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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4596  공감:1 2012.09.21 11:49

커피 좋아하세요?

 

저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루에 두세잔 이상은 꼭 마시는 것 같아요. 술은 끊어도 커피는 못 끊겠으니.. 중독입니다.

 

커피는 드립, 모카포트, 캡슐.. 다양한 방법으로 먹어봤는데 제일 좋은건 좋은 원두를 지금 막 갈아서 내린 드립커피겠지만 여건이 그렇지 않을때 차선책은 캡슐. 그마저도 안되면 인스탄트 커피를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인스탄트 커피도 요즘에는 종류가 좀 다양해졌지요. 한포에 1000원 넘게하는 스타벅스의 VIA가 등장한 이후 원두가루를 갈아넣은 짝퉁 비슷한 유형의 커피가 마치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합니다. 최근에 마신 두종류의 인스탄트 커피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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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루카라는 이름의 국내산 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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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피를 고른 이유는 간단합니다. 카누는 평이 너무 안좋았고(그래서 마셔보고 싶기도 하지만..) 칸타타는 포장이 구리더군요.(게다가 광고는 더구려..) 포장 뒷면을 보니 그나마 커피 원두의 원산지와 로스팅을 제대로 써놓은 게 이 녀석이라 골랐습니다. 10개에 3,400원쯤. 한개에 340원꼴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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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광 챠콜그레이의 포장도 맘에 듭니다. 고급스러워요. 스틱 무게는 1.65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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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서 컵에 넣습니다. 동결건조 커피에 원두 가루가 미세하게 들어가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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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는 아니고.. 아마도 분쇄된 원두가루가 커피표면의 거품을 만들어내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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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시고 난후에는 커피가루 찌꺼기가 남습니다. 루카를 마셔본 소감은.. 좀 텁텁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괜찮네. 정도의 느낌입니다. 990원주고 마노핀에서 사먹는 아메리카노와 풍미도 향도 참 비슷합니다. 990원짜리도 싸다고 생각했는데 이 녀석은 그 1/3가격이니 나쁘지 않지요. 뭣보다도 VIA의 이탈리안 로스트가 연상되는 묵직한 바디와 적당하게 올라오는 향은 인스탄트 커피의 한계를 조금 뛰어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80점쯤 주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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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요즘 스벅에서 세게 밀고 있는 베란다블렌드. 12개에 12,800원입니다. 스벅이라고 하면 강한 다크 로스팅의 아메리카노가 시그니처인데 이 녀석은 특이하게도 블론드 로스팅한 제품이랍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연하게 볶으면 커피는 쓴맛과 진한 맛보다는 산미와 향이 강해지죠. 드립커피라면 몰라도 에스프레소로 마시기는 어렵습니다. 한개에 천원 넘어가면.. 인스탄트 커피를 마실 이유가 별로 없는데 이걸 왜 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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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일하더라구요. 그래서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샀지만  사실 밑지면 낭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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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 한개당 2.3그램. 루카보다는 좀 양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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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루카가 더 이쁘네요. 미쿡애들은 애플 빼고 뭘 이쁘게 만드는 꼴을 보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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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탄트 커피가루+원두. 이 쪽이 원조죠. 루카의 가루는 동결건조 방식인것 같은데 이쪽은 분무 건조한 느낌이 듭니다. 사실 동결건조가 더 좋은 방법이고 커피의 맛과 향을 잘 살릴수 있다고들 하고 그래서 그쪽이 가격도 더 비쌌죠. 그런데.. VIA를 마셔보면.. 그것도 어찌보면 마케팅이 아닌가 싶어요. 원두의 맛과 향을 살리는 건 제조 공법보다는 원료의 질과 QC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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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놓으면 색도 연하고 에스프레소 커피라기 보다는 드립커피 같은 느낌이 듭니다. 향도 풍부하고 산미도 작렬하는데 포장지에 써있는대로 구운 너트향, 곡물향, 가벼운 코코아와 꽃향보다는 예전에 마셔본 포트와인 향이 나더군요. 무겁고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제 입맛에 딱 맞는 커피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개성은 잘 살렸습니다. 너무 무거운 취향의 커피만 마셔보다 이런 유형의 커피를 마셔보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개당 500원 좀 넘는 가격이면 마셔볼만 하지만.. 원래 가격대로라면 절대 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냥 루카 마시겠어요.

 

가끔씩 미국 아마존에 50개짜리 팩이 20불 중반에 올라오기도 하는데.. 스타벅스의 VIA는 그걸 노려서 사는게 낫지 않을까 합니다.

 

저처럼 커피는 좋은데 맨날 스벅이나 커피빈가서 마시기에는 주머니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맥심모카골드나 프렌치카페를 마시자니.. 이건 뭐 고지혈증 당첨으로 가는 지름길 같고..(커피같지도 않고..) 그런 분들에게 바치는 가벼운 포스팅입니다. 즐 커피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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