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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시계제조사 로저드뷔(Roger Dubuis)의 워치스앤원더스 신제품 소식을 전합니다. 로저드뷔는 전통적인 오뜨 오롤로제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자신들만의 독창적이고 대담한 DNA를 하이퍼 오롤로지™(Hyper Horology™)로 규정하고 올해도 파격적인 신제품으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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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범상치 않은 포스의 워치스앤원더스 부스부터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는데요. 스팀펑크풍의 영화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공상과학적인 분위기 속에 백월의 초대형 디스플레이 화면에서는 하이퍼 오롤로지를 포함한 브랜드가 강조하는 만트라가 비주얼 아트처럼 현란하게 펼쳐지고, 뒤이어 일정한 간격으로 신제품 필름과 함께 사방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이며 한쪽에서는 로봇 팔이 등장해 칵테일을 만드는 등 버라이어티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위스의 한 로봇 개발사와의 파트너십으로 개를 형상화한 로봇까지 출연시켜 부스를 그냥 지나치려는 관람객들을 특유의 귀여운 몸짓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습니다. 어느 메종에서도 시도한 적 없는 극단적인 취향의 포스트모던한 부스 쇼잉 컨셉만 봐도 로저드뷔가 얼마나 다른 스위스 워치메이커들과 극명하게 다른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언적인 제스처 속에 로저드뷔 컬렉션의 뚜렷한 방향성과 비전까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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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vortex™ Split-Seconds Chronograph 

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신제품을 한꺼번에 발표하기 보다는 프로젝트 단위로 연플랜에 따라 하나씩 선보이는 로저드뷔인 만큼, 워치스앤원더스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기대하기란 애초 무리입니다. 하지만 양보다 질이라는 말이 있듯, 로저드뷔의 하이라이트 노벨티는 매번 화제가 되는데요. 이번에 베일을 벗은 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역시 '우리의 게임에 규칙은 없다(No Rules, Our Game)'고 외치는 브랜드의 유아독존적인 아이덴티티를 대변하는 총아라 할 만합니다. 

 

[로저드뷔] 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8).jpg

 

1995년 매뉴팩처 설립 이래 로저드뷔는 불과 10년 안에 투르비용, 미닛 리피터, 크로노그래프(라트라팡테), 퍼페추얼 캘린더와 같은 오뜨 오롤로제리(하이 워치메이킹)의 꽃이라 할 수 있는 4가지 주요 컴플리케이션을 마스터했습니다. 이후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자신들만의 개성적인 컬렉션을 구축하는데 있어 아스트랄 스켈레톤(Astral Skeleton)으로 명명한 별 모양의 전위적인 스켈레톤 디자인은 로저드뷔를 시계 업계에서 완전히 유니크한 존재로 빛나게 해주었는데요. 모노투르비용(MT), 더블투르비용(DT), 콰트로 등 현재로 이어지는 로저드뷔의 위상을 만들어준 대표작들이 끊임없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하이퍼 오롤로지™를 표방하기 시작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이들은 그 동안 쌓아 올린 풍부한 워치메이킹 노하우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특정 컴플리케이션 및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고 자신들만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유려한 경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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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는 표면상으로는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에 투르비용을 더한 우리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범주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정해진 규칙을 싫어하는 로저드뷔는 두 컴플리케이션의 창의적인 결합을 시도합니다. 우선 메종의 시그니처 컴플리케이션 중 하나인 투르비용을 360° 회전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전통적인 투르비용은 한 축을 따라 분당 1회전하고, 이 보다 진화한 형태의 다축 투르비용은 2~3개의 축으로 분할되어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이며 중력의 영향을 상쇄하게 마련인데, 로저드뷔는 그 틀을 조금 빗겨간 것입니다. 손목의 움직임과 위치에 관계 없이 360° 시시각각 회전하는 자사의 투르비용을 가리켜 로저드뷔는 코니컬 모노볼텍스™ 투르비용(Conical Monovortex™ Tourbillon)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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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드뷔] 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2).jpg

 

