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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고등어입니다.

오늘은 독일브랜드 1편으로 몽블랑과 펠리간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1. 몽블랑(Montblanc)

워낙 잘 알려진 대표적인 만년필 회사인 몽블랑은 회원분들께 시계로도 잘 알려진 회사입니다. 만년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품질에 대해 왈가왈부 말이 많습니다만 어쨌든 현재로서는 만년필 업계의 지존자리에 올라 있고 세계적으로도 높은 인지도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는 타 브랜드에 비해 압도적이죠) 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년필계의 롤렉스랄까요?

프랑스 냄새가 나는 이름과는 달리 몽블랑은 독일 회사로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유럽에서 프랑스 제품을 고급품으로 여기던

시대 상황에 따라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영어 등 외국어로 브랜드명을 짓듯이요. 사실 곰곰히 따지고 보면

몽블랑은 타 브랜드에 비해 내세울 것이 없는 회사였습니다. 정통성으로는 워터맨에 밀리고 (현대적 만년필 최초 개발자가

설립한 회사가 워터맨) 역사성으로는 파카에 밀리고 (몽블랑 광고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게 독일 통일시 조약에 몽블랑 149 펜이

사용되었다는건데 사실 파커는 2차 세계대전 종결 등 근현대사 굵직한 사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왔습니다) 그렇다고 품질이

타 브랜드에 비해 우월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하나씩 따져보면 몽블랑 좋은 점은 뽀다구 외에는 찾기 힘들지요.

촉도 그다지고 (EF, F, M 등 촉굵기 구분은 있습니다만 죄다 조금 굵은거, 굵은거, 조금 더 굵은거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가격이 착한 것도 아니고.... 어쨌든 몽블랑은 마케팅 대마왕 리슈몽그룹(리치몬드그룹)으로 들어가면서 기존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하던 제품라인 중 저가라인을 모조리 단종시키고 고가라인만 남기고 만년필 업계 최초로 한정판 발매를 하고

대대적인 고급화 마케팅을 하면서 고급 만년필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습니다. 솔직히 타 브랜드에서도 고급라인은

가격적으로만 봐도 몽블랑에 뒤지지 않고 품질도 우수한 물건(오히려 몽블랑보다 뛰어납니다)이 많습니다만 고가 만년필 하면

몽블랑 먼저 떠올리고 있지요.

어쨌든 저도 보유한 펜 중에 몽블랑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로서 말씀드리면 만년필을 처음 접하는 분들께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네요. 물론 좋은 펜도 맞고 분명 몽블랑 고유의 매력이 있습니다만 타 브랜드에 비해 상당히 굵게 써지는 촉과 그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품질 편차 등 입문자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못한 요소가 많지요. 실제 주변 분들도 그 명성에 혹해서

몽블랑을 들였다가 실망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자신도 그랬고요. 그래서 어느정도 다른 펜들을 두루 접하시고

만년필에 대한 나름대로 기준과 확신이 생겼을때 몽블랑과 만나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만년필에 대해 어느정도

주관이 생기시면 몽블랑에서도 매력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ㅎ

현 몽블랑의 얼굴마담, 대표모델은 바로 1924년에 출시된 Meisterstück(마이스터스튁) 라인입니다. 독일어로 '걸작'이라는 이 모델

라인은 현재 114, 145, 146, 149가 판매되고 있으며 이 중에 추천할만한 모델은 145와 146 입니다.

145는 '쇼팽' 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몽불랑 만년필 중 가장 대중적인 모델이지요. 가격대도 (몽블랑 중에서는) 비교적 저렴하고

사이즈도 무난해 몽블랑 입문용으로는 물론 선물용, 기업 활동용 등으로도 흔하게 쓰입니다. 카트리지/컨버터 겸용이라

편리성도 갖추고 있고 여성분들이 쥐어도 적당한 덩치입니다만 배럴 굵기에 비해 작은 촉이 단점입니다. 2가지 버전으로 나오는데

장식부가 금으로 도금된 오리지널 버전과 플래티넘으로 도금된 P145 가 있고 금 버전은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반면

플래티넘 버전은 좀 더 세련된 느낌을 주지요. 촉도 똑같고 차이는 장식 색깔 밖에 없습니다. 사진은 P145.

 

145 바로 상위모델인 146은 덩치가 좀 있다고 'Le Grand' 라는 이름이 붙은 펜입니다. 145보다 덩치도 촉도 확실히 커져

존재감이 뚜렷하고 해서 특히 몽블랑 찾는 남성분들 구입 후보에 항상 오르는 놈입니다. 일단 145와 비교사진.

 

중간에 잡소리를 잠시 하면 만년필에서 한정판은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 디자인 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 라인에서

몸통 소재를 더 고급스러운 것을 사용하고 고급 기법을 사용, 촉에 각인된 내용 등을 변형해서 내놓는 물건입니다. 몽블랑의

한정판 대부분은 바로 이 146을 베이스로 해서 나옵니다. 피스톤 필러 잉크 충전 방식을 사용해 병잉크만 사용이 가능하고

펜을 쥐었을 때 (캡을 뒤에 꽂았을 경우) 어느 쪽으로도 쏠리지 않는 뛰어난 밸런스를 최고 장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밸런스에 관해서는 펠리칸 M800 과 함께 최고로 꼽히고 있지요. 하지만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14K 촉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과

몽블랑 촉이 아주 굵은 편이기 때문에 뛰어난 밸런스에도 불구하고 필기용으로 활용도는 떨어집니다. (굵은 것도 익숙해지면

괜찮기는 합니다만 역시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 문제가 되지요)

 

몽블랑 하면 저렇게 시커먼 색깔이 떠오르는데 버건디 모델이라고 자주색 몸통 버전도 존재합니다.

