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질문은 TF지식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
시노빅 2892  공감:18 2020.06.27 19:57

살면서 직업을 몇번 바꿨는데

영화관에서 영사기사로 근무를 했던 경험을

써봅니다


20181122_094100.jpg


요것은 영사기입니다.

SONY 영사기를 쓰는 곳도 있고 바코나 크리스티 영사기를 쓰는 곳도 있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영사기 자체가 내는 열이 상당해서 위에 배기장치가 달려있습니다.

필름 사용 안 한지는 8~9년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필름 상영 시절에 비해 영사기사가 할 일이 많이 줄었지요.

요즘은 영사기사가 없는 영화관도 많습니다.


20190131_101055.jpg


이것은 영사기에 들어가는 램프입니다.

수명은 대략 3~4개월 가는 것 같고

하나에 백만원가량 합니다.

램프교체할땐 저렇게 리트릴 장갑을 끼고 교체를 해야합니다

지문자국이 나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폭발 위험이 있다나

난생 처음으로 램프 교체할때 핵폭탄 해체하듯 덜덜 떨면서 교체하던 생각이 나네요

사진상의 램프를 보면 위쪽이 시커멓게 그을린 것이 보이는데

교체할 때가 되어서 저렇습니다.

저상태로 상영을 하면 화면이 어둡게 나옵니다.


20181121_233221.jpg


램프를 장착한 모습

영사기 내부열을 좀 식혀준 다음에 교체를 합니다. 

새램프를 장착하고 영사기에서 세팅을 하는 과정이 처음엔

너무 복잡하게 느껴져서 애먹은 기억이 납니다.


영사기 대 여섯대가 돌아가는 소음이 꽤 있습니다.

처음 영사실에 들어 갔을때 내가 여기서 하루 종일 이 소음을  견딜 수 있을까했는데

적응되니까 의외로 크게 신경쓰이진 않더라구요.



20180722_113749.jpg


영화관 화면이 저렇게 보입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아요.

앤트맨 상영중이네요


왼쪽의 기계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습니다.

창문 오른쪽으로 보이는 버튼은 천막을 넓혔다 좁혔다 하는 버튼인데

이걸 마스킹이라고 합니다.

마스킹을 해주면 스크린 아래위로 회색 여백(일명 래터박스)같은 게 안 보여서

영화볼때 집중이 잘 된다고 하더라구요.

모든 영화관이 마스킹을 다 하는 건 아닙니다.

해주면 좋은데 비용문제(?)로 안 하는 곳도 많다더군요.

제가 근무하던 영화관도 3,5관만 마스킹을 했었습니다.


s.jpg

이 둥근 원반은 플래터라고 하는데 필름을 얹어 놓는 장치입니다.

지금은 디지털 방식이라 실수로 엉뚱한 영화를 틀었을 때 바로 바꿀 수 있지만

필름 상영시절에는 그게 불가능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그대로 상영 ㅋㅋ


ss.jpg


이 프레임 카운터도 플래터와 함께 유물처럼 남아 있네용

잘 보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1.jpg

                                   < 화면 아래위로 보이는 회색 여백 부분이 래터박스입니다 >


보통 개봉 전날에 모든 영화 상영을 마치고

혼자 남아서 개봉할 영화 확인 작업을 합니다

화면이 잘 나오는지  확인도 하고

볼륨설정도 해야하죠.

혼자서 듣는거랑 사람이 꽉찼을때 듣는거랑 차이가 있어서

그것도 고려해야합니다.

공포영화를 혼자 작업할 땐 좀 무섭기도 해요.


영화는 외장하드로 해서 택배로 오거나

아니면 배급사에서 온라인으로 쏴주기도 합니다.

당장 내일 개봉인데 외장하드가 인식이 안 되어서

배급사에 긴급하게 전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사기에 영화를 넣어도 대부분은 곧바로 틀어볼 수가 없습니다.

암호가 걸려있기 때문이죠. 이걸 KDM이라고 합니다.


KDM

(Key Delivery Message, 케이디엠)

암호화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DCP를 해독하기 위한 키 정보와 상영기간을 포함하고 있는 권리 허락 정보이다.


이 KDM은 개봉이 임박하면 그때 따로 옵니다.

그걸 넣어서 풀어줘야 영화를 틀어볼 수가 있죠.

모든 영화에 KDM이 있는 건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안 볼 것 같은 영화(?)는 KDM이 없는편이더라구요.


아주 드물게 정전이 나거나 영사기 고장이 나면

멘붕입니다.

특히 관객이 많을 때 사고가 나면 아찔하죠.

사과방송도 해야하고.. 일년에 한 두번 정도 이런 일을 겪은 것 같네요.


어벤져스 앤드게임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영화관이 터져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 긴장을 하고 근무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관 스크린을 가까이서 보면 작은 구멍들이 무수히 나있습니다.

스크린 뒤에 거대 스피커가 있는데 이 소리가 밖으로 잘 나오기 위함입니다.



영사실 근무는 교대 근무이고

하루종일 혼자 있어야합니다.

원래 혼자있는거 좋아하는 편이라

저는 좋더라구요. 등대지기 느낌이랄까


지금은 다른 직업으로 살고 있지만


가끔 저때가 그립기도 하네요

같이 근무했던 영사기사님도 매니저님도 참 좋았고

다른 직원들도 너무 좋았죠.


