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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왕! 5086  공감:8 2025.06.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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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긍정왕입니다 ^^

 

위 사진의 시계는 작년 GPHG에서 크로노메트리 부문을 수상한 LEDERER의 3 Times Certified Observatory Chronometer입니다.

 

프랑스의 브장송, 독일의 글라슈테, 스위스의 제네바 천문대에서 모두 크로노미터 인증을 통과한 시계로, 과거 정밀시계에 대한 경의를 표현한 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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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더러는 이 시계의 정밀성에 대해 5개의 자세에서 최대 일오차 +0.5초, 일일 평균 편차는 +0.18초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보여주며 뽐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밀한 시계를 만들기 위해서 이 시계에는 CIC(central impulse chronometer) concept을 적용한 Cal.9012라는 무브먼트를 사용했는데요.

 

이 Cal.9012는 과거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고안하고, 전설적인 워치메이커 조지 다니엘스가 개량한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를 사용한 굉장히 흥미로운 무브먼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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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스위스 레버 탈진기)

 

일반적으로 우리의 시게에 들어가는 이스케이프먼트, 즉 탈진기는 전통적인 스위스 레버 시스템입니다.

 

물론 오메가의 코-액시얼이나 이번에 발표된 롤렉스의 크로너지같은 특이한 탈진 시스템도 물론 있지만,

 

저희가 사랑(?)하는 ETA사의, 셀리타사의, 라쥬페레사의, 그리고 시티즌사의 무브먼트에 꾸준히 사용되는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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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계 역사에 길이남아 많은 자들을 배불리 먹이고 계신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님께서 고안한 이 '내추럴 탈진' 시스템 역시 로랑 페리에, 카리 부틸라이넨 등의 워치메이커들이 채용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 발표된 롤렉스의 랜드-드웰러에 들어가는 다이나펄스 탈진기도 이 내추럴 탈진기를 응용한 것인데요.

 

그럼 내추럴 탈진기를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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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 부틸라이넨의 내추럴 탈진기]

 

이스케이프 휠이 밸런스 휠에 동력을 주고 받을 때, 레버에 달린 주얼일 이스케이프 휠을 밀어주면서 동력을 주고 받는 스위스 레버 시스템과 달리. 내추럴 탈진 시스템은 직접적인 충격을 통해 에너지를 주고 받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데, 파란색으로 되어있는 이스케이프 휠의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데텡트(가운데에서 휠을 이어주는 길쭉한 막대)를 밸런스 휠이 움직이면서 쳐주고, 그러면 데텡트가 왼쪽 오른쪽으로 메트로놈처럼 움직이게 됩니다.

 

그 힘으로 한번은 왼쪽 이스케이프 휠이, 한번은 오른쪽이 풀리면서 일정한 리듬으로 두 이스케이프 휠이 움직이게 되고, 이걸 이제 초침, 분침, 시침과 이어주는 거죠.

 

일반적인 레버 탈진기는 단방향으로 동력을 전달하지만, 이 내추럴 시스템은 양쪽으로 동력을 전달하고, 밸런스 휠이 움직이는 방향 대로 이스케이프 휠이 돌아가기에 '자연스럽다'라는 의미의 내추럴이 붙은겁니다.

 

이런 내추럴 탈진 시스템이 스위스 레버 탈진 시스템에 비해 가지는 장점은 미끄러지듯 동력을 전달하는 스위스 레버 시스템과 다르게 직접적인 충격으로 힘을 전달하기 때문에 마찰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윤활유가 필요없다는 점입니다.

 

윤활유가 많이 발달한 지금에도 시계 내부의 윤활유가 말라 시계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내추럴 탈진 시스템을 쓰면 윤활유를 주기적인 도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큰 장점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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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세요 브레게옹......ㅠㅠ]

 

하지만........사실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1805년에 내추럴 탈진 시스템을 고안했다곤 해도, 널리 쓰인 적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내추럴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인데요.

 

첫째, 밸런스 휠의 진폭이 작아지거나 커지면 이스케이프 휠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백래쉬, 즉 동력이 전달되면서 순간적으로 반대방향으로 이스케이프 휠과 기어가 돌아가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일정한 속도로 돌아가는 것이 핵심인데, 백래쉬가 생기면 오차도 생기고, 휠의 톱니에도 무리가 가겠죠?

