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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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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바젤월드 2018 리포트를 통해서는 독립 시계제작자들로 구성된 레 자뜰리에(Les Ateliers) 관에서 선별한 몇몇 브랜드의 신제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과거 바젤월드 전시장 바깥에 팰리스(Palace)라는 이름만 그럴싸하지 다소 누추한 공간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던 브랜드들이 작년 처음으로 메인 홀에 입성하더니 올해는 더 위치가 좋은 홀 1.1로 전시 공간을 대폭 확장 이전함으로써 나날이 독립 시계 브랜드들을 향한 관심과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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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F

가장 대표적인 독립 시계 브랜드라 할 수 있는 MB&F는 올해 바젤월드에서도 변함없이 전통의 하이엔드 클락 제조사 레페 1839(L’Epée 1839)와 손잡고 1950~60년대 UFO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개성 만점의 테이블 클락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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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페 1839와는 과거 우주 정거장에서 영감을 얻은 스타플릿 머신(Starfleet Machine)을 비롯해, 로켓을 형상화한 데스티네이션 문(Destination Moon), 대형 거미에서 착안한 아라크노포비아(Arachnophobia), 문어를 닮은 옥토파드(Octopod), 그리고 로봇을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멜키오르(Melchior), 셔먼(Sherman), 발타자르(Balthazar) 등 수많은 전위적인 작업들을 함께 해온 터라 이제 두 회사를 떼놓고 생각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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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fth Element
더 피프스 엘리먼트 (제5원소)

MB&F의 새로운 테이블 클락인 더 피프스 엘리먼트는 시계(제일 상단에 위치) 외에 온도계(Thermometer), 기압계(Barometer), 습도계(Hygrometer)를 각각 표시하는 돔형의 인디케이션을 통해 이른바 소형 날씨 관측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형태는 물론 다르지만 지난 세기 영국과 독일의 일부 독립 시계제작자들과 르쿨트르(현 예거 르쿨트르)와 같은 일부 스위스 매뉴팩처가 제작했던 데스크탑 클락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5개의 각기 다른 기능의 인디케이션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통합, 분리시킬 수 있어 '제5원소'를 뜻하는 거창한 이름도 그리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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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하이엔드 제조사의 그랑 컴플리케이션에 버금갈 만큼 더 피프스 엘리먼트는 무려 총 531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가로 직경은 376mm x 높이는 209mm 정도로 그간 MB&F가 선보인 테이블 클락 중에서는 가장 큰 축에 속합니다. 스틸과 브라스 소재를 주로 이용해 제작되었으며, 무게만도 15kg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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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레페가 독점 제작, 공급한 횡형의 기어트레인 구조를 갖춘 싱글 배럴 설계의 8일 파워리저브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며, 무브먼트 관련 부품 무게만도 1.35kg입니다. 프레임 하단에는 대형 이스케이프먼트와 같은 아버(축)에 연결된 스켈레톤 가공한 핸들 모양의 부품 위에 브론즈 소재를 바탕으로 에이리언을 형상화한 미니어처 피규어가 앉아 있어 태엽을 감아주면 해당 에이리언이 핸들과 함께 천천히 회전하는 식입니다.

더 피프스 엘리먼트는 실버, 블랙, 블루 3가지 컬러별로 각각 18피스씩 한정 제작될 예정입니다. 

- 관련 작동 모습과 제작 과정을 공식 필름으로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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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cy Machine Perpetual in Titanium
레거시 머신 퍼페추얼 티타늄 버전 

