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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메스너 리미티드 에디션

며칠 전 뉴스를 통해 몽블랑 지오스피어 1858 메스너 리미티드 에디션(1858 Geosphere Messner Limited Edition) 출시 소식을 알려드렸죠(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타임포럼은 신제품을 중심으로 몽블랑(Montblanc)과 메스너 산악 재단(Messner Mountain Foundation, MMF)과의 파트너십 그리고 그의 등반 철학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메스너 산악 재단을 설립한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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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

이탈리아 출신의 라인홀트 메스너는 등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알피니즘의 전설입니다. 1970년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루팔 남벽을 동생 귄터 메스너와 함께 초등한 그는 1986년 히말라야 로체를 끝으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모두 정복한 최초의 인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그가 전설로 추앙 받는 이유는 험준한 고봉을 산소 호흡기의 도움 없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라인홀트 메스너는 대규모 원정대를 조직하는 관행을 거부하고 오로지 한 개인의 힘만으로(심지어는 셰르파도 없이) 대자연에 맞서는 초인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1978년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를 단독으로 재등정했고, 2년 뒤인 1980년에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마저 홀로 정복하는데 성공합니다. 그의 전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1986년 남극 최고봉 빈슨 산에 오르며 세계 7대륙 최고봉 마저 무산소로 등정하는 기록을 세웁니다. 이후에도 그는 남극과 고비 사막을 횡단하는 등 도전을 멈추지 않았는데요. 고비 사막을 횡단했을 당시 그의 나이는 무려 60세였습니다. 라인홀트 메스너는 80여권의 책을 집필한 작가로도 유명한데요. 생사의 갈림길에서 얻은 경험과 깨달음을 수기로 풀어낸 그의 작품은 산악 문학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는 고향인 이탈리아에서 6개의 산악 박물관을 운영하는 한편 메스너 산악 재단을 설립해 전 세계 외딴 산악 지역 사회의 생존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몽블랑은 메스너 산악 재단과 협력해 외딴 산지의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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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과 메스너 산악 재단은 최근 파트너십을 맺었다

몽블랑과 메스너 산악 재단의 파트너십은 최근에 시작됐지만 메스너 산악 재단이 설립된 지는 20년이 넘었다. 메스너 산악 재단은 파키스탄에 학교를 지었고, 지금도 전 세계의 외딴 산악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몽블랑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이름이자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고봉이기도 하다. 게다가 17세기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을 만큼 몽블랑은 알파인과 산악 등반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곳이다. 몽블랑은 산악 지역의 사람들을 지원하는 메스너 산악 재단과 산을 오르는 등반가로서의 나 그리고 스토리텔러로서의 나를 이어주는 트라이앵글과 같다. 몽블랑은 브랜드를 넘어 등반가인 나의 삶에도 중요한 의미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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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너 산악 재단을 세운 계기는 무엇인가?

히말라야, 안데스 등 전세계를 돌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다. 몇 년 전에는 한국도 방문한 적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이런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메스너 산악 재단을 비롯해 산악 등반과 관련된 주제로 가득한 박물관을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한편,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산악 페스티발에 참석하고, 강연을 통해 사람들과 산악 등반을 주제로 한 토론을 펼치기도 한다. 더불어 내가 제작에 관여한 산악 영화 상영회를 열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통적인 알피니즘과 그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 인공적인 구조물을 오르는 인도어 클라이밍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적인 알피니즘은 오늘날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내년부터 스포츠 클라이밍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 많은 사람들이 등반을 운동이나 스포츠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대규모 원정대를 조직하고 많은 돈을 들여 에베레스트를 등반한다. 이것은 관광이지 알피니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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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알피니즘에 이은 또 다른 관심사는 히말라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1970년에 그들은 나의 목숨을 구해줬다. 비록 동생은 그곳에서 돌아오지 못했지만(주: 1970년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던 중 눈사태가 일어났다. 이때 라인홀트 메스너는 구조됐지만 동생 귄터 메스너는 실종됐다). 나는 그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남은 인생동안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재단을 세워 내가 받은 것을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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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스너 산악 박물관 퍼미안(Firmian)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석한 라인홀트 메스너(출처 : 메스너 산악 박물관) 


