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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메이킹 씬의 야누스, 그뢰벨 포지(Greubel Forsey) 리포트입니다. 환상적인 호흡으로 21세기 워치메이킹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두 사람은 사실 전통의 수호자이자 열렬한 추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블 투르비용 30° (Double Tourbillon 30°), 쿼드러플 투르비용(Quadruple Tourbillon), 24초 투르비용(Tourbillon 24 Secondes), 일정한 동력을 전달하는 디퍼렌셜 데갈리테(Différentiel d’Egalité), 더블 발란시어(Double Balancier)과 같은 참신한 발명품은 모두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또한 타임 애온 재단(Time Aeon Foundation)을 설립해 파인 워치메이킹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활동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해 그뢰벨 포지는 두 개의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예년보다 평범한 수준이지만 어디에서도 이런 시계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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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Piece Edition Historique

아트 피스 에디션 히스토리크


그뢰벨 포지의 워치메이킹 세계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발명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창적인 메커니즘을 발명해 시계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이들은 시계를 예술적 표현의 수단으로 삼기도 합니다. 바로 아트 피스 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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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그뢰벨 포지는 영국의 조각가 윌라드 위건(Willard Wigan)과의 협업을 통해 첫 번째 아트 피스 에디션을 선보입니다. 그뢰벨 포지를 대표하는 더블 투르비용 30°와 윌라드 위건이 만든 눈으로 볼 수 없는 조각품을 시계 하나에 담은 겁니다. 이후 아트 피스 트리뷰트 루 로버트 필리우(2015년), 아트 피스 2 에디션 1(2016년), 아트 피스 2 에디션 2(2017년)를 연이어 소개한 그뢰벨 포지는 아트 피스와 히스토리크 에디션의 특징을 버무린 신작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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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투르비용입니다. 그뢰벨 포지가 2006년 해리 윈스턴 오푸스 6를 통해 처음 선보인 더블 투르비용 30°은 이제까지 출시한 모든 아트 피스 에디션에 빠짐없이 들어간 필수 요소입니다. 더블 투르비용 30°은 어떤 자세에서도 최고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안한 다축 투르비용입니다. 스크루 밸런스 휠과 이스케이프먼트가 모여있는 투르비용은 1분에 1회전 합니다. 투르비용을 담은 거대한 케이지는 4분에 한 바퀴 회전합니다. 이로써 중력이나 자세 차이에 의한 오차를 완전히 상쇄합니다. 블랙 폴리싱한 투르비용 브리지도 볼만합니다. 투르비용 위로는 앙증맞은 스몰 세컨드가 있습니다. 그뢰벨 포시는 투르비용 축에 초침을 직접 연결하지 않고 이렇게 분리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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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시간은 투르비용 및 스몰 세컨드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습니다. 계단식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입체감을 극대화하는 건 그뢰벨 포지의 장기입니다. 4시 방향에는 아라비안 숫자와 블루 핸즈로 잔여 동력을 알려주는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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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분은 미로를 보는 듯한 원형 티타늄 플레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단어는 그뢰벨 포지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의미합니다. 이렇게 단어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건 히스토리크 에디션의 전형입니다. 케이스 측면에도 단어를 반복해서 나열했습니다. 참고로 시계에 새긴 알파벳은 총 104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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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삼각형은 시간을 표시합니다. 분침은 부채꼴 모양의 창 아래에 숨어 있습니다. 크라운을 누르면 아트 피스가 적힌 덮개가 사라지고 얇은 빨간색 분침과 5분 단위 숫자를 새긴 디스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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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스백을 통해 드러나는 무브먼트 역시 흥미롭습니다. 프로스티드(frosted) 마감 처리한 파란색 티타늄 플레이트와 니켈 실버 브리지는 단조로워 보이기도 합니다만 골드 샤통을 두른 거대한 올리브 돔 형태의 주얼과 두 워치메이커의 사인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활력소가 되어줍니다. 플래티넘 케이스의 지름과 두께는 각각 44mm, 15.95mm입니다. 방수는 30m입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는 돔 형태로 둥글게 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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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와인딩 무브먼트는 475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중에서 130개가 투르비용에 몰려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입니다. 메인스프링이 너무 많이 감겨 과도한 토크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 두 개의 배럴 중 하나에는 셀프와인딩 시계에서 사용하는 슬리핑 메인스프링을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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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피스 에디션 히스토리크는 총 33개만 한정 생산될 예정입니다. 그뢰벨 포지는 처음 11개는 플래티넘으로, 나머지 22개는 다른 소재로 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흥미로운 건 시계에 매겨지는 번호입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이기에 당연히 시계마다 고유한 번호가 있습니다. 그뢰벨 포지는 아트 피스 에디션 히스토리크 이전에 18개의 아트 피스 시계를 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첫 번째 아트 피스 에디션 히스토리크에는 19/51이라는 숫자가 새겨질 예정입니다. 다시 말해, 11개의 아트 피스 에디션 히스토리크 플래티넘 버전에 배정될 숫자는 19번부터 29번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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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ier Contemporain