146 상위로는 몽블랑의 상징이자 꽃이라고 할 수 있는 149가 있습니다만 바로 149로 가는건 비추입니다.

원하시면 따로 다뤄드릴 수 있습니다 ㅎ

 

 

2. 펠리칸 (Pelikan)

몽블랑과 함께 독일 만년필을 대표하는 회사로 1832년에 화방도구를 만들며 시작한 회사이지요. 첫 시작은 화방도구였으나

만년필이 점점 보급되면서 만년필 사업에도 뛰어들어 내놓은게 바로 만년필 역사상 명작 펜으로 수위에 드는 펠리칸 100입니다.

히틀러도 이 펠리칸 100을 애용했다고 하고 만년필 빈티지 시장에서 몽블랑에 대항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펜 중 하나입니다.

 

(색상은 다양한 변형모델이 있습니다. 세번째 사진은 1945년 5월 2차대전 항복문서에 서명하는 Keitel 원수, 손에 쥔 펜이 보이시나요?)

이 펠리칸은 현재 사장님 서명용, 주얼리화 된 몽블랑과는 반대로 실용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모델이 피스톤 필러 잉크 충전방식을 사용해 많은 잉크 저장량을 가지고 있고 두루뭉실한 몽블랑 촉 굵기와는 달리

EF, F, M 등의 촉 굵기 구분이 뚜렷합니다. 또한 기본라인이 플렉시 글라스(비행기 유리창 재질)라는 합성수지를 사용해

가볍고 튼튼하지요. 그래서 M200 등과 같은 모델은 큰 잉크탱크, 가벼운 재질, 좋은 밸런스로 일명 '고시용 만년필' 의 본좌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필기 등 실사용에 뛰어나다고 할까요.

어쨌든 현 펠리칸의 대표 모델라인은 Souverän 시리즈로 M300 부터 시작해 M400, M600, M800, M1000 이 있습니다.

마이스터스튁과는 달리 전 모델 피스톤 필러 방식이고 기본모델은 역시 금장식, 장식을 은으로 도금한 변형 모델은

M405, M805 식으로 모델명이 붙고 색상도 다양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펠리칸은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라인을 가지고 있어 (아동용 저가 만년필도 나옵니다)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은데 그 중 추천할만한 물건은 스틸 촉을 사용한 저가 라인중 M200(M205)가 있습니다.

피스톤 필러 방식을 사용해 잉크 저장량도 많고 색상도 다양하고 데몬스트레이션 (줄여서 데몬. 투명 재질을 사용해 내부

매커니즘이 보입니다) 변형라인도 많아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고를 수 있고

비록 스틸 촉을 사용하였지만 금촉인 M400 과 촉도 호환이 가능해 펠리칸 저가라인 중에서는 상당힌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펠리칸 장점 중에 하나가 촉을 나사로 끼우게 되어 있어 사용자가 촉만 따로 사서 교체하기도 쉽다는 것이지요.

고시용 만년필의 본좌!

상위라인으로는 펠리칸의 꽃인 소버린 시리즈 중에서 M400과 M800 을 추천합니다.

몽블랑으로 치면 145와 146에 해당하는 이 모델들은 역시 몽블랑 선택 방법에 따르면 되겠습니다.

단, 잉크 주입방식부터 다른 몽블랑과는 달리 이놈들은 생긴건 똑같고 크기가 다릅니다. 다른 차이점으로는

400은 14K 촉을 사용하고 잉크 필링 장치가 플라스틱인데 비해 800은 18K 촉을 사용하고 있고 잉크 필링 장치가 황동 재질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M800은 최고의 밸런스를 가진 펜 중 하나이고 일본내 만년필 판매 순위도 1위를 달리고 있다지요.

 

여기까지가 M400, 아래는 M800 입니다.

 

M800 사진은 잘 나온 실사진을 못찾아 데몬버전인 M805 를 올렸습니다. (촉은 동일합니다 ㅎ)

펠리칸은 저렇게 색상이 다양합니다만 일단 기본 색은 바로 녹색 줄무늬입니다. 펠리칸의 상징이랄까요? ㅎ

저렇게 실사용에 적합하고 가격대도 몽블랑보다 저렴 '했습니다만' 얼마전 환율 상승때 본사 정책인지 수입사 정책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리테일가가 엄청나게 올라서 거의 몽블랑급이 되어버렸습니다. 펜샵에서 (시계가 직영점 외에 공식

대리점이 있든 펜도 그런 가게들이 있습니다. 백화점 매장, 교보문고 등에 매장이 직영점이고 다른 펜샵들은

따로 매장을 두고 있습니다. 당연히 직영점보다 할인이 있고요) 실 구매가는 동급 몽블랑과 거의 차이가 없지요.

성능과 실용성 자체만 놓고 본다면 추천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만.... 인지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이상 좀 거시기합니다.

 

 

이상으로 독일브랜드 1편을 마치겠습니다. 다음으로 Graf von Faber-Castell과 LAMY를 써보겠습니다.

언제 올릴지는 고등어 마음대로~ ㅋㅋ 즐거운 야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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