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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세이코(Grand Seiko)는 올해 아시아 브랜드 최초로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WWG 2022)에 진출해 브랜드 역사의 한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내로라하는 고급 시계 메종들이 즐비한 워치스앤원더스에 참가 자격을 얻었다는 것은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역량과 기술력을 인정 받았음을 뜻합니다. 1960년대 말 이미 스위스 유수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진대회를 호령했던 그랜드 세이코의 진가를 시계 업계에서 이제 모르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세이코 그룹의 가열찬 도전정신이 이번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에서 어느 때보다 빛을 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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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Seiko Kodo Constant-force Tourbillon 

그랜드 세이코 코도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 SLGT003

 

롤렉스, 파텍필립 등을 따라 십 수년간 몸 담은 바젤월드를 포기하고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에 출사표를 던진 만큼 그랜드 세이코는 평년 보다 더욱 특별한 타임피스로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싶었을 터입니다. 그리고 대망의 결과물이 공개되자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의 현장 분위기는 더욱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창업자의 증손자이자 세이코 그룹 회장인 핫토리 신지(Shinji Hattori)가 디지털로나마 참여한 키노트 세션에는 각국의 수많은 기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이는 신제품인 코도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Ref. SLGT003)을 향한 사람들의 열띤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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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세이코 코도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은 2020년 브랜드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T0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T0 Constant-force Tourbillon) 컨셉 워치 무브먼트의 첫 상용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과 2년 만에 상용 버전이 나오리라고는 아마도 예상한 분들이 많지 않을 텐데요. 필자 역시 그래서 더욱 놀랐습니다. 전작 T0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은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중력에 의한 오차를 상쇄하고자 1801년 발명 특허를 획득한 투르비용 이스케이프 메커니즘을 재해석하면서 전통적인 크로노미터에서 유래한 기어트레인에 항구적으로 동력을 전달해 등시성을 유지하는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을 결합했습니다. 흔히 예상할 수 있는 퓨제-앤-체인 방식이 아닌, 코일화된 스프링(혹은 블레이드)을 포함한 특수한 부품들을 추가해 비교적 컴팩트한 구성으로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을 가능케 하는 일명 레몽투아 데갈리테(Remontoire d’égalité) 방식을 선택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F.P. 주른, 랑에 운트 죄네, 안드레아 스트레흘러, 그뢴펠트 등 최근 여러 하이엔드 제조사들이 취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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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ST1 칼리버 모형물 일부

 

