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Highend
책을 한 권 샀습니다.
직접 읽어보고 산건 아닙니다. 직접 읽어보고 샀으면 이런 꼴 안당했겠죠.
인터넷서점에서 제목에 혹해서 구입했습니다.
제가 가공되지 않은 1차 사료를 워낙 좋아하고, 명성과 다르게 국내에 관련 서적이 거의 없는 나폴레옹씨에 관한 서적, 그것도 그의 장군들에 관한 이야기라 해서...
막막 설레는 마음으로 구입했습니다.
표지의 카피문구를 보세요.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조연들의 이야기를 원문으로 만나다' 얼마나 멋있습니까.
좋던 기분은 첫장을 열자마자 박살났습니다.
네...원문 맞네요. 영어 원문...ㅠㅜ
원전이 아니라 원문이었던거니?
뭔가 속이지 않았지만 속은 느낌? 정직한 문구, 책 표지 그대로의 내용이지만 우롱당한 느낌입니다.
책값이 아까워서 읽어보려 해도...보세요. 첫 문장부터 4줄이 쉼없이 이어지는 늘어지는 문체를.
영어는 전공서적과 시계관련 써칭으로 충분합니다.
책값이 아깝지만 저에겐 라면받침 이상의 값어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ㅠㅠ
그러고 보니 나폴레옹 관련 책이라 저에게 나폴레옹 관련 시계가 있나 생각해 봅니다.
있네요. 브레게가 나폴레옹이 애용하던 브랜드였죠...
그러고 보니 최근에 브레게에게 편지 한장을 받았습니다.
뭐...CEO 바뀐지가 언제인데 프린트된 Marc A. Hayek 씨의 서명이 되어있는 편지 내용은...
대충 니가 브레게를 구입함으로서 마리 앙투와네트나 나폴레옹, 처칠과 같은 반열에 올랐으니 감사해라...그런 내용 같네요.
자기네가 망하기 전까진 구입 내용을 보존하겠다는군요.
그렇습니다.
브레게 제품을 정식 부띡에서 구입하면 브레게는 다른 인터넷 등록 절차가 없구요, 대신 구입자의 이름과 구입 정보를 파리의 브레게 매장으로 보냅니다.
파리 방돔광장에 있는 브레게 부띡에는 브레게 뮤지엄이 있는데요...
여기에는 마리 앙투와네트, 나폴레옹, 처칠과 같은 유명한 브레게 시계 구입자들의 이름과 구매 내역이 보관되어 있구요,
일반 구매자들 역시 구입자의 이름과 구입 내역이 이 박물관에 브레게가 망할때까지 영구 보존되게 되죠.
여기 관장님이 엠마뉴엘 브레게 선생님이신데...
한국 틀딱들에게는 매우 고혹적으로 느껴지는 이름을 가지신 이분은 브레게 창립자 루이 아브라함 브레게의 7대손인가 8대손 이십니다.
여러분이 브레게 부띡에서 브레게 시계를 구입한 후 정식 브레게 뮤지엄 등록 절차를 밟으시면,
파리 방돔광장 브레게 뮤지엄을 직접 방문해서 본인의 고객명부 등재 확인을 요청했을 때,
진짜로 무슈 엠마뉴엘 브레게께서 엣헴! 하고 등장하셔서 여러분의 이름이 적힌 고객명부를 꺼내서 보여주게 되는거죠.
훗! 파리에 가서 브레게 뮤지엄에 나폴레옹과 같이 자신의 이름이 적혀진 고객명부를 확인하는 자신을 상상해 보세요.
ㅂㅅ 같지만 멋있지 않나요? ㅋㅋ
아...오늘 배송된 책을 확인하고 맨붕에 빠져서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뻘글 한번 써봤습니다.
