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TF뉴스
댓글작성 +2 Points

KIMI-7

조회 1321·댓글 20

10.jpg

 

지난 2월 프랑스의 럭셔리 그룹 케어링(Kering)은 보유중인 소윈드 그룹의 지분 100%를 매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윈드 그룹에 소속된 율리스 나르당(Ulysse Nardin)은 이로써 다시 독립 브랜드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르로클의 매뉴팩처는 우직하게 걸음을 내디디며 흔들림 없이 나아갔습니다. 올해 율리스 나르당은 지구에서 달을 거쳐 태양에 이르는 우주로의 탐험(Xplore)을 주제로 한 버티컬 오디세이 미션 2(Vertical Odyssey Mission 2)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2.jpg

 

Freak S

프릭 S

 

필자가 생각하건대 프릭(Freak)의 탄생은 170년이 넘는 율리스 나르당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였습니다. 2001년, 당시에는 생소했던 실리시움을 전면에 내세우며 등장한 프릭은 기계식 시계가 신소재라는 새로운 챕터를 여는데 공헌한 기념비적 모델입니다. 까르띠에 파인 워치메이킹 디렉터를 역임한 캐롤 포레스티에 카사피(Carole Forestier Kasapi)가 고안하고 천부적인 워치메이커 루드빅 외슬린(Ludwig Oechslin)이 가다듬은 프릭은 율리스 나르당을 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최근 율리스 나르당은 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프릭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했는데요. 프릭 S는 문자 그대로 괴물 같았던 프릭 본연의 모습으로 회귀했습니다. 

 

1.jpg

 

프릭 S는 시리즈 최초의 오토매틱 모델 프릭 비전(Freak Vision)을 기초로 한 모델입니다. 프릭 S의 칼리버 UN-251은 와인딩(Winding), 배럴(Barrel), 플라잉 카루셀(Flying Carousel)까지 3개의 층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시계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주선 형태의 플라잉 카루셀은 로즈 골드로 제작했습니다. 프릭은 바늘이 없는 시계로 유명한데요. 플라잉 카루셀이 360° 회전하며 분을 표시하는 바늘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 말인 즉, 플라잉 카루셀은 한 시간에 한 바퀴 회전한다는 겁니다. 20°가량 기울어진 두 개의 밸런스 휠과 이스케이프먼트 시스템은 실리콘 표면에 합성 다이아몬드를 플라즈마 공법으로 코팅해 내구성, 정확성, 항자성을 높이는 다이아몬실(DiamonSIL) 기술로 완성했습니다. 거미줄처럼 뻗은 스포크에는 오차를 보정하는 추가 달려있어 별도의 인덱스가 필요 없는 프리스프렁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3.jpg

4.jpg

 

배럴에서 생성된 에너지를 양쪽 밸런스에 일정하게 전달하고 둘 간의 오차를 보정하는 중대한 임무는 수직으로 설치한 디퍼런셜(Differential)이 맡았습니다. 디퍼런셜은 두 밸런스의 진동을 일정하게 유지해 시계가 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합니다. 플라잉 카루셀 아래에는 별이 수놓은 우주를 연상시키는 어벤추린 플레이트가 있습니다. 여기에 맞물린 사다리꼴 모양의 블록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육안으로 드러나지 않는 배럴은 시계 케이스 크기와 맞먹을 정도로 거대합니다. 메인스프링이 풀리면 배럴이 회전하고, 이때 생성된 에너지가 플라잉 카루셀로 전달되는 원리입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X18,000vph(2X2.5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에 달합니다. 

