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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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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독일 글라슈테의 매뉴팩처 모리츠 그로스만(Moritz Grossmann)의 신제품을 소개합니다. 타임포럼에선 몇 차례 다룬 바 있지만 아직도 이름이 낯선 분들을 위해 간단히 브랜드를 소개하자면, 모리츠 그로스만은 19세기 말 독일 글라슈테 지방에서 활약한 워치메이커로 랑에 운트 죄네를 설립한 페르디난트 아돌프 랑에(Ferdinand Adolph Lange)와도 두터운 친분을 쌓으며 각종 포켓 워치와 펜듈럼 클락 제조사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또한 1878년 독일 최초의 시계학교(Deutsche Uhrmacherschule Glashütte)를 건립해 수많은 워치메이커들을 배출한 교육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1885년 돌연 세상을 떠난 후 유명무실해진 브랜드를 2008년 11월 워치메이커 출신의 여성사업가 크리스틴 후터(Christine Hutter)가 인수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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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츠 그로스만의 신작 센트럴 세컨드(Central Second)는 클래식 베누(Benu) 컬렉션을 통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자사의 과거 포켓 워치 헤리티지를 되살려 주로 스몰 세컨드 형태가 주를 이루는 컬렉션에 센트럴 세컨드(혹은 센터 세컨드) 형태는 처음으로 전개하는 것이기에 더욱 눈길을 끕니다. 한편으로는 19세기 말~20세기 초반에 걸쳐 글라슈테 지방에서 활발하게 제작된 내비게이션 워치의 전통을 계승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야광도료를 도포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핸즈를 보면 이를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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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와 샐먼 두 가지 컬러 다이얼로 선보이며, 공통적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사용했습니다. 케이스의 직경은 41mm, 두께는 12mm로, 사이즈는 기존의 타임온리 스몰 세컨드 제품들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이얼은 솔리드 실버(순은) 바탕에 특수한 갈바닉(아연도금) 프로세스를 통해 컬러를 입히고 블루 다이얼만 결이 곱게 전체 선버스트 마감했습니다. 반면 샐먼 다이얼은 매트하게 바니시(래커) 마감하고요. 샐먼 다이얼은 또 야광도료를 생략하고 블루 스틸 핸즈와 블루 프린트 인덱스를 사용한 반면, 블루 선버스트 다이얼에는 하이세람 루미넥스(HyCeram Luminex)로 명명한 독자적인 화이트 컬러 야광도료를 입혔습니다. 브랜드에 따르면 합성 세라믹 파우더 베이스에 야광 성분을 배합하는 방식으로 제작해 어둠 속에서 그린 컬러로 선명하고 오랫동안 발광한다고 강조합니다. 지리적으로도 스위스 제조사들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데다 거의 모든 부품을 엄격하게 '메이드 인 저머니'를 추구하는 매뉴팩처답게 이제 야광도료도 자체 개발 제작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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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리버 100.11

무브먼트는 새로운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100.11을 탑재했습니다. 페르디난트 아돌프 랑에가 도입한 쓰리 쿼터(3/4) 플레이트와 차별화하기 위해 모리츠 그로스만이 생전 고안한 2/3 플레이트 구조를 어김없이 고수하고 있습니다. 메인 플레이트와 브릿지의 소재는 다른 인하우스 칼리버들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가공처리를 하지 않은 저먼 실버를 사용했습니다. 100.11는 기존의 타임온리 스몰 세컨드 칼리버 100.1를 기반으로 초침을 움직이는 기어 트레인의 4번째 휠(세컨즈 휠)에 별도의 피니언과 휠을 추가해 센터 세컨드 형태로 수정한 것입니다. 총 198개의 부품과 22개의 주얼, 1개의 골드 샤통으로 구성돼 있으며, 직경 14.2mm의 비교적 커다란 인하우스 스크류 밸런스(그로스만 밸런스로 칭함)는 브레게 터미널 커브 형태로 감긴 니바록스 1등급 밸런스 스프링과 함께 시간당 18,000회 진동하고(2.5헤르츠), 핸드 인그레이빙 장식한 밸런스 콕 중앙에는 인덱스 타입의 독특한 레귤레이터가 위치해 있습니다(각 측면의 스터드를 돌려 오차 조정). 싱글 배럴 형태로 파워리저브는 약 42시간을 보장하고요.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글라슈테 지방 무브먼트의 전통적인 특색을 살려 투박한 듯 나름대로 고급스럽게 마감, 장식한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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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츠 그로스만의 여느 타임온리 무브먼트와 마찬가지로 크라운 1단을 빼면 시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스톱 세컨드 기능을 지원해 무브먼트도 함께 멈추게 되는데 특이한 건 크라운을 다시 눌러도 무브먼트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케이스 4시 방향에 위치한 레터럴 형태의 푸셔(Lateral pusher)를 눌러야만 시계가 다시 정상적으로 움직입니다. 여느 핵기능 시계들과 달리 모리츠 그로스만은 시간 세팅을 보다 정확하고 여유 있게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같은 설계를 컬렉션 론칭 초반부터 적극 도입해왔습니다. 이 또한 큰 의미는 없지만 타 제조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브랜드 나름의 고심이 투영된 결과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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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세컨드 두 버전 모두 스트랩은 핸드 스티치 마감한 브라운 컬러 쿠두(Kudu, 아프리카산 영양) 가죽을 사용하고, 핀형의 스틸 버클을 체결했습니다. 센트럴 세컨드 블루 선버스트 다이얼 버전(Ref. MG-002909)은 레귤러 모델로 앞으로 계속 만나볼 수 있으며, 샐먼 다이얼 버전(Ref. MG-002939)은 단 25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온라인 부티크를 통해 구매가 가능합니다. 두 모델 리테일가는 동일하게 각각 2만 5,600 유로(EUR)로 책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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