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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2021(Watches & Wonders Geneva 2021)에 참가한 독립 시계 브랜드들의 신제품을 이어서 소개합니다. 

- 아놀드 앤 선(Arnold &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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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 Magna
루나 마그나

3D 문페이즈로 강렬한 한방을 선사하는 아놀드 앤 선(Arnold & Son)의 신작입니다. 로즈골드 케이스의 지름은 44mm, 두께는 15.9mm입니다. 시계의 성격을 놓고 보면 드레스 워치에 가깝지만 큼지막한 구체형 디스크를 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케이스 크기를 키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러그의 길이를 의도적으로 약간 짧게 가져감으로써 착용했을 때 시계가 최대한 부담스럽지 않게끔 신경을 썼습니다. 다이얼 위로 튀어나온 문페이즈와 접촉하지 않기 위해 볼록한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전면은 물론이고 케이스백에도 사용했습니다. 방수는 30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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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수놓은 밤 하늘을 묘사하는데 탁월한 어벤츄린 다이얼에는 시간과 분을 표시하는 별도의 오프센터 다이얼과 문페이즈가 들어섰습니다.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블루 핸즈로 채워진 화이트 래커 다이얼과 짙푸른 어벤츄린 다이얼이 선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바로 아래쪽에는 이 시계의 하이라이트인 문페이즈가 있습니다. 구체형 디스크로 마치 실제 달을 보는 듯한 사실적인 문페이즈를 구현했습니다. 특기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구체형 디스크를 사용했던 다른 어떤 손목시계보다 달의 크기가 크다는 것입니다. 직경이 12mm나 된다고 하네요. 3D 문페이즈의 오차는 122년에 하루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합니다. 달의 모양을 묘사하기 위해 구체형 디스크를 둘로 나누어 한쪽은 어벤추린 글라스, 다른 한쪽은 하얀 대리석으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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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와인딩 칼리버 A&S 1021은 특별한 기능 때문이 아니라 거대한 구체의 위치 때문에 일반적인 무브먼트와는 다르게 보입니다. 크라운 휠과 래칫 휠 그리고 동력을 전달받는 기어트레인과 밸런스 휠을 무브먼트의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했습니다. 중앙 상단에는 달의 변화를 알려주는 별도의 인디케이터가 있습니다. 중앙을 기준으로 퍼져나가는 제네바 스트라이프를 비롯해 무브먼트를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마감이 잘 적용되어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입니다. 배럴 두 개를 동원해 90시간이라는 긴 파워리저브를 구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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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악어가죽 스트랩과 레드골드 핀 버클이 제공되는 아놀드 앤 선 루나 마그나(Ref. 1LMAR.A02A.C153A)는28개 한정 생산됩니다. 가격은 43,900스위스프랑(한화 약 5300만원)입니다. 


- 칼 F. 부쉐러(Carl F. Buche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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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ero Minute Repeater Symphony
마네로 미니트 리피터 심포니

