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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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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율리스 나르당(Ulysse Nardin)프릭(Freak)을 들고 나왔습니다. 시계 업계에 일대 혁명을 몰고 온 모델이자 브랜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역작이지만 슬슬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부스 콘셉트도 예년과 다르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케링 그룹에서 나온 뒤로 재정비에 여념이 없는 상황인지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신제품에 대한 기대는 조금 더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프릭이 매력적인 시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Freak S Nomad

프릭 S 노마드

 

2022년에 첫 선을 보인 프릭 S의 후속작입니다. 현(現) 태그호이어 무브먼트 디렉터 캐롤 포레스티에 카사피(Carole Forestier Kasapi)가 구상하고 율리스 나르당의 뮤즈 루드빅 외슬린(Ludwig Oechslin)이 현실화한 프릭은 지난 20여년간 끊임없이 발전해왔습니다. 율리스 나르당의 기술력을 응집한 프릭 S는 프릭 시리즈의 최종 진화형에 해당하는 모델이자 이제껏 출시된 프릭 가운데 가장 복잡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프릭 S 노마드는 진화와 혁신에 초점을 맞춘 프릭에 여기에 장인 정신과 전통의 가치를 추가한 모델입니다. 

 

 

프릭의 최상위 모델인 만큼 케이스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지름이 45mm나 되는 거대한 케이스는 PVD 코팅 처리한 티타늄과 카본 파이버로 만든 사이드 플레이트를 붙여서 완성했습니다. PVD 코팅한 티타늄 베젤에는 여기저기 홈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것은 프릭의 독특한 사용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프릭은 크라운이 없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티타늄으로 제작한 케이스 하단의 잠금 장치를 들어올린 뒤 베젤을 돌려야 합니다. 베젤을 돌리면 분침 역할을 하는 플라잉 까루셀 무브먼트가 회전하며 시간을 가리킵니다. 바늘도, 크라운도 없는 프릭은 바로 이런 독특한 구조에서 연유했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백을 장착한 케이스백 역시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다층적인 구조를 가진 케이스 덕분에 두께는 16.65mm에 달합니다. 방수는 30m로 출중한 편은 아닙니다. 

 

 

시와 분만을 표시하는 시계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 보이는 무브먼트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373개의 부품과 33개의 주얼을 담은 칼리버 UN-251은 기계식 무브먼트의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기괴한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흡사 우주선처럼 생기기도 했는데 아방가르드 워치메이킹의 문을 연 프릭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립니다. 플라잉 까루셀 무브먼트는 한 시간에 한 바퀴 회전합니다. 길게 뻗은 브리지는 분침을 대신해 분을 표시합니다. 밝은 파란색으로 빛나는 슈퍼루미노바를 칠해 어두운 곳에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 부분에는 마주보듯 배치한 두 개의 밸런스가 자리합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셀프와인딩 시계 가운데 두 개의 밸런스를 가진 시계는 프릭 S 시리즈가 유일합니다. 20° 기울어진 2개의 밸런스는 차동 기어(디퍼렌셜)에 의해 오차를 상호 보완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자세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유지합니다. 

 

 

실리콘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꿰뚫어 본 율리스 나르당은 실리콘 부품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특허를 획득한 소수의 브랜드 가운데 하나입니다. 율리스 나르당은 미모텍(Mimotec)과 함께 시가텍(Sigatec)이라는 합작사를 세우고 실리콘 연구에 매진했는데요. 그 결과 최적의 등시성을 자랑하는 기하학적 형태의 오버사이즈 실리콘 밸런스 휠과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비롯해 다이아몬드를 실리콘 표면에 코팅해 경도와 내구성을 높인 다이아몬실(DIAMonSIL) 이스케이프먼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기술은 모두 프릭에 적용되어 상용화되었습니다. 2개의 밸런스를 연결하는 차동 기어는 볼 베어링을 포함해 총 69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정밀한 차동 기어는 볼 베어링을 비롯해 시계 관련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MPS 엔지니어링과의 협업을 통해 완성했습니다. 

 

 

플라잉 까루셀 무브먼트가 그 자체로 분침이라면 시침 역할은 무브먼트 아래에 깔린 디스크가 담당합니다. 이제까지 언급했던 프릭의 혁신과는 반대로 18세기에 제작된 로즈 엔진으로 기요셰를 새긴 아워 디스크는 전통을 대변합니다. 기요셰 장인이 꼬박 3시간 동안 로즈 엔진을 붙잡고 240개의 연속 동작을 마쳐야 비로소 완성되는 아워 디스크는 르로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다이얼 전문 매뉴팩처에서 제작합니다. 이곳에서 탄생하는 기요셰 다이얼은 최소 5년 이상의 숙련 기간을 거친 장인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율리스 나르당은 동제 카드랑이라는 에나멜러를 휘하에 두고 있습니다만 이 기요셰 다이얼 매뉴팩처는 자회사는 아니라고 합니다. 정교한 패턴이 새겨진 아워 디스크의 표면은 모래색으로 CVD(chemical vapor deposition) 처리했습니다. 칼리버 UN-251은 독특한 와인딩 방식 때문에 간과할 수 있지만 실은 셀프와인딩 무브먼트입니다. 그라인더(Grinder®) 오토매틱 와인딩 시스템은 율리스 나르당이 프릭을 위해 개발하고 특허를 받은 메커니즘입니다. 얇은 블레이드가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추를 흔들어 동력을 생성합니다.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와인딩 효율이 매우 뛰어납니다. 일반적인 방식의 와인딩 메커니즘과 비교하면 효율이 2배 더 높다고 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18,000vph(2.5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으로 여유롭습니다. 

 

 

티타늄 케이스와 구색을 맞추기 위해 안트라사이트 컬러를 입힌 러버 스트랩과 안감을 모래색 소가죽으로 덧댄 검은색 앨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을 제공합니다. 폴딩 버클의 소재는 티타늄입니다. 프릭 S 노마드는 총 99개 한정 생산됩니다. 75개 한정 생산된 전작 프릭 S보다 수량이 조금 늘었습니다. 가격은 15만유로(한화 약 2억2000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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