다이얼 9시 방향에 위치한 다이내믹한 코니컬 모노볼텍스™ 투르비용과 더불어 12시 방향에는 터보로터 실린드리컬 오실레이팅 웨이트(Turborotor Cylindrical Oscillating Weight)로 명명한 또 완전히 생소한 부품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쉽게 말해 전통적인 로터를 대신한 부품인데, 이게 또 단순히 이렇게만 볼 게 아닙니다. 이 특수한 원통형 부품 세트는 코니컬 모노볼텍스™ 투르비용을 보좌하며 중력의 영향을 상쇄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종의 레귤레이터 역할을 하고, 흡사 스포츠카 엔진의 피스톤처럼 위아래로 길항하며 효율적인 와인딩까지 지원하는 것입니다. 손목시계용 무브먼트 보다는 하이엔드 클락에서 참고한 디자인을 나름대로 응용해 재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시각적으로 움직임 자체가 역동적이기 때문에 해당 타임피스에 강렬한 인상과 기계적인 매력을 선사합니다. 수년 간의 연구 개발 끝에 도입한 꽤나 흥미로운 부품 세트임에도 아직까지 공개된 자료가 충분치 않아 제한적으로만 소개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추후 RD114 칼리버 관련 테크니컬한 디테일이 공개되어 보다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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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드뷔] 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5).jpg

 

라트라팡테로도 불리는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는 몇 해전 타계한 브랜드 창립자 Mr. 로저드뷔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최초로 선보인 컴플리케이션 중 하나라서 브랜드 역사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2023년 로저드뷔는 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를 통해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를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디스플레이로 재해석합니다. 120° RMC(Rotating Minute Counter, 로테이팅 미닛 카운터)로 명명한, 다이얼 3시 방향에 위치한 독특한 회전식 분 카운터가 그것인데요. 0~9 숫자 형태로 재치 있게 분할한 회전 부품과 여기에 결합한 세 갈래의 핸드(Tripartite hand)가 카운터를 대신하는 것입니다. 한 섹터 위에 하나의 핸드로 움직이는 전통적인 레지스터(카운터) 디자인을 해체한 것으로 이 또한 참으로 로저드뷔다운 발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디자인 자체는 슈퍼카의 대시보드에서 영감을 얻지 않았나 싶습니다. 조금 다른 예지만 디퍼런셜 기어(차동장치) 시스템으로 시간을 이런 식으로 표시하는 시계는 봤지만, 크로노그래프 카운터를 이렇게 변주한 경우는 처음 봅니다. 관련해 이미 특허 출원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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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드뷔] 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9).jpg

 

한편 전통적인 해법의 더블 컬럼 휠 시스템을 갖춰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를 명민하게 제어합니다. 케이스 우측 상단의 푸셔로 스타트를 시작하면, 좌측 상단의 비정형 푸셔가 다음 랩타임을 계측할 수 있는 스플릿 세컨드 기능을 활성화합니다. 이때 각기 다른 컬럼 휠이 작동하며 클러치 메커니즘을 제어하는 식입니다.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관련 복잡한 부품들(ex. 클램프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재미있는 점은 다이얼로 드러나는 디스플레이 방식은 아방가르드한 반면, 케이스백으로 드러나는 무브먼트 디자인은 또 상당히 클래식해서 반전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하이퍼 오롤로지™를 표방하는 메종이지만 워치메이킹 노하우는 철저히 스위스 전통 오뜨 오롤로지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이렇듯 제품으로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셈입니다. 덧붙여 다이얼의 사파이어 링에는 레드 컬러로 특정 구간의 평균속도를 계측할 수 있는 타키미터 스케일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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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는 케이스 외장 소재도 남다릅니다. 앞서 화이트 컬러로 먼저 소개한 99.95% 실리카(Silica, 이산화규소) 성분을 기반으로 한 미네랄 컴포지트 파이버(Mineral Composite Fiber, MCF)를 올해 처음으로 레드 컬러로 선보입니다. 최첨단 소재인 MCF는 세라믹 대비 2.5배, 카본 파이버 대비 13% 가량 더 가벼운 것은 물론, 외선 및 스크래치에 강하고, 화학물에 쉽게 부식되지 않는 뛰어난 내부식 성능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직경은 47mm에 달하지만 착용감이 크게 걱정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아우터 케이스 외 미들 케이스 및 베젤에는 핑크 골드를 더해 하이엔드 시계 특유의 고급스러움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푸셔와 케이스백 일부에는 블랙 혹은 그레이 티타늄을 혼합해 3가지 각기 다른 컬러의 조합이 시계를 한층 더 유니크하게 돋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특징적인 러그 사이로 드러나는 퍼포레이티드(Perforated), 즉 타공 처리한 레드 컬러 가죽 스트랩도 눈길을 끕니다. 드라이버들이 레이싱 경기시 착용하는 글로브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은 것으로 시계의 스포티한 인상에 결정적으로 기여합니다. 

