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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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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스포츠 워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고급 시계 제조사의 기대와 불안이 뒤엉켜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가독성을 높이고 방수 성능을 향상시키는 등 기능성과 활동성을 가미하면서도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의 원천인 얇은 두께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가 드러납니다. 최근에는 사용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컴플리케이션 럭셔리 스포츠 워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계들은 화려함을 얻는 대가로 두께를 내어줍니다. 만약 둘 다 잃을 수 없다면 다른 해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스켈레톤은 무브먼트 구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부분만을 남긴 채 나머지는 덜어냅니다. 더 이상 덜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남는 건 거미줄처럼 엉킨 구조와 무수한 내각입니다. 인내심으로 무장한 장인들은 잘라낸 면에서 기계의 흔적을 지우고 매끄러운 모서리과 날이 선 각을 만들어냅니다. 고급 기계식 시계가 지향하는 극한의 아름다움을 훌륭하게 표현하는 스켈레톤은 럭셔리 스포츠 워치라면 갖춰야 할 얇은 두께를 유지하는 데에도 최선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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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라는 걸출한 스포츠 워치를 가진 피아제(Piaget)도 이 점을 잘 간파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피아제는 울트라씬으로 시계 업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폴로의 베리에이션으로 일찌감치 스켈레톤을 낙점한 것은 피아제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처사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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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지름은 42mm로 평범하지만 두께는 겨우 6.5mm에 불과합니다. 지름이 넉넉한 덕분에 케이스는 더욱 얇아 보이는 효과를 누립니다. 케이스 지름이 42mm로 동일한 폴로 데이트 모델의 두께가 9.4mm임을 감안한다면 얼마나 얇은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원형과 쿠션을 조합한 독특한 형태의 케이스는 피아제가 즐겨 구사하는 셰이프-인-셰이프(Shape-in-shape)에서 비롯했습니다. 케이스의 측면과 전면의 베젤은 결을 살린 브러시드 가공을 적용한 반면 나머지 부분은 폴리시드 가공으로 광을 내 입체적인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인티그레이티드 브레이슬릿을 매칭하는 대부분의 럭셔리 스포츠 워치와는 다르게 일반적인 러그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피아제 폴로가 스포츠 워치 뿐만 아니라 드레스 워치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요소입니다. 크라운 가드가 없고 방수 성능도 30m에 불과하다는 점도 피아제 폴로의 성격을 드러냅니다. 나사로 고정한 글라스백은 스켈레톤의 묘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 유리가 없는 가장자리 면적을 최소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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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시계의 특성상 다이얼은 없다시피 합니다. 시간을 알려주는 아플리케 인덱스와 프린트한 분 인덱스로 채워진 플린지가 다이얼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파란색 PVD 코팅과 새틴 브러시드 처리를 병행한 무브먼트 플레이트와 브리지는 회색 로터, 은색 빛의 부품들과 어우러지며 차분하고 단정하면서도 왠지 모를 경쾌한 느낌을 불러일으킵니다. 스켈레톤 시계가 추구해야 하는 투명성과 세밀한 마감에 관해서는 지적할 부분이 딱히 없습니다. 부품들은 수준 높은 가공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무브먼트 곳곳을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사용자는 기계식 시계의 심장과 동력의 생성 및 전달 과정을 어떤 방해도 없이 두루 살필 수 있습니다. 시침과 분침도 스켈레톤 처리하는 치밀함도 감상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훤히 드러나는 밸런스 휠 덕분에 초침의 부재가 아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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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남은 수작 칼리버 12P의 뒤를 잇는 셀프와인딩 칼리버 1200S1을 탑재했습니다. 두께는 2.4mm에 불과한 울트라씬 무브먼트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44시간입니다. 피아제의 알파벳 첫 글자인 P를 형상화한 레귤레이터가 빠졌지만 미학적 디자인과 고급 시계다운 마감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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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러시드와 폴리시드 가공을 교차 적용한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과 교체용 네이비 악어가죽 스트랩이 제공됩니다. 러그와 맞닿는 부분에 있는 힌지를 양쪽에서 모으듯 조이면서 브레이슬릿을 케이스로부터 분리할 수 있습니다. 손톱이 짧은 분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타사의 버튼식이나 걸쇠로 잠그는 방식과 비교하면 불편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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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 폴로 스켈레톤의 가격은 4210만원입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날짜 기능을 가진 타사의 엔트리 모델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수준 높은 피니싱과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피아제 폴로 스켈레톤은 럭셔리 스포츠 워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스켈레톤의 특성상 활동성은 다소 떨어집니다. 되려 드레스 워치의 성향이 여기저기서 고개를 치켜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시계는 스트랩과의 매칭도 브레이슬릿 만큼이나 뛰어납니다. 미학적 관점에서 시계를 분석하는 피아제의 특출난 감각이 럭셔리 스포츠 워치라는 장르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됐음을 폴로 스켈레톤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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