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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 Exclusive Basel / SI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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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조회 5712·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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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의 두 번째 방문기는 빌르레입니다. 

빌르레(Villeret)는 과거 가족경영으로 이어온 작지만 강한 매뉴팩처인 미네르바가 있었던 땅입니다. 1858년 미네르바가 문을 연 이래 수동 크로노그래프 시대의 한 면을 장식한 아름다운 크로노그래프와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입각해 브릿지를 분할한 무브먼트를 개발해 사랑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150여 년이 지난 뒤, 이곳은 몽블랑의 인 하우스 무브먼트와 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만들어 내는 매뉴팩처로 변해있습니다. 미네르바는 시계 메이커의 흡수, 합병을 통한 그룹화의 물결에서 한차례 벨기에 투자그룹에게 매각되었다가 몽블랑의 품에 안기게 됩니다. 대부분의 메이커가 흡수한 매뉴팩처의 흔적을 가능한 한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반해, 몽블랑은 미네르바의 역사와 응축된 기술력, 아름다움을 존중했습니다. 이에 몽블랑 빌르레 매뉴팩처가 된 건물 상층부에는 작은 박물관을 겸한 미팅 룸을 꾸려놓았습니다. 미네르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눈이 반짝일 만한 아름다운 빈티지 시계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벽면에는 미네르바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과 기록물로 장식되어 있는데, 한번 천천히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벽을 따라가다 보면 수많은 에나멜 다이얼로 가득 채운 한 켠과 만나게 되는데요. 수동 크로노그래프 시대에 발취했던 다양한 기능과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나도 영원함을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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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시계의 경쟁력 중 하나인 복잡 무브먼트 개발은 빌르레 매뉴팩처에서 이뤄집니다. 한 명의 개발담당 엔지니어와 워치메이커가 다양한 기능을 창조해 냅니다. 물론 미네르바에서 이어받은 칼리버 MB M16.29같은 수동 크로노그래프 같은 유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몽블랑을 대표하는 기능인 엑소투르비용을 비롯해 퍼페추얼 캘린더, 스플릿 세컨드 같은 복잡 기능이 조합을 이루기도 하고 있는 요즘, 이들의 역량에 더욱 큰 기대가 됩니다. 개발실은 워치메이커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의 작업대와 한 켠에는 CNC를 구비해 놓았습니다. 엔지니어의 컴퓨터에서 구동한 CAD 데이터로 즉시 제작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죠. 이렇게 부품이 완성되면 워치메이커가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며 결점이나 작동 안정성 등을 확인해 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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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실에서 나와 계단을 오르면 몽블랑의 미드 레인지 라인업을 책임지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MB R200 시리즈의 조립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조립실의 규모로 본다면 솔직히 이 정도 공간에서 칼리버 MB R200 시리즈의 조립을 책임진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훨씬 많은 워치메이커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넓은 공간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많은 워치메이커 대신 공정의 자동화로 인력을 줄였고 생산효율과 정확성에서 향상을 이뤄냈습니다. 이곳은 공장 하나를 아주 작게 축소해 놨다고 해도 좋은데요. 워치메이커가 약속된 무브먼트 작업을 마치고 작업대에 마련한 ‘마이크로 컨베어 벨트’에 태우면 자동적으로 다음 공정이 진행됩니다. 루비를 플레이트에 세팅하는 과정을 거쳐 오일을 도포하는 오일링이 자동으로 완료됩니다. 무브먼트 개별 단위로 작업이 이뤄지므로 작업속도가 달라 발생하는 정체현상도 비교적 줄어듭니다. 대개 열 개 단위의 무브먼트를 모은 트레이 단위로 다음 공정으로 이동하는 것과 다릅니다. 루비 세팅과 오일링은 사람이 하는 작업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나은 부분이 있습니다. 오일의 도포 면이나 도포하는 양을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고, 그 속도도 더 빠르죠. 비교적 최근에 완성한 매뉴팩처들은 자동 오일링 머신을 사용하는 편인데, 예전 쇼파드 매뉴팩처의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아예 사람에게 맡기거나 아니면 머신을 쓰는 편이 낫다고 합니다. 