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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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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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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불가리(Bvlgari)의 남성시계는 옥토로 시작해 옥토로 끝납니다. 그만큼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옥토 중의 옥토는 역시나 옥토 피니씨모(Octo Finissimo)입니다. 옥토 피니씨모는 울트라-씬을 향한 브랜드의 집념을 담은 불가리 워치메이킹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시리즈는 도장깨기 하듯 거의 매년 울트라-씬 기록을 경신해왔습니다. 대서사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해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이 두께 1.85mm로 피아제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컨셉 투르비용이 세운 종전 기록(2mm)를 1년만에 경신하며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 시계’에 등극한 바 있습니다. 불가리는 이로써 10번째 울트라-씬 레코드를 작성하는 대기록을 세우며 ‘울트라-씬=불가리’라는 공식을 또 한번 입증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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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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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의 울트라-씬 대정복 타깃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 하나 남았습니다. 지난 2024년 독립 시계제조사에게 빼앗긴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분명 칼을 갈고 있을 터입니다. 지금까지 기세로 본다면, 불가리의 왕좌 탈환은 곧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디데이가 올해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 불가리 옥토는 비현실적인 두께는 잠시 제쳐두고 현실적인 사이즈에 집중합니다. 기존보다 작은 지름 37mm 사이즈에 탁월한 비율로 가다듬은 옥토 피니씨모 37이 불가리 워치메이킹의 또 다른 챕터를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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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토 피니씨모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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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옥토 피니씨모는 주로 40mm로 선보였습니다. 지름 40mm가 큰 사이즈는 아니지만, 옥토 피니씨모의 비현실적으로 얇은 두께와 어우러지다 보니 해당 사이즈가 때로는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면을 부각하는 옥토 특유의 디자인도 시각적으로 시계가 크게 보이는 데 한 몫 합니다. 옥토 피니씨모 37는 그동안의 아쉬움을 달래는 묘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께는 6.45mm로 기존 모델 대비 1.35mm 가량 더 두껍지만, 늘어난 두께가 단점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되려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전체적인 비율은 오히려 더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기존 40mm 모델이 지름 대비 두께가 너무 얇아 살짝 넙데데해 보이기도 했는데, 37mm 모델은 그런 부작용이 없습니다. 지름과 두께의 비율이 딱 적당해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께 6.45mm도 충분히 얇습니다. 울트라-씬 사양으로 시계가 셔츠 소매 안으로 넉넉하게 들어가고도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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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소재는 옥토 피니씨모 시리즈에서는 익숙한 샌드 블라스트 티타늄을 기본으로 새틴 브러시드 및 폴리시드 가공을 혼용한 또 다른 티타늄, 그리고 옐로우 골드까지 세가지로 나뉩니다. 참고로, 옐로우 골드는 새롭게 추가된 티타늄 버전과 동일하게 새틴 브러시드 가공을 중심으로 모서리마다 폴리시드 가공을 곁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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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의 일등공신은 역시나 새로운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BVF100입니다. 사이즈는 지름 31mm, 두께 2.35mm입니다. 기존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40에 탑재한 BVL138(약 60시간 파워리저브)보다 0.12mm 더 두껍지만 지름은 5.6mm나 더 작습니다. 전체적인 부피가 20%나 줄었다고 합니다. 사이즈는 작아졌지만 파워리저브는 약 72시간으로 되려 20%나 늘어났습니다. 무브먼트 두께가 늘어난 만큼 더 넓고 더 큰 장력의 메인스프링을 사용함으로써 충분한 파워리저브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가리는 이를 두고 피콜리씨모와 같은 초소형 무브먼트를 개발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새로운 칼리버 BVF100에 집약했다고 말합니다. 새 시대의 칼리버 BVF100은 오밀조밀한 구성에 피니싱도 기존과 차이가 있습니다. 제네바 스트라이프가 밸런스에서부터 뻗어나오는 방사형으로 펼쳐집니다. 