앞서 프리 바젤 뉴스로 자세히 소개해 드린 레거시 머신 퍼페추얼 티타늄 그린 다이얼 버전입니다. MB&F는 지난 2015년 브랜드 첫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를 레거시 머신 시리즈로 선보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레거시 머신 퍼페추얼은 MB&F의 창립자이자 브레인인 막시밀리앙 뷰셰(Maximilian Büsser)와 아일랜드 출신의 워치메이커 스테판 맥도넬(Stephen McDonnell)과의 협업으로 결실을 맺었으며, 에펠탑에서 착안한 아치형의 브릿지가 커다란 밸런스를 지탱하고 있는 레거시 머신 시리즈 특유의 무브먼트 설계를 유지하면서 독자적인 퍼페추얼 캘린더를 접목한 점에서 성취를 인정 받아 이듬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 GPHG 2016)서 베스트 캘린더 워치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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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머신 퍼페추얼은 최초 레드 골드(그레이 다이얼)와 플래티넘(블루 다이얼) 케이스로 각각 25피스씩 한정 제작되었으며, 이후 화이트 골드 케이스로 두 가지 버전(퍼플 다이얼과 다크 그레이 다이얼)이 역시나 25피스씩 제작되었고, 올해는 처음으로 티타늄 케이스에 그린 컬러 다이얼을 적용한 신모델이 50피스 한정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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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모델의 뉴 케이스 & 컬러 베리에이션 형태라 스펙상의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44mm 직경의 그레이드 5 티타늄 케이스에 총 581개의 부품과 41개의 주얼로 구성된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2.5헤르츠, 파워리저브 72시간). 전작과 마찬가지로 12시 방향 오프 센터 다이얼로 시와 분을, 3시 방향에 요일을, 4시 방향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6시 방향에 월을, 7시 방향에 레트로그레이드 형태로 윤년 인디케이터를, 9시 방향에 날짜를 각각의 핸드로 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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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4mm에 달하는 커다란 밸런스 휠과 아치형의 브릿지와 함께 각 서브 다이얼 중앙을 오픈 워크 가공해 무브먼트의 기어 트레인 일부를 노출함으로써 어느 브랜드서도 볼 수 없는 개성적인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들처럼 핀형의 코렉터가 아닌 케이스 측면 상하에 위치한 각각의 푸셔로 도구 없이 간편하게 캘린더 조정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리테일가는 스위스 현지 기준 14만 8,000 스위스 프랑(CHF, VAT 별도)으로 책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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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dinand Berthoud

스위스 뇌샤텔 출생으로 18세기 중후반 프랑스 파리에서 주로 활약하며 왕실 해군에 마린 크로노미터를 공급한 업적으로 레지옹 훈장과 작위까지 받은 전설적인 마스터 워치메이커 페르디낭드 베르투. 1807년 페르디낭드 베르투 사망 후 2세기 넘도록 잊혀진 브랜드를 쇼파드의 공동대표 칼 프리드리히 슈펠레(Karl-Friedrich Scheufele) 회장이 2006년 인수해 전략적으로 키워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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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디낭드 베르투가 생전 제작한 마린 크로노미터 

특히 이들은 마린 크로노미터에서 유래한 전통적인 퓨제 앤 체인 방식의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과 투르비용을 적용한 개성적인 손목시계 컬렉션 FB 1 시리즈로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고, 지난 2016년에는 시계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통하는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서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 에귀유 도르(Aiguille d'Or)까지 수상함으로써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워크샵은 쇼파드의 매뉴팩처가 있는 뇌샤텔 주 플러리에 지방의 작은 마을 발-드-트하베흐에 위치해 있으며, 연간 총 50피스 정도에 불과한 극소량의 시계만 생산하며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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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omètre FB 1R - Edition 1785
크로노메트리 FB 1R - 에디션 1785

성공적인 FB 1 시리즈에 이어 올해는 차별화된 디자인의 FB 1R 시리즈를 지난 제네바 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요. 다이얼 레이아웃은 18세기 말 페르디낭드 베르투가 직접 제작한 마린 클락 No. 7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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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SIHH서 첫 선을 보인 강화 스틸 버전의 FB 1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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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나가 이미 많이 진행된 브론즈 케이스가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을 더하는 신작, FB 1R - 에디션 1785 (유니크 피스)

카본 증착 처리한 특수 강화 스틸 케이스로 제작한 전작 FB 1R.6-1과 달리, 새로운 FB 1R - 에디션 1785은 브론즈(청동)를 케이스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브론즈 소재 특성상 세월에 의해 표면에 파티나가 발생하며, 흥미롭게도 이미 파티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시계를 선보입니다. Fb 1R.5-1부터 FB 1R.5-5까지 개별 넘버링이 부여된 총 5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는데, 각각의 시계가 유니크 피스로 단 한 점씩만 제작됐습니다. 그리고 각 피스별로 표면 화학 처리를 달리해서 파티나 양상이나 컬러, 분포 범위가 제 각각으로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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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말 라페루즈 백작이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육분의  
 