 

 

모노볼텍스™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는 한정판이나 유니크 피스까진 아니지만 구체적인 제조 및 출시 계획이나 정확한 리테일가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거한 하이라이트 피스를 너무 한꺼번에 다 오픈하기 보다는 일부를 미스터리하게 남겨 놓는 방식 또한 로저드뷔 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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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alibur Blacklight Spin-Stone™ Monobalancier

엑스칼리버 블랙라이트 스핀 스톤™ 모노밸런시어 

 

또 다른 신제품은 2월, 프리-워치스앤원더스 기간에 미리 선공개한 모델입니다. 지난 2019년 론칭한 엑스칼리버 블랙라이트(Excalibur Blacklight)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어쩌면 가장 파격적인 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UV 라이트에 발광하는 마이크로 튜브(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핀 스톤™으로 명명한 커브드 컬러 스피넬(엄밀하게는 합성 사파이어) 조각으로 새로운 유형의 발광 시계를 완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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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드뷔 고유의 18K 핑크 골드 합금인 이온 골드(Eon Gold)로 제작한 케이스의 직경은 42mm, 베젤 및 플랜지에는 레드에서 블루로 이어지는 그라데이션 효과를 고려해 선별한 컬러 스피넬로 장식했습니다.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브릿지 일부에도 세심하게 커팅된 그라데이션 컬러 스피넬을 확인할 수 있고요. 컬러 스톤은 평상시에도 제품을 화사하게 도드라지게 하지만, 이 시계의 진가는 밤에서야 비로소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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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넬 세팅 공간 아래 다량의 컬러 슈퍼루미노바를 코팅해 축광시 빛이 강렬하게 스핀 스톤™을 뚫고 나와 존재감을 발하는 것입니다. 해당 슈퍼루미노바 도료 또한 레드에서 블루로 이어지게 그라데이션 처리했기 때문에 스핀 스톤™과 시너지를 이루게 됩니다. 슈퍼루미노바의 발광만으로도 시계의 존재감이 돋보이는데 스핀 스톤™을 관통함으로써 해당 색조가 더욱 뚜렷하게 빛을 발하는 효과를 얻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런 식의 세팅과 슈퍼루미노바 조합은 타 메종에서는 볼 수 없는 로저드뷔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플랜지의 브랜드 로고 및 브릿지 중앙의 다이아몬드 하부에까지 슈퍼루미노바를 코팅해 다이아몬드의 투명함을 뚫고 발광하는 모습이 실로 압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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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인하우스 자동 모노밸런시어 칼리버 RD720SQ를 탑재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모노밸런시어 모델에는 예외없이 이 칼리버가 사용되는데요. RD720SQ는 전 세대인 RD820SQ 보다 부품수가 늘어난 178개이고, 주얼수는 32개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RD820SQ의 설계를 바탕으로 무브먼트 두께를 줄이고(5.95mm), 전체적인 마감 처리 역시 단순화하면서 브릿지와 로터 디자인도 미묘하게나마 차이를 드러냅니다. 메인 플레이트와 브릿지 전체를 쇼트 블래스트 및 블랙에 가까운 안트라사이트톤의 NAC 코팅 마감했으며, 무엇보다 파워리저브 성능이 이전 RD820SQ의 60시간 보다 개선된 72시간을 보장합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제네바 홀마크(제네바 씰)을 받은 독자적인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다른 면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케이스 방수 사양은 1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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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엠보싱 처리된 두툼한 화이트 프리미엄 송아지가죽 스트랩을 장착했습니다. 해당 스트랩에는 핑크 골드 소재의 커버 및 티타늄 블레이드를 갖춘 트리플 폴딩 버클과 함께 독자적인 인터체인저블 방식인 퀵 릴리즈 시스템(Quick Release System, QRS)을 적용해 도구 없이 간편하게 다른 스트랩으로 교체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엑스칼리버 블랙라이트 스핀 스톤™ 모노밸런시어(Ref. RDDBEX0950)는 단 28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전 세계 지정된 로저드뷔 부티크에서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2억 2,700만 원. 

 

이상으로 하이퍼 오롤로지™를 표방하는 개성 만점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로저드뷔의 워치스앤원더스 신제품 소식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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