주말들 잘 지내시길...ㅠㅜ
PS)) 너무 뻘글이라 정보 하나 곁들입니다. Type XX 원하시는 분들은 가을까지 기다려 보시길...물론 책임지진 않습니다...ㅎㅎ
댓글 17
-
현승시계
2022.05.15 19:08
-
mdoc
2022.05.16 12:38
마리 앙투와네트에 나폴레옹이라니! 크~니콜라스 할배 정말 존경합니다. ㅎㅎ
-
energy
2022.05.15 19:35
오래된 역사를 가진 브레게 답게, 고객 명단을 저렇게 아날로그적으로 보관하는군요ㅎㅎ 나폴레옹, 처칠로부터
명단이 쭉 이어진다니 무언가 오묘하고 특별한 느낌을 선사할 듯 합니다. :)
철저한 관리가 고객, 매니아 층을 계속 유지하는 비결이겠지요 ㅎㅎ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mdoc
2022.05.16 12:41
브레게 방식이 쫌 멋져보이는 전 아날로그 인간인가 봅니다. 이번 휴가때도 뭔가 디지탈로 예약해 보려다가 승질나서 걍 전화로...ㅋㅋ
-
jwvk
2022.05.15 21:12
잘 읽었습니다~ 시계가 아름답네요~
-
mdoc
2022.05.16 12:42
감사합니다. 3137은 많이들 있으신데 7137, 특히 청판은 좀 드문것 같네요...
-
ClaudioKim
2022.05.16 09:00
ㅋㅋ 표지보고 설마 원문을 착각 하신걸까 했는데 맞군요ㅎ
그래도 옆 페이지에 뭔가 설명이 되있어서 조금은(?)편하게 볼수 있을것도 같은데요ㅎㅎ
저 해리포터 원서 보다가 수많은 마법주문이 처음에는 뭔가 했네요^^;;;
그나저나 타입은 가을까지 기다려나되나 봅니다ㅎ
-
mdoc
2022.05.16 12:43
전혀 편하지 않습니다. 눈도 침침해 져서 한글책 보기도 힘든데 영어라뇨...걍 냄비받침이나 하렵니다...ㅠㅜ
-
XXIV
2022.05.16 11:16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는 어렵지만, 세계 어딘가 내 이름이 남겨져 있다...뭔가 후훗..하게 되는 느낌적 느낌이 있죠 ㅎㅎ
-
mdoc
2022.05.16 12:45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많을수록 좋긴 하다 - 버나드 쇼 - 돈으로 이름을 남기는 거죠 ㅎㅎ
-
홍콩갑부
2022.05.16 19:06
브레게에 대해 알기 어려운 정보를 전달하는 멋진 포스팅입니다~ 추천 꾸욱~~
-
mdoc
2022.05.17 23:21
브레게 직계 후손이 브레게에서 근무하는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알고 보니 방돔 브레게 뮤지엄 관장님인데다가 무려 브레게 부사장님이더라구요~조상님 은덕인지 본인 능력인지...ㅋㅋ
-
클래식컬
2022.05.17 17:50
원서? 원문? 인데 커버는 변역서 같은 마법이군요. ;;
-
mdoc
2022.05.17 23:22
마법에 걸리고 말았습니다...흑흑
-
벚꽃나무아래에서
2022.05.20 18:37
사진은 작게 나왔지만 저의 드림워치인 7137 모델 잘 보고 갑니다^^
브레게는 시계 헤리티지에 있어서 따라 올 브랜드는 없어보입니디
앞으로 7137 포스팅 잘 부탁드립니다ㅎㅎ
제가 알기론 브레게 CEO가 니콜라스 G. 하이에크씨에서 아들인
마크 A. 하이에크씨로 바뀐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추천과 마린 지원샷으로 남겨봅니다^^
-
Timeliner
2022.05.22 01:14
몰랐네요. 브레게가 저렇게 고객 관리를 할줄은. 편지가 마케팅적인 요소도 있는것 같지만
브레게의 역사에 기초한 문구가 정말로 인상적이네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브랜드지만
항상 리스펙은 하고 있었는데 더욱 존중하게 만드네요.