마이크로 로터도 그에 맞춰 표면을 선-브러시드 가공으로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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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 조작은 스크루 다운 방식에 맞춰 크라운을 아래쪽으로 돌려서 풀어주면 크라운이 톡하고 나옵니다. 해당 포지션에서 크라운을 위로 돌리면 와인딩을 할 수 있습니다. 또르륵 또르륵 소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들리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무브먼트에 밥을 줄 수 있습니다. 날짜 기능이 없기에 크라운 1단에서 바로 시간을 세팅할 수 있습니다. 작은 크라운을 고려했을 때는 조작감이 가벼울 것이라 생각되지만, 실제 조작감은 그와 반대로 조금 묵직한 편입니다. 크라운이 얇은 케이스만큼 작아서 조작했을 때 크라운이 잘 안 잡힐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기우일 뿐입니다. 크라운 측면에 홈이 도톰하게 장식되어 있어, 막상 실제로 크라운을 잡으면 잘 잡히고 돌리는 동안 손에서 미끄러질 일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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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기존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40과 동일한 구성입니다. 7시 30분 방향으로 치우친 비대칭 스몰 세컨드를 중심으로, 오픈 워크 가공한 소드 핸즈가 옥토 피니씨모처럼 얇은 바 인덱스 및 큼지막한 12 & 6 아워 마커를 가리킵니다. 인덱스 및 핸즈는 모델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샌드 블라스트 티타늄 버전은 기존과 동일한 무광의 검은색이지만, 새로운 티타늄 및 옐로우 골드 버전은 각각을 폴리시드 가공으로 마감했습니다. 그래서 빛 반사에 따라 핸즈와 인덱스의 음영이 달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통적으로는 다이얼 베이스가 0.8mm로 기존보다 2배 가량 두꺼워졌다고 합니다. 약 0.4mm 차이는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그동안 너무 얇은 다이얼 베이스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던 다이아몬드 장식, 스톤 다이얼과 같은 화려한 장식을 펼칠 여지가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즉, 더 큰 나래를 펼칠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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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슬릿은 110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옥토 피니씨모 특유의 케이스에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샌드 블라스트 티타늄 버전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티타늄 버전은 각진 U자형 링크는 새틴 브러시드 가공, 중간중간 이어지는 직사각형 링크는 폴리시드 가공으로 마감했습니다. 특히, 폴리시드 가공한 면의 유광이 유독 도드라집니다. 덕분에 시계를 움직여 보면 빛 반사에 따라 화려하게 음영이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티타늄 버전은 그래서 기존보다 입체적이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지만, 자칫 너무 화려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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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착용감을 배려한 디테일도 돋보입니다. 클라스프가 위치하는 브레이슬릿 안쪽을 파내어, 해당 부분에 히든 클라스프가 위치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덕분에 손목에 닿는 클라스프가 크게 거슬리지 않습니다. 클라스프 때문에 브레이슬릿이 손목에서 뜨는 일도 없습니다. 시계가 손목에 말 그대로 착 붙습니다. 옥토 피니씨모 37의 클라스프는 또 기존과 달리 버튼이 추가되어 좀 더 손 쉽게 브레이슬릿을 체결하고 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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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피니씨모 37의 가격은 샌드 블라스트 티타늄 버전이 2410만 원, 옐로우 골드 버전이 6900만 원이지만, 새틴 브러시드와 폴리시드 가공을 곁들인 티타늄 버전은 정확한 한국 가격이 아직 책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유로 기준으로는 샌드 블라스드 티타늄 버전이 1만7700유로이고, 새로운 티타늄 버전이 1만 8500입니다. 단순 환율로 계산했을 때는 140~150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한국에서 공식 가격이 책정된다면, 아마도 새로운 티타늄 버전이 샌드 블라스트 티타늄 버전보다 100~200만 원 정도 더 비싸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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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불가리는 울트라-씬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났습니다. 대신 옥토 피니씨모 37이라는 훌륭한 밸런스의 새로운 플랫폼이 게임체인저로 등장해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트렌드와 애호가들의 니즈를 충실히 반영한 새 플랫폼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기존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40의 선례를 떠올리면, 다이얼 및 케이스를 달리하거나 무브먼트 스케치를 다이얼에 펼치는 등 앞으로 나올 베리에이션이 무궁무진해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40의 운명도 궁금해집니다. 과연 ‘팀킬’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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