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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오늘 불금이다보니 시계 생활을 언제 시작했나 찾아보게 되네요.
4월에 카페에 가입했고 타포는 더 나중이니 아마도 7개월 정도 된 것 같네요.
그 사이를 되돌아보니 참 좋은 시계를 많이 거쳐봤다 싶네요.
1) 데이저스트 41 다크로듐 텐포
2) GMT 마스터2 브라운블랙 투톤 일명 루트비어
3) GMT 마스터2 블루블랙 일명 파워에이드
4) 서브마리너 옐로우골드 콤비
5) 요트마스터1 쵸코 콤비
6) 바쉐론 콘스탄틴 패트리모니 샴페인골드 타임온리
7) 예거 울트라씬 문페이즈 화이트골드
8) 익스플로러1
이 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시계는 익스플로러1, 바쉐론 패트리모니, 예거 울씬문 화골입니다.
가장 최근에 요트마스터 쵸코콤비를 내보내고 다음 시계로는 바쉐론 오버시즈 듀얼타임 화이트 또는 파텍필립 아쿠어넛, 롤 스카이드웰러 블랙 또는 블루,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등을 염두에 두고 있네요.
일단 현찰을 좀 만들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좋은 시계가 뜻하지 않게 나왔을 때의 아쉬움이 늘 남습니다. 몇달 전 부산에서 어떤 분이 아쿠아넛을 내놓으셨는데 이게 그리 좋은 시계인지도 몰랐네요. 그래서 공부하다보니 파텍의 최고 인기는 스포츠라인이더군요.
짧은 시계 생활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정리해보면
1) 남이 좋다고 한 시계가 다 좋은 것은 아니더군요
예컨데 모두가 열광하던 서브마리너의 역사성과 롤렉스 안에서의 상징성 등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약간은 불편한 착용감, 배젤의 고풍스런 아라비아체 등때문에 약간은 이질감이 느껴지더군요. "멀리서 보면 시계만 보인다"는 부하직원 말처럼 데일리로 착용하는데는 부담이 조금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여행 등에서 편리하게, 뉴욕시간과 비교할 수 있는 GMT 시계가 저한테는 더 필요하더군요. 그래서 어떤 모델의 듀얼타임 혹은 GMT를 편입할 지 고민을 계속하는 중입니다.
2) 무거운 시계는 피하게 되더군요
50대의 연령에 시계를 시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 덕분에 사고 싶은 시계가 생기면 지르기는 편하지만 무거운 시계는 팔저림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스포츠 콤비라인에서도 저녁때가 되면 팔저림이 느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덕분에 금통의 환상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사실 데이데이트 올리브그린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을 계속했지만 실착해보니 무게감을 감당하기 어렵더군요. 물론 저도 젊어서 시작했다면 금통에 대한 환상을 가졌을 지 모르겠네요.
3) 가볍고 얇은 시계를 만드는 것이 기술력이더군요
바쉐론 패트리모니를 처음 사놓고 2개월 정도를 착용하지 못하고 관상만 했습니다. 한번 차보고 아니다 싶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때문에. 디자인이 어찌보면 고풍스러운데 40미리리의 드레스워치 정석과 맞지 않다는 얘기들도 하시니. 결국은 실착을 해보고 가장 만족하는 시계입니다. 심지어 패트리모니 플래티넘을 추가해서 듀얼로 쓸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얇은 시계는 마치 시계를 차지 않은 듯 저와 한몸이라는 느낌을 줄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드레스워치 금통이야말로 고급스러움과 더불어 가볍고 얇은 모든 기술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죠.
4)컴플리케이션이냐 심플워치냐 선택은 취향에 따르는 것 같네요.
컴플리케이션 시계에 대한 환상이 생겨서 파텍 풀칼렌더나 바쉐론 레트로그레이드를 기웃거리게 되더군요. 하지만 역시 '심플 워치'가 저에게는 맞는 것 같습니다. 예거 울씬문 화골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데 현실적으로 데이트 글씨가 아예 보이지 않아요. 아마도 이제 노안이 시작된 탓이겠죠. 와이프에게도 26미리 데이저스트 콤비와 34미리 오이스터 두개를 사줬는데, 처음에 콤비 열심히 차던 와이프가 오이스터 올리브그린만 찹니다. 젊어서 눈 좋을때 컴플리케이션 시계 열심히 차야하는데 저는 너무 늦게 시작했네요. 그래서 일단 예거는 정리하고 칼라트라바나 다른 심플 드레스워치 쪽으로 기변을 생각하게 되네요.