칼 F. 부쉐러(Carl F. Bucherer)의 장기인 퍼리퍼럴 로터에 투르비용과 미니트 리피터를 결합한 야심작입니다. 교향악을 뜻하는 심포니라는 이름은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의 성격을 드러냄과 동시에 복잡한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여러 부품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빗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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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로 미니트 리피터 심포니의 대주제는 퍼리퍼럴(Peripheral)입니다. 사전적 의미는 주변을 뜻하는데 워치메이킹의 세계에서는 보통 무브먼트의 외곽을 따라 회전하는 로터를 가리킵니다. 퍼리퍼럴 로터는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지 않기 때문에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칼 F. 부쉐러는 2008년에 퍼리퍼럴 로터로 특허를 취득한 뒤 이를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강조해왔습니다. 루체른의 매뉴팩처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퍼리퍼럴의 개념을 투르비용과 미니트 리피터 레귤레이터로 확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다이얼 12시 방향에 위치한 투르비용은 플라잉 투르비용처럼 축에 고정되지 않고 공중에 뜬 채로 회전합니다. 한편 다이얼 6시 방향의 두 해머 사이에 위치한 부품은 레귤레이터입니다. 미니트 리피터의 타종 속도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미니트 리피터 메커니즘이 사용자에 의해 작동하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합니다. 이 레귤레이터 역시 고정을 위한 브리지가 없습니다. 이처럼 로터(퍼리퍼럴 와인딩 시스템)와 투르비용 그리고 레귤레이터가 모두 중심 축에 고정되지 않고 회전하는 것을 칼 F. 부쉐러는 트리플 퍼리퍼럴(Triple Peripheral)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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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골드 케이스의 지름과 두께는 각각 43.8mm, 12.47mm입니다. 방수는 10m에 그치는데 미니트 리피터임을 감안하면 수긍이 가는 수치입니다. 질감이 느껴지는 화이트골드 다이얼에서 투르비용과 두 개의 해머, 파랗게 처리한 공 그리고 레귤레이터가 여과 없이 노출됩니다. 미니트 리피터 메커니즘에서 가장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부품들을 전면에 위치시키기 위해 뒤집어서 설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투르비용과 레귤레이터는 축을 없앤 대신 세라믹 볼 베어링에 의해 회전합니다. 9시 방향의 작은 창을 통해 미니트 리피터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측면에 위치한 미니트 리피터 버튼을 잡아당기면 파란색 음표가 나타나면서 시간이 소리로 변환됩니다. 해머와 해머 사이에는 손으로 직접 해당 시계가 몇 번째 제품인지를 나타내는 숫자를 각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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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스트라이프, 앵글라주, 페를라주 등 다양한 기법으로 꼼꼼하게 마감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CFB MR3000은 COSC 인증을 획득하며 화려한 외관에 걸맞은 내실을 갖췄습니다. 시간당 파워리저브는 65시간으로 제법 넉넉한 편입니다. 이스케이프먼트 휠과 팰릿 포크는 형태로 미루어보아 실리콘 재질로 추정됩니다. 미니트 리피터가 작동하는 도중에는 크라운을 잡아당기지 못하도록 안전 장치를 적용했습니다. 반대로 크라운이 빠진 상태에서는 미니트 리피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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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개 한정 생산되는 마네로 미니트 리피터는 다크 브라운 악어가죽 스트랩과 로즈골드 폴딩 버클이 제공됩니다. 미니트 리피터라는 제품 특성상 특별한 패키지도 함께 달려오는데요. 스위스 쥐라 산맥에서 벌목한 나무로 만든 멋진 거치대는 마네로 미니트 리피터의 소리를 더욱 증폭시켜 줄 뿐 아니라 관상용으로도 매우 훌륭한 장식품이 되어 줍니다. 가격은 380,000스위스프랑(한화 약 4억6000만원)입니다. 


- 코럼(C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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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ral 45 Automatic Openworked Flying Tourbillon Carbon & Gold
어드미럴 45 오토매틱 오픈워크 플라잉 투르비용 카본 & 골드

골든 브리지와 함께 코럼(Corum)을 지탱하는 스포츠 워치 어드미럴 컬렉션의 신제품입니다. 특유의 12각 베젤을 유지한 채 금가루를 흩뿌린 듯한 지름 45mm, 두께 14.3mm의 케이스는 카본 파이버를 압축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합성 수지와 작은 금 조각을 넣어 완성시킵니다. 이렇게 완성된 케이스는 노란 입자가 여기저기 불규칙하게 박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로 태어납니다. 방수는 100m로 해상 스포츠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사용한 케이스백은 블랙 PVD 처리한 5등급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골드 크라운에는 브랜드의 상징인 열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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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들끼리 신호를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깃발을 모티프로 삼은 인덱스 안으로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는 바늘과 인디케이터 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의도적인 대칭형 설계로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메인스프링이 살짝 보이는 12시 방향의 배럴과 1분에 1회전하는 6시 방향의 플라잉 투르비용이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3시 방향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9시 방향의 3분 카운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스몰 세컨즈를 대신하는 이 3분 카운터는 3명의 창업주를 기리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정중앙에는 블랙 슈퍼 루미노바를 도포한 스켈레톤 핸즈가 시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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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럼이 개발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CO 298는 황동을 이용해 톤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려한 정면과는 대조적으로 케이스백에서 바라보는 무브먼트는 단정하고 차분해 보입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러버 스트랩의 표면에는 합성 직물을 덧대어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챙겼습니다. 스트랩에도 톤 앤 매너를 유지하기 위해 금사(金絲)로 스티칭을 넣었습니다. 

