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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만년필도 좋아하는 타임포럼 회원인 간고등어입니다.

일전에 제가 몇번 글과 펜 사진을 올려봤는데 몇분께서 펜에 관심이 있으신듯 하군요.

그래서 만년필에 대한 짧은 지식이나마 나눠보고자 몇편으로 나누어 글을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시계도 깊게 들어가면 한도 끝도 없는 것처럼 만년필도 깊이 이야기하자면 글이 무지하게 길어질 것 같으므로

일단 서론 격으로 만년필에 대한 기본적인 몇가지를 소개하고 브랜드 및 대표 모델 소개, 브랜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정도로 간략하게 6편의 글 정도로 다뤄볼까 합니다.

오늘 올릴 글은 서론 격인 글로 만년필에 대한 제 생각과 개략적인 구조 정도를 써보겠습니다.

 

 

제가 만년필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원래 이런저런 문구류를 좋아 했었는데

어느날 만년필을 선물 받게 되었지요. (물론 중학생이니만큼 저렴한 모델) 그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한게

10년이 좀 넘었네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저렴하고 부담없는 모델들을 사용하다가 고급 기종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군생활 후반부부터였습니다. 사병 월급 일부를 조금씩 모은데다가 마침 상병때부터

사무실 근무로 끌려가면서 군대에서도 쓸만한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꽤 높은 부대 사무실이어서 육체 노동에

동원이 안됐습니다 ㅎㅎ)

요즘 만년필은 필기구라기보다는 주로 악세사리 내지는 사치품, 사장님 서명용처럼 취급되고 있는데

10년 이상 실사용해온 저로서는 어쨌든 쓰기 위한 도구이고 학교에서 필기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볼펜 등 현대 필기구들보다 예민하고 불편할 수 있고 약하며 애정을 가지고 관리를 해줘야 한다는 점 등에서

단점이 있으나 한번 제대로 길들여지면 길들인 주인 손에는 어떤 펜보다도 자유자재로 획을 그려내며

손에 편하다는 점에서 기계식 시계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네요. (잘 사용하면 뽀다구 난다는 점에서도요 ㅎㅎ)

 

만년필의 뿌리는 깊게 따지자면 고대까지 올라갑니다만 현대적인 만년필은 1884년 미국에서

중요한 고객과 계약을 펜 때문에 망치게 된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이란 보험 외판원이 모세관 현상을 이용한

펜을 개발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사람이 개발한 펜이 우수했기 때문에 워터맨은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설립해 펜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고 뒤이어 파커, 몽블랑 등 다수 메이커가 만들어지고 그 회사들이

신기술 개발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중간에 많은 회사들이 없어지기도 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만년필은 기본적으로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잉크 저장소에 들어있는 잉크를 촉 끝으로 보내는 방식입니다.

이는 촉 형태가 어떤 식으로 변형되어도 변함없는 기본 원리이지요.

 

만년필의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면 크게 촉, 배럴(몸통), 캡(뚜껑), 피더, 잉크 충전부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나머지는 특별히 사진을 첨부하지 않으셔도 알 수 있으실텐데 피더는 촉을 받치고 있는 부분입니다. 잉크의 흐름을

조절해주는 부분이지요.

▲ 몽블랑 빈티지 149들의 피더입니다.

여기에 다양한 잉크 충전 방식이 있습니다만 현대에 가장 널리 쓰이는건 3가지 방식입니다.

카트리지, 컨버터, 피스톤 필러 방식인데 현용 펜의 99%가 이 세 방식중 하나를 사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먼저 카트리지 방식은 잉크가 들어있는 튜브를 끼워서 사용하는 방식이죠.

마치 프린터나 복사기에 토너를 집어 넣고 다쓰면 교체해주는 것처럼요.

위 사진이 카트리지입니다. 저걸 그대로 펜에 끼워서 쓰시고 다쓰면 교체해주시면 됩니다.

간편하고 휴대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대비 용량이 그리 착하지 않고 잉크 선택 폭이 좁다는 단점이 있지요.

(카트리지로 나온 잉크만 사용할 수 있으므로)

그래서 가격 대비 용량을 찾으시는 분들이 병잉크를 사용합니다. (뭐 사실 대부분 병잉크를 사용하지요)

병잉크를 사용하는 첫번째 방식이 바로 컨버터 방식입니다. 컨버터라는 피스톤을 사용한 장치를 카트리지 대신 끼워서

병잉크에 촉을 담근다음 주사기처럼 잉크를 빨아올리는 방식이지요.