브론즈를 케이스 소재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데는, 브랜드와 인연이 깊은 마린 크로노미터와 더불어 항해시 배의 위치를 판단하기 위해 천체와 수평선 사이의 각도와 거리를 측정하는데 활용된 광학 장치 육분의(六分儀, Sextant)가 18~19세기 당시 주로 나무와 브론즈(혹은 브라스)로 제작된 것에서 착안해 브랜드의 뿌리를 되새기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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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명에 병기한 에디션 1785는 프랑스 해군 장교이자 탐험가인 장 프랑수아 드 갈롭(Jean-François de Galaup), 혹은 라페루즈(Lapérouse) 백작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해당 인물이 프랑스 왕실 해군의 지원을 받아 두 개의 프리깃(소형 구축함)을 끌고 역사적인 항해를 시작한 날이 1785년 8월 1일이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해당연도를 붙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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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소재를 제외하면 이전 강화스틸 버전 FB 1R과 스펙상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시분초를 다이얼면에 각각 레귤레이터 형태로 표시하는데, 특이하게도 시는 2시 방향에 회전 디스크와 별도의 핸드로, 분은 12시 방향의 서브 다이얼과 핸드로 표시하고, 가운데를 컷 아웃 가공해 기어 트레인 일부를 노출합니다. 그리고 다이얼 중앙에 길다란 스윕 세컨드 핸드(초침)가 놓여져 있고, 10시 방향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갖추고 있는데 이 또한 일반적인 형태가 아닙니다. 니켈 합금 코일을 노출하면서 동력의 잔량은 0에서 1까지 숫자로 간결하게 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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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팔각형 케이스의 직경은 44mm, 두께는 13.95mm, 무브먼트는 기존의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를 수정한 FB-T.FC.R-2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3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53시간). 퓨제 앤 체인 트랜스미션과 라지 사이즈의 투르비용 케이지를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감상할 수 있으며(일부 오픈워크 가공한 케이스 측면에서도 감상 가능), 별도로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으로부터 테스트 인증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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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크로노메트리 FB 1R - 에디션 1785은 각기 다른 파티나 처리된 브론즈 케이스로 총 5피스(각각 유니크 피스) 형태로 선보이며, 공식 리테일가는 24만 1,500 스위스 프랑(CHF)로 책정되었습니다(VAT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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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 Jürgensen

국내 시계애호가들에겐 아직 많이 생소한 이름인 우르반 위르겐센은 18~19세기 덴마크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활약한 동명의 워치메이커를 계승하는 독립 하이엔드 시계제조사입니다. 위르겐센 패밀리가 덴마크를 넘어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얻게 된 시점은, 우르반 위르겐센의 아버지인 위르겐 위르겐센(Jürgen Jürgensen, 1745–1811)이 스위스 르 로끌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1770년대 무렵부터이며(그래서 1773년을 브랜드 설립일로 삼고 있음), 1784년 그는 덴마크 왕실이 추천하고 의회가 공인한 궁정 워치메이커로 발탁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요?! 그의 장남 우르반 위르겐센(1776-1830)은 훗날 아버지를 뛰어넘는 마스터 워치메이커로 성장하게 됩니다. 우르반은 아버지가 그러했듯 젊은 시절 르 로끌로 시계 유학을 떠났고, 이후 파리에서 당대 최고의 워치메이커인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로부터, 런던에서는 발명가이자 워치메이커인 존 아놀드 밑에서 공부함으로써 일찌감치 거장의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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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반 위르겐센은 아놀드와 브레게로부터 익힌 다양한 시계 제조 기술을 응용하여 독자적으로 배합한 스틸 합금으로 실린더형 이스케이프 휠(1798)을 비롯해, 바이메탈릭 온도계(1801), 마린 크로노미터(1810), 더블 휠 크로노미터 이스케이프먼트(1822) 등을 개발해 명성을 쌓았으며, 1815년 덴마크 왕립 과학 아카데미의 회원으로 초빙되고, 최초로 덴마크 왕실 해군에 마린 크로노미터를 공식 납품했으며, 1824년에는 기사 작위까지 수여받았습니다. 


- 우르반 위르겐센의 역사를 관련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우르반이 세상을 떠난 1830년, 그의 두 아들 루이 우르반과 줄스 위르겐센이 가업을 잇기 시작하면서 ‘우르반 유르겐센과 아들들(Urban Jürgensen & Sønner, 줄여서 UJS)’이라는 이름의 회사가 설립됩니다. 3대째 이어진 가업은 줄스 위르겐센의 주도 하에 코펜하겐에서 차츰 스위스 르 로끌로 중심이 옮겨가게 되었고, 그의 아들 자크 알프레드까지 워치메이커가 됨으로써 위르겐센 패밀리의 명성은 4대째 변함없이 유지되게 됩니다. 하지만 후계자가 없었던 자크 알프레드 사망(1912년) 후 위르겐센 가문 소유의 회사 지분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결국 회사도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이후 1979년 독일계 사업가인 피터 바움버거(Peter Baumberger)가 회사를 인수해 브랜드명을 부활시키고, 2009년 바움버거 사후 정형외과 전문의 출신의 특이한 이력을 자랑하는 헬무트 크롯(Helmut Crott) 박사가 2011년 브랜드를 인수해 스위스 비엘/비엔에 매뉴팩처를 건립,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편, 2014년 11월 덴마크의 한 기업에 의해 회사가 다시 인수되면서 쇠렌 젠리 피터슨(Søren Jenry Petersen)이 주주 대표이자 CEO로 선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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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바젤 신제품, 1140 RG 브라운 (20피스 한정) 

