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질문은 TF지식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
진홍눈동자 2411  공감:16  비공감:-1 2020.01.09 21:34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저도

물려받은 시계가 있습니다. 

유일한 아버지의 유품인데, 이 시계를 고치려고

다른 지방의 정식 매장에 찾아갔었습니다.

25년 전. 아버지께서 어느날 착용하고계셨던 그 시계는

혼자만 미래에서 떨어진듯 아주 이질적이었습니다.

긁히지않는 유리. 배터리없이도 멈추지않는 시간

그렇다고 태엽을 감지도않고, 녹슬지도 때가 타지도 않았습니다.

어디에 가든 몇년이 지나든 멈추지않았고 빛은 사라지지않더군요.

10년 가량이 지나서야 아버지께서 태엽을 감는것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영원할것같던 이질적인 모습의

시계도 한계가 오더군요. 그리고 아버지께서도 병을얻어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서 제가 결혼할때가 되어서야

그 시계를 다시 꺼내보게되었습니다.


25년전의 긁히지않는 유리는 흔한 기능이되었고

화려했던 빛은 모두 사라졌으며 시간은 맞지않았습니다.

제 추억속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고 제가 자유로이 만질 수 

있게 되자 신비감 마저 사라졌습니다. 


그렇지만 어째선지 큰 돈을 들여 수리를 하게되었습니다.

당시에 여유가 있던것도 아닌데 당연한듯이 수리를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시계에 관심을 갖게되어

시계 제작과 수리를 시작하게되었죠.


물려받은 시계를 수리하는일이 자주 있습니다.

대부분 예물시계인데 매번 수리할때마다 생각합니다.

시계를 물려받는다는것은 무엇일까? 

그분의 과거를? 역사를? 경제적 부를? 정신을?

어떤것을 물려받으며 그리고 어떤 생각으로 물려받는것일까..

내가 수리를 한다면 사용하는것일까? 장식하는것일까?


때때로 물려주신분께서 의뢰인이 시계를 착용하기를 기대하고있다는분도

계십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기때문에 그러한 애정을

상상만 할 수 밖에 없지만 그런 사연을 들어보면 어딘가 뭉클한것이

느껴집니다. 그러한 가족애가 부럽기도 하구요.


빈티지 시계는 볼곳도 많고 상태회복을 위한 과정도 복잡해서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력에 비해서 돈이 안되고 힘들죠

하지만 부모님을 위한, 또는 물려받은 시계를 수리할때

그들의 사연을 듣노라면 즐겁게 작업 할 수 있습니다.


시계는 유독 사연이 많은 물건인것같아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감 수 조회 수 날짜
공지 최근 이벤트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군요.. [15] 토리노 5 969 2023.06.02
공지 글쓰기 에디터 수정 및 새로운 기능 안내 [8] 타임포럼 9 2310 2022.03.21
공지 추천, 비추천 시스템 개편에 관한 공지 [13] 타임포럼 21 2461 2021.06.28
공지 장터게시판(회원 및 셀러 장터게시판) 운영원칙 (2021.9.3 업데이트) [95] 타임포럼 24 23608 2019.05.13
공지 사이트 기능 및 이용가이드 (장터, 이미지삽입, 등업, 포인트 취득 및 가감, 비디오삽입, 알람 등) [11] TF테스터 380 590621 2015.02.02
공지 파일업로드 방법 (글쓰기, 댓글 공통) [5] 게시판관리자 34 538534 2015.01.12
Hot 소더비 시계 경매 (홍콩) [3] Energico 1 1228 2024.03.28
Hot Tic Toc과 함께한 도쿄 특파원 리포트 [33] Tic Toc 6 525 2024.03.06
Hot 크로노그래프 다이브 워치의 필수 조건 [15] 클래식컬 12 699 2024.01.20
Hot 오랜만의 타임포럼 벙개 후기 (시계편) [18] Tic Toc 13 702 2024.01.19
2658 오디세우스 화이트 골드 이제 주문 안받네요ㄷㄷ [11] file 아라리동동 3 697 2021.11.26
2657 [주관적인 타포 유튜브 후기]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크로노스코프(Omega Speedmaster Chronoscope) [4] file 토리노 7 495 2021.11.05
2656 제작한 시계를 전시하게 되어 글을 올립니다. [78] file minhoonyoo 31 2884 2021.10.23
2655 롤렉스 피값이 요새 떨어지는 추세인 것 같네요… [34] 프랑켄슈타인 1 1891 2021.10.13
2654 2022 Watches & Wonders [1] Energico 1 580 2021.10.07
2653 [주관적인 타포 유튜브 후기]브라이틀링 프리미에르 헤리티지 컬렉션(Breitling Premier Heritage Collection) [5] file 토리노 4 492 2021.10.01
2652 [뉴스]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계 [25] file 토리노 5 878 2021.09.28
2651 [주관적인 타포 유튜브 후기]롤렉스 서브마리너 '커밋' Ref. 16610LV(Rolex Submariner 'Kermit' Ref. 16610LV) [3] file 토리노 6 796 2021.09.25
2650 티쏘 prx 2달 사용기 [10] 보리꿍 3 1745 2021.09.23
2649 아들에게 대물림한 시계 [26] file 랑카스타 10 1233 2021.09.15
2648 [주관적인 타포 유튜브 후기]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Omega Speedmaster Moonwatch Professional) [9] file 토리노 1 477 2021.09.11
2647 2021 GPHG 혹은 제네바 시계 대회 [6] Energico 7 354 2021.09.09
2646 [주관적인 타포 유튜브 후기]론진 레전드 다이버(Longines Legend Diver) [10] file 토리노 2 1018 2021.09.04
2645 [주관적인 타포 유튜브 후기]브레게 마린(Breguet Marine) [7] 토리노 4 648 2021.08.27
2644 시계 회사 (그냥 재미로 보기, 론진 4위혹은 5위!) [19] Energico 1 1014 2021.08.27
2643 비 오는 날에 왠 다이버? 생활용 수전의 압력 확인 [54] file 클래식컬 18 1662 2021.08.22
2642 시계이야기 (장문주의) [18] file 나츠키 8 1146 2021.08.21
2641 [주관적인 타포 유튜브 후기]에르메스 H08(Hermès H08) [12] file 토리노 7 752 2021.08.13
2640 태그호이어 커넥티드 문의했더니... 당황스럽네요.. [12] 개발자박 1 1272 2021.08.10
2639 나카노 브로드웨이 다녀왔습니다. [32] file 나츠키 10 801 2021.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