설비투자 대비 전자의 비용이 더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루비 세팅에서 오일링까지의 소요되는 시간은 몇 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켜보는 동안 무브먼트 하나의 작업이 끝나서 마이크로 컨베어 벨트를 타고 다음 과정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업 효율성을 가늠케 하는 장면이죠. 한 쪽에서는 팔렛 포크의 팔렛(루비)의 간격 조절을 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또 다른 곳에서는 레귤레이팅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좀 놀라웠는데요. 레귤레이팅은 고속, 연속 촬영으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레귤레이팅 스크류를 기계가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레귤레이팅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었던지라 더욱 그러했는데요. 큰 폭의 조정을 기계가 담당하고 세부 조정은 워치메이커가 하는 식으로 분담되어, 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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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계단을 내려간 곳에서는 사용한지 족히 백 년은 된 스템핑 머신을 만납니다. 기계에 써있는 날짜는 실제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사용했음을 드러내는군요. CNC로 가공하기에 되레 번거로운 부품, 혹은 소량으로 만드는 부품은 여전히 이러한 오래된 스템핑 머신이 담당합니다. 이와 함께 몽블랑에서 저먼 실버로 성형하는 무브먼트의 일부도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몽블랑은 독일권 메이커가 아니면서도 저먼 실버로 플레이트를 만드는데, 그 이유는 저먼 실버의 물성과 가공성이 더 좋아 보다 더 엣지(Edge)있는 모서리르 만들어 내기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즉 더 아름다운 무브먼트를 만들 수 있어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죠. 건너편 방에는 CNC 여러 대를 마련해 두고 플레이트 같은 부품을 열심히 만들어 냅니다. 스템핑 머신, CNC 이들 한 세대 가량의 나이차가 나는 기계들의 대비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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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르레 매뉴팩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은 헤어스프링의 제작입니다. 전통을 지닌 매뉴팩처에서도 헤어스프링을 만드는 광경은 좀처럼 볼 수 없습니다. 인 하우스 생산 비율이 점차 향상되는 요즘이라도 헤어스프링 생산은 여전히 하지 못합니다. 여전히 소수의 매뉴팩처만이 가능하며 몽블랑은 그 중 하나입니다. 물론 모든 무브먼트의 헤어스프링을 만들지 않는데요. 하이 컴플리케이션 위주로 인 하우스 헤어스프링을 사용됩니다. 이는 소량이지만 매뉴팩처링의 순도를 높이는 데에 결정적이며, 특히 하이 컴플리케이션처럼 독자성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헤어스프링은 소재가 되는 특수합금의 강선을 늘리고 늘리는 과정을 정말 머리카락 정도의 굵기가 될 때까지 반복합니다. 이것을 평평하게 누른 뒤 합친 다음, 고온진공 상태에서 소용돌이 모양을 잡으면 탄력 있는 헤어스프링이자 시계의 심장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이 됩니다. 

매뉴팩처 투어의 마지막 과정은 체험입니다. 실제로 시계를 만드는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데요. 다른 매뉴팩처에서 볼 수 없는 하드코어(?)한 과정이 기다립니다. 밸런스 스크류의 스크류를 부착하는 작업은 비교적 쉬웠습니다. 드라이버 쥐는 법을 알면 크게 어렵지 않죠. 그 다음은 헤어스프링을 밸런스에 고정하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헤어스프링의 끝 단을 육안으로 보면 초점이 잘 맞지 않을 정도로 가늡니다. 이것이 겨우 통과할 만한 구멍에 넣고, 헤어스프링과 같은 두께의 핀을 끼워 고정해야 되는데, 헤어스프링을 구멍에 끼우는 것부터 난관입니다. 겨우 고정했다고 해도 핀은 아주 쉽게 구부러지거나 튕겨나가 버리죠. 수십 년 경력을 지닌 워치메이커의 도움을 받고 나서야 겨우 미션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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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르레 매뉴팩처는 다른 매뉴팩처를 흡수해 완성한 독특한 예입니다. 그러면서 서로의 전통을 존중하고 다시 계승해 발전시켜 나가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몽블랑의 측면에서 본 빌르레 매뉴팩처는 전통과 현대, 범용 무브먼트를 탑재하는 라인과 인 하우스,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아우르는 매우 폭넓은 시계 스펙트럼을 구축하는 생산적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한 점을 평가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주변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매우 인상적인 매뉴팩처 였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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