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을 사용하려면 꼭 따라붙는게 바로 만년필용 잉크입니다. 잉크는 만년필 회사마다 각각 특성을 가지고 나오고
잉크 전문회사도 몇군데 있어 사용자들을 또다른 지름으로 유혹하고 있지요. 흔히 볼 수 있는 검정, 파랑 외에도 수많은 색이 있습니다.
이 잉크들을 모두 살펴보기는 좀 거시기하기 때문에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놈 위주로 소개해보겠습니다.
파카 : 아마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만년필용 잉크일겁니다. 일반사이즈는 57ml 용량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직영점 정가 기준 9천원, 펜샵 판매가 5700원) 가격 부담도 적고 어떤 펜에 넣더라도 무난하게 잘 나오는 잉크입니다.
흐름이 매우 좋은 편에 속해 흐름이 좋지 않은 펜에 넣더라도 개선 효과가 있는 등 만능 멀티 플레이어지요. 만년필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베스트 잉크 중에 하나입니다. 저렴하다고 안좋은건 아니거든요~ 잉크는 묽은 현이어서 흐름 좋은 펜에 넣고 쓰시면
마치 먹과 같은 농담 변화를 볼 수 있지요. 단점이라면 적은 색상수이고 추천할만한 색상은 블랙, 블루, 워셔블블루 정도입니다.
몽블랑 : 특유의 신발모양 잉크병이 눈길을 끄는 잉크입니다. 잉크가 적게 남아 만년필에 잉크 넣기가 곤란할때 좁은 쪽으로 잉크를
모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를 고려한 디자인이지요. 그것 때문에 잉크를 다 사용하고 남는 빈 병에 다른 잉크를 채워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요. 일단 잉크병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기본 용량은 50ml에 가격은 정가 기준 18000원으로 그리 착한 가격은
아닙니다만 바이올렛, 보르도(와인색) 등 색상이 비교적 다양하고 매년 말 Season's Greeting 잉크라는 한정판 향잉크가 나와
소비자들을 유혹하지요. 몽블랑이 한정판 장사는 정말 잘하는 것 같습니다 ㅎ. 전체적인 특성은 파카처럼 묽고 흐름이 좋은 편이나
색감에서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검은색 잉크의 경우 파카는 살짝 푸른 빛이 도는데 몽블랑은 파카에 비하면 조금 갈색기가 돕니다.
한정판 향잉크의 경우 적은 용량에 (30ml) 가격도 더 비싸지만 향이 싸구려도 아니고 상당히 고급스럽고 병도 귀엽습니다.
색상 잉크 중에서는 바이올렛과 보르도를 추천해드립니다.
워터맨 : 특유의 육각형 병을 가지고 있어 역시 잉크가 조금 남았을때 병을 기울여 남은 잉크를 긁어모아 사용할 수 있죠.
하지만 편의성 면에서 몽블랑보다는 못한듯 합니다. 전체적인 특성 역시 파카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고 플로리다 블루 등
푸른색 계통이 색감이 예쁘고 써볼만합니다.
펠리칸 : 62.5ml 용량에 착한 가격으로 (정가 기준 9천원) ml 당 가격이 가장 저렴하지요. 싸다고는 하지만 원래 미술용 염료를
만들던 회사답게 품질은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색상도 많은 편이고 검은색 잉크의 경우 파카보다 더 진한 색감이 나오는 편입니다.
단, 흐름 면에서는 앞에 세 잉크들보다 조금 떨어진다는 평이 대부분이죠. 잉크 사용량이 많은 분들께 추천할만하고
터키쉬라는 옥색 잉크가 써볼만합니다.
까렌다쉬 : 다른 회사들보다 색 잉크때문에 유명한 회사입니다. Nature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9색 잉크가 나와있는데
이 잉크가 병도 예쁘고 발색도 뛰어나 색잉크로서는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가격까지 너무 예뻐서 문제입니다. 30ml라는 적은 용량에
26000원.... 좋은 품질과 색감에도 불구하고 크나큰 걸림돌이지요. 검은색인 'Carbon' 잉크의 경우 검은색 잉크들 중 가장 진한 축에
속합니다. 비싸긴 해도 색상은 예쁘니 뒀다가 특별한 글을 쓸때 좋을듯 하네요. 전체적으로 추천입니다.
J. Herbin : 1670년부터 만들어진 프랑스의 잉크 전문회사입니다. 잉크 전문답게 26가지 색상과 5종의 향잉크등이 나와 있습니다.
몽블랑에서도 이 회사에서 향잉크를 납품받는듯 하고요. 완전 수성잉크라 만년필 세척시에도 잘 씻겨내려가고 흐름도 좋으며
잉크 색감도 예쁩니다. 병도 앙증맞고 예쁩니다만 비교적 고가 (30ml, 15000원)에 잉크병 자체가 작아 잉크를 어느정도 쓰면
대형촉을 가진 펜은 사용이 힘들지요. 또한 특성상 종이를 많이 가리며 타 회사보다 저등급 종이에서 번짐이 심합니다.