현 우르반 위르겐센의 컬렉션은 위르겐센 패밀리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위르겐 위르겐센이 태어난 해를 기념한 위르겐센 1745 컬렉션(Jürgensen 1745 Collection)과 19세기 중엽 ‘우르반 위르겐센과 아들들’을 중흥기로 이끈 3대째 인물인 줄스 위르겐센의 이름을 빌린 줄스 컬렉션(Jules Collection), 이렇게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있습니다. 위르겐센 1745 컬렉션과 줄스 컬렉션은 케이스 디자인이 판이해서 쉽게 구분이 가는데요. 위르겐센 1745 컬렉션에는 고풍스러운 일명 ‘티어 드랍(Tear Drops)’ 형태의 러그를, 줄스 컬렉션에는 샤프한 케이스 일체형 러그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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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40 RG 브라운 한정판에 탑재한 인하우스 수동 P4 무브먼트 

무브먼트는 전 모델에 자체 개발 제작한 인하우스 칼리버를 사용하며, 가장 기본적인 쓰리 핸즈(스몰 세컨드 혹은 센터 세컨드) 타입부터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데이트, 문페이즈, 몇 종의 캘린더, 그리고 퍼페추얼 캘린더와 투르비용 & 미닛 리피터 모델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컬렉션엔 골드 모델이 주를 이루며, 기요셰 혹은 독특한 질감의 다이얼을 비롯해, 아플리케 골드 인덱스와 핸즈는 자체 공방에서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걸로도 유명합니다. 시계 특성상 한해 각 라인별 소량 한정 제작하며, 컴플리케이션 모델은 거의 선주문 후 제작에 들어가는 식으로 공급됩니다. 현재는 소수의 팬층을 거느리며 어느 정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상태이며, 2014년에는 위르겐센 1745 컬렉션의 포 핸즈 로즈골드 케이스 크로노미터 모델(Ref. 1142C CS RG)이 제네바 시계그랑프리(GPHG) 남성 시계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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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신제품 중 하나인 알프레드(Alfred)의 솔리드 실버 다이얼과 블루 스틸 핸즈  

서론이 길었습니다. 올해는 위르겐센 패밀리가 가문의 이름을 걸고 시계를 제작하기 시작한지 245주년이 되는 해라고 합니다. 옛 자취가 많이 유실되고 현대에 새롭게 부활한 브랜드임에도 브레게, 자케 드로, 우르반 위르겐센, 그라함, 아놀드 앤 선과 같은 제조사들이 브랜드의 역사를 예전부터 환산하는 것은 그만큼 브랜드의 아버지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굵직굵직한 명성을 자랑하는 역사적인 인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찌 보면 큰 의미는 없는(?) 마케팅을 위한 하이프로 삐딱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시계애호가라면 이러한 수준은 너그럽게 봐줄 필요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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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바젤 신제품, 1140 RG 브라운 (20피스 한정) 

창립 245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우르반 위르겐센은 양대 컬렉션인 위르겐센 1745와 줄스 컬렉션에 각각 색다른 신제품을 추가했습니다. 앞서 먼저 보신 1140 RG 브라운은 총 20피스 한정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40mm 직경의 로즈 골드 케이스에 쓰리 핸즈(스몰 세컨드) 형태의 인하우스 수동 P4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3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72시간). 위르겐센 1745 컬렉션의 특징적인 디테일인 티어 드랍 형태의 러그와 중후한 느낌을 주는 브라운 컬러 핸드 기요셰 다이얼, 그리고 역시나 수공으로 마감한 커다란 원형의 스켈레톤 핸드(시침)까지 전체적으로 조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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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바젤 신제품, 2140 WG 

한편 줄스 컬렉션에는 2140 레퍼런스로 새로운 화이트 골드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직경 40mm 케이스에 블랙 컬러를 입힌 솔리드 실버 다이얼을 사용하고, 무브먼트는 3일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인하우스 수동 P4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2140 WG는 한정판이 아닌 레귤러 에디션으로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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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리비아의 창립자이자 워치메이커인 레젭 레젭피 