1858 지오스피어 메스너 리미티드 에디션을 처음 봤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몽블랑과 제품 화보 촬영을 하기 위해 만난 날 시계를 처음 봤다. 내가 자란 이탈리아 브레사노네의 돌로미티를 배경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구름 속에 파묻힌 것 같은 아름다운 곳이다. 나는 다크 블루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동일한 색상의 1858 지오스피어 메스너 리미티드 에디션을 착용하니 잘 어울렸다. 나와 와이프를 비롯해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 모두 매력적인 컬러와 뒷면에 새겨진 서명을 보고 감탄했다. 복잡한 공정을 거쳐 완성된 고급 시계가 도전과 모험으로 가득한 나의 삶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내가 산악 등반의 역사와 경험을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러라면 이 시계는 나의 인생을 이야기해주는 스토리텔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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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에 새겨진 7대륙 최고봉을 본 소감은? 

대단히 즐겁고 흥미로운 순간이었다. 몽블랑이라는 브랜드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나의 모험이 하나로 합쳐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등반 경험을 많은 이들과 강연을 통해 공유했고, 관련 서적도 집필했을 만큼 7대륙 최고봉은 나에게도 의미가 크다.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정복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리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어느 산을 7대륙 최고봉에 포함시켜야 할 것인지를 두고 여전히 이견이 있다(주 : 라인홀트 메스너는 오세아니아 최고봉으로 뉴기니섬의 푼착 자야를 꼽은 반면 라인홀트 메스너에 앞서 7대륙 최고봉을 최초로 정복한 리처드 배스는 푼착 자야가 아닌 호주의 코지어스코를 꼽았다). 어쨌든 나는 7대륙 최고봉을 최초로 정복한 첫 번째 사람이 되길 원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 아쉽지만 두 번째도 나쁘지 않다. 7대륙 최고봉은 하나같이 오르기 까다로웠다.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등정한 것처럼 7대륙 최고봉도 산소 호흡기의 도움 없이 올랐다. 케이스백을 보는 순간 7대륙 최고봉에 오르던 순간과 그때의 감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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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8 지오스피어 메스너 리미티드 에디션 스케치. 케이스백에 라인홀트 메스너의 서명이 새겨져 있다.


당신 같은 등반가 혹은 모험가에게 시계는 어떤 물건인가? 

등반과 모험은 철저한 사전 계획을 통해 이루어진다. 언제 어디로 몇 시간 혹은 몇 일 동안 이동할 것인가를 면밀하게 계획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실패로 돌아간다. 시계는 계획의 일부이자 꼭 필요한 도구이다. 시계가 있다면 다가올 상황이나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시계가 없다면 해의 위치를 보며 시간을 가늠해야 하지만 시계가 있다면 해가 언제 질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 나는 92일 동안 스키를 타고 남극을 횡단했다. 한 달이 지났을 무렵 마치 내가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할 만큼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때 나는 시계를 보면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알 수 있었고, 덕분에 마음을 추스르고 모험을 계속할 수 있었다. 나는 알파인 스타일을 추구하는 모험가다. 그 말인 즉, 나는 최소한의 장비만을 갖추고 등반과 모험을 한다는 뜻이다. 심지어 산소 호흡기조차 사용하지 않았지만 시계만은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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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도전하고 싶은 또 다른 목표가 남아 있나? 

아마 나의 마지막 도전이 될 것 같은데 전 세계를 돌며 강연을 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한국도 다시 방문하고 싶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불가능하지만 상황이 나아진다면 세계적인 도시에서 나의 경험과 전통적인 알피니즘의 가치를 전파하는 스토리텔러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 산악 등반은 유럽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여러 나라에서 위대한 등반가들이 속속 등장했다. 허나 단순히 산을 오르고 정복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산을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케이블카를 타는 방법도, 헬리콥터를 타는 방법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산을 오를 것인지를 고찰하는 것이다. 나는 산의 위대함을 존중한다. 그리고 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