시간을 들여 단 한 점만 제작한 이 시계는 총 23개의 기능을 망라합니다. 문페이즈와 퍼페추얼 캘린더를 기본으로 균시차, 계절, 하지/동지, 춘분/추분, 황도십이궁을 나타내는 조디악 사인(Zodiacal Signs), 일출/일몰, 조수간만의 차를 보여주는 조류 인디케이터, 항성시에 기반한 스카이 차트 등 대부분의 기능이 ‘셀레스티아 아스트로노미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천문학에 근거합니다. 역사적인 Ref. 57260이 회중시계 및 손목시계를 통틀어 아스트로노미컬 워치에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면, 해당 제품은 손목시계로서 그 정점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 2017에서 기술상에 해당하는 메케니컬 익셉션 워치 부문을 수상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쾌거에 힘입어 지난해는 후속작 ‘캐비노티에 아스트로노미컬 스트라이킹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오드 투 뮤직’이 뒤를 이었습니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둘의 차이는 베이스에서 나타납니다. 전작은 투르비용, 후속작은 ‘스트라이킹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오두 투 뮤직’이라는 이름처럼 미닛 리피터가 기반입니다. 핵심적인 아스트로미컬 컴플리케이션은 문페이즈, 퍼페추얼 캘린더, 균시차, 조디악 사인, 일출/일몰, 스카이 차트 등 서로 비슷하지만, 조류 인디케이터와 같은 기능이 빠졌다는 점에서 후속작이 전작을 간추린 것이라 보면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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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노티에 셀레스티아 아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0(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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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노티에 아스트로노미컬 스트라이킹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오드 투 뮤직(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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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노티에 아밀러리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플라네타리아(2021년)

올해 캐비노티에 컬렉션은 한발 더 나아가 전체 테마를 ‘천체의 시간’으로 삼았습니다. 아밀러리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플라네타리아를 중심으로 가지각색의 아스트로노미컬 워치를 쏟아냈습니다. 각 제품은 문페이즈 및 퍼페추얼 캘린더, 스카이 차트 등 기능적인 요소를 기본으로, 다이얼에 특정 별자리를 정교하게 새긴다 던지 지구를 입체적인 모형으로 표현하는 등 미학적인 측면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주제에 따라 아스트로노미컬 워치에 혼을 바친 옛 선조들에 헌사하는 의미를 담은 건 물론입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이 천체의 시간을 워치메이킹으로 끌어들인 지 어언 250년, 시대는 바뀌었지만 바쉐론 콘스탄틴은 여전히 전통적인 기계식으로 아스트로노미컬 워치를 제조합니다. 앞선 하이 워치메이킹 시리즈를 통해 다룬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스트라이킹 워치, 레트로그레이드 분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여느 하이엔드 워치메이커 또한 동일한 방식으로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다만, 바쉐론 콘스탄틴만큼 오랜 역사를 지켜온 브랜드는 없습니다. 메종이 추구하는 하이 워치메이킹이 보다 돋보일 수 있었던 이유도 다름 아닌 그 역사에 있습니다. 단절의 시간 없이 이어온 역사적 가치는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가 모든 걸 말해주진 않을 지라도 불변의 가치인 건 분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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