고대 그리스어로 '정확성'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아크리비아는 올해 만 서른 살인 젊은 워치메이커 레젭 레젭피(Rexhep Rexhepi, 1987년생)가 2012년 설립한 신생 시계 브랜드입니다. 레젭은 옛 유고연방의 하나로 세르비아의 자치주로 속해 있다가 오랜 독립 투쟁 끝에 분리한 코소보 난민 출신으로 어린 시절 워치메이커인 아버지를 따라 스위스 제네바로 이주한 후 자연스레 워치메이커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파텍필립 견습생으로 시작해(당시 그의 나이 불과 14살) 이후 정식 워치메이커가 되어 파텍필립에서 수년 간 근무한 후 BNB 컨셉이라는 회사의 워치메이커를 거쳐, 독립 시계제작자인 프랑수아 폴 주른에 취직해 주른의 대표작인 크로노미터 수버랭, 크로노미터 레조낭스와 같은 다수의 시계들을 조립, 조정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이후 동생이자 워치메이커가 된 제브데 레젭피(Xhevdet Rexhepi)와 함께 독립해 아크리비아라는 이름의 아뜰리에를 오픈했고 이 이름이 브랜드 네임으로 이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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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작인 투르비용 아워 미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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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르비용 레귤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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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르비용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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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06 골드 다이얼 버전 

이제 6년밖에 되지 않은 수퍼 루키 브랜드이지만 젊은 세대답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업계에서는 이미 이름이 상당히 알려져 있으며, 특히 무브먼트의 빼어난 피니싱으로 명성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컬렉션은 아직 단출하지만, 투르비용과 어우러진 독특한 레귤레이터 형태의 시계(Tourbillon Régulateur)부터 투르비용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Tourbillon Monopusher Chronograph), AK-06처럼 전통적인 파워리저브 컴플리케이션을 독특한 스켈레톤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모델에 이르기까지 제법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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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젭 레젭피가 파텍필립 시절 완성한 첫 포켓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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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메트리 컨텡포랭 

그리고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브랜드명 아크리비아 대신 창립자 레젭 레젭피의 이름을 다이얼에 프린트한 두 종의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프랑스어로 '현대의(혹은 동시대의) 크로노미터'를 뜻하는 그 이름부터 자못 의미심장한데요. 이 신모델을 기점으로 아크리비아 컬렉션과는 별개로 레젭 레젭피 컬렉션을 병행하겠노라고 선언한 셈입니다. 레젭은 자신의 이름을 새긴 첫 컬렉션을 그간 선보인 투르비용이나 다른 컴플리케이션이 아닌 가장 순수한 형태의 쓰리 핸즈 모델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의 시발점은 레젭이 10대 시절 파텍필립에서 완성한 일명 '스쿨 피스'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비록 세대차가 어마어마하게 나지만, 같은 파텍필립 출신의 故 로저 드뷔와 로랑 페리에가 자신들이 젊은 시절 완성한 첫 포켓 워치에서 영감을 얻은 시계를 현행 컬렉션으로 선보이는 것과도 비슷한 이치입니다. 레젭은 파인 워치메이킹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자신의 컬렉션을 되돌아보고 그 초심을 되살리고자 이번 컬렉션을 전개하기 사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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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메트리 컨텡포랭은 레드 골드와 플래티넘 두 가지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그리고 레드 골드 케이스에는 블랙 그랑푸 에나멜 다이얼을, 플래티넘 케이스에는 화이트 그랑푸 에나멜 다이얼을 차등 적용하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케이스 직경은 38mm, 두께는 9.5mm이며, 새롭게 개발한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RR-01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2.5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10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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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01 칼리버는 스톱 세컨드를 비롯해 크라운을 당겼을 때 초침이 바로 12시 방향으로 복귀하는 제로 리셋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노출한 무브먼트에는 페를라주, 코트 드 제네브, 앵글라주 & 블랙 폴리싱(미러 폴리싱), 핸드 인그레이빙 등 우리가 고급 시계 무브먼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정성스러운 피니싱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배럴 브릿지를 기점으로 기어트레인과 밸런스를 각각의 브릿지(콕)와 함께 대칭이 되게 배열한 것은 레젭이 즐겨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전의 수동 투르비용 칼리버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던 워치메이커 나름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크로노메트리라는 이름에 부합하도록 브장송 천문대(Besançon Observatory)로부터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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