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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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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Montblanc)은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Watches and Wonders Geneva 2021) 개막에 앞서 전 세계에서 선별된 미디어 관계자들로 구성된 4810 클럽의 아시아 지역 멤버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줌 미팅을 통해 올해의 주요 신제품을 소개했습니다. 2021년 1월 1일자로 새롭게 몽블랑 시계 부문 매니징 디렉터로 부임한 로랑 르캉(Laurent Lecamp)이 직접 디지털 프레젠테이션을 주도한 가운데, 타임포럼은 이후 그와의 단독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몽블랑 CEO 니콜라 바레츠키(Nicolas Baretzki)까지 함께 한 당시의 생생한 줌 인터뷰 내용을 여러분들에게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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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 르캉(Laurent Lecamp) 약력: 
로랑 르캉은 프랑스의 네오마 비즈니스 스쿨(NEOMA Business School)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2001년 LVMH 그룹에 입사해 와인 홍보 분야에서 일했다. LVMH 퇴사 후 스위스 니옹에 위치한 MJL 홀딩(MJL SA)의 마케팅 및 인터내셔널 세일즈 디렉터를 거쳐, 2008년 고급 시계 전문 유통 회사인 포럼 디스트리뷰션(FORUM Distribution)에 입사한 그는 코럼, 그라함, 아놀드앤선, 콩코드, 크로노스위스 등 유수의 브랜드를 동유럽과 러시아 등지에 소개하는 마켓 디렉터로 활약했다. 또한 같은 해 사이러스 워치(Cyrus Watches)라는 신생 시계브랜드를 공동 설립해 CEO를 맡았다. 2014년 사이러스의 지분을 팔고 회사를 떠난 그는 스위스 루체른의 고급 시계제조사이자 리테일러인 칼 F. 부쉐러(Carl F. Bucherer)에 합류해 세일즈 부사장, 일본 지사 CEO, 이사회 임원 등을 역임한 후 2020년 말 퇴사했다. 그리고 2021년 1월 1일, 다비드 세라토의 뒤를 이어 몽블랑의 시계 부문 매니징 디렉터로 새롭게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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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F. 부쉐러를 떠나 처음으로 리치몬트 그룹과 몽블랑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간략하게나마 듣고 싶다. 몽블랑에 오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는가?

로랑 르캉 : 부쉐러에서 7년 정도 근무하면서 부쉐러를 시계 회사로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치 처음 기업을 일구는 사람처럼 속속들이 관여하며 기반이 되는 스트럭처(뼈대)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반면 몽블랑은 내게 있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과 거대한 구조(Big structure) 사이에 위치한 브랜드처럼 여겨졌다. 다시 말해 새로운 도전을 자극하는 동시에 큰 그룹에 속한 탄탄한 기업으로서의 안정성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나는 몽블랑에서 내가 가진 기술들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고, 솔직히 스위스에서 내게 이만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몽블랑과 많은 일들을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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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8 지오스피어 리미티드 에디션

앞서 몽블랑 시계 부문 매니징 디렉터로서 처음으로 진행한 프레젠테이션에서 여러 신제품들을 소개해주었다. 올해 특별히 주목해 볼 몽블랑 워치 신제품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로랑 르캉 :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면 1858 지오스피어 리미티드 에디션 1858(1858 Geosphere Limited Edition 1858)을 꼽고 싶다. 내가 이 모델에서 처음 받은 인상은 '와우!'였다. 두 개의 반구형 회전 디스크로 월드타임과 낮/밤 시간대를 동시에 표시하는 모델로 경쟁 브랜드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유니크한 컴플리케이션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산악 탐험의 정신(Spirit of Mountain Exploration)을 강조하는 배경 스토리텔링도 마음에 든다. 그리고 케이스백은 티타늄 합금 바탕에 특수한 레이저 가공 및 산화(Oxidation) 처리를 거쳐 특유의 입체감과 컬러감을 표현했다. 이점이 시계를 한층 더 유니크하게 만들고 컴플리케이션 기능 대비 가격대 또한 훌륭해서 1858 지오스피어 리미티드 에디션 1858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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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 CEO 니콜라 바레츠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의 여파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전례 없이 강조되고 있다. 언택트(Untact) 혹은 온택트(Ontact) 비즈니스 시대에 당신은 몽블랑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러한 추세가 럭셔리 비즈니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당신의 의견이 궁금하다.

니콜라 바레츠키 : 내 생각에 COVID가 새로운 트렌드의 창조자(Creator)라기 보다는 일종의 가속장치(Accelerator) 역할을 했다고 본다. 디지털 플랫폼, 디지털 인터렉션(상호 소통), 이커머스 등은 COVID 이전부터 이미 붐을 이루고 있었다. 몽블랑은 일찍이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의 경우 우리는 벌써 10년 전부터 추진해왔고 이미 전 세계 마켓으로 확대 운용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개인적으로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현 시대는 이제 당신이 어떠한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어떠한 시간, 환경에 속해 있든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관련해 몽블랑은 탄탄한 플랫폼을 갖추고 있고, 웹사이트 전체를 이미 리-디자인했으며, 계속해서 디지털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리테일 측면에서 우리가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부티크를 통해, 디지털 인터렉션을 통해 어떠한 고객 체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관해 항시 염두에 둘 것이다. 일례로 한국의 경우 백화점에 입점한 직영 부티크가 특히 존재감이 큰데, 30여 개의 부티크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아니면 현 시점에서 다른 접근이 필요하진 않은가 하고 구체적으로 자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면 우리의 고객들은 우리 브랜드가 더 창의적이고 더 혁신적이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는 말할 수 없지만 ‘서울’ 관련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아마도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현 트렌드를 우리가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4월호 브랜드뉴스) 몽블랑, 1858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오리진스 리미티드 에디션 100(2).jpg
- 1858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오리진스 LE

