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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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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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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포럼은 약 20여년 만에 고급 시계 브랜드로 급성장한 몽블랑(Montblanc)의 흥미로운 스토리와 워치메이킹에 대해 되짚어보는 특별한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지난 역사와 주요 컬렉션을 통해 미네르바를 인수하면서 매뉴팩처로 올라선 몽블랑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앞으로 4주 동안 매주 금요일에 소개하는 컬럼과 영상으로 몽블랑 워치메이킹의 현주소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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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팩처(manufacture). 사전에 등재된 단어의 의미는 ‘제조하다’ 혹은 ‘생산하다’ 입니다. 그래서 시계 제조사를 매뉴팩처라고 부르는 건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워치메이킹의 세계에서 매뉴팩처는 보다 광범위한 개념을 아우릅니다. 작은 나사 하나부터 케이스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조립하고 마감하여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을 가리켜 매뉴팩처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무브먼트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고유한 레시피의 보유 여부입니다. 이런 이유로 당당히 스스로를 매뉴팩처라고 정의할 수 있는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매뉴팩처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 자본, 노하우, 제반 시설, 인력 등 다양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시계 애호가들은 저마다 다른 특성과 방향을 제시하는 매뉴팩처에 열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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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개막할 무렵 기계식 시계가 쿼츠 시계에 빼앗겼던 패권을 다시 찾아오는 와중에 매뉴팩처가 부상합니다. 기계식 시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완성한다며 구애를 펼친 끝에 애호가들의 관심과 사랑을 얻는데 성공합니다. 이즈음 촉발된 범용 무브먼트에서 인하우스 무브먼트로의 전환은 매뉴팩처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매뉴팩처로의 변신을 꾀하거나 출발부터 매뉴팩처를 목표로 삼은 브랜드가 속출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매뉴팩처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시간이나 노하우처럼 물리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요건들이 매뉴팩처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뉴팩처가 되기 위한 노력은 끊이지 않습니다.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자유의지와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의미합니다. 매뉴팩처는 그리고 싶은 그림을 빈 도화지에 그릴 수 있지만 외부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는 누군가 그려놓은 밑그림에 색을 채우는 정도만 허락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자아를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 어느 쪽이 효과적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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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 워치메이킹의 탄생을 알린 마이스터스튁(Meisterstück)

몽블랑(Montblanc)이 1997년 돌연 시계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시계 지식이 전무한 만년필 제조사가 미지의 영역으로 사세를 넓힌다는 것은 그만큼 기계식 시계가 가진 가능성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했습니다. 허나 만년필과 가죽 제품을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 몽블랑 입장에서는 큰 모험이었습니다. 기계식 시계를 사랑하는 애호가들을 설득하는 것은 몽블랑이 당면한 과제였습니다. 몽블랑은 쥐라 산맥을 따라 스위스 시계의 뿌리로 향했습니다.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줄기처럼 엉켜 있는 르로클에 생산 거점을 마련한 뒤 브랜드의 상징과 같은 만년필 마이스터스튁을 시계화합니다. 블랙 다이얼과 골드 케이스를 통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으며 간결한 리프 핸즈와 브레게 스타일의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 심심함을 달래줄 기능을 더한 몽블랑표 시계가 탄생합니다. 마이스터스튁이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몽블랑은 시계 업계에 연착륙합니다. 그로부터 약 10년간 몽블랑은 스타, 타임워커 등의 컬렉션을 출시하며 경쟁력을 길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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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몽블랑은 범용 무브먼트를 활용해 자신들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번듯한 시계를 만드는 게 목적이었고, 그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고급 시계 브랜드의 매뉴팩처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커지면서 몽블랑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후발주자였던 몽블랑이 매뉴팩처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습니다.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를 다수 거느린 모회사 리치몬트 그룹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함께 했습니다. 그 결과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이들의 레이더에 포착된 것은 규모는 작지만 열성적인 애호가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던 미네르바(Minerva)였습니다. 1858년 스위스 상티미에의 작은 마을 빌르레에 문을 연 미네르바는 에보슈 무브먼트 납품업체로 출발해 파일럿을 위한 군용 시계와 기록 계측을 위한 스톱워치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들은 거대 그룹이 여러 브랜드를 거느리는 형태로 시계 업계가 재편되는 와중에도 독립 브랜드의 지위를 잃지 않은 몇 안 되는 기업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2007년 마침내 미네르바는 150여년 간의 여정을 끝으로 몽블랑의 품에 안기게 됩니다. 이로써 몽블랑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원동력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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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이 미네르바를 원했던 가장 큰 이유는 미네르바가 지난 150여년 간 무브먼트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능력을 완벽히 내재화한 매뉴팩처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미네르바는 매뉴팩처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크로노그래프에 능통한 것은 물론이고 전통 도구를 이용한 핸드 피니싱까지 완벽히 구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계식 시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섬세한 부품인 밸런스 스프링까지 직접 만들 수 있는 극소수의 브랜드이기도 했습니다. 밸런스 스프링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브랜드는 지금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미네르바 인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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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소투르비용 라트라팡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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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엑소투르비용 미니트 크로노그래프 바스코 다 가마

