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TF뉴스
댓글작성 +2 Points

Eno

조회 2027·댓글 41
2021-hiddentreasure-savoir-faire-boite9-1.jpg

올해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의 리베르소(Reverso)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어쩌면 마지막 신제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Reverso Tribute Enamel Hidden Treasures)가 그 주인공인데요.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세 전설적인 화가들이 남긴 명화를 미니어처 페인팅과 전통 그랑 푀 에나멜링 기법으로 섬세하게 재현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숨겨진 보물'을 뜻하는 이름처럼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 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작품들을 재현하고 있어 모종의 의미를 더합니다. 

2021-hiddentreasure-savoir-faire-courbet7.3-1.jpg
2021-hiddentreasure-savoir-faire-klimt8.3-1.jpg
2021-hiddentreasure-savoir-faire-vangogh4.1-1.jpg

예거 르쿨트르는 스위스 발레드주 르상티에 마을에 위치한 매뉴팩처 시설 안에 에나멜링 공방과 기요셰를 포함한 인그레이빙 및 젬세팅 공방을 갖춘 몇 안 되는 제조사 중 하나입니다. 작업 속도가 더디고 극도로 세심함을 요하는 이러한 공예예술적인 작업을 완벽하게 소화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이 실로 얼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특화된 외부 스페셜리스트에 의존하곤 하는데요. 하지만 스위스에서도 몇 안 되는 수직통합형 매뉴팩처를 지향하는 예거 르쿨트르는 자사의 타임피스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소들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자 했고, 1990년대부터 인하우스 에나멜링 공방을 운용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시계들에 적용한 다양한 기술들을 메티에 라르(Métiers Rares®)로 통칭하고 있습니다. 

2021-hiddentreasure-savoir-faire-courbet2.3-1.jpg
2021-hiddentreasure-savoir-faire-vangogh2.2-1.jpg
2021-hiddentreasure-savoir-faire-klimt2-1.jpg

신작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 시리즈는 예거 르쿨트르가 자랑하는 메티에 라르 공방에서 전담 인그레이빙 장인과 에나멜러의 손길을 거쳐 다이얼 제작 전 과정이 이뤄졌습니다. 세 버전의 전면 다이얼 컬러 및 패턴 장식, 후면 다이얼의 그림까지 당연한 얘기지만 모두 다릅니다. 공통적으로 화이트 골드 케이스의 직경은 가로 27.4 x 세로 45.6mm, 두께는 9.73mm이며, 30m 생활방수를 지원합니다. 무브먼트는 타임온리 리베르소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822/2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3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42시간). 

2021-hiddentreasure-q39334c2-closeupcadran1.2.jpg
2021-hiddentreasure-levitation-courbet-q39334c2-4.5.jpg
-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 - 쿠르베 

귀스타브 쿠르베 버전(Ref. Q39334C2)은 전면 다이얼을 의복 패턴에서 착안한 헤링본 기요셰 패턴으로 장식하고 두 종류의 반투명 블루 에나멜 도료를 여러 겹에 걸쳐 선별 덧칠한 다음 800도씨 이상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내는 전통 그랑 푀 방식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후면 다이얼에는 19세기 말 제네바 호수의 풍광을 담은 쿠르베의 1874년 작 '레만 호수 풍경(View of Lake Léman)을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으로 재현하고 역시나 고온의 가마에 구워내 그 가치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21-hiddentreasure-q39334v1-closeupcadran3.2.jpg
2021-hiddentreasure-levitation-vangogh-q39334v1-4.5.jpg
-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 - 반 고흐 

후기인상주의 화풍의 대가 빈센트 반 고흐 버전(Ref. Q39334V1)의 전면 다이얼은 햇살을 연상시키는 방사형의 선레이 기요셰 패턴 장식과 함께 그린 컬러 반투명 에나멜을 도포하고 고온의 가마에서 여러 번 구워내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후면 다이얼은 고흐가 1888년 네덜란드를 떠나 잠시 남프랑스 아를에 머물 당시 그린 '몽마르주의 일몰(Sunset at Montmajour)'을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으로 담아냈습니다. 원화 특유의 원근감과 고흐가 즐겨 사용한 붓터치 및 임파스토(Impasto, 채료를 두껍게 칠하는 기법)까지 충실하게 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관계자가 특별히 강조합니다.  

2021-hiddentreasure-q39334k1-closeupcadran2.2.jpg
2021-hiddentreasure-levitation-klimt-q39334k1-4.5.jpg
-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 - 클림트 

우리에겐 몽환적인 황금빛 배경 속 연인의 '키스' 작품으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 버전(Ref. Q39334K1)은 일명 발리콘(Barleycorn)으로 불리는 보리알을 형상화한 율동감 있는 기요셰 패턴 장식으로 전면 다이얼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청록색 에나멜 도료를 덧칠하고 그랑 푀 기법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반면 후면 다이얼에는 클림프가 사망 1년 전인 1917년 완성한 표현주의 화풍의 작품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Lady)'을 역시나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으로 재현했습니다. 생전 클림트의 뮤즈이기도 한 젊은 여인의 신비로운 표정까지 오리지널 명화의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쿠르베.jpg
-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 - 쿠르베 
클림트.jpg
-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 - 클림트 
고흐.jpg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 - 반 고흐 

세 거장의 작품을 담은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히든 트레저 시리즈는 쿠르베 버전(Ref. Q39334C2), 반 고흐 버전(Ref. Q39334V1), 클림트 버전(Ref. Q39334K1) 각각 10피스씩만 한정 제작될 예정이며, 전 세계 지정된 예거 르쿨트르 직영 부티크에서만 주문 구매가 가능합니다. 국내에도 추후 고흐 버전이 입고될 예정이며, 대략적인 출시 가격은 1억 3천만원 대로 책정됐습니다. 고전 명화의 가치를 알면서 리베르소 90주년의 의미까지 헤아릴 수 있는 남다른 안목과 취향을 지닌 시계애호가라면 탐을 낼 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타임포럼 뉴스 게시판 바로 가기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유튜브 바로 가기
페이스북 바로 가기
네이버 카페 바로 가기

Copyright ⓒ 2024 by TIMEFORUM All Rights Reserved.
게시물 저작권은 타임포럼에 있습니다. 허가 없이 사진과 원고를 복제 또는 도용할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