 

그렇기에 둘째, 스위스 레버 시스템에 비해 복잡한 구조 때문에 충격에 약합니다. 아이러니하게 이스케이프먼트 자체는 내추럴이 더 튼튼하지만, 그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다른 요소들이 불안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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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더러의 무브먼트 Cal.9012]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큰 세번째 단점은 바로 하나의 기어 트레인에 두개의 휠이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총 4개의 휠이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 하면, 4개의 휠(1번 이스케이프 휠, 2번 이스케이프 휠, 그리고 그 둘을 연결해주는 2개의 드라이빙 휠)을 한번에 가속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휠을 움직일때보다 2^4배, 즉 16배의 동력이 더 필요하게 됩니다.

 

레더러가 호딩키와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레더러 왈 '만약 질량이 0인 소재로 만든다면, 내추럴 탈진 시스템은 완벽에 가까운 탈진기다.'라고 돌려서 까기도 했었죠 ㅋ;;;

 

사실 브레게 역시 이 시스템의 기술적 한계를 알고 있었기에, 그의 일부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 프로토타입을 살펴보면, 임펄스를 전달하는 톱니의 개수를 줄이고, 이를 기어로 구동되는 보조 이스케이프 휠에 배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브레게는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밸런스에 가능한 한 안정적으로 임펄스를 전달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케이프 휠과 기어 휠의 관성, 그리고 기어 톱니 사이의 백래시가 합쳐지면서 브레게의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는 실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불안정한 구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추럴 탈진 시스템은 과거 항해용 크로노미터 시계같이 크기가 충분히 커서 16배의 동력을 소화할 수 있고, 충격을 받을 일이 적은 일부 시계들에게만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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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월은 흘러 기술이 발전하고, 브레게의 생각을 구현할 수 있는 여러 조각들이 맞춰졌을 때, 천재 워치메이커 조지 다니엘스는 이 내추럴 탈진 시스템을 응용한 회중시계를 만들게 됩니다.

 

바로 위 사진의 '스페이스 트레블러'라는 시계인데, 여러 이야기를 차치하고 하나의 개선점을 얘기하자면 원래 하나의 배럴 스프링을 연결해 4번 휠까지 돌리기 위해서 16배의 동력이 필요했던 구조적인 문제를 고치기 위해 두 이스케이프 휠에 각각 배럴 스프링을 배치했다는 겁니다.

 

 [메인스프링 1] → [기어트레인 1] → [이스케이프 휠 1] →    [밸런스 휠]    ← [이스케이프 휠 2] ← [기어트레인 2] ← [메인스프링 2]

위에 도식화 해놓은 것처럼, 2개의 이스케이프 휠이 서로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각 휠은 별도의 동력을 받아 밸런스 휠에 직접 동력을 전달합니다. 차례대로 말이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항상 한 틱에 한번의 휠만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극적으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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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레더러]

 

그렇기 때문에 레더러는 맨 처음 이 Central impulse chronometer를 구상할 때, 조지 다니엘스의 포켓 워치에서 개선된 내추럴 탈진 시스템을 작게 만들어서 손목시계용으로 만들면 끝이네~하는 나이브한 생각을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았죠.

 

처음에는 조지 다니엘스의 방식이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계의 파워리저브가 끝날 때쯤 진폭이 굉장히 낮아지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외부 충격에 민감한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게 됩니다.

 

레더러는 '한쪽 휠이 해방될 때, 작동 중인 이스케이프 휠의 톱니가 데텡트의 임펄스를 받는 팔렛을 미끄러지듯이 지나치고, 그러면 이스케이프 휠의 톱니를 1개, 심하면 2개까지도 놓치게 되는데, 이는 정밀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이건 저에게 정말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라고 인터뷰에서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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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레더러는 CIC 컨셉을 제대로 손목 위에서 구현하기 위하여 크게 2가지의 개선을 하게 됩니다.

 

그 중 하나가 위에 보이는 데텡트의 구조를 최적화한 것이죠.

 

레더러는 저 데텡트를 '메트로놈'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메트로놈의 움직임을 떠올려본다면 적절한 이름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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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더러의 “메트로놈”은 두 가지 유형의 파렛을 조합한 구조입니다. 먼저, 각각의 이스케이프 휠에 연결된 임펄스를 전달하는 두 개의 파렛이 있고, 중앙에는 두 이스케이프 휠 모두와 작동하는 “대기 파렛”(위 사진 붉은 동그라미)이 있습니다.