 

위 사진이 컨버터입니다. 일반적으로 컨버터를 사용할 수 있는 펜은 카트리지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컨버터를 쓰다가 떨어졌는데 병잉크가 없다 하면 카트리지를 사용하는거지요. 반대로 크기가 작다거나 하는 이유로

카트리지 전용으로 설계된 펜이 있습니다. 뒤에 잡다한 피스톤 장치가 달리므로 카트리지보다 용량이 작을 수는 있지만

필요하면 병잉크에서 다시 채워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경제적입니다. 다수의 만년필들이 주로 카트리지/컨버터

방식을 사용하지요.

마지막 방식은 피스톤 필러 방식입니다. 컨버터도 일종의 피스톤 필링 장치이기는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피스톤 필링 방식은 펜의 배럴 전체가 잉크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빠른 이해를 위해 사진을 첨부하겠습니다.

펠리칸 M205 모델로 몸통 전체가 투명 재질로 되어 있어 내부를 볼 수 있지요.

보시다시피 몸통 부분을 잉크 저장소로 활용하기 때문에 잉크 저장량이 카트리지나 컨버터 방식보다 월등합니다.

단점은 병잉크 밖에 사용을 할 수 없고 분해가 쉬운 컨버터 방식에 비해 분해가 어려워 관리가 조금 어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펠리칸 대부분 모델들과 몽블랑 146, 149 등이 대표적인 피스톤 필러 방식 펜이지요.

 

다음으로 촉(Nib)을 보겠습니다. 촉은 만년필의 핵심이지요. 볼펜과는 달리 만년필 촉은 상당히 예민합니다.

또한 필압에 따라 변형이 되지요. 그래서 주인의 필기 습관에 따라 조금씩 마모 등 변형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사용자에게 잘 맞는 모양으로 변합니다. 이점이 만년필의 매력이지요~

촉은 재질에 따라 나눠보면 크게 스틸촉과 금촉이 있습니다.

금이 스틸보다는 당연히 고가이므로 고가 모델에 들어가게 되는데 왜 금을 사용하느냐 하면

금이 안정적이고 부식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틸에 비해 탄성도 조금 더 있어 펜촉 재질에 적절하기 때문이지요.

▲ 몽블랑 빈티지 149들의 펜촉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금이 무조건 좋은건 아니고 스틸촉이 충격 등에 강한 장점은 있습니다.

또한 금촉과 스틸촉 모두 잘 길들여지면 아름다운 필감을 자랑합니다만 어쨌든 금촉이 더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

금촉은 보통 14K와 18K를 사용하고 간혹 21K를 사용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만 보통 18K 촉이 가장 고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금 함량이 무조건 높다고 좋은건 아니거든요.

촉 제조는 일단 기계로 찍어낸 다음 마지막에 장인이 손으로 뒷마무리와 조정을 하게 됩니다.

펜을 수공으로 만든다고 선전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손으로 만드는 회사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건 옛날 얘기고 요즘은 기계가 좋기 때문에 일단 기계로 찍어내고 기계로 할 수 없는 최종 마무리를

장인과 숙련공들이 손으로 하게 되지요.

촉 굵기는 EF, F, M 등의 영문으로 표시하게 되는데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펜촉은 EF(Extra Fine 혹은 X를 따서 X, XF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F(Fine), M(Medium)이지요. EF 가 가는 촉이고 M이 굵은 놈입니다. 굵기에 관해서는

특별한 기준이 없고 회사마다 다릅니다. 그 회사에서 만드는 촉중에 가는놈 굵은놈 구분을 한 것이죠.

 

 

일단 첫 글은 이정도로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더 자세히 들어가면 물론 좋겠지만 이정도까지만 알아도

쓰는데 크게 지장은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앞으로는 독일브랜드, 영국 프랑스 스위스 브랜드, 미국 브랜드,

일본 브랜드, 이태리 브랜드 이렇게 국가별로 브랜드를 나눠 5편 정도로 각 브랜드에 대한 개인적 생각과

추천할만한 대표모델 정도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역사도 써볼까 생각 했는데 회사별 역사 같은건

각 브랜드 홍보자료나 인터넷 등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므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써봤자 저 홍보자료 베끼는 수준이 되기도 하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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