발란시어 컨템포레인


어지러운 레이아웃 때문에 복잡해 보이지만 그뢰벨 포지의 시계치고는 얌전한 편에 속합니다. 그뢰벨 포지의 전매특허인 투르비용이 빠진 이 시계는 사실상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케이스는 이 같은 생각에 힘을 보탭니다. 화이트골드로 제작한 원형 케이스의 지름은 39.6mm, 두께는 12.21mm로 대중적입니다. 베젤과 러그는 폴리시드 처리한 반면 케이스 측면과 글라스백은 새틴 브러시드 처리했습니다. 입체감을 위해 전면에는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채택했습니다. 방수는 30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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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12.6mm의 거대한 밸런스 휠은 투르비용의 시각적 강렬함에는 비할 수 없지만 궁극의 정확성을 추구했던 20세기 중반의 크로노미터를 떠올리게 합니다. 독특한 디자인의 밸런스 휠에는 오차를 조정하기 위한 여섯 개의 나사가 박혀있습니다. 나사를 설치한 곳이 안으로 움푹 들어간 이유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이 같은 방식은 또 다른 엔트리 모델인 발란시어(Balancier)나 시그니처 1(Signature 1)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밸런스 휠을 단단히 고정하는 브리지는 블랙 폴리싱 처리했습니다. 종단을 꺾어 올린 밸런스 스프링에는 필립스 터미널 커브를 적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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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은 단순해졌지만 특유의 다층 구조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밸런스 휠 왼쪽에는 스몰 세컨드 다이얼이 있습니다. 그 위로는 얇고 기다란 블루 핸즈와 함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설치했습니다. 가장 높은 곳에는 시간을 알려주는 다이얼과 바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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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을 통해 본 무브먼트는 입체감이 덜합니다. 화이트골드로 제작한 브리지는 골드 샤통 주얼과 그뢰벨 포지의 사명 및 핵심 가치를 설명하는 단어로 가득 채웠습니다. 경계를 나누는 부분과 브리지 둘레는 블랙 폴리싱 했습니다. 브랜드 로고가 있는 무브먼트 중앙의 레드골드 플레이트에는 시계의 고유 번호를 새깁니다. 메인 플레이트의 소재는 프로스티드 마감한 티타늄입니다. 255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는 72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합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입니다. 아트 피스 에디션 히스토리크와 마찬가지로 두 개의 배럴을 사용하며, 한쪽에만 슬리핑 메인스프링을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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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시어 컨템포레인은 33개 한정 생산됩니다. 케이스와 베젤 그리고 크라운을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로 꾸미고 다이얼을 자개로 만든 버전도 함께 출시했습니다. 보석 세팅을 위해 케이스 지름을 41.6mm로 키웠으나 소재는 화이트골드로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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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그뢰벨 포지의 SIHH 2019 리포트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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