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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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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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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불가리(Bvlgari)의 남성시계는 옥토에서 시작해 옥토로 끝납니다. 특히, 브랜드가 추구하는 울트라-씬 워치메이킹을 대변하는 옥토 피니씨모는 지난 2014년부터 2015년을 제외하고는 매해 울트라-씬 기록을 경신해왔습니다. 도장깨기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수동 투르비용 칼리버 BVL 268(두께 1.95mm)를 탑재한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201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옥토 피니씨모 미닛 리피터(2016년),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2017년),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2018년), 옥토 피니씨모 크로노그래프 GMT 오토매틱(2019년),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오토매틱(2020년), 옥토 피니씨모 퍼페추얼 캘린더(2021년), 그리고 올해 두께 1.8mm로 시계에서 2mm의 벽을 최초로 허문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에 이르기까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다만,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는 두께 1.75mm의 리차드 밀 RM UP-01 페라리가 공교롭게도 같은 해 나오는 바람에 몇 달 만에 왕좌에서 내려오며 김이 빠진 감이 없지 않습니다만, 옥토 피니씨모 사가의 한 챕터를 마무리한다는 상징성만큼은 희석되서는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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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장을 준비중인 옥토 피니씨모는 옥토 고유의 팔각형 케이스를 베이스로 기술적으로는 극도로 얇은 울트라-씬을, 외적으로는 티타늄의 회색을 통해 단색의 모노크로노매틱을 지향합니다. 단, 옥토 피니씨모 사가를 이루는 8개의 모델이 처음에는 모두 모노크로노매틱을 추구하지만 이후의 베리에이션은 조금씩 변화를 시도합니다. 가령,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을 다른 소재로 제작하던지 다이얼에 컬러를 입하는 식입니다.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을 바탕으로 티타늄 대신 스틸을 사용하고 얼굴을 달리한 옥토 피니씨모 S(Octo Finissimo S)가 대표적입니다. 이미 짐작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제품명의 S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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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옥토 피니씨모 S가 화려하게 데뷔할 때 불가리 CEO 장 크리스토프 바뱅(Jean-Christophe Babin)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세계 신기록을 연이어 세우며 슈퍼카로 시작한 옥토 피니씨모를 그란 투리스모(Grand Turismo)까지 확장해냈다. 고성능 스포츠카와 비교하면, 이 옥토 피니씨모는 AWD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100m 방수 덕분에 이 시계를 착용한 채 수영을 즐기고 샤워를 할 수 있다. 테니스 코트부터 회의실까지 어디서든 착용할 수 있다. 이 시계는 드레스-업이나 편안한 차림 모두에 어울린다.” 옥토 피니씨모 S는 TPO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시계를 표방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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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소재만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과 다를 뿐 디자인은 기존과 동일합니다. 이탈리아 고대 건축작품 바실리카 막센티우스(Basilica of Maxentius)에서 영감을 받아 팔각형 베이스에 110개에 달하는 면을 통해 건축학적인 매력까지 뽑냄니다. 표면은 각 면에 따라 새틴 브러시드와 폴리시드 가공을 교차한 덕분에 샌드 블라스트 중심의 티타늄 모델보다 좀더 입체적인 인상을 풍깁니다. 사이즈는 직경 40mm, 두께 6.4mm입니다.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두께 5.15mm)보다 1.25mm 더 두껍습니다. 두께가 늘어난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CEO가 언급한 대로, 방수 사양이 30m에서 100m로 늘어났으니까요. 관련해 크라운 구조도 스크루-다운 방식으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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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검정 또는 푸른색, 그리고 케이스/브레이슬릿과 동일한 스틸로 모노크로노매틱을 추구한 실버까지 있습니다. 선 브러시드 가공한 블루 다이얼은 빛의 각도에 따라 표정을 달리하고, 블랙 다이얼은 칠흑 같은 어둠을 바탕으로 검정의 매력을 온전히 전합니다. 실버 다이얼은 새틴 브러시드 가공을 통해 케이스처럼 표면의 결을 살렸습니다. 7시 방향의 오프센터 스몰 세컨드를 비롯한 다이얼 디자인은 전 버전이 기존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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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피니씨모 S를 구동하는 엔진은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BVL 138입니다. 예상대로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과 동일합니다. 무브먼트와 같은 높이에서 회전하는 마이크로 로터를 통해 두께 2.23mm를 실현했습니다. 아무래도 수평 면적을 늘리다 보니 직경은 36.6mm로 제법 큰 편입니다. 넉넉한 면적을 활용해 배럴도 큼지막하게 설계했습니다. 덕분에 울트라-씬치고는 꽤 넉넉한 60시간 파워리저브를 자랑합니다. 양방향 와인딩이 가능한 로터는 와인딩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마이크로 로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중이 큰 플래티넘으로 제작했습니다. 각 브릿지를 보면 주얼이 상대적으로 많은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 36개 중 축을 고정하는 용도가 아닌 루비도 있는데요. 배럴 주위에 몰린 몇몇 이 부품은 배럴에 브릿지가 닿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보호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주요 부품과 브릿지 사이에 공간이 거의 없는 울트라-씬 무브먼트에 대해 다각도로 고찰한 불가리의 묘안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무브먼트 피니싱은 파인 주얼리인 불가리답게 크게 흠잡을 데 없습니다. 하이엔드 무브먼트처럼 보이지 않는 곳도 꼼꼼하게 가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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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브레이슬릿은 구조적인 케이스에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요즘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의 화법대로 케이스와의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 각 링크에 새틴 브러시드와 폴리시드 가공을 교차로 적용했습니다. 브레이슬릿에 자연스레 녹아 든 클라스프는 양쪽으로 열리는 버터플라이 방식입니다. 얇은 두께와 착용감을 동시에 고려한 세심한 설계도 돋보이는데요. 브레이슬릿 안쪽에 클라스프의 연결 부위가 튀어나오지 않도록 그만큼의 공간을 파놓았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애호가들은 사소한 디테일 하나에 박수를 보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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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피니씨모 S는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의 스핀오프에 해당합니다. 원작이 추구하는 풀 티타늄의 모노크로노매틱과는 어긋났지만, 대신 얼굴 표정이 한결 풍부해졌습니다. 또 원작보다 두께는 살짝 늘어났지만, 100m 방수라는 든든한 내구성을 얻었습니다. 활용도가 좀더 높아진 셈입니다. 게다가 옥토 피니씨모 S는 원작보다 약간 두꺼울 뿐 여전히 수준급 울트라-씬 워치의 위용을 뽐냅니다. 가격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다이얼 컬러에 상관없이 각각 1620만원입니다.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1930만원)보다 310만원이나 더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옥토 피니씨모 S를 두고 간간히 ‘팀킬’이라고도 하는데요. 괜한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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