5)롤렉스 현재 남은 것은 익스플로러네요
많은 사람들이 시계를 자꾸 쳐다봅니다. 더군다나 데이저스트와 섭마 등 콤비 류에서 더 그런 거 같아요. 마치 까르띠에 바로 알아보듯이요. 꼭 좋은 것만은 아니더군요. 그래서 데일리 워치에서 마지막 남은 롤은 현재 익스플로러입니다. 역사적인 상징성. 히말라야 등반을 기념한 모델. 세계 일주에 함께한 내구성. 심플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고(?). 이제 더이상 시계 얘기를 듣지 않습니다. 진정한 데일리워치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죠.
6)스토리가 담긴 시계를 찾을라구요
시계를 공부하면서 스토리텔링이 담긴 시계들이 더 좋아보이더군요. 복잡한 무브먼트나 컴플리케이션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기에는 너무 늦게 시작했네요. 하지만 스토리에 대한 공부는 재미있기도 하고 접근이 쉽고 정보도 많네요. 아직 파텍을 구하지 못해서 그런지 저는 바쉐론 콘스탄틴이 너무 좋습니다. 1770년대에 만든 최초의 시계 메이커이며 파텍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십자군의 상징 말테 CI를 만들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지요. 패트리모니는 드레스워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고. 물론 저도 칼라트라바가 궁금합니다. 이런 스토리를 알아가는 것이 재미겠죠.
요즘 경제도 어려워지고 정치, 국제정치, 사회적으로 아노믹 상황이 많다보니 모두 힘든 경우를 많이 부딛치시겠지만 늦게 시작한 시계가 '스트레스 해소 해주는 해우소' 역할을 해줘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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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lim
2018.11.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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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2 14:00
네. 결국 자기만족이죠. 그래도 엄청 힘든 일들이 있을때 위안이 되는 새 친구를 얻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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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매니저
2018.11.02 18:23
형님 취향이 저하고 살짝 비슷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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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2 21:46
저랑 비슷한 취향인 분들을 만나면 반갑더군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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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딜러
2018.11.03 08:31
큰 공감 하고 갑니다! ^_^ 추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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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6 09:06
바빠서 이제야 댓글 다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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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walk
2018.11.03 12:20
6>번에 제일 공감이 갑니다...결국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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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6 09:07
아마도 취미생활이다보니 그런거 아닐까요? 멋진 얘기가 담긴 스토리는 미소를 머금게 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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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1
2018.11.04 17:13
많은걸 느끼고 또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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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6 09:19
별 말씀을요. 그냥 느낀 거 써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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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viz
2018.11.04 20:35
저도 예전에 데일리 워치로 로렉스와 그랜드세이코 고민했을때가 생각나네요.
갈등하다 결국 그세를 택했는데 지금 그리 후회 되지는 않습니다. 아쉬움은 조금 남지만.
남들은 가격 알게 되면 그 돈이면 로렉스를 사지하는데,
로렉스는 데일리로 차기에는 남들시선이 부담스럽고 괜히 편견을 좀 갖게되서요.
저만해도 사업 미팅때 손목에 로렉스 차신분 있으면 나중에 그사람은 생각안나고 시계만 기억되고 돈 좀 있는 사람인가보다 그렇게 기억에 남더라구요.