언제 시간나면 한번 가볼까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감 수 조회 수 날짜
공지 최근 이벤트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군요.. [15] 토리노 5 934 2023.06.02
공지 글쓰기 에디터 수정 및 새로운 기능 안내 [8] 타임포럼 9 2294 2022.03.21
공지 추천, 비추천 시스템 개편에 관한 공지 [13] 타임포럼 21 2440 2021.06.28
공지 장터게시판(회원 및 셀러 장터게시판) 운영원칙 (2021.9.3 업데이트) [95] 타임포럼 24 23579 2019.05.13
공지 사이트 기능 및 이용가이드 (장터, 이미지삽입, 등업, 포인트 취득 및 가감, 비디오삽입, 알람 등) [11] TF테스터 380 590444 2015.02.02
공지 파일업로드 방법 (글쓰기, 댓글 공통) [5] 게시판관리자 34 538526 2015.01.12
Hot Tic Toc과 함께한 도쿄 특파원 리포트 [32] Tic Toc 6 471 2024.03.06
Hot 크로노그래프 다이브 워치의 필수 조건 [15] 클래식컬 12 620 2024.01.20
Hot 오랜만의 타임포럼 벙개 후기 (시계편) [18] Tic Toc 13 674 2024.01.19
Hot [신청마감완료] -1월 18일(목), 타임포럼이 2024년 첫 번째 모임을 합니다. [40] 타임포럼 4 803 2024.01.09
32477 인간승리 [71] file 바나나두유 19 4536 2014.05.09
32476 고개 숙여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47] 아가백곰 19 4916 2014.04.11
32475 마누라는 듣거라... [46] 껌랑 19 4326 2013.08.28
32474 ★ 타임포럼 회원님들의 인터뷰가 신문에 실렸습니다! ★ [71] file 아롱이형 19 4453 2013.04.06
32473 AR 코팅(무반사코팅)제거 과연 필요한가?? [31] 싸가지정 19 42023 2013.04.06
32472 오늘의 사진 - 10 (3/8) [65] file 한변 19 4025 2013.03.08
32471 섹쉬한 불금 되세요~(유머 몇개^^) [74] file 멋진폭탄 19 10814 2012.12.07
32470 위 심장마비의 자가치료에 대한 의견 [64] Dugong 19 4241 2012.11.05
32469 여름이니까~~ 다이버 워치~!!(부제 : 방수시계란 무엇인가?) [32] file 로키 19 11887 2011.07.24
32468 비 오는 날에 왠 다이버? 생활용 수전의 압력 확인 [54] file 클래식컬 18 1658 2021.08.22
32467 뭔가 활발할수록 hater는 많아진다 [59] 클래식컬 18 1447 2021.05.03
» 영화관 영사실 이야기 [42] file 시노빅 18 2892 2020.06.27
32465 시계를 팔려고 하는데 [90] 루다파파 18 2062 2020.03.04
32464 최근 개인 장터 및 셀러 장터 [30] m.kris 18 4010 2018.08.13
32463 시계 박람회와 시계 그룹에 관하여 [34] file 페니 18 7907 2018.03.14
32462 브랜드별 사이즈 및 두께 (Update-2) [41] file 펀드몰빵 18 9421 2018.02.12
32461 Zenith Defy Lab (신형 무브먼트 발표) [80] file TimeYoon 18 11870 2017.10.20
32460 사기꾼 잡았네요.! [58] 재즈맛스타 18 4604 2017.07.08
32459 단돈 3만원으로 여행용 3구 보관함 만들기!!! [63] file 태크쟁이 18 12479 2016.03.08
32458 ( 그곳에 시계 ) 바다의 왕자.. 서브마리너 [83] file 아빠가사준돌핀 18 17619 2015.10.17
32457 병행vs.백화점 로렉스 마진 및 신형 보증서 정보 [71] file MDlee 18 30376 2015.09.06
32456 인생의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축복받은 세대 [41] file 천사아빠 18 34315 2015.08.20
32455 . [73] 표적 18 4818 2015.06.17
32454 음 예전에 이어폰, 헤드폰 계에서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15] 구세주군 18 8308 2015.04.10
32453 앨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의 차이 [25] 수퍼오션.H 18 11747 2015.04.08
32452 자유게시판 관련해서 긴급하게 공지 드립니다. [18] PamPan 18 8065 2015.03.04
32451 “멘탈갑”, 정신력 강한 사람들의 11가지 특징 [14] 반가이 18 9416 2015.02.28
32450 저에게 타포는 이런곳 입니다~~~!!^^ [20] file 최강하록 18 4833 2015.02.23
32449 [힐링포토] No.28 [48] file justen 18 9251 2014.12.19
32448 선입견과는 다른 [35] file mahavishnu 18 9696 2014.09.15
32447 롤렉스 컴플렉스 [63] 돌발상황 18 7341 2014.08.03
32446 15禁) 나른할 시간....Wake up!! [52] file 강남스타일 18 5146 2014.07.21
32445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축구가 뭐가 문제였나 간략한 정리 [50] BJJ 18 5970 2014.06.30
32444 멋진 신세계 vs 1984 [32] file 디스맨솔. 18 9608 2014.04.18
32443 [불금포토] No.22 [69] file justen 18 6758 2014.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