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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리베르소 시리즈의 탄생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는 이전 리뷰에서 했으니 생략하고
바로 또 다른 90년대 리베르소 시리즈인
리베르소 크로노그래프 레트로그레이드로
넘어가 볼까 합니다.





" Reverso 
Chronographe Retrogra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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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얼굴의 사나이



폴로 경기시 착용하는 시계를 보호하기 위해
케이스를 뒤집는 것(Reverse)이 
바로 리베르소의 기원입니다.
이러한 오리지널리티를 따른다면
리베르소의 케이스백은 
언제나 솔리드백이 맞습니다.
하지만  JLC는 1994년 리베르소의 케이스백을
다른 기능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얼굴(Duoface)로
발전시켜나갑니다.
당시 이제 막 대중화되는 디스플레이백을 넘어서
아예 두 가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죠. 

JLC는 2년 뒤인 1996년,
90년대 리베르소 시리즈를 통해
듀오 페이스 기능을 가장 잘 활용한
마스터 피스 한 점을 내놓는데
그것이 바로 
리베르소 크로노그래프 레트로그레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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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전면은 일반 리베르소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클래식한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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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각 골드 JLC 로고와 함께
상단에 JLC 풀네임, 하단에 리베르소가 있고
블루 핸즈와 더불어 물결무늬의 기요쉐가
아름답게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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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6시 방향의 데이트와
5시 방향의 조금 특이한 인디케이터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단정한 리베르소 이미지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듀오 페이스...
후면으로 넘기면
전혀 다른 이미지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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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14K 로즈골드 무브먼트에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레트로그레이드 카운터의 수동 크로노그래프가
멋지게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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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따 크로노그래프 기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지만 
매우 독특한 크로노그래프입니다.
독창적이고 독특할 뿐 아니라
화려한 아름다움까지 갖고 있는 리베르소입니다.
전면부의 점잖고 기품 있는 신사는 사라지고
펑키하고 화려한 댄서가 등장한 것입니다.

96년 당시에 이러한 듀오 페이스 없었습니다.
아니 이러한 시계 자체가 없었습니다.
물론 25년 정도 지난 지금도 이러한 반전 매력의
시계는 매우 매우 드뭅니다.

리베르소 크로노그래프 레트로그레이드는
이런 매력을 갖고 있는 시계입니다.















2. 수동 크로노그래프의  새로운 해석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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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시계 업계에서
수동 크로노그래프는 그 기능 자체만으로
컴플리케이션으로 분류합니다.
매우 많은 부품들이 각각의 기능을
다해야 제대로 된 시간 측정을 할 수 있고
동시에 측정과 상관없이 구동되는 시간을 
정확히 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90년대 이후엔 디스플레이백 시계가
유행을 하다 보니 보이는 구조와 부품이 많은
수동 크로노그래프는 
이 부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리베르소 크로노그래프 레트로그레이드는
정말 창의적인 시도를 한 컴플리케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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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수동 크로노그래프 자체를 사각 케이스에 넣었고
(당시나 지금도 거의 볼 수 없는 구조)
위에 말씀드린대로 후면에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볼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중앙에 60초 카운터가 있고
하단에 30분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카운터가 있는데
이 또한 대단한 것이 이 작은 무브먼트 안에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카운터를 넣어 
기술력을 자랑하였습니다.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카운터는
30분이 넘어가면 31분째에는 다시 튕겨
1분으로 자리하는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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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카운터는 
단순히 기술 뿐 아니라
디자인 밸런스까지 완벽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자체로 60초 카운터와 잘 어울리고
좌측의 칼럼 휠과 우측의 밸런스 휠을 
볼 수 있는 공간적 여유를 가져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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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14K 로즈골드 플레이트에 
제네바 스트라이프와 
블루 스크류와 쥬얼의 색 조합도 매우 좋습니다.
매번 말씀드리지만 골드 플레이트나
저먼 실버 플레이트는 변색 이슈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브먼트가 화려해지고
피니싱을 돋보이게 하는 플레이트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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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따라 달라지는
플레이트와 부품들의 색감은
꼭 가을 추수 때 바람이 불어
곡식들이 다양하면서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색감을 내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풍성한 느낌을 주는 무브먼트와
무브먼트 피니싱입니다 :)