-
브랄리언
2022.05.22 03:14
유치한 마케팅이긴 한데 좀 귀엽네요 ㅋㅋ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공감 수 |
---|---|---|---|---|---|
공지 | [공지] 매크로 먼데이 [39] | TIM | 2014.03.07 | 5624 | 11 |
Hot | [스캔데이] 브레게 vs 바쉐론 [32] | 현승시계 | 2024.04.19 | 1479 | 4 |
Hot | TIME TO LOVE 💕 💕 💕 [25] | 타치코마 | 2024.04.17 | 548 | 6 |
Hot | 브레게 무브먼트 오버와인딩 클러치 시스템 [27] | m.kris | 2024.04.11 | 581 | 3 |
Hot | [WWG24] PATEK PHILIPPE 포토 리포트 [9] | 타치코마 | 2024.04.09 | 1468 | 4 |
10113 | 더울때는 블루 [5] | 서달자 | 2022.05.19 | 470 | 4 |
10112 | 드디어 바쉐론 콘스탄틴을 손목에 올리다~!!! [40] | ILMer | 2022.05.18 | 1411 | 10 |
10111 | 맨하탄에서의 시계 구경 [11] | emeraldsky | 2022.05.16 | 914 | 3 |
» | 의식의 흐름 [17] | mdoc | 2022.05.15 | 704 | 9 |
10109 | 트래디션과 속초 양양 나들이~ [26] | 현승시계 | 2022.05.15 | 669 | 6 |
10108 | 송지호해변 [12] | 클래식컬 | 2022.05.14 | 597 | 2 |
10107 | 날씨는좋은데 나가기가 귀찮내요 [9] | GShockMRG | 2022.05.14 | 307 | 2 |
10106 | 오랜만에 찍어본 울트라파인입니다 [8] | 토통미 | 2022.05.12 | 657 | 0 |
10105 | 계절의 여왕이 맞네요. [20] | 현승시계 | 2022.05.09 | 921 | 3 |
10104 | 연휴 끗 일상의 시작 w overseas [9] | nocturn | 2022.05.09 | 572 | 3 |
10103 | 오늘은어버이날 [1] | 데이토나러버 | 2022.05.08 | 399 | 2 |
10102 | 오늘도 바티스카프 [5] | 클래식컬 | 2022.05.08 | 540 | 3 |
10101 | 날씨 굿 [7] | 클래식컬 | 2022.05.07 | 363 | 2 |
10100 | 초여름 하늘과 너무 찰떡인 다이얼 ft. 오버시즈 [12] | yunhoss | 2022.05.06 | 768 | 4 |
10099 | (기변충동) 고견을 청합니다. [12] | 미스따빈 | 2022.05.05 | 819 | 2 |
10098 | 5980 [2] | 데이토나러버 | 2022.05.05 | 537 | 0 |
10097 | 어린이날은 FF와 함께 [1] | GShockMRG | 2022.05.05 | 386 | 2 |
10096 | 놀 생각 [8] | 클래식컬 | 2022.05.03 | 468 | 2 |
10095 | 기추신고 ft. VC Overseas 4500V [34] | yunhoss | 2022.05.01 | 1424 | 9 |
10094 | Nageurs de combat [6] | 클래식컬 | 2022.05.01 | 502 | 3 |
10093 | VC 오버시즈~ [6] | FireGuns | 2022.05.01 | 721 | 2 |
10092 | 블루 블루 블루 [12] | jay9240 | 2022.05.01 | 818 | 3 |
10091 | 오랜만에 자연농원 [6] | 클래식컬 | 2022.04.30 | 441 | 2 |
10090 | ROO와 오랜만에 영화관을 갔다 왔습니다. [6] | Rozenta | 2022.04.30 | 482 | 1 |
10089 | 파텍필립 Twenty4 7300-1200A [12] | 실버터보 | 2022.04.28 | 1308 | 5 |
10088 | 해방 [12] | 클래식컬 | 2022.04.28 | 517 | 4 |
10087 | (선택장애)고수분들의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22] | ILMer | 2022.04.28 | 810 | 0 |
10086 | 4월의 제주여행 #2 (ft. Lange) [16] | 현승시계 | 2022.04.27 | 686 | 7 |
10085 | 예술은 술이랑.. feat. 1815 Updown [12] | 혀니76 | 2022.04.26 | 751 | 4 |
10084 | ap 26020st [5] | 기네스 | 2022.04.26 | 560 | 1 |
10083 | 맑은 날이면 더 이뻐보이는 시계 [14] | Rozenta | 2022.04.26 | 655 | 3 |
10082 | 시간과 공간의 방 [14] | 클래식컬 | 2022.04.26 | 472 | 4 |
10081 | 제주여행 + 랑에 + 여름준비 [49] | 현승시계 | 2022.04.25 | 1165 | 15 |
10080 | 월요일부터 야근을^^;;;(VC Historiqurs1942) [18] | ClaudioKim | 2022.04.25 | 547 | 7 |
10079 | 오늘도 오래된 친구랑.feat. VC Royal eagle [7] | 혀니76 | 2022.04.25 | 456 | 3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ㅎㅎㅎ
브레게 스토리는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매혹적으로 다가오죠^^ 브랜드도 그런 부분을 굉장히 소중히 다루려고 하구요. 멋진 7137도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