코럼의 어드미럴 45 오토매틱 오픈워크 플라잉 투르비용 카본 & 골드는 48개만 생산됩니다. 가격은 59,800스위스프랑(한화 약 7280만원)입니다. 


- 페르디낭드 베르투(Ferdinand Berth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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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égulateur Squelette FB RS
레귤레이터 스켈렛 FB RS

1년 생산량이 20개 안팎에 불과하고 가격은 수 억원을 호가하지만 이들의 시계에 애호가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페르디낭드 베르투(Ferdinand Berthoud)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브랜드일수록 구매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페르디낭드 베르투는 무브먼트의 생산 수량을 먼저 정한 다음 고객에게 케이스 디자인을 아이코닉한 팔각형과 무던한 원형 중에서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20개만 생산되는 2021년의 신제품 레귤레이터 스켈렛 FB RS도 이 같은 전략을 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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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8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칼리버 FB-T.FC-RS는 브랜드 최초의 스켈레톤 무브먼트입니다. 전반적인 콘셉트는 프랑스 왕정 해군의 공식 워치메이커로 명성을 떨친 페르디낭드 베르투가 1768년에 제작한 마린 클락 No.8에서 가져왔습니다. 플레이트와 브리지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품은 블랙 PVD 코팅과 새틴 브러시드 또는 샌드블라스트 처리해 질감이 느껴지면서도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전달합니다. 그에 반해 다이얼 전면에서 드러나는 투르비용 브리지는 거울처럼 반짝거리는 미러 폴리싱과 모서리를 섬세하게 다듬는 등 화려한 마감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처럼 각각의 부품과 요소요소마다 마감 기법을 달리 적용함으로써 무브먼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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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낭드 베르투가 남기고 간 마린 크로노미터에서 착안한 퓨제-앤-체인 방식의 콘스탄트 포스는 근래에는 보기 드문 지극히 전통적인 메커니즘입니다. 세밀한 부품의 집합으로 구성된 체인으로 배럴과 콘을 연결해 일정한 동력을 투르비용에 전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뛰어난 정확성과 등시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53시간입니다. 정확성을 대변하는 COSC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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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분, 초를 떨어뜨려 놓은 전형적인 레귤레이터 레이아웃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이얼 2시 방향에 위치한 창과 바늘은 시간을, 12시 방향의 오프센터 다이얼은 분을, 중앙의 기다란 바늘은 플랜지를 따라 흐르며 초를 알려줍니다.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역시 독특한데요. 메인스프링의 감긴 정도에 따라 콘 형태의 부품을 위 아래로 이동하는 레버가 스파이럴 스프링에 연결된 바늘을 조작하는 메커니즘에서 기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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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귤레이터 스켈렛 FB RS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케이스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소비자에게 남겨놓고 있습니다. 표면을 경화시켜 긁힘과 부식에 강한 침탄강(carburised stainless steel) 소재의 팔각형 케이스 버전(Ref. FB 1RS.6)과 로즈골드로 가공한 원형 케이스 버전(Ref. FB 2RS.2)으로 나뉩니다. 두 케이스의 지름은 44mm로 동일하나 두께는 침탄강 버전이 13.95mm, 로즈골드 버전이 14.26mm로 차이가 있습니다. 방수는 30m로 똑같습니다. 가격은 스틸 버전이 235,000스위스프랑(한화 약 2억8600만원), 로즈골드 버전이 244,000스위스프랑(한화 약 2억9700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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