여기서 마지막이 아닙니다.
리베르소 크로노그래프의 반전은
사실 클래식한 전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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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에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있기에
전면에서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구동되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데
5시 방향에 프랑스어로 
멈춤(Arret)과 작동(Marche)를 적어놓아
인디케이터의 움직임에 따라 
크로노그래프 구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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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온.
오프는 검은색인데 반해
온은 청색으로 칠해놓아
소소한 포인트를 두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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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면에 수동 크로노그래프
기능과는 거리가 먼 데이트 기능이 있습니다.
수동 크로노그래프는 구동시 파워리저브를 많이 사용하고
진동각도 떨어뜨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능하면 다른 기능은 넣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대로 그래서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나
다른 크로노그래프 컴플리케이션이 
더 대단한 이유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리베르소 크로노그래프는
보통 수동 크로노그래프에 잘 사용하지 않는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카운터를 넣은 것처럼
데이트 기능도 넣어 한 번 더 상식에
도전을 하게 됩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데이트가 실용적이고
꼭 필요한 분들이 있기에 선택지가 넓어지지만
저는 그것보다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것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위에 적은 다양한 기능들은
아래 동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건 동영상을 보셔야 더 
금방 와닿으실 것 같네요.

















3. 착용감이 좋은 크로노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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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리베르소 시리즈는
모두 그랑 테이유 사이즈입니다.
42mm x 26mm. 
현행 모델은 미디엄에 가깝죠.
 두께는 얼마인지 아십니까?
9.5mm입니다.

듀오 페이스에 수동 크로노,
그리고 데이트 기능까지 넣었는데
9.5mm의 초박형입니다.
일반적인 수평 클러치 수동 크로노 모델도
대부분은 10mm가 넘어갑니다.
그런데 두께를 많이 차지할 수밖에 없는
듀오 페이스 구조에서 9.5mm의
수동 크로노그래프 리베르소라니요 ㅎㅎ
오뜨 오롤로지의 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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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말씀드리지만
적절한 사이즈와 얇은 두께의 만남은
좋은 착용감으로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수동 크로노 모델 중 이만한 착용감의
모델이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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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테이유 사이즈이지만
사각형 특유의 느낌 때문에
전혀 작아 보이지 않고
두께도 얇아서 적절히 핏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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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 정말 얇습니다! ㅎㅎ



게다가...
혹시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사용할 때는
이렇게 뒤집어 사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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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뒤집어야 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나름 손목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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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냥 아름다운 무브먼트와
구동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습니다 ㅋ

















4. 희소성과 합리적 가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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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지난 리베르소 미닛 리피터와
동일한 이야기이기에 다시 적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크로노그래프가 만 불 이상 저렴하다는 것,
고로 세라토나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나요? ㅎㅎ










리베르소 크로노그래프에는 단점이 없느냐?
개인적인 생각에는 큰 단점은 없는데
디자인 면에서 약간 거슬리는 게 하나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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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그래프 푸셔가 약간 큽니다.
조금만 작았으면 용두 사용도 편하고
디자인 면에서 좀 더 완벽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큰 푸셔 때문에 사이즈도 더 커 보이는 것 같구요.
이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또한 리베르소 미닛 리피터와 마찬가지로
후면으로 돌려 크로노그래프를 작동시킬 때
케이스가 밀려 조작이 살짝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전면에서 크로노를 구동할 땐 괜찮은데
후면에서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구조상
조금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아! 그냥 마치긴 좀 아쉬워서
90년대 리베르소 시리즈의 
구성품도 한 번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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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가 좀 있는 박스입니다.




안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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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가 다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듯한.
솔직히 요즘 나오는 모델들, 한정판들에도
이 정도로 신경 안 쓰는 패키징이 많습니다.
이런 세심한 배려도 감성을 자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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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리베르소 크로노그래프 레트로그레이드.
이 모델은 90년대 기계식 시계 재부흥과 맞물려
오뜨 오롤로지의 전통과 혁신을 
모두 보여주는 창의적인 시계라 생각합니다.
리베르소만의 특유의 아이덴티티까지
위트 있게 잘 살린 이런 마스터 피스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 페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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