전체적으로 추천할만합니다.
세일러 극흑(極黑) 잉크 : 일본 세일러사에서 나오는 특수잉크입니다. 다른 만년필용 잉크는 수성이 기본이라 종이에 썼을때
물에 약합니다만 이 잉크는 물이나 번짐 등에 굉장히 강하지요. 단, 흐름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고 물에 강한 만큼
만년필 관리에는 타 잉크보다 신경을 좀 더 써주셔야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평상시에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보존이 필요한 문서에 사용할때 좋습니다.
이상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 잉크 잡소리를 후다닥 마치겠습니다~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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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
2009.12.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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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장
2009.12.17 20:14
잉크병이 너무 예쁘네요 ^^ 다음도 기대됩니다. -
jubyjuby
2009.12.17 21:20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
로키
2009.12.17 21:28
잉크의 세계도 심오하군요. 견문이 넓어지는 좋은 글에 늘 감사드립니다. -
로끼또
2009.12.17 21:57
으와~ 잉크가 이렇게나 종류가 많군요.
이번 포스팅도 잘 보고 갑니다. -
프레드릭박
2009.12.18 01:08
잉크를 만드는 제조회사도 만년필회사군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엇네요..ㅎㅎ 2중적으로 수익을얻네요 ㅎㅎ독점적인가요???만년필시장에선;;; -
Ikari
2009.12.18 02:05
눈요기 잘 하고 갑니다..새로운 세상이네요 -
스키너
2009.12.18 02:13
완벽주의자 성격이신가봐요.마지막 잉크 까지 마무리 까지 하시는 걸 봐서는요.^^ -
유자와
2009.12.18 06:30
위의 잉크 중 몇가지를 사용해 봤는데 그래도 저에게 가장 괜찮은 것은 카렌디쉬의 잉크인듯 싶습니다.
지금은 아마존색인 초록색과 카본인 검정색을 사용하는데 정말로 만족합니다.
단점이라면 좀 비싸다는 것인데 한병사면 1년 넘게 사용하니 괜찮은 듯 싶습니다.
좋은 글이네요. -
불량팡
2009.12.18 10:14
전 오로라와 허빈, 카렌디쉬등이 좋았었는데요...하지만 웬만하면 몽블랑은 몽블랑 만년필에
오마스는 오마스 만년필, 워터맨은 워터맨...이런식입니다.
보통 잉크 전문회사를 제외하고는 일부 브랜드만을 제외하고는 서로 OEM공급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가급적 순정(?)제품을 사용합니다. -
gu1999
2009.12.18 10:17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 -
브레게
2009.12.18 10:34
저도 필기구를 좋아해서 만년필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데, 파카 잉크는 쉽게 굳더라구요. 몽블랑은 블루블랙을 썼는데 색감이 별로 였고, 현재는 콘웨이 스튜어트 로얄 블루를 사용하고 있죠. 펜도 콘웨이 스튜어트입니다. 개인적으로 블랙잉크는 선호하지 않아 않습니다. ^^ -
카푸치노
2009.12.18 11:14
잉크의 세계도 참 많군요. 많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만년필 회사와 다른 회사 잉크를 써도 별 상관 없나보죠? -
간고등어
2009.12.18 11:17
네 만년필 회사에서 나온 물건은 대체로 자기네 만년필을 염두에 두고 만들기 때문에 같은 브랜드와 궁합이 맞는 편입니다만 그렇다고 다른 브랜드 잉크를 쓰면 안되는건 아닙니다. 만년필용 잉크라면 다 돼요. -
소금시계
2009.12.18 12:00
저 잉크중 하나라도 있는 저는 행복한 거죠? ㅎㅎㅎ -
이지이지
2009.12.18 12:16
엄청난 내공이십니다 ㅎㅎ -
복성각
2009.12.18 13:28
좋은 리뷰 잘봤습니다^^
저도 몽블랑 P145 쓰고 있는데 몽블랑 만년필과 잉크 궁합이 잘맞더라구요^^ -
파이팅
2009.12.18 14:24
대단하네요.... 잘봤습니다~ -
흙탕물
2009.12.18 16:10
브레게님은 이름도 간지나시고 리플도 간지나게 달아 주시네요..
간고등어님 잘 보았습니당.. -
담배는Lark
2009.12.18 16:39
대단하십니다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
아우디
2009.12.19 13:44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잉크도 다양하군요... -
심심이
2009.12.20 17:06
대단한 잉크 콜렉터시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파카 펜맨잉크하구 진득하고 묵향이 나는 듀퐁잉크를 좋아합니다^^ -
아빠가 사준 돌핀
2011.01.15 13:47
완전 잘보고 있습니다..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