 

임펄스를 제공할 이스케이프 휠은 이 대기 파렛이 풀릴 때까지 기다린 후 밸런스에 에너지를 전달하게 됩니다.

 

이 대기 파렛에는 약간 곡선 형태의 면이 있어, 이스케이프 휠이 백래쉬에 빠지지 않도록 하면서도 즉시 올바른 회전을 재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즉, 시계가 구동되기 시작할 때는 스위스 레버시스템과 같이 간접적으로 임펄스를 전달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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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Cal.9012의 구동과정을 간략히 정리하면, 

  1. 동력을 받기 시작할 때, 이스케이프 휠의 톱니가 곡선형 대기 파렛에 머물면서, '메트로놈'은 미세하게 움직이며 톱니는 대기 파렛의 위쪽 면을 따라 미끄러지듯 이동하고, 이 움직임이 밸런스에 간접 임펄스를 전달하게 됩니다.

  2. 간접 임펄스의 마무리 => 톱니가 대기 파렛 끝에 도달하면, 아래 쪽의 임펄스를 전달하는 파렛이 톱니 앞에 정확히 위치하게 됩니다. 낮은 진폭에서도 안정적 작동이 가능한 것인데, 레더러는 진폭이 80도 이하일 경우에는 이스케이프 휠과 메트로놈이 간접 임펄스를 주고 받도록 설계했으며, 이는 마치 스위스 레버 탈진기와 같이 밀어주는 식으로 힘을 전달합니다.

  3. 충분한 에너지가 시계에 모여 진폭이 80도보다 커지면(레더러는 밸런스 휠의 진폭의 최대치를 120도로 고정해놨다고 합니다.) 메트로놈은 빠르게 왕복 운동을 하며 직접 임펄스를 전달하는 '내추럴 탈진 시스템'으로 복귀합니다. 

메트로놈은 동력이 없을 땐, 포크와 밸런스 스태프를 가지고 있어 스위스 레버 시스템처럼 움직이는데, 이러면 윤활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지만, 일반적인 내추럴 탈진 시스템으로 돌입하기 전이나 시계의 동력이 많이 소실된 짧은 순간이기 때문에 굳이 윤활유를 바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동력이 부족할 때 간접 임펄스를 이용해 시계를 움직이면 또 장점이 하나 생기는데, 바로 내추럴 탈진 시스템의 특징 중 하나인 '시계를 처음 구동할 때, 모여 있는 동력이 아무리 넉넉해도 약간의 충격을 주거나, 밸런스 휠을 살짝 쳐야지 시계가 움직인다.'라는 손목시계로서 마이너한 단점이 될 수 있는 문제 역시 해결했다는거죠.

 

쉽게 말해서 이 레더러의 시계는 동력의 고저에 따라 간접적인 방식과 직접적인 방식을 넘나들며 높은 정밀성을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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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밀성을 위한 레더러의 수정은 바로 2개의 르몽뚜와, 콘스탄트 포스를 적용하면서 그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이스케이프먼트의 궁극은 레몽투아입니다.” 라고 레더러는 말합니다.


“기본적인 설계가 무엇이든, 시계의 정밀도는 결국 밸런스 휠의 진폭이 얼마나 일정한가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진폭이 200도에서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좋고, 100도에서 일정하다면 그것도 완벽합니다.

300도에서 일정해도 마찬가지예요. 진폭의 절대적인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폭이 얼마나 ‘변하지 않는가’가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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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더러는 각각의 이스케이프 휠에서 이어지는 4번과 5번 휠의 사이에 르몽뚜아 스프링 휠을 설치하고 10초에 한번찍 작동하도록 했는데요.

 

왼쪽도 10초에 한번씩 휠이 돌고, 오른쪽도 10초에 한번씩 휠이 돌도록 설계를 했습니다. (다만 두 휠은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이기에 싱크가 맞지는 않습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5초에 한번씩 축적했던 에너지를 방출하여, 왼쪽과 오른쪽에서 각각 1번의 방출이 이뤄지면 그 2번의 방출에너지를 가지고 시분침을 움직이도록 만든거죠.

