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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럽산 만년필들 외에 일본에서도 상당히 품질 좋은 만년필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애들... 뭐든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만들어내는게 좀 부럽기는 합니다. 어쨌든 이러한 일본에서 만년필을 제조하는

회사 중 큰 놈들은 세 회사인데 일본 만년필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일단 '가는 촉' 입니다. 유럽권보다 획수가 많은

동양권 문자, 특히 일본은 한자를 쓰기 때문에 아무래도 세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역시 같은 점에서 서양 만년필들보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면이 많아 만년필 입문자는 물론이고 오랫동안 사용해온 사람들에게도 실사용 펜으로 인기가 좋습니다.

일본산 EF촉의 경우 시중에서 판매되는 0.3~0.4mm 볼펜 수준까지 나오니 다이어리나 줄노트 등에 사용하기는 아주 좋지요.

 

1. Pilot (파이로트)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어린 시절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빠이롯뜨' 만년필을 기억하실겁니다.

바로 한국 파이로트에서 제조한 만년필들인데 일본 파이로트에서 갈라져나온 회사는 맞습니다만 거의 다른 회사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독립 운영되는 회사이지요. 여기서 말씀드리는 회사는 일본 파이로트로 일본 만년필 제조사 중 가장

큰 회사이고 HI-TEC-C 볼펜으로도 유명한 종합 문구회사입니다. 1918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데

수출형 브랜드로 'Namiki' 도 보유하고 있지요. 고로 파이로트와 나미키는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본펜답게 촉이 가늘고

철저한 관리로 품질도 우수합니다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정식 수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 제품을 구입하시려면

구매 대행을 이용해야 합니다만, 그렇더라도 가격 대 품질이 우수해 인기가 좋지요. 다른 두 일본 회사에 비해 구분되는 특징은

촉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흔히 쓰이는 EF, F, M 등 외에 FM 닙 등을 추가해 굵기를 세분화 하고 SF, SMF, FA 등의

특수 촉도 있어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지요.추천 모델로는 Custom 74 와 823, Capless 가 있습니다.

커스톰 74는 파이로트의 기본모델로 15종에 달하는 다양한 촉이 발매되고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 금촉, 가는촉으로 인기가 좋지요.

 

823은 플런저 충전 방식으로 무지한 잉크 저장량을 자랑해 일명 '필기머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사용할 때마다 뒤쪽 노브를

약간 풀어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캡리스는 독특한 놈인데 마치 볼펜처럼 노크식으로 쓸 수 있는 만년필입니다. 만년필의 필감에 볼펜의 편리함을 더했다고 할까요.

보통 만년필은 수성 잉크를 사용해 뚜껑을 여닫아야 하는 약간의 귀찮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캡리스는 셔터 방식을 이용해

이걸 해결했지요.

 

2. Sailor (세일러)

1911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시작된 회사입니다. 회사 설립자가 영국 선원이 가져온 만년필을 보고 일을 시작했다는데

그래서 회사 이름도 '세일러' 라고 했다고 하네요. 회사 이름답게 닻모양 로고를 사용하고 있고 역시 일본펜답게 가늡니다.

이 회사의 특징은 일반촉 외에 소량 생산되는 특수촉 종류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 대표격인 놈이 세일러가 자랑하는 닙 장인

나가하라 노부요시와 그 아들에 의해 생산되는 나기나타토기라는 촉이지요.

 

코바늘 모양으로 생겨 필각 변화에 따라 변화무쌍한 획 굵기를 보여주고 필감도 부드러워 세일러 펜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두번째 사진에서 획 굵기 변화가 보이시나요? 사진속 모델이 추천 모델 중 하나인 프로핏입니다. 일반촉 모델도 있고 특수촉 장착

모델도 나오는데 이 회사는 특이하게도 21K 촉이 장착됩니다. 하지만 21K 촉이라고 금함량이 높은 점 외에는 특별히 좋은 점은

없는듯 합니다. 어쨌든 가볍고, 밸런스 좋고, 촉도 실사용으로는 좋은 놈입니다만 보시다시피 몽블랑을 연상케하는 디자인으로

몽블랑 짝퉁으로 오인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게 흠이지요.

프로핏 외에 비슷하지만 디자인이 살짝 다른 놈으로 프로페셔널 기어라는 모델도 있습니다.

이놈은 기본 사이즈 외에 약간 짧은 놈, 슬림한 놈으로 몸통 크기가 조금씩 다른 버전이 있습니다.

 

3. Platinum(플래티넘)

1919년에 설립된 만년필 회사이지요. 다른 회사와 구분되는 특징은 촉이 더욱 가늘다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더 가늘다는

UEF (Ultra EF) 라는 극세촉이 일반라인에 존재합니다. 그래서 가는 펜을 좋아하는 분들이 종종 찾기는 합니다만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체로 가늘면 필감이 거칠어지는 만년필 특성상 플래티넘 만년필이 대체로 필감 면에서는

그리 좋은 평을 못받지요.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금촉을 사용할 수 있고 (금촉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축에 들어갑니다)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점에서 추천할만합니다. 하지만 고가로 가신다면 되도록 파이로트나 세일러 제품을 추천하고 싶네요.

추천 모델은 스탠다드 14K 입니다. 바로 가장 저렴하게 접할 수 있는 금촉이지요. 스틸촉 모델도 '가늘다'는 점에서는

추천할만합니다.

 

이상으로 일본만년필에 대한 잡설을 마치겠습니다. 앞으로 국내 만년필 수입사에 대한 글과 미국산 만년필 (크로스, 쉐퍼) 에 대한 글

두편 정도로 만년필 이야기를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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