빌르레 매뉴팩처로 간판을 바꾼 미네르바는 장기를 살려 엑소투르비용 라트라팡테, 마이스터스튁 헤리티지 스피릿 펄소그래프, 메타모포시스 같은 작품을 몽블랑의 이름 하에 선보였습니다. 몽블랑 혼자 힘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미네르바가 합류하면서 하나씩 현실화됐습니다. 그러자 워치메이킹의 전통을 따르는 매뉴팩처, 아름다운 수동 크로노그래프 메이커라는 이미지가 서서히 몽블랑을 따라붙기 시작합니다. 미네르바의 도움으로 100년이 넘는 시간을 극복하며 매뉴팩처라는 울타리를 훌쩍 넘어선 겁니다. 무엇보다 몽블랑과 미네르바의 합작품은 스위스 고급 시계 시장을 주름잡은 브랜드의 제품과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을만큼 수준높은 마감과 미학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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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초반에 제작한 미네르바의 군용 시계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몽블랑의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전담했던 미네르바는 1858 컬렉션 출범을 기점으로 전면에 나섭니다. 미네르바의 창립연도를 뜻하는 숫자에서 쉬이 짐작할 수 있듯이 1858 컬렉션은 미네르바가 남긴 유산의 계승과 복원을 지향했습니다. 디자인은 1920~1930년대 미네르바의 군용 시계에서, 무브먼트는 미네르바의 옛 크로노그래프에서 가져왔습니다. 여기에 몽블랑과 미네르바를 이어주는 끈끈한 고리인 장인정신을 매개체로 삼아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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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8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오리진스 리미티드 에디션 100

1858 컬렉션은 2010년대를 휩쓸고 있는 레트로 워치의 열풍에 절묘하게 부합하며 흡족할만한 데뷔전을 치릅니다. 밀리터리 감성이 진하게 베인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시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큼지막한 커시드럴 핸즈, 몽블랑이 1930년대에 사용했던 예스러운 로고를 통해 마치 과거 미네르바의 시계가 환생한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킵니다. 기존의 몽블랑 시계는 물론이고 타사의 제품과도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1858 컬렉션은 몽블랑의 철저한 기획과 후원에 힘입어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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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 컬러에 따라 각각 다른 테마를 지닌 1858 지오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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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신작 1858 지오스피어 울트라블랙 리미티드 에디션 858

1858 컬렉션은 캐링암 방식의 수평 클러치와 컬럼 휠, 세밀하게 깎아낸 수려한 브리지, 큼지막한 밸런스 휠, 장인의 손으로 빚어낸 정성스런 마감 등 고급 수동 크로노그래프의 양식을 충실히 따른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뒤를 이어 독창적인 스타일의 월드타이머 1858 지오스피어,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포켓 워치, 바늘이 하나뿐인 24H 등 흥미로운 제품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접근이 용이한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모델과 간결한 투 핸즈 심플 워치까지 라인업에 포진하면서 큰 그림이 완성됩니다. 1858 컬렉션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매력적인 스토리라인입니다. 미네르바의 1920~1930년대 시계에 바친 경의에서 출발한 1858 컬렉션에 산악 탐험 정신이라는 스포티한 성격이 더해진 것입니다. 컬러 베리에이션을 활용해 테마를 부여하는 한편 알피니즘의 전설로 불리는 라인홀트 메스너를 섭외해 1858 컬렉션의 세계관을 사막으로까지 확장하기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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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을 대표하는 컴플리케이션 스타 레거시 메타모포시스 리미티드 에디션 8

1858 컬렉션을 통해 보여준 미네르바의 정신은 다른 컬렉션에도 스며듭니다. 미네르바의 회중시계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 레거시(Star Legacy)가 대표적입니다. 1858 컬렉션이 스포츠 워치를 표방한다면 스타 레거시는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의 편에 서있습니다. 직선을 배제한 부드러운 케이스와 동그란 양파 모양의 크라운은 컬렉션의 성격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우아한 아라비아 숫자와 로마 숫자 인덱스, 간결한 리프 핸즈, 기요셰 패턴을 삽입한 다이얼은 1858 컬렉션은 물론이고 지난날 브랜드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스타 컬렉션의 정체성도 껴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타 레거시 컬렉션은 개성이 강한 1858 컬렉션에서 경험할 수 없는 여러 기능과 대중적인 기호를 충족시켜 줍니다. 무엇보다 몽블랑 크로노그래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니콜라스 뤼섹이나 기념비적인 컴플리케이션 메타모포시스가 소속됐다는 것에서 스타 레거시 컬렉션이 갖는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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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 시계 생산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르로클 매뉴팩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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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로클 매뉴팩처에서 진행되는 몽블랑 랩 테스트 500(Montblanc Laboratory Test 500)
장장 500시간에 걸쳐 와인딩, 정확성, 기능, 온도 및 자세차에 의한 오차, 방수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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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의 유산을 간직한 빌르레 매뉴팩처

현재 몽블랑은 빌르레 매뉴팩처(구 미네르바)와 르로클 매뉴팩처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상호보완적으로 움직입니다. 빌르레 매뉴팩처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컴플리케이션과 전통 워치메이킹의 기지 역할을 합니다. 몽블랑 워치메이킹의 발원지인 르로클 매뉴팩처에서는 제품 기획부터 개발, 조립, 테스트, 품질 관리 등이 이루어집니다. 사용자가 실제로 시계를 손목에 착용한 것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방수 성능 등을 500시간에 걸쳐 검사하는 몽블랑 랩 테스트 500을 진행하는 것도 르로클 매뉴팩처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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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부품을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에서 조달하거나 무브먼트 사용권을 가져와 일부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정한 뒤 매뉴팩처라고 부르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매뉴팩처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매뉴팩처의 진정성이 시험대에 오른 것입니다. 빌르레 매뉴팩처와 르로클 매뉴팩처라는 양 날개를 달고 매뉴팩처의 시대에 화려하게 비상한 몽블랑이 이런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1906년부터 지켜온 장인 정신과 미네르바가 1858년부터 쌓아올린 전통 그리고 워치메이킹을 바라보는 진지한 자세,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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