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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Hermès)가 출시한 메티에 다르(Métiers d'art, 공예예술)풍의 한정판 시계 2점을 소개합니다. 앙리 도리니(Henri d’Origny)가 마구인 등자(鐙子, Stirrup)에서 영감을 얻어 1978년 디자인한 아이코닉 컬렉션 아쏘(Arceau)를 통해 선보이며, 메종의 장기인 미니어처 페인팅을 비롯한 여러 전통 메티에 다르 기법을 활용해 특별한 타임피스들을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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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eau Toucan de Paradis
아쏘 투캉 드 파라디스 

먼저 소개하는 아쏘 투캉 드 파라디스는 '천국의 큰부리새'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다이얼 중앙에 열대 아마존 숲에 사는 큰부리새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묘사했습니다. 2020년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 케이티 스콧(Katie Scott)이 디자인한 동명의 실크 스카프를 그대로 다이얼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것인데요. 결과물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제작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습니다. 

Arceau Toucan de Paradis Making Of © David Marchon (3).jpg
Arceau Toucan de Paradis Making Of © David Marchon (6).jpg

다이얼 제작 과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브라스(황동) 베이스가 아닌 화이트 골드 베이스 앞뒤로 글라스 파우더에 천연 오일을 믹스한 에나멜 도료를 섬세한 붓을 이용해 여러 겹에 걸쳐 도포하고 800도씨 이상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내는 과정을 반복해 블루 컬러 바탕에 야자수가 어우러진 듯한 특유의 배경 도안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중앙에 새의 머리를 형상화한 부위는 에나멜링 처리를 생략한 대신 날카로운 뷰린(끌)을 이용해 인그레이빙 하듯 경계를 만들고, 형형색색의 명주실(Silk threads)을 일일이 하나씩 꼬아 누르듯 부착해 아쏘 투캉 드 파라디스만의 예술적인 다이얼을 완성합니다. 

Arceau Toucan de Paradis Making Of © David Marchon (8).jpg

다양한 메티에 다르 기법에 정통한 에르메스지만, 다이얼 제작에 이렇듯 두 상반된 기법을 특히 500가닥이 넘는 명주실을 이용한 위빙 장식으로 채운 시도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본 전통 기모노 직조 공방에서 영감을 받아 하나의 다이얼 제작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스페셜리스트가 완전히 습득하는 데만 5년의 세월이 소요됐다고 하네요. 

1912.jpg
- 매뉴팩처 칼리버 H1912

케이스는 38mm 직경의 화이트 골드 바탕에 82개의 다이아몬드를 베젤부에 세팅해 화려한 인상을 더합니다. 케이스 전후면 반사 방지 코팅 처리한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하고, 30m 생활방수를 지원합니다. 무브먼트는 에르메스가 지분을 보유한 보쉐(Vaucher) 매뉴팩처로부터 공급 받은 에보슈를 수정한 자동 칼리버 H1912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50시간). 시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브랜드를 상징하는 H-이니셜 모노그램 패턴 로고를 반복적으로 음각한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스트랩은 잔지바르 블루(Zanzibar blue)로 명명한, 다이얼 배경 컬러와 매칭을 이루는 선명한 블루 컬러 송아지가죽 스트랩을 핀형의 화이트 골드 버클과 함께 체결했습니다. 

Arceau Toucan de Paradis © Claude Joray (1).jpg

아쏘 투캉 드 파라디스는 단 24피스 한정 제작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각별한 정성이 들어간 핸드메이드 메티에 다르 타임피스 특성상 리테일가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Arceau The Three Graces 
아쏘 더 쓰리 그레이스 
 
다음 보실 아쏘 더 쓰리 그레이스는 메종 에르메스와 지속적으로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화작가인 앨리스 셜리(Alice Shirley)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라파엘로의 유명한 작품 '삼미신(三美神, The Three Graces)'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세 마리 기린 프린트의 실크 스카프 디자인을 시계의 다이얼로 재현한 작품입니다. 

Arceau The Three Graces 짤Claude Joray.jpg

남아프리카의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어벤츄린(Aventurine) 글라스 다이얼 위에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으로 여러 종류의 나무와 풀을 묘사하고, 다양한 사이즈로 커팅 및 표백과 염색 공정을 거친 총 195개의 목재 조각들- 미국산 호두나무와 단풍나무, 유럽산 단풍나무와 튤립나무- 을 전통 마케트리(Marquetry, 상감세공) 기법으로 촘촘하게 채워 접착하고 거친 표면을 다시 굴곡 있게 샌딩 및 보호용 바니싱 마감 처리를 거쳐 귀여운 기린의 모습을 완벽하게 형상화했습니다. 기린의 볼륨감 있는 실루엣과 얼룩덜룩한 털 패턴 등을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해당 나무 조각들을 매우 세심하게 선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한정된 다이얼 공간 때문에 오리지널 '더 쓰리 그레이스' 스카프처럼 세 마리 기린은 담진 못하고 한 마리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Arceau The Three Graces_soldat 짤Claude Joray.jpg

케이스는 앞서 보신 아쏘 투캉 드 파라디스와 마찬가지로 38mm 직경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 베젤부에 82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 H1912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50시간).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고요. 스트랩은 사파이어 블루로 명명한 다크 블루 컬러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체결했습니다. 아쏘 더 쓰리 그레이스 역시 단 24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마침 국내에도 한 점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에 입고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흔히 접할 수 없는 매우 특별한 메티에 다르 타임피스에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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