코도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은 전작 T0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의 특징적인 설계를 이어가면서 제품명에 박동(고동)을 뜻하는 일본어(鼓童)를 훈음한 단어를 병기함으로써 본연의 캐릭터를 강조합니다. 무브먼트 디자인 및 개발에는 세이코 워치 코퍼레이션(구 SII) R&D팀의 젊은 수석 엔지니어 겸 디자이너인 카와우치야 타쿠마(Takuma Kawauchiya)가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는 최근 출시되는 차세대 하이비트 자동 칼리버 9SA5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하는 등 현 세이코 그룹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엘리트 중 한 명입니다. 관련해 얼마 전 도쿄 긴자 중심가(와코 백화점 내)에 아뜰리에 긴자(Atelier Ginza)로 이름 붙인 새로운 워치 스튜디오를 오픈했다고 하는데요. 세이코 엡손이 운영하는 신슈 지역의 마이크로 아티스트 스튜디오(The Micro Artist Studio)에 대응하는 또 다른 하이엔드 공방으로 키우고자 하는 브랜드의 열의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코도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은 아뜰리에 긴자를 거친 첫 타임피스로 앞으로 이곳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게 하는 야심작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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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도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의 엔진인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9ST1는 이전 컨셉 무브먼트의 설계를 공유하되 손목시계용으로 사이즈를 줄이고(직경 35mm, 두께 7.98mm), 보다 정확한 타임키핑을 위한 면밀한 개선 작업을 거쳤습니다. 총 340개에 달하는 부품과 44개의 주얼로 구성된 해당 칼리버는 이전 컨셉 버전과 마찬가지로 투르비용 케이지와 콘스탄트 포스 케이지를 한데 통합시켜 고도의 정확성을 보장합니다. 그리고 브랜드 측의 설명에 따르면 약 34일간에 걸친 작동 안정성과 정확성에 관한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더불어 일반 그랜드 세이코 무브먼트의 두 배에 달하는 48시간 동안 6가지 포지션과 3가지 온도차에서 집중적인 추가 테스트를 거치면 개별 인증서 발행과 함께 최종 조립되어 출고가 가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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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비용 이스케이프먼트 및 콘스탄트 포스 관련 마이크로 부품들은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정밀전자제어기술)로 불리는 첨단 반도체 웨이퍼 제조 기술을 응용한 방식으로 1/1,000mm의 오차 정밀도로 매우 정밀하게 가공되었습니다. 안쪽의 투르비용 케이지의 밸런스가 초당 8진동(시간당 28,800회)하며 작동하는 동안 바깥쪽의 콘스탄트 포스 케이지는 정확히 1초 간격으로 회전하며 시계에 규칙적인 리듬을 부여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원-미닛 투르비용 보다 특유의 박동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9ST1 칼리버는 또한 투르비용 무브먼트로는 이례적으로 핵(Hacking) 기능까지 지원해 크라운을 빼면 투르비용 케이지가 멈추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치형의 케이지 한쪽에 핑크-팁으로 표시한 스몰 세컨드 핸드가 놓여져 있어 보다 정확한 세팅이 가능합니다. 그랜드 세이코 무브먼트 최초로 도입한 더블 배럴 구조로 약 3일간(7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며, 안정적인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 구동을 위해서는 50시간 파워리저브를 지원합니다. 덧붙여 9ST1 칼리버는 모든 기계식 그랜드 세이코 모델의 요람인 시즈쿠이시 워치 스튜디오(Shizuku-ishi Watch Studio, 雫石高級時計工房)에서 개발, 제조 및 완조립까지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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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도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은 플래티넘 케이스에 일부 브릴리언트 하드 티타늄(Brilliant Hard Titanium, 세이코 그룹 자체적인 고급 티타늄 합금 소재)을 접목하고 브랜드가 자랑하는 자랏츠(Zaratsu) 폴리싱 기법 및 헤어라인 마감되었습니다. 이질적인 두 소재가 고급스럽게 조화를 이룬 케이스의 직경은 43.8mm, 두께는 12.9mm이며, 전면 반사 방지 코팅 처리한 박스 형태의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해 스켈레톤 가공한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더욱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류의 하이엔드 워치로는 드물게 100m 방수까지 지원해 '일상 속의 데일리 명품 워치'를 표방하는 브랜드의 실용적인 노선 또한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서도 구석구석 아름답게 마감된 무브먼트의 다른 면을 감상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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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도 조금 특이한데요. 카프스킨, 즉 송아지가죽 바탕에 전국시대 사무라이 갑옷에서 착안해 표면을 우루시 래커(옻칠)를 활용해 수공으로 여러 겹에 걸쳐 도포함으로써 내구성을 더했습니다. 해당 스트랩 외 교체 가능한 크로커다일 스트랩을 추가로 또 제공한다고. 탈착이 용이한 트리플 폴딩 형태의 플래티넘 버클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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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세이코식 파인 워치메이킹의 정수를 담은 코도 콘스탄트 포스 투르비용(Ref. SLGT003)은 단 20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오는 10월경 전 세계 지정된 그랜드 세이코 부티크에서만 만나볼 수 있을 예정입니다. 공식 리테일가는 37만 유로(EUR), 한화로는 대략 4억 9천만 원대에 달해 크레도르와 같은 일부 하이엔드 라인을 제외하면 현행 그랜드 세이코 컬렉션 제품으로는 가장 고가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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