앞으로도 워치스앤원더스와 같은 피지털(Physital; Physical과 Digital을 결합한 신조어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동시에 아우르는 포맷을 의미함) 행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가?

니콜라 바레츠키 : 그렇기 않기를 바란다. (웃음) 다시 피지컬 이벤트를 열 수 있는 시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예전처럼 가끔씩이라도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 물론 몽블랑은 새로운 변화에 전문적으로 잘 대처해왔고, 디지털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지만, 피지컬 이벤트를 완전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과의 관계를 떠올려 보라. 우리가 가족들과 한 테이블에서 맛있는 저녁 한 끼를 함께 할 수 없고 오직 화상통화를 통해서만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는다면 그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개인적으로 나는 이 시국이 진정되면 다시 피지컬 이벤트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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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의 새로운 시계 부문 매니징 디렉터로서 앞으로 몽블랑 워치 컬렉션의 어떠한 점을 강화하거나 보완하고 싶은가? 

로랑 르캉 : 나는 어떤 거창한 개혁을 하고자 이곳에 온 게 아니고, 물론 내가 바라는 바도 아니며, 우리 팀이 원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몽블랑 시계는 특유의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이것이 몽블랑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나는 이러한 틀을 바탕으로 분화(Differentiation)하는 새로운 요소들을 수용하면서도 누구나 '역시 이 시계는 몽블랑의 이름에 걸맞게 훌륭해'라고 인정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좀 더 덧붙이자면 럭셔리의 첫 기능은 정서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몽블랑의 양대 매뉴팩처가 위치한 빌르레와 르로끌을 처음 방문했을 때 내 가슴 속에도 여러 감정들이 일어났다. 빌르레 매뉴팩처에는 무려 58년간 근무한 워치메이커가 있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워치메이커가 된 아들도 있었다. 나는 이들의 모습에서 뜨거운 감정을 느꼈고, 우리가 현장에서 느끼는 이러한 정서들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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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리티지 피타고르 스몰 세컨드 LE

니콜라 바레츠키 :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는 시계 브랜드로 인정받기 위해 여러 해에 걸쳐 실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미네르바(Minerva)는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의 총체와도 같은 기함이다. 미네르바가 지닌 풍부한 유산을 바탕으로 로랑과 팀은 앞으로 더욱 많은 것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앞서 소개한 헤리티지 피타고르 스몰 세컨드 리미티드 에디션 148(Heritage Pythagore Small Second Limited Edition 148)을 보면 역사적인 아름다운 무브먼트를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이 모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고 있다. 시계애호가들은 미네르바의 오랜 역사와 풍성한 스토리, 파인 워치메이킹 노하우에 애정을 느끼고 있다. 로랑이 말한 것처럼 우리가 가진 이러한 유산들을 어떻게 제대로 더 발굴하고 몽블랑만의 개성을 가미해 현 세대에 어필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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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 1858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리미티드 에디션 18_케이스백.jpg
- 1858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LE 

몽블랑은 기계식 시계 뿐만 아니라 서밋(Montblanc Summit) 시리즈와 같은 스마트워치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몽블랑의 스마트워치 관련해서 변화를 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니콜라 바레츠키 : 몽블랑은 독일에서 필기구 제조사로 출발했지만, 현재 우리는 세분화된 여러 카테고리를 각각의 전문 기술적인 관점에서 운용하고 있다. 워치메이킹의 요람인 스위스 두 곳에 각기 다른 성격의 매뉴팩처를 갖추고,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의 펠레테리아 지역에 가죽 공방을 꾸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스마트워치는 워치 카테고리에 포함시키지 않고 별도의 전문적인 IT 인재들로 구성된 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비단 스마트워치 뿐만 아니라 우리가 4년 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네번째 필러(지주)가 되는 것이 바로 뉴 테크 즉 디지털 디바이스 분야다. 우리는 이 세그먼트를 또 다른 전문 기술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워치의 경우 비록 외관상의 디자인은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디지털 하트는 다른 차원의 첨단 기술력을 담고 있는 것이다. 메종의 장기를 살려 고급 필기 문화와 디지털의 만남을 꾀한 어그멘티드 페이퍼(Augmented Paper)나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와이어리스 스마트 헤드폰(Smart Headphones) MB01과 같은 결실도 해당 분야의 전문 기술력에 기반하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몽블랑이 추구하는 럭셔리 비지니스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작업들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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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한국의 시계애호가들에게 몽블랑 시계 부문의 새로운 수장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로랑 르캉 : 몽블랑의 스토리에 앞으로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니콜라 바레츠키 :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고개를 숙이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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