 

즉, 이 시계의 분침은 10초에 한틱씩 움직입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분침의 끝부분 안에 뾰족한 바늘이 하나 더 나와있고, 다이얼에는 그 바늘에 맞춰 눈금이 그려져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저 눈금이 바로 10초 단위로 1시간을 나눠놓은 눈금이고, 분침이 10초에 한번씩 움직이는 것을 자랑스럽게 뽐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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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레더러가 이 무브먼트에 르몽뚜와 기능을 넣은 것은 미적요소를 위해서, 혹은 자신의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쓸데없이 들어간 것은 절대 아닙니다.

 

레더러는 정밀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작은 요소에도 집착하여 이 CIC 컨셉을 개발했습니다.

 

당연히 그는 자신의 시계에 달린 두 개의 초침이 완벽하게 일치해서 움직이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시계가 내추럴 탈진 시스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초침이 같이 정확히 동시에 움직일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대신 매번 교대로 틱을 주고받는 방식이어야 하죠. 

 

하지만 한쪽 메인스프링의 에너지가 먼저 고갈되고, 다른 쪽은 아직 남아 있다면? 그 순간부터 두 초침의 싱크가 완전히 깨지고, 정밀도가 무너지며, 시계 전체가 엉망이 됩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서 3개의 천문대 크로노미터를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레더러는 르몽뚜와를 도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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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의 구조를 바꿔야 했습니다. 두 초침이 항상 정렬 상태를 유지하게끔 만들기 위해서요.
그래서 작은 메커니즘을 하나 만들어, 시분침을 구동하는 르몽뚜아 안에 집어넣었습니다.
이 르몽뚜아는 항상 먼저 에너지가 고갈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르몽뚜아가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는 순간이 오면, 작은 스프링이 튀어나와 밸런스를 멈추게 합니다. 즉, 이 르몽뚜아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동안만 시계가 작동하게 되는 것이죠.”

 

※ 밸런스 휠을 강제로 멈추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기어 트레인 중 어느 쪽의 동력이 먼저 고갈되던지 상관없이 시계는 멈추게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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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dinand-Berthoud의 FB 2RE에 쓰인 뤼로 삼각형 모양의 주얼과 르몽뚜아 시스템]

 

레더러는 이런 르몽뚜아를 구현하기 위해서 위 사진의 페르디낭드 베르투도 사용한 뤼로 삼각형 모양의 주얼을 적용합니다.

 

뤼로 삼각형은 그림으로 나타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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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삼각형을 말하는데, 선이 곡선으로 이뤄진 삼각형을 말합니다.

 

이 주얼을 30초에 한바퀴씩 도는 휠에 연결해놓으면 10초에 한번씩 찰칵하고 스프링이 풀리면서 움직이겠죠? 

 

앞서 말씀드렸듯, 레더러는 이 시스템을 4번과 5번 휠의 사이에 뒀는데, 르몽뚜아 시스템과 휠이 가까이 있으면 있을수록 에너지 전달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르몽뚜아 스프링이 실제 시분침기어와 멀찍이 있으면 힘의 전달에 낭비가 생길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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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해보자면 이번 레더러의 작품은 브레게에서 조지 다니엘스로, 그리고 현재의 베른하르트 레더러로, 그리고 마린 크로노미터에서 회중시계로, 그리고 케이스 직경 40mm의 손목시계로 이어지는 내추럴 탈진 시스템의 완성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50년전 공방을 창립했던 한 천재 기술자의 혁신적인 설계가 당시 기술의 한계로 인해 완벽히 구동되지 못하다가, 현대의 UV-LIGA 공법으로 더 정밀해진 톱니바퀴, 경량형 티타늄으로 더 올라간 에너지 전달 효율, 그리고 몇대를 거쳐서 발전해온 워치메이커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진정한 생명을 얻게 된 것이 아닐까요?

 

누군가에겐 하등 쓸모없을 3개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인증은 어쩌면 레더러가 선배의 선배의 선배에게 보내는 위로와 찬사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상상력을 드디어 세상이 따라잡았습니다.'라는 낭만넘치는 경의를 그는 멋진 시계로 보여주고 있네요.

 

이 말끔한 에나멜 다이얼 뒤에 이런 치열하고 아름다운 고민과 고뇌, 그리고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사실은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언제나 가슴설레는 동화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 이 시계는 8개 한정 생산되며, 모든 8개의 시계는 3개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인증을 동시에 받을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8명의 오너들이 너무도 부러워지네요!! 다음 생애엔 꼭...!!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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