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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긍정왕입니다! ^^

 

지금이야 대부분의 시계 브랜드들이 '인하우스 공정'을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스위스 시계 산업은 전통적으로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제조사들이 서로의 제품을 서로에게 납품하며

 

그걸 어떻게 잘 비벼서(?) 멋진 완제품을 내놓는 방식의, '협업'에 가까운 방식을 채용하고 있었는데요.

 

잘 알려진 예시라면 1967년, 예거 르쿨트르가 AP, PP, VC와의 기술적 피드백과 협업을 통해 개발한 Cal.920이겠죠?

 

다만 좀 특이한 건, 정작 JLC는 본인들의 시계에는 Cal.920을 사용하지 못했었습니다. ㅋㅋ

 

당시 JLC는 지금과 같이 하나의 시계 브랜드라기보단 '마스터 에보슈', 즉 1등급의 베이스 무브먼트를 제조하는 전문 기업에 가까웠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가진 '시계 부품' 회사들 중에, 다이얼 부문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회사가 오늘 제가 말씀드릴 'Metale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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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em은 1928년, 스위스의 르낭에서 공장을 설립하고, 1932년 Metal과 Enamel을 섞은 Metalem(꽤 직선적인 작명이네요 ㅋㅋㅋ)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르로끌로 이전하게 됩니다. 

 

그 후 거의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규모를 키워 지금은 2개의 공장을 가지고 2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 큰 다이얼 제조사가 되었는데요.

 

연간 생산량은 거의 40만개 이상이며, 그 중 1만개 정도는 하이 주얼리 수준의 제작물이라 합니다.

 

동일한 년도에 롤렉스의 연간 생산량이 약 80~100만개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엄청난 수치인데요.

 

Metalem은 자신들의 다이얼들이 어떤 시계에 들어가는지 정확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이미 우리에게 유명한 몇개의 다이얼들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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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는 바로 그 유명한 필립 뒤포의 심플리시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심플리시티의 37mm 버전의 에나멜 및 기요셰 다이얼에 쓰였는데,

 

다이얼의 6시 방향을 잘 보면, Metalem의 사명이 적혀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이얼에 이렇게 '다이얼 제조사'의 이름을 적는 것은 지금이나 그때나 흔한 일은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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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가 좀 재밌습니다. 필립 듀포가 심플리시티에 들어갈 다이얼을 의뢰하기 위해, Metalem에 컨택을 했는데,

 

Metalem측에서는 주문 수량이 너무 적다는 이유를 들어 듀포의 제안을 거절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듀포 옹은 'Metalem 회사 이름을 다이얼에 표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라고 딜을 제안했고,

 

Metalem에서 이를 수락해 계약 사항에 넣음으로써 제작이 성사되었다고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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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필립 듀포는 그랑 소너리같은 컴플리케이션 시계로 업계에서 유명한 장인이었고, 그의 '타임 온리' 시계인 심플리시티는 시작부터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일화는 듀포 옹이 심플리시티에 가지고 있는 자부심이 대단했음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Metalem의 작업 퀄리티가 대단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나도 리스펙한다. 그렇기에 당신들의 사명을 내 '작품'에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라는.....

 

뭐 사실 Metalem 입장에서도 전혀 나쁠 게 없는 제안이 아니었을까요? ㅋㅋ

 

이렇게 많은 시계팬들의 '성배'중 하나일 심플리시티에 Metalem의 이름이 새겨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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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씀드린 대로, 2가지 버전의 다이얼이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위 사진에 있는 로만 인덱스 다이얼이 좀 더 마음에 드네요.

 

다이얼에 쓰인 폰트, 에나멜의 색감과 질감, 디자인, 스몰세컨드의 비율 모두 완벽한 현존하는 최고의 다이얼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높은 수준의 다이얼과 그에 걸맞는 케이스, 무브먼트까지 더해진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는 당연히 초대박을 쳤고,

 

지금은 돈이 많아도 바로 살 수 없는 경지에 올라간 시계가 되었습니다.

 

이런 명작에 Metalem의 이름이 올라가있으니, 시계 팬들 사이에서 추앙받는 다이얼 제조사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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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Metalem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는 업체는 쇼파드가 있습니다.

 

쇼파드의 명기, LUC 16/1860을 비롯해 많은 시계들에 Metalem의 다이얼을 넣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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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의 관계는 과거의 LUC에서 멈추지 않고 현재까지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지난 해에 호딩키와 협업한 LUC XPC 1860 오피서와 그 다이얼 제작과정인데, 역시나 Metalem에서 제작한 다이얼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기요셰가 들어간 LUC의 다이얼은 모두 다 Metalem에서 전담해서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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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 뿐만이 아니라 다른 쇼파드의 시계에도 Metalem의 다이얼이 쓰이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Metalem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개발자의 사진인데, 모니터를 자세히 보시면 낯이 익은 시계가 보이는데,

 

쇼파드의 밀레밀리아 다이얼 디자인으로 보입니다. ㅋㅋㅋㅋ

 

실제로 밀레밀리아, 해피 스포츠 등의 여러 쇼파드의 시계에 Metalem의 다이얼이 들어간다고 하네요.

 

조금 의외인 점은 멋진 독수리 홍채 모양의 패턴이 있는 알파인 이글의 다이얼은 쇼파드가 자체 제작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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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챠펙의 시계에도 Metalem의 다이얼이 쓰이고 있다고 하네요.

 

위의 사진은 챠펙의 케 데 베르그인데, 조금 초점이 나가 있긴 하지만, 6시 방향에 Metalem의 사명이 적혀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챠펙은 케 데 베르그 라인 뿐만 아니라, 안타틱에도 Metalem의 다이얼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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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등장했을 때 굉장히 신선했던 이 'Stairway to Eternity' 다이얼도 Metalem에서 제조하여 납품하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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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틱 퍼플 스톰에 들어가는 영롱한 세레스티얼 다이얼 역시 Metalem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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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Metalem 홈페이지에 가면 위에서 언급했던 챠펙 안타틱 퍼플 스톰에 쓰일 다이얼의 제작 과정 중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올려놨는데,

 

정말 빨려들 것같이 아름답네요 ㅋㅋㅋ 글로시한 느낌의 보라색 도료와 펄감이 강한 흰색 도료를 섞어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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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em은 90년 넘게 다이얼 제작에 집중해온 스위스의 드문 전문 제조업체입니다.


고급 시계에서 다이얼은 단순한 시각 요소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결정적인 부품이죠.

 

우리가 시계를 사랑하는 이유는 단순히 시간을 알기 위해서가 아닐 겁니다.


Metalem은 전통적인 기법과 현대적 공정을 결합하여, 기능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다이얼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독립 제작자부터 거대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Metalem이 선택받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단순한 부속품이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과 감성을 담아내는 ‘작은 예술’로서의 다이얼. 그리고 그를 위한 전통과 혁신.


시계 산업 이면의 고급화된 협업 생태계를 이해하려 한다면, Metalem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례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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