 

7.jpg

 

케이스는 18K 로즈 골드,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케이스백) 그리고 블랙 세라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름은 45mm로 큰 편이며, 방수는 30m입니다.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는 양면을 무반사 코팅 처리했습니다. 케이스에서 특이한 점은 크라운이 없다는 겁니다. 프릭은 원래 바늘 외에도 다이얼과 크라운이 없는 게 특징입니다. 케이스 6시 방향에 프릭이라고 새긴 로즈 골드 블록을 젖히고 베젤을 돌리면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11.jpg

 

율리스 나르당이 개발한 독특한 방식의 그라인더(Grinder) 오토매틱 와인딩 시스템은 프릭 비전에 처음 적용됐습니다. 율리스 나르당에 의하면 풀 로터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와인딩 방식 보다 두 배 가량 효율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아울러 손목을 약간 흔드는 것만으로도 메인스프링을 감을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크라운이 없는 시계이니만큼 수동으로 와인딩하는 방법도 특이한데요. 투 와인드(to wind) 옆에 새겨진 화살표 방향대로 케이스백을 돌리면 메인스프링이 서서히 감기며 에너지를 응축합니다. 

 

8.jpg

 

금색 소가죽 안감으로 멋을 부린 블랙 엘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 또는 단순한 블랙 엘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허를 받은 폴딩 클라스프는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프릭 S는 75개 한정 생산되며, 가격은 130,000스위스프랑(한화 약 1억7000만원)입니다. 

 

 

13.jpg

 

Blast Moonstruck

블라스트 문스트럭

 

율리스 나르당의 이미지를 전통에서 혁신으로 뒤바꾼 시계가 있었으니 저 유명한 천문 3부작입니다. 1985년부터 1992년에 이르기까지 아스트로라븀 갈릴레오 갈릴레이(Astrolabium Galileo Galilei), 플래니타리움 코페르니쿠스(Planetarium Copernicus), 텔루륨 요하네스 케플러(Tellurium Johannes Kepler)를 연달아 출시한 율리스 나르당은 단숨에 스위스 기계식 시계 부활의 기수로 떠올랐습니다. 그 뒤로 몇 년이나 숨을 고른 율리스 나르당은 2009년 마침내 트릴로지의 뒤를 잇는 천문 시계 문스트럭(Moonstruck)을 발표합니다. 지구에서 바라본 해와 달의 위치를 비롯해 조수간만의 차와 GMT 타임까지 소화한 문스트럭은 프릭 만큼이나 율리스 나르당의 도전정신에 어울리는 작품이었습니다.

 

9.jpg

- 루드빅 외슬린 

 

브랜드의 뮤즈이자 천문 3부작을 설계한 루드비히 외슬린은 치밀한 수학적 계산하에 천체의 움직임과 변화를 직관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율리스 나르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을 에나멜 페인팅으로 재현하며 문스트럭을 예술로 승화시켰습니다. 2017년 율리스 나르당은 문스트럭에 월드타임을 추가한 문스트럭 월드타이머(Moonstruck Worldtimer)를 선보였는데요. 블라스트 문스트럭은 2009년의 오리지널 문스트럭과 2017년의 문스트럭 월드타이머의 기능과 디자인을 한데 모은 3세대 문스트럭에 해당합니다. 

 

16.jpg

 

지름 45mm 케이스는 블랙 세라믹과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케이스 크기가 큰데도 베젤은 없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듯 합니다. 케이스를 많은 면으로 구성해 평면적인 디자인에서 탈피했습니다. 3개의 기둥이 나란히 서 있는 듯한 러그는 1세대 문스트럭부터 이어지는 전통입니다. 케이스 왼편에 놓인 두 개의 버튼을 누르면 시침이 한 시간씩 점핑하며 시간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뒤로 넘기면 날짜도 뒤로 돌아갑니다. 방수는 30m입니다. 