제 편견일지도 모르는데 어쨌든 시계로 기억되는 사람이 싫어서 일반인이 잘 아는 하이 브랜드는 데일리 워치로 피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사교 파티나 가족 행사때는 오히려 로렉스 같은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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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6 09:21
너무 신경쓰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다만 예거나 바쉐론등 오히려 고가 모델들은 잘 알아보지 않아서 편하기는 합니다. 나름 하이엔드가 주는 매력이 롤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특히 패트리모니는 뭔가 나만의 보석을 찾은듯한 그런 느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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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게마린마린
2018.11.04 22:42
7개월에 그정도 컬렉팅하신거면 정말 많이 모으셧네요. 근데 기술적인면이나 무브먼트 피니싱을 공부하기에 절대 늦은 나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시계는 본인이 즐기는 것이므로 스토리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시계에 대한 가치를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본인만의 스토리를 담은 시계를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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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12 10:50
1월에 창원시계인가 직접 시계를 조립하는 시계학교가 있어서 겨울 주말에 한번 다녀볼까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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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죠
2018.11.04 23:30
항상 주위사람들은 "그돈이면"를 남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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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6 09:21
어차피 고가시계차는 사람 주위에서 이해못하는 경우가 더 많죠. 저 같은 경우에는 아내가 이해해줘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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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스웻
2018.11.05 00:46
남이좋다고 좋은게 아니라는건 공감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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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6 09:22
그렇죠. 근데 최종 구매단계에서는 꼭 남의 눈을 의식하게 되는 게 현실이죠. 그리고 나면 나중에 또 후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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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샤이
2018.11.05 14:28
짧은 시간에 대단하십니다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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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6 09:22
격려의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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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피쉬
2018.11.05 19:48
시계들이 웬지 은자의 향기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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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6 09:23
이제 초보입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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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디노
2018.11.06 09:43
멋진 글입니다!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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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06 15:10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계생활 하시고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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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섭마
2018.11.10 22:54
시계생활은 삶의 활력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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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12 11:04
맞네요. 요즘 경제도 어렵고 우울한 얘기들만 많은데, 시계를 보면서 잠시 잊을 수 있다는게 좋네요. 그러다보니 현자타임이 오면 제가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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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
2018.11.11 02:24
저는 30대인데 언급하신 모든부분이 공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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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12 11:05
30대분들이 시계하기는 좋을 것 같아요. 모든 모델이 다 잘 어울리고 특히 예거 브레게 등등까지 멋진 드레스워치 컴플리케이션도 잘 어울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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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시계
2018.11.11 20:12
부럽부럽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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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12 11:05
부러우시면 지는겁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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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태김
2018.11.11 22:23
훌륭한 조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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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12 11:05
그래도 계속 바꿈질이 이어지고 있다는게 팩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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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순
2018.11.12 06:49
제 나이가 오십이 될때 님과 같은 경험을 다른분들과 나눌수 있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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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12 11:06
기무순님 같으시면 아마도 그때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라인업이 자리잡고 계실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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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a
2018.11.12 19:21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정성스런 포스팅에 추천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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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13 14:53
미천한 글에 추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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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cock
2018.11.13 11:15
부러우면 지는건데 저는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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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세
2018.11.13 14:54
그래도 좋은 시계, 원하시는 사양으로 꼭 구하시리라 믿습니다. 화이팅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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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레코드
2018.11.14 12:54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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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지옥qq
2018.11.19 17:46
일단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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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단풍나무
2018.11.20 23:19
저도 많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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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어어엉
2018.12.25 20:35
자기만족해야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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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yun89
2019.02.18 19:34
부럽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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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하하핫
2019.08.18 00:49
좋은글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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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유아
2021.10.05 15:29
패트리모니도 이쁘네요. 감사합니다!
시계들이 하이엔드급이네요. 브레게 스타일은 안좋아하시나보죠. 저도 50대고 시게생활에 들어선지 5~6개월 되었습니다. 가벼운 시계를 선호하신다는 의견이 무척 공감이 느껴집니다. 전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사서 차보는 편이에요.주로 첫눈에 끌리는거로요...ㅎ. 하이엔드급도 있고 레플도 있고 중국산 저가품도 있습니다 . 주로 혼자서 실실거리며 만족하는 스타일이라 하이엔드급이나 레플이나 중국산 저가품 - 저가지만 디자인이 좋아서 매우 만족합니다. 특히 손목위에 올려져있는때 가볍고 예뻐서-이나 별로 구별하지 않습니다. 외레 하이엔드급차면 어디 부딪칠까 신경쓰는게 더 번거롭네요.저도 파텍필립을 유심히 관찰중인데 칼라트라바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새 제품으로 사자니 부담도 되고 어딘지 세금이 너무 많아 손해보는것 같기도 하고 ... 해서 중고를 사려고 하는데 화골 5196 이나 5107 같은거료요. 매물이 잘 안나오네요.
모쪼록 즐거운 시덕생활 하시기 바랍니다.100살까지 사는 시대라지만 70 넘으면 대부분은 골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