 

17.jpg

18.jpg

14.jpg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중앙에는 북극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안쪽에 마이크로 인그레이빙한 또 하나의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가 볼록 솟아 있습니다. 지구본을 둘러싼 로즈 골드 링에는 날짜를 의미하는 숫자가 1부터 31까지 적혀 있는데요. 시침 및 분침과 같은 축에 고정된 삼각형 포인터를 이용해 날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달 표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디스크와 동그란 창을 이용해 달의 위상(문페이즈)이 변해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1부터 14까지의 숫자가 중복 기재된 디스크와 함께 하루에 한 바퀴 회전하는데요. 이 숫자는 달이 지구 주위를 도는 실제 주기(29일 12시간 44분 2.9초)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문페이즈 시계는 달의 주기가 29.5일로 맞춰져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달의 주기가 틀어지며 오차가 크게 발생하지만 블라스트 문스트럭은 실제와 거의 비슷한 29일 12시간 41분 9.3초로 설정해 오차를 40년에 하루로 줄였습니다. 

 

19.jpg

20.jpg

 

골드와 블랙 투톤으로 구성한 24시간 디스크는 태양의 위치를 표시합니다. 운석처럼 생긴 태양의 소재는 갈색 혹은 녹색을 띄는 마그네슘, 철의 규산염 광물인 브론자이트(Bronzite)입니다. 태양 역시 하루에 한 바퀴 회전합니다. 가장자리에는 24개 도시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요. 도시 링은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에 고정되어 회전하지는 않지만 24시간 링과 연동해서 월드타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스크 사이사이로 보이는 어벤추린 다이얼은 달과 태양의 인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조수간만의 차를 보여줍니다. 

 

12.jpg

 

22K 골드 로터를 장착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UN-106은 율리스 나르당의 르로클 매뉴팩처에서 만들어집니다. 복잡한 메커니즘과 여러 기능을 수반하는 무브먼트는 355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50시간입니다. 

 

 

25.jpg

 

블랙 엘리게이터 악어가죽과 벨벳 그리고 러버 스트랩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과 핑크 골드로 만든 폴딩 클라스프가 함께 제공됩니다. 수량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한정 생산될 예정이며, 가격은 75,000스위스프랑(한화 약 9800만원)입니다. 

 

 

26.jpg

 

Freak X Aventurine

프릭 X 어벤추린

 

지난 2019년 프릭 시리즈 최초로 크라운을 달고 나왔던 프릭 X의 베리에이션입니다. 프릭 X는 기존의 프릭을 경량화한 엔트리 모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프릭과 구성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실리시움 부품으로 무장한 까루셀 무브먼트 같은 프릭의 핵심 DNA는 고스란히 이어받았습니다. 블루 PVD 코팅한 티타늄과 로즈 골드를 적절히 배합한 케이스의 지름은 43mm입니다. 방수는 50m입니다. 

 

21.jpg

 

셀프와인딩 칼리버 UN-230은 마린 크로노미터에 탑재되는 칼리버 UN-180과 프릭 비전의 엔진인 칼리버 UN-250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무브먼트입니다. 까루셀 무브먼트에서 바늘을 대신하는 부분에는 슈퍼루미노바를 칠했습니다. 플랜지와 연결된 인덱스와 외곽의 미닛 트랙을 따라 회전하며 시간을 표시합니다. 우주라는 장엄한 테마에 더 이상 잘 어울릴 수 없는 블루 어벤추린으로 무브먼트 플레이트를 꾸몄습니다. 과장된 크기의 실리시움 밸런스 휠에는 오차를 보정하는데 쓰이는 니켈 소재의 블록이 달려 있습니다. 밸런스 스프링과 이스케이프먼트까지 모두 실리시움으로 제작해 뛰어난 정확성은 기본이고 항자성과 내구성까지 겸비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22.jpg

 

밝은 회색 스티칭으로 멋을 낸 블루 엘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에는 블루 PVD 코팅한 티타늄과 로즈 골드로 제작한 폴딩 클라스프를 연결했습니다. 가격은 36,000스위스프랑(한화 약 4700만원). 99개 한정 생산됩니다. 

타임포럼 SNS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 카페
Copyright ⓒ 2023 by TIMEFORUM All Rights Reserved.
게시물 저작권은 타임포럼에 있습니다. 허가없